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 무엇이 고민입니까?”
좋은 비료가 좋은 묘목을 당해낼 수 없고, 좋은 묘목이 좋은 밭을 이겨낼 수 없다. 미국, 독일, 영국에서 자녀들을 사회의 존경받는 리더로 키워냈거나 길러내고 있는 세계의 교육 멘토들은 자녀의 지성과 창의력의 기본 텃밭은 ‘부모의 관심과 바른 가족 교육’으로 비로소 윤택해진다고 조언한다. 이번 호 특집 기사로 세계 교육 멘토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준비하면서, <행복>은 먼저 성장기 자녀를 둔 독자 몇 명에게 아이 교육에서 어떤 점이 가장 고민인지 물었다. 그리고 그중 당신에게도, 내게도 해당할 만한 공통적인 질문 몇 가지를 뽑았다. “자녀 교육, 무엇이 가장 고민입니까?”
직장에서 높은 자리로 오를수록,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집니다.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삶의 기초 영역에 불과하더군요. 판단하고 결정하고 추진해야 할 일들이 계속 밀려드는데, 내 자신의 ‘생각의 힘’이 아쉬울 때가 많아요. ‘생각하는 훈련이 어릴 때부터 더 되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퇴근은 늦고 주말은 늘 분주합니다.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_ 여의도 김강섭 독자 훌륭한 엄마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직장 생활도 잘 하고 아이도 잘 키우는 엄마들 말이지요. 은행에 다니는 저는 퇴근 후 집안일 몇 가지를 하고 나면 어느덧 밤이에요. 단 30분이라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놀다 보면 시간이 길어져 아이가 늦게 자는 부작용이 있어요. 제가 피곤해 숙제 점검만 겨우 해주는 날도 많고요. 직장을 다니는 엄마가 짧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이고 교육적으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_ 대치동 민경혜 독자 매일 밤 아이의 숙제를 봐줄 때마다 이런 방식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서 배울 걸 똑같이 학원이나 집에서 예습해 가니 두 번 ‘외우기’ 효과 외에 다른 생산성은 없는 듯해요. 학교 선생님과 제가 무언가 주고받으면서 아이의 재미나 학습 효과가 두 배 세 배 커지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 텐데요. 선생님을 찾아가 의논하는 건 부담스럽고, 선생님의 일방적인 알림장이나 숙제만으로는 ‘윈윈’이 어렵네요. 선생님과 엄마가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요._ 문래동 유경희 독자 아이가 자라는 속도가 정말 놀랍습니다 .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엄마 옆에 붙어 앉아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가 요즘은 매일 밖에 나가 놀자고 보챕니다. 그런데 저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나가 숨가쁜 운동이나 놀이를 하기가 힘이 들어요. 저의 체력 부족 때문에 한창 몸과 마음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아이의 성장이 정체되거나 에너지와 욕구를 다 채우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아이의 성장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_ 분당 차명진 독자. |
디자인 전지원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