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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요즘 네 번째 영어 교재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펴낸 개그맨 김영철 씨


매일 오전 6시부터 한 시간씩 SBS 라디오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새벽에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은가?
녹음과 생방송을 번갈아 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기본적으로 말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데뷔 이후 14년간 쉬지 않고 방송을 하면서 한 번도 무료하거나 말하는 것이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 신동엽 선배가 나를 두고 ‘웅변가’라고 하더라. 스스로 지치지만 않으면 평생가는 아이템이라고. 그런 면에서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그렇지만 학창 시절에는 꽤 내성적이었다고 들었다. 내성적이라기보다 먼저 나서길 싫어한 것 같다. 일종의 ‘밀당’이랄까? 개그맨마다 캐릭터가 있는데, 나는 대외적으로만 나서는 스타일이다. 멍석 깔아주면 못하는데 문지방 뒤에서 웃기는 아이, 뒤에서 깐죽거리고 구시렁대는 스타일. 내가 그렇다.

김영철 씨에게는 ‘영어 잘하는 개그맨’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항상 동일한 성대모사를 반복하는 개그맨으로만 평가받기도 한다. “김영철, 걔 ‘쌈마이’잖아. 너무 수다스럽잖아”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겐 중요하지 않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세네카는 “당신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남에게 인식되는 시선과 평가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 영어 공부를 하기 전에는 <타임>과 영자 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있어야 영어를 잘하는 사람처럼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남 의식하며 살아온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나 하면서도 “진정한 ‘가오’는 영자 신문이지”라고 농담하곤 하지만…. 하하.

영어 공부가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가 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외적으로는 사회적 위치의 변화다.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내면적인 변화는 자신감이다. 이홍렬 선배한테 “신화의 전진은 예능에 나오면 왜 이리 웃기지요?” 하고 질문한 적이 있다. 선배가 전진은 돌아갈 데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라. 돌아올 곳은 개그맨인데, 갔다 올 데를 만들어놓으니 마음에 여유와 든든함이 생겼다.

<뻔뻔한 영철 영어> <더 뻔뻔한 영철 영어> 에 이어 지난 12월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를 출간했다. 네 번째 영어 도서를 낸 소감은? <뻔뻔한 영철 영어>가 7만 부 정도 판매됐고, 중급용인 <더 뻔뻔한 영철 영어>는 상대적으로 판매가 저조했다. 이홍렬 선배가 두 번째 책에 ‘나 영어 좀 해’ 하고 힘이 들어가있다고 하더라. 책이 한 권씩 나오면서 노하우가 더 쌓이는 것 같다. 이번에 출간한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는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작가들과 함께 완성한 책이다. 최근에 자기 계발서 집필을 끝내 2월 중에 출간을 앞두고 있다. 영어 공부를 하며 꿈꾸던 이야기, 책과 선배들에게서 배운 지혜와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디팩 맬호트라의 <치즈는 어디에?>에 이어서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자기 계발서 <개구리와 키스를>을 번역했다. 영어를 잘하는 것과 전문 번역의 영역은 다르다. 어려움은 없었나? 이전에 통번역대학원 입시 양성 학원에 다니면서 통역과 번역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있었다. 꾸준히 배움을 놓지 않은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넘지 못할 것 같던 산을 계속 넘고 있는 자신을 보며 더욱 자신감을 얻는다. 요즘에는 발음 클리닉 수업을 듣고 있다. 영어 실력에는 척도가 없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영어 공부 그리고 10년 이상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것을 보면 완벽주의자처럼 보인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가난도 걱정도 병도 아니다. 그것은 생의 권태로움이다”라고 말했다. 나도 권태로움이 가장 무섭다. 한때 30분 단위로 스케줄을 만들어 지낸적도 있다. 그런 면에서는 완벽주의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비호감으로 기억돼도 좋지만, 무색무취는 싫다.

5년 후에는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가? ‘Design your Future’라는 말을 좋아한다.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것. 내 삶의 8할은 ‘입방정’이었다. 내 욕심과 꿈을 입으로 뱉어내면 바람이 전해줄 것 같다. 5년 후면 45세다. 조금 더 빨리 찾아오면 좋겠지만, 인터내셔널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 내가 노력한다면 싸이와 조혜련처럼 이제 말이 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작은 역할부터 내 꿈을 실현하고 싶다. 한국인 최초 인터내셔널 코미디언!

영어 회화 시트콤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
SBS 파워FM에서 매일 오전 6시, 개그맨 김영철 씨가 진행하는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의 총정리 교재다. 그의 남다른 성대모사가 일품인 인기 코너 ‘팩스 앤더 피시’의 콩트를 각색한 내용. 신입 사원, 회식, 기획 회의, 전화 영어, 상사와 부하 등 직장에서 필요한 8백여 개의 표현을 담았다.



헤어&메이크업 김환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정호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