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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사회에서 성공한다 가정에서 시작하는 장애극복 1
뇌성마비 장애를 얻게 된 정유선 박사, 네 손가락이 짧은 예비 의사 안경민 씨, 소아마비 장애로 하체가 불편한 장애인고용 촉진공단 박은수 이사장. 이들은 가족의 사랑에 힘입어 지금의 행복에 이르렀다. 이들 가족의 헌신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면 가족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뒷다리와 앞발 없이 태어난 수컷 원숭이가 있었습니다.

머리와 몸통만 가진 그의 이름은 다이고로大五郞. 일본 아와지사마淡路島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중증 사지(수족)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다이고로는 심한 약골이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반죽음 상태에 빠져 생후 이틀 만에 발견된 다이고로는 아마추어 사진가 오타니 에이지大谷英之의 집으로 입양(?)됩니다. 부인 오타니 준코大谷淳子는 2~3일 뒤면 죽을 것이라는 체중 300g의 원숭이를 보고는 어떻게 키울지 몰라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면봉에 우유를 적셔 입 안에 넣어주면 30분이 지나야 겨우 조금 넘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기적처럼, 다이고로는 일주일 만에 눈을 뜹니다. 지극한 보살핌 덕분이었습니다. 당시 오타니 준코에게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큰딸,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딸, 네 살짜리 셋째딸이 있었습니다. 오타니 준코는 죽음을 이긴 다이고로의 눈을 보며 ‘오래 전 유산했던 아들이 다시 태어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지요. 다른 가족들의 사랑도 극진했습니다. 넷째아들(?)은 건강하게 성장했습니다. 말과 행동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어느 날엔가는 혼자 힘으로 일어서게 되었지요. 폐렴으로 생을 다하기까지, 다이고로의 행복한 생활은 2년 4개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다이고로가 죽고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둘째딸은 말합니다. “나는 팔과 다리가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것에 하나 둘 도전해가며 노력하는 다이고로의 모습에 감동했다. 다이고로는 자신의 장애에서 결코 도망치지 않았다. 다이고로는 우리에게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줬다.” 오타니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한 <다이고로야, 고마워>(오늘의 책)를 읽는 내내 다이고로가 천사인 듯 여겨졌습니다. 다이고로 덕분에 오타니 가족은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렸고 다이고로의 삶을 나누면서 장애에 대한 경계심과 편견을 허물게 되었으니까요. 정작, 장애인은 신체 불편한 이들이 아니라 장애를 넘지 못할 벽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아닐는지요. 우리 사회에는 불가능해 보이던 것들을 가능으로 만든 멋진 분들이 있습니다. 불편함에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함으로써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낸 위대한 분들입니다. 물론 그분들의 성공 뒤에는 가족의 극진한 사랑이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안에서 사랑받는 사람이 밖에서도 사랑받는가 봅니다.

허욱 씨의 ‘ 첨첨添添 사이’ 청각장애를 가진 허욱 씨는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에서 드로잉, 건축, 멀티미디어를 공부했고 지금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신작 ‘첨첨 사이’는 ‘받아들이고 되돌려주 기 ’라는 행위가 담긴 이 작품은 감각적으로 반복과차이를 거듭하는 원시적인 순환을 보여줍니다.

김선래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