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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트렌드 읽기 2012 메종&오브제 리포트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행복> 편집부가 지난 1월 19일부터 24일까지 파리에서 열린 2012년 S/S 메종&오브제 전시 현장을 방문 취재했다.


CULTURE 2012년 상반기 인테리어 트렌드 키워드는 ‘크레이지‘. 왜 이런 테마가 등장했을까?
PEOPLE 메종&오브제가 뽑은 올해의 디자이너 캄파냐 형제. 그들의 특별 전시를 주목하라.
FURNITURE 이번 시즌 가구 디자인은 넉넉 한 여유, 핸드메이드 감성을 더한 마감이 돋보인다.
LIVING 위트와 반전! 유머와 4차원 코 드가 반영된 세라믹 생활 오브 제가 인기몰이 중이다.


2012년 S/S 인테리어 트렌드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유머와 반전,미친 듯이 기이한 스타일로 우울한 공간을 탈출하라!


‘크레이지’ 테마로 연출한 특별 전시관. 톡톡 튀는 컬러와 키치한 디자인의 조합으로 침체된 공간이 상큼 발랄하게 반전을 이룬다.


생활과 밀착된 가구와 오브제 등의 인테리어 스타일이 그 의미를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마련. 그래서 재미있게도 새로운 시즌을 알리는 메종&오브제 전시회가 열리면 많은 사람들은 ‘어렵사리, 오랜만에 나온’ 신제품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열광하면서도 한편으로 과연 이것이 좋은 것일까 의심을 품는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2012년 S/S 메종&오브제 전시회는 눈에 띄는 신제품 대신 눈여겨봤던 아이템의 진가를 확인하고 그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라 평할 수 있겠다.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신제품 개발보다는 기존 제품을 새로운 가치로 전환하고자 한 디자인의 재구성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트렌드 전시관은 이런 현실을 재치 있게 반영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우울한 현실, 침체된 집 안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연출 방법으로 제안한 ‘크레이지’ 스타일은 유머와 그로테스크, 반어법과 과장법, 럭셔리와 키치 등 극단의 언어를 통해 대비와 반전을 거듭하며 참신한 개성을 표현한 것이 특징. 이렇듯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의 재구성은 캐주얼한 아이템도 고급스럽게, 고루한 디자인도 신선하게 활용하는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특히 소소한 장난감부터 비정형의 그로테스크한 ‘괴물’ 형상의 가구 조합을 통해 발랄하고 유쾌한 공간을 만든 트렌드 리서치 기관 넬리 로디Nelly Rodi사의 ‘스위트 프릭스Sweet Freaks’ 전시는 말 그대로 달콤한 기괴함으로 ‘크레이지’의 결정판을 제안했다.

크고 작은 극단적인 대비로 환영을 불러일으키는 오묘한 공간 ‘드림 박스’. 엉뚱하지만 흥미로운 인테리어는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확실한 처방이 된다.


한편 트렌드 전시관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평범한 소재를 활용해 이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트렌드 분석가 엘리자베스 르리슈Elizabeth Leriche가 연출한 ‘드림 박스Dream Box’ 공간은 빅 사이즈로 만든 일반 손거울과 커피잔이 그 자체로 환상적인 미술품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평범한 이케아 침구로 꾸민 침실은 만화경처럼 다양한 패턴을 그려내는 조명이 비디오아트가 되어 비범한 공간을 완성했다. 마음속 깊이 경쾌해지는 인테리어는 화사한 벽지와 패브릭 등으로 ‘색깔’만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 이번 시즌 꼭 명심해야 할 키포인트다.

역시 스타일리시한 그녀, 파올라 나보네 컬렉션

파올라 나보네 디자인의 제르바소니 ‘그레이 컬렉션’

인테리어 디자인 영역에서 ‘디자이너=브랜드’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음을 깨닫게 해준건 이 사람 때문! 전시장에서 왠지 오묘한 멋, 세련된 스타일 가구다 싶어 눈길을 주다 보면 영락없이 그의 이름이 있었으니, 이탈리아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라이프스타일리스트 파올라 나보네Paola Navon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가구 브랜드 란도Lando에서는 클래식한 전통 가구의 프레임을 평면화시켜 마치 종이를 오려 만든 듯 2차원적인 매력을 더한 비범한 의자와 테이블을, 제르바소니Gervasoni에서는 패브릭 매치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심플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우드 프레임 가구를 디자인하며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왼쪽) 란도에서 선보인 파올라 나보네 디자인 컬렉션
(오른쪽) 프랑스 공예관 전시 작품인테리어


거친 듯 손맛 나는
공방 디자인의 융성기

매끈한 표면 대신 거친 질감의 도자기, 구불구불 손 글씨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와이어 조명, 올록볼록 기포가 생기는 대로 패턴과 실루엣이 되는 유리 조명. 산업혁명 시대 윌리엄 모리스가 공예 운동을 부활시켰듯, 디지털 시대 손맛 나는 수공예는 이제 손이 지닌 정교함을 과감히 포기하고 원시 자연으로 회귀할 것을 다짐한 듯하다. 그만큼 이번 전시에서 거대한 물결을 이룬 수공예는 자연스럽다 못해 기괴한 느낌이 들 만큼 극단적인 표현도 불사했을 정도. 이제 공예의 참맛은 가능한 한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가가 관건이 된 시대로, 그 미적 기준도 새롭게 재정립할 기세다.

