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효) 체크 패턴 셔츠와 모직 베스트는 헤지스, 그레이 체크 팬츠는 지이크파렌하이트, 골드 컬러의 보타이는 제이미앤벨, 퍼 칼라로 포인트를 준 코트는 커스텀멜로우, 네이비 슈즈는 키사 제품.
(최효종) 스카프가 달린 화이트 셔츠는 패션홀릭, 모노톤의 베스트는 지이크, 슬림한 그레이 팬츠는 지이크파렌하이트, 크림 컬러 슈즈는 소다 옴므 제품.
(왼쪽) ‘비상대책위원회 본부장’ 김원효
“행복요? 무대 위에 서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좋아하는 개그를 하고,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것.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아빠가 되는 것요! 첫아이는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엄마한테는 딸이 필요하니까요.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에서 ‘내 집’을 마련해 이사 가면 더욱 행복할 텐데!”
화이트 턱시도 셔츠는 제이미앤벨, 블랙 슈트는 지이크파렌하이트, 블랙 워치는 레노마 워치 제품.
(오른쪽)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최효종
“자신에게 만족하는 삶이 좋아요. ‘최효종’의 모습 그대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해요. 때때로 체면을 지키느라 연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겸손을 부리기도 하지만 제 모습 그대로 사는 것이 좋아요. 무조건 잘하는 것은 싫어요. 제가 선 위치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 사실 요즘은 그렇게 살지 못하거든요.”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 옴므, 화이트 더블 버튼 재킷은 곽현주 컬렉션, 블랙 팬츠는 지이크 제품.
(왼쪽) ‘생활의 발견’ 신보라
“여의도 근처 당산으로 이사한 후 매일 걸어서 방송국으로 출퇴근해요. 두툼한 점퍼를 입고 모자를 쓴 다음
이어폰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화천교를 건널 때 평온한 행복감을 느껴요. <개그콘서트> 개그맨 중 한 명으로 매일 개그를 연습할 수 있다는 것, 사랑하는 개그맨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 그 자체가 제겐 큰 행복이랍니다!”
스킨 톤의 롱 드레스는 오즈세컨, 볼드한 골드 네크리스는 제이미앤벨, 진주 링은 페르소나 제품.
(오른쪽) ‘서울메이트’ 양상국
“얼마 전 조카가 태어났는데, 집에 웃음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가족 전체가 그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행복과 웃음, 긍정과 희망의 온기가 있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 같아요. 그리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 개그맨으로서 그 이상의 성취감이 또 있을까요. 돈은 그다음이에요. 가족과 대중 앞에서 항상 당당한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네이비 컬러의 턱시도 슈트는 지오지아, 화이트 셔츠는 지이크 제품.
(김원효) 모직 소재의 블랙 롱 코트와 블랙 팬츠는 지이크파렌하이트, 화이트 셔츠와 그린 컬러의 벨벳 보타이는 제이미앤벨, 브라운 슈즈는 키사, 라운드 프레임의 안경은 액셀에스 by 한독 제품.
신보라 씨가 입은 퍼로 장식한 니트 톱은 르베이지, 트위드 소재의 미니스커트는 탑걸, 태슬이 장식된 슈즈는 발리, 볼드한 골드 체인 네크리스는 봄쥬얼리, 진주를 엮은 브레이슬릿은 세렌 제품.
양상국 씨가 입은 데님 셔츠와 모직 소재의 그레이 팬츠는 커스텀멜로우, 카키 컬러의 스웨터와 헤링본 재킷은 올젠, 그레이 컬러의 슈즈는 발리 제품.
