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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송의 대표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 라디Ra.D


올해가 벌써 가수 데뷔 10주년이다. 요즘 근황은?
로엔 트리 여름 프로젝트 앨범인 <섬머 스토리> 수록곡 ‘테이크 아웃’을 발표한 후에는 현재 대표로 있는 레이블 회사 ‘리얼콜라보’ 소속 가수들의 앨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첫사랑의 아이콘이 수지라면 러브송의 대가는 라디다”라는 말이 있다. 가수 가인 씨와 함께 부른 ‘테이크 아웃’을 비롯해 나르샤 씨가 리메이크해 노래한 ‘아임 인 러브’, 이승기 씨의 ‘연애 시대’ 등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를 주로 만드는 이유는 뭔가? 음악만큼 연애를 열심히 했다. 그때의 감정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 소설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소설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 듯 내가 연애할 때의 순수함과 열정이 음악에 투영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힙합 음악 안에서도 비트의 차이가 있을 뿐, 20대 청춘의 정서가 녹아 있다.

2011년 봄에 KBS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아내와 함께 부른 ‘커플 송’ 또한 화제였다. 아, 그 이야기는 정말 쑥스럽다. 아내가 출산 직후여서 조심스러워했고, 나 또한 무대에 오르기에 준비가 덜 되었는데 섭외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내가 거절을 잘 못한다.

독립 레이블 리얼콜라보 대표지만, 작년 초 아이유와 가인 등이 소속된 로엔 엔터테 인먼트의 소속 가수가 되었다. 1·2집 활동을 하면서 가수로서의 매니지먼트가 확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러 음악 회사로부터 제의가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리얼콜라보와의 겸업을 적극 지원하는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중 로엔에서 정식으로 손을 내밀었고, 리얼콜라보 프로듀서의 활동을 지속하는 조건 아래 정식으로 계약했다. 로엔 소속 가수로 정규 앨범 3집과 미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정규 3집은 올해 초에 발매할 계획이라고 공식 블로그에 올린 것을 읽었다. 늦어지는 셈인데 언제쯤이면 만날 수 있는가? 곡 리스트는 모두 나왔는데 전체 구성은 아직 시작 단계다. 발매 시기가 늦어져 팬들에게 미안하다. 더욱 완성도 높은 음반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 이해해주길 바란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3집으로 만날 수 있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정규 앨범 발매가 늦어지면 올해가 가기 전에 겨울에 풍성한 싱글 앨범으로 보답하겠다.

두 살 된 아들 범진이의 육아 때문인가? 하하하. 어느 정도는 맞다. 생각보다 내 삶에서 육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세 살 이전의 경험이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 3집에도 범진이가 주인공인 노래가 두 곡 포함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는 어떤 소년이었나? 방황을 오래 했다. 사춘기가 일찍 왔고 아주 길게 지속되었다. 현재까지 아픔으로 남아 있지는 않지만 당시 가정 환경도 좋지 못해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 가장 위로가 된 것이 음악이고 춤이었다. 마이클 잭슨, 보이즈 투 맨 같은 흑인 음악에 미쳐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컴퓨터 음악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작곡을 하게 되었다.

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가장이 되면서 삶의 주체라 생각하던 내 존재가 작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나’에 대한 고민이 부쩍 커졌다. 음악과 가정의 시스템 밖에서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1집 수록곡 중 ‘To Homies’라는 곡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얘기한다면 나 자신과 내 친구들이지”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다. 스물여섯 살에 입대하기 전에는 딱 그것뿐이었다. 나 자신과 친구. 지독한 성장통을 겪은 다음 내 위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기운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 시스템 안에서는 시스템이 보이지 않으니까.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 말고 새로 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는가? 지금까지는 특정한 대상에 초점을 맞춘 노래가 대부분이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하나씩 건드리고 싶다. 우울한 정서와 상처, 무리수이긴 하지만 섹슈얼한 매력을 발산하는 노래도 흥미롭다. 이전 앨범과는 확실히 다른 음악 세계를 보여줄 생각이다.

음악은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가? 내게 음악은 언제나 두번째다. 곧 삶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내게 그 수단이 음악이 된 것뿐이다.

라디Ra.D
2002년 1집 로 데뷔, 2008년 2집 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 프로듀서. 조PD, 김진표, 정인, 다이나믹 듀오, 아이유, 알렉스, 원더걸스, 이승기 등 국내 인기 가수들의 대표 곡을 만들었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4 참가자가 암 투병 중인 엄마에게 바치는 노래로 라디 2집에 수록된 ‘엄마’를 불러 화제가 되었다.




 일러스트레이션 박광수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서송이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