패브릭에 물든 화사한 봄소식
새봄의 화사함을 전하는 패브릭. 메종&오브제 패브릭 전시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한 건 바로 미소니 홈 컬렉션이다. 화사한 그린, 오렌지, 핑크 컬러를 바탕으로 니트의 짜임새 그 자체를 패턴화한 디자인의 조화가 특징. 경쾌한 컬러, 재치 있는 표현으로 집 안이 한층 가볍고 편안하게 물들 전망. 한편 북유럽 특유의 홈 패브릭 브랜드 샌드버그 Sandberg에서는 전원의 정서를 담은 ‘오펠리아& 빌라 하모니카’ 컬렉션을 발표했다. 스웨덴 정원의 모습을 옮겨놓은 듯 서정적인 수채화 같은 자연 패턴 ‘라파엘라’와 잔잔한 보태니컬 패턴을 강렬한 색감으로 연출한 ‘아말피’ 라인 등으로 구성한 컬렉션은 잔잔한 자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샌드버그 제품은 수입 패브릭 업체 다브(02-512-8590)에서 만날 수 있다.

(왼쪽) 미소니 홈의 니트 프린트 스툴

청화백자, 그 고전미를 컨템퍼러리로 표현한다면
테이블 웨어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라면, 청화백자 커피잔과 접시는 패션니스타가 청바지를 모으듯 탐낼 수밖에 없는 아이템. 이런 의미에서 위시리스트 1호에 올릴 만큼 매혹적인 도자기가 등장했으니, 플럭스 Flux(www.fluxstokeontrent.com)의 코발트 블루 시리즈다. 2010년 시작된 ‘젊은’ 브랜드인 플럭스는 영국 본 차이나 고향에서 세라믹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모던한 패턴과 골드, 플래티넘 등의 포인트를 접목해 클래식과 모던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력은 근래 보기 드문 참신한 스타일. 서로 다른 패턴이더라도 하나의 세트가 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왼쪽) 플럭스의 코발트 세라믹 시리즈
(오른쪽) 하이메 아욘의 ‘게스트’ 캐릭터 오브제


만화 같은 도자기 인형, 전통 공방에서 태어나다
유치할 것 같지만 재치 있고 장난감도 작품처럼 고급스럽게 만드는 스타일의 재조합, 이런 트렌드를 미리 감지한 것일까. 스타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어깨에 힘을 빼고 위트 있고 친근한 디자인 아이템을 만들며 공간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중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은 전통 깊은 도자기 브랜드 야드로Lladro(www.lladro.com)에서 캐릭터 인형 ‘게스트Guest’ 시리즈를 디자인했다. 특유의 토끼 모자를 쓴 캐릭터에 일러스트를 적용한 만화 같은 디자인은 정통 포슬린 오브제를 만드는 야드로 아틀리에에서 탄생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파격적인 스타일. 누구나 하나쯤 갖고 싶어 할 이 귀엽고 재미있는 캐릭터 인형은 한정판이라는 사실. 지금부터 서두른다면 늦지 않을 듯하다.

LED 조명은 날마다 진화한다
세계적으로 LED 조명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전시에서 감지할 수 있는 변화의 바람은 간접 조명으로 부각되는 LED라 할 수 있다. 다채로운 형태와 사이즈로 제작되는 전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가구에 삽입하는 보조 조명과 오브제 같은 조명 기구에 밤하늘 별처럼 박혀 있는 간접 조명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 프랑스 르 뒨 루미나리에(www.ledeun.com)의 원형 고리 모양을 한 LED 간접 조명은 바로 그 아이콘이 되는 디자인. 그림 앞에 세워 놓으면 작품을 밝히는 동시에 빛나는 조형물이 되고, 천장에 설치하면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자연미가 색다르다.


파리가 선택한 남자! 캄파냐 형제
4차원 디자인의 원조, 재활용 디자인의 왕.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움베르토Humberto&페르난도Fernanado 캄파냐Campana 형제는 메종&오브제에서 선정한 올해의 디자이너로 이번 전시에서 종이로 만든 숲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 재활용 디자인의 세련미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브라운 페이퍼를 사용해 유기체 조직처럼 표현한 설치 작품은 전시장 안에 숨통이 트이는 산책길이 되면서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캄파냐 형제는 메종&오브제 기간에 열린 ‘파리 데 셰프Paris des Chef’에서도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오르세 미술관 내 카페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치며 현재 파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디자이너로 등극했다.

디스플레이, 그 자체가 디자인이 된 가구

로쉐보보아의 뉴 컬렉션 침대

와우! 프랑스 토털 가구 브랜드 로쉐보보아 Roche Bobois 전시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이런 환호성을 절로 외칠 수밖에 없다.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낸 디스플레이는 마치 내가 그 가구를 쓰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으니! 이번 시즌 로쉐보보아는 생명력 넘치는 유기적 형태의 가구를 대거 선보인 가운데, 새 둥지를 닮은 침대가 눈길을 끌었고 국내에서는 투명한 유리 상판과 직교하는 다리 디자인이 독특한 다이닝 테이블 ‘아스트로랩’ 제품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문의 02-542-8141

모노콜렉션이 파리로 간 까닭은?
이번 메종&오브제는 한국 전통 문화의 멋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였으니, 이를 담당한 것은 ‘모노콜렉션’이다. 패브릭 디자이너 장응복 씨가 이끌고 있는 모노콜렉션은 그 출발부터 한국 전통미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브랜드로, 최근 CJ오쇼핑을 통해 론칭한 침구 제품 ‘복 bogg’을 통해 한층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종&오브제에서 선보인 전통 모티프 원단과 이를 조합해 만든 색동 이불, 쿠션 등은 차분하면서도 화사한 한국의 스타일을 제안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문의 02-517-5170

글 이정민 기자 | 사진 메종&오브제 사무국(www.maison-objet.com)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