김원효 빈틈 개그는 내 것! 포마드를 듬뿍 바른 ‘5:5’ 가르마에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모든 비상 대책에 ‘딴지’를 거는 본부장은 ‘윗사람’들의 비효율적 탁상공론을 건드리며 공감대 넘치는 웃음을 자아낸다. ‘비상대책위원회’ 본부장은 반대로 화보 촬영의 날렵한 카메라 앞에서 진지해졌다. 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넘기자 진중한 눈빛이 카메라 렌즈에 잡혔다. 긴장감으로 공기가 무거워지자 갑자기 “안 돼~”! <개그콘서트>에서 맡고 있는 코너 ‘비상대책위원회’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행복하다. 하지만 겨우 3시간도 채 못 잘 만큼 바쁘다. 신혼이지만 아내와 거의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아쉽다. 2011년 9월 개그맨 선배이자 동료인 심진화 씨와 결혼했다. 결혼 후 크게 달라진 점이 있나? 많이 바빠졌지만, 반대로 마음은 평온하다. 결혼 후 챙겨야 할 가족이 생겼고,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으며, 개그도 한결 밝아졌다. ‘행복 바이러스’라고 해야 할까.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타인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프로그램에 투영되는 것 같다. 아이디어는 대부분 어디에서 오는가? 호기심이다. 2005년 방송된 KBS <개그사냥>에서 연기한 ‘진상 소방관’ 아이디어도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소방관들도 밥은 먹지 않겠나. 식사를 주문했는데 비상 전화가 오면 어떻게 말하고 싶을까, “빨리 오라고요? 지금 자장면 시켰는데.” ‘사실은 그것이 진심 아닐까’라는 호기심. ‘비상대책위원회’도 그렇게 시작됐다. ‘비대위’에서 숨막히게 이어지는 대사가 애드리브가 아닌 대본 그대로라고 들었다. 그렇다. 그런데 대사를 수십 번 연습해도 녹화 당일이 되면 패닉 상태로 한 문장도 생각나지 않은 적이 있다. 하지만 ‘비대위’ 연기를 하면서 집중력이 강화됐다. 녹화 당일 아침에 한 시간을 전력 질주해 집중하니 다 외워지더라. 20주 녹화를 하면서 NG가 딱 한 번 나왔다. 개그의 매력은 뭘까? 개그는 실시간이다. 무대에서 관객에게 바로 평가받는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개그의 매력이다. 내 개그가 관객 표정을 움직일 때 엄청난 쾌감을 느낀다.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 형사였다. 부모님이 만화 가게를 운영했는데, 잠복근무하는 형사들이 자주 찾아왔다. 당시 형사와 담소를 나눈 기억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2011년 당신에게 가장 행복을 준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현재의 아내를 만나 결혼한 것이다. 당신이 꿈꾸는 가족상이 있다면? 아이들이 북적대는 가족! 외아들로 자라 형제가 많은 가족이 늘 부러웠다. 입양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경제적 조건이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아내도 대찬성이다. 당신이 평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5:5 가르마? 하하. 아무리 유명한 헤어 디자이너가 와도 5:5 가르마는 내가 직접 한다. 6:4도, 7.5:2.5도 허락할 수 없다. 내 가르마는 내가 잘 안다. 일종의 징크스 같은 것인데, 솔직히 내 가르마는 내가 제일 완벽하게 만든다. 개그맨 김원효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 개그맨 지망생을 위한 숙소를 마련하고 싶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상경했을 때 ‘먹고 자는’ 문제가 제일 힘들었다. 재능 있는 후배들이 개그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따뜻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 꿈이자 목표다. 최효종 최효종은 개그의 미래다 사실 이렇게 뜰 줄 몰랐다. ‘토크형’ 개그맨인 그는 관객의 눈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 부부의 육아 분담을 해결하고 아줌마와 여사님의 ‘애매한’ 차이를 정해주더니, 이제는 내 집 마련의 비법과 국회의원 되는 방법까지 ‘어렵지 않게’ 알려준다. 개그의 기본 요소가 ‘희화’와 ‘풍자’라면 그는 개그의 미래다. 화보 촬영을 앞두고 다짜고짜 <행복>이 수익금을 기부하는 잡지냐고 묻던 최효종 씨는 이제 겨우 26세. 그의 개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요즘 당신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뭔가? 행복한 인생이다. 아직 젊지만 행복한 인생을 만들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꿈. 가장 큰 관심사이자 인생의 최종 목표다.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바랄 게 없이 만족하는 삶. 나의 행복지수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2011년 여름이 더 높았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치기 어린 마음이 있었다. 원래 큰 욕심이 없다. 최근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제 3백만 원을 잃어버렸다. 송금해야 할 돈이었는데, 처음에는 5백만 원을 분실한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 일부인 2백만 원을 이미 송금한 상태더라. 갑자기 2백만 원 찾았다고 생각하니 다시 기분이 편안해졌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행복을 스스로 찾 는 편이다. <개그콘서트>의 인기에 ‘최효종의 개그’가 큰 견인차 역할을 했고, 당신이 진행하는 ‘애정남’은 이제 대표 코너가 됐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 삶이라는 것이 참 흥미진진하다. 예전에는 스스로 ‘개그 장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개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현재 인기는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스스로 잘해서라기보다는 운에 의해 산 중턱을 넘은 느낌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려고 한다. 현재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아직 26세의 젊은 나이지만, 꿈꾸는 가족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가정의 중심이 되는 남편이자 가장이 되고 싶다. 가족은 내가 개그를 하는 이유이자 돈을 버는 이유다. 형제만 있는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지 가족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편이다. 