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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족 형태, 어떻게 변했나? [2012 우리 집 행복 보고서] 핵가족 줄고 나노가족 늘고
2012 우리 집 행복 보고서
행복이 가득한 집!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은 바로 가족의 힘이라고 믿으며, ‘행복이 가득한 집’이라는 서술형 제호를 국내 최초로 채택한 잡지. 그 의미대로 25년 동안 대한민국 가족을 중심으로 ‘행복’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창간 25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행.복.이.가.득.한.집’을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발음해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행복이 가득한 집’은 어떤 모습인가요? 혹시 부부와 한두 명의 자녀로 구성된 가족만 대한민국의 ‘표준’ 혹은 ‘정상’ 가족이라 생각하는 건 아닌가요? <행복>은 현재 대한민국 가족의 풍경을 찬찬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가구 형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각각 다른 모습과 빛깔로 행복을 일궈가는 다섯 가족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꾸민 집에서, 누구와 살고, 무엇을 먹고, 어떤 일상을 사는지 직접 찾아가 깊숙이 만나봤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각각의 가족 형태에 따른 ‘행복 솔루션’도 제안합니다. 2012년, 다시 쓰는 대한민국 가족의 행복 보고서! 이제 시작합니다.




김혜연, ‘초원의집’, 110X83cm, 한지에 채색, 2010


‘House’,101X140cm, 요철지에 채색, 2009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손자, 며느리가 한 상에 둘러앉아 김치·콩나물·고추장 팍팍 넣고 회오리처럼 숟가락을 돌려 나눠 먹던, 양은그릇에 국 담아놓고 너도나도 숟가락 넣으며 퍼 먹던 대가족 풍경은 이제 우리에게 낯섭니다. 부부와 아이 한둘이 함께 사는 핵가족이 대한민국 가족의 중심이 되더니, 어느새 1~2인으로 구성된 ‘나노 가구’가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인구 주택 총조사’ 결과(5년마다 한 번씩 실시)를 함께 살펴볼까요?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가구 형태는 1990년 이후 줄곧 4인 가구였다가, 2010년에 2인 가구가 되었습니다. 2005년까지만 해도 4인 가구가 전체의 27%, 2인 가구가 22.2% 수준이었지만 5년 만에 2인 가구(24.3%)가 4인 가구(22.5%)를 따라잡았습니다. 2인 가구가 대한민국의 대세로 떠오른 건 자녀를 출가시킨 뒤 부부만 사는 가구(빈 둥지 가족)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부만 사는 전체 2인 가구(빈 둥지 가족, 무자녀 가족 포함)는 5년 전에 비해 18.3%나 증가한 2백67만 2천 가구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자녀를 갖지 않는 무자녀 가족도 해당하지만 그 비중은 ‘빈 둥지 가족’에 비하면 크지 않습니다.


통계청이 올해 5월에 발표한 ‘2010~2035년 장래 가구 추계 보고서’도 살펴보실까요? 2010년 1인 가구는 1백
가구 중 24가구였는데, 2012년 그 비율이 전체 가구 중 25.3%로 처음 1위로 올라섰습니다.
2035년에는 그 비율이 34.3%나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2030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다는데도 1인 가구가 이렇게 증가하는 건 이혼, 사별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지만, 미래에는 배우자 없이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급증할 것이라고 하네요. 또 급속한 노령
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65세 이상 가구주 가구(1인 가구)는 2010년에 17.8%에서 2035년엔 40.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바야흐로 나 홀로 가족 시대가 도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가족 형태가 바뀌면 어떤 변화가 뒤따를까요? 물론 가계 소비나 주거 형태에 큰 변화가 나타나겠지요. 이미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47.1%)이 단독주택 거주 비율(39.6%)을 추월했고, 집을 소유(54.2%)하기보다 임대용 주택에서 거주하는 비율이, 그것도 전세(21.7%) 거주 증가폭보다 월세(20.1%) 거주 증가 폭이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제 3~4인 가구를 대한민국의 ‘표준’이나 ‘정상 가족’으로 보고, 그 밖의 가구를 ‘비주류’ ‘소외 계층’ ‘비정상’으로 여기는 청맹과니 같은 편견은 내다 버려야 할 세상이 되었습니다. 4인 가족이든, 나 홀로 가족이든, 빈 둥지 가족이든, 한부모 가족이든 그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핵核이자 심장입니다. <행복>은 2012년 대한민국 가족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봤습니다. 30대의 골드미스, 40대 무자녀 부부, 40대 4인 가족, 60대 빈 둥지 가족, 캥거루 가족이기도 한 60대의 실버 싱글까지 그 모습은 천 가지 만 가지 모양과 빛깔입니다. 자신의 터에서 그들만의 행복을 일궈나가는 다섯 가족의 행복 보고서, 바로 2012년 대한민국가족의 행복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족 형태
대가족
가장과 처, 아들딸, 부모, 조부모 등이 한집에 사는 전통 가족 형태.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모습이었다.

핵가족 부모와 그들의 미혼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 주로 3~4인 가구가 많다. 이 핵가족의 자녀들이 결혼해 독립 하더라도 부모는 여전히 가족 통합의 구심점이 된다.

2인 가구 2인으로 구성된 가족. 자녀를 독립시킨 부부, 아이가 없는 부부, 한부모 가족이 여기에 해당한다.

1인 가구 혼자 사는 가구. 미혼 독신자, 배우자와 사별이나 이혼을 한 후 홀로 사는 홀몸 노인, ‘돌싱’ 등이 증가하는 추세다.

캥거루 가족 부모와 함께 살지만 부모를 모시거나 봉양하는 구조가 아니라, 부모의 집에 함께 살면서 의존하는 경우를 말한다. 또 부모와 한동네에 살면서 육아 등의 도움을 받는 ‘모계 지향’의 새로운 가족 형태도 캥거루 가족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이미지 제공 김혜연(화가) 

글 최혜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