롱 화이트 셔츠와 턱시도를 연상시키는 블랙 슈트는 모두 장광효 카루소.
새로운 디지털 싱글 <B형 여자="">를 발표했다. 어떤 곡인가? 제목 그대로 ‘B형 여자’에 관한 노래다. 정규 앨범 전에 팬들에게 보내는 선물 같은 곡이다. 내용 자체가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감정이 과잉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담백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열여덟 살 때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웠고, 보스턴 버클리 음악대학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했다. 대부분 클래식 음악을 공부한 사람들을 보면 아주 어릴때부터 교육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교적 늦게 음악에 입문했다. 규율이 엄격한 집안에서 자랐고, 가족 중에 음악과 관련 있는 사람도 없었다. 사춘기 때 우연히 음악에 관심이 생겼는데,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아이였으니 동경과 관심도 더욱 많았다. 음악뿐 아니라 자유롭게 창의적 표현을 할 수 있는 예술 영역에 눈길이 가면서 부모님께 음악을 하겠노라 선언했다. 뜻밖에 부모님은 반대하지 않았다. 음악을 공부하려면 제대로 하라며, 유학을 먼저 권한 것도 부모님이었다.
보스턴에 간 것이 열아홉 살인데, 그렇다면 준비를 1년도 안 한 셈이다. 재능을 타고났나? 하하. 그렇지 않다. 운이 좋았다. 우선 입학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훌륭한 선 생님에게서 체계적인 레슨을 임팩트 있게 받았다. 우리나라 입시와 개념이 다르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음악을 잘하는 아이를 뽑지만, 미국은 가능성과 열정을 중점적으로 본다. 그래서 입학률은 높지만 졸업률은 낮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에서도 반액 장학금과 차석 졸업장을 받았다. 본인은 노력의 결과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기에 4년이란 시간은 참 짧지 않은가? 내가 좀 고지식한 편이다. 수업을 빠지면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다. 4년 개근을 했다. 하하. 지금 상명대학원 뉴미디어음악학과에서 박사 과정 중인데, 여전히 한 번도 수업을 빠진 적이 없다. 그런 성실한 면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자신의 음악적 능력에 따라 8등급으로 나뉘는데 나는 가장 못하는 1등급이었다. ‘재즈 마스터 클럽’이라고 6등급부터 신청할 수 있는 어려운 수업이 있었는데 너무 듣고 싶었다. 무작정 담당 교수님을 찾아가 겨우 청강 자격을 얻었다. 수업은 키스 재럿, 빌 에번스, 허비 핸콕 등 당대 최고 뮤지션의 대표곡을 똑같이 연주하는 것. 코드도 어렵고 변주가 많아 1~2초 카피하는 데 10분 이상 걸렸다. 밤새 연습을 해서 수업 시간에 연주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가상해 보였는지, 교수님이 수강을 허락했다. 그 이후부터 연습에 매진하며 전력 질주한 결과 최고 점수를 받았다. 처음 수강한 열 명 중 겨우 세 명만 끝까지 남았다. “너같이 실력도 부족하면서 열심히 하는 학생은 처음 봤다”라고 말하면서 바로 장학금 추천서를 써주더라.
올해로 데뷔 4년째다. 데뷔 초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1집과 2집은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 프로듀싱했다. 내 음악이니까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음악 색깔이 다른 여러 뮤지션과 머리를 맞대었을 때 훨씬 다양한 음악이 나올 수 있겠더라. 지금까지는 독불장군처럼 달려왔지만, 듀오 콘서트, 컬래버레이션, 피처링 등 다른 뮤지션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다.
그 결정적 계기가 뮤지컬 <모비딕>인가? 맞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연기 자체가 처음이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상대 역할을 맡은 지현준 선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첫 무대에 섰는데, 너무 자연스럽지 못했다. 그 이후부터는 ‘연기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실제 내 모습을 캐릭터화해서 연기했다. 연기도 훨씬 자연 스러워지고, 관객들도 좋아하더라.
음악 안 할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운동을 좋아한다. 원래 내 체형이 삐쩍 마른 스타일이다. 키는 큰데, 체구는 작으니 미국 친구들과 농구 경기를 하면 몸싸움에서 매번 밀렸다. 고열량 단백질 보조제와 하루에 대여섯 끼니를 챙겨 먹으며 매일 두 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요즘에는 동네 스포츠센터에서 친구들과 라켓볼이 나 실내 테니스를 즐긴다. 어제도 라켓볼을 네 시간 가까이 쳤다.
싱글 발매를 기념한 공연 계획은 있는가? ‘뷰티풀 민트 라이프’(4월 27일~28일), ‘레인보우 페스티벌’(6월 7일~9일)에 참여한다. 신곡을 노래하는 첫 라이브 콘서트가 될 것이다.
디지털 싱글 B형 여자 디지털 싱글 B형 여자 2집 발매 후 1년 2개월 만에 공개한 디지털 싱글. ‘B형 여자’를 묘사하는 가사는 혈액형이 B여인 팬들을 대상으로 성격, 좋아하는 색깔, 꽃, 음식 등 여덟 가지 문항을 설문 조사해서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을 발췌해 재구성했다. 윤한 씨 특유의 말랑말랑한 목소리와 팝적인 리듬의 조화가 싱그럽게 다가오는 곡. |
스타일링 정소정 제품 협조 장광효 카루소(02-542-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