경제적 어려움 없이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 아버지 사업이 잘 풀릴 때도 도움받을 생각은 전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하면 딸 둘의 아빠가 되고 싶다. 2012년 ‘최효종의 개그’는 어떻게 달라질까? 2011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인생의 큰 화두가 다가왔다. 결정적으로 내가 가진 능력, 연기자로서의 재능보다 무언가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재능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2년에는 그 재능을 발전시키고 싶다. 광고나 UCC 제작에 개그적 재미를 넣어 완성도 있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2011년이 개그맨으로서 나를 알리는 해였다면, 2012년에는 과도한 거품을 빼고 내가 갖춘 능력을 극대화하는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신보라 신보라의 발견 <개그콘서트> 서수민 PD는 신보라 씨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보석’ 같은 개그맨이라고 말한다. 이별을 통보하는 남자 앞에서 삼겹살 대신 꽃등심을 주문하고 갓김치 찢어 먹는 이 여자는 개그맨이 된 지 이제 2년이 갓 지난 대학생. 배우 송중기 씨의 볼 키스에 얼굴이 붉어질 만큼 수줍음 많은 그녀가 무대 위에서는 참 능청스럽다. 얇은 몸피 뒤로 광배를 발하며 화보 촬영의 꽃이 되어주었다. KBS 공채 개그맨 25기로 이제 2년 차다.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 코너를 ‘신보라의 발견’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인 개그맨으로서는 빠른 성장이다. 진짜 그렇다.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 참여해 ‘개그’보다 ‘노래’가 더 주목받았다. 그동안 개그를 보여줘야 하는데, 노래만 이슈가 되어 조바심이 나고 불안했다. 현재 ‘생활의 발견’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생활의 발견’은 어떻게 시작된 코너인가? 이별 남녀 이야기는 현실감이 넘친다. 김병만 선배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아직 너무 신인인 데다가 순발력 있는 캐릭터보다는 연기 중심의 코너가 내게 맞았다. 남녀 이별 상황과 특정 장소가 만드는 예측 가능한 에피소드를 버무리니 꽤 재미있었다. 개인적인 연애와 이별 경험담이 아이디어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 요즘은 고갈되고 있지만…. 하루 만에 코너를 만들어 PD 앞에서 검사를 맡았는데, 단 한 번에 통과됐다. 어쩌다 개그맨이 됐나?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을 웃기거나 성대모사를 하기 좋아했다. 하지만 개그맨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나와는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문방송을 전공 하고 있는데(현재 휴학 중), 연출가나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중 공채 시험 공지를 봤다.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왠지 개그를 잘할 수 있을 같았다. 신입 개그맨 시험 때는 무엇을 연기했나? 진짜 재미없었다. 개그를 전혀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시험부터 봤다. 교회에서 연극하듯이 연기했다. 시험 볼 때 노래를 불렀는데, 나중에 PD님이 “너, 노래 잘 불러서 뽑았어”라고 말하시더라. 진지하다가 전혀 다른 캐릭터로 돌변하는 연기를 보고 ‘똘기 있는 개그맨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다. 2011년이 신보라를 알린 한 해라면, 2012년은 신보라가 더욱 궁금해지는 해다. 어떤 개그맨이 되고 싶은가? 항상 기대감을 주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예전부터 <개그콘서트> 팬이었다. ‘오늘은 무슨 코너가 방송될까’ ‘무슨 주제로 무엇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와 코너를 기다리는 설렘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신보라가 오늘은 뭘 보여줄까?’하는 기대감이 드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인간 신보라’로서도 더욱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향기가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 2012년 가장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가족 여행을 떠나고 싶다. 아버지가 비행기를 딱 한 번 타고 여행을 가신 적 있는데, 계속 그 얘기를 하신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지만, 비행기는 꼭 타야 한다. 2011년에는 개인적인 휴가도 없었기 때문에, 2012년에는 꼭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나고 싶다. PD님! 듣고 계신가요? 양상국 사투리 개그의 달인 ‘서울메이트’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함께 사는 룸메이트와의 일상을 다룬 콩트. 고향인 김해에서 상경한 지 6년이 넘은 양상국 씨가 만든 코너다. ‘자장면’과 ‘당수육’을 먹고, ‘아메리가노’ 한 잔을 마신 다음 서울말은 끝을 올리면 된다고 훈계한다. 인터뷰 도중에도 끊임없이 이해할 수 없는 사투리를 섞어 말했다. ‘콱, 궁디를 주차삐까(엉덩이를 확차버릴까?)’ 김해 출신이다. 함께 ‘서울메이트’를 연기하는 허경환과 류정남 씨는 각각 통영과 부산으로 모두 경남 출신. 어떻게 이 코너를 시작했나? 현재 <개그콘서트> 서수민 PD의 제안으로 코너를 시작했다. 무명 개그맨 시절 <개그사냥>이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한 콩트였다. 서수민 PD가 우리에게 그 콩트를 다시 해보자고 권유했다. 사실 이렇게 오래 지속될지 몰랐다. 허경환, 류정남 씨와의 호흡이 잘 맞아 인기 있는 듯 하다. 사투리 개그’라는 특성 때문에 그 사투리를 안 쓰는 사람들과 간극이 생길 수도 있다. 연기하는 우리 모두 경남 출신이고 작가도 부산 사람이다. 그래서 함께 연기하는 박소라 씨에게 먼저 자체 심의를 거친다. 사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상황극에서 웃음을 주지 못하면 그 사투리는 쓰지 않는다. 본인이 정말 서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전혀! 하지만 김해에 내려가면 “왜 서울말 쓰냐?”는 소리를 듣곤 한다. 서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경계가 사라졌다. <개그콘서트>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요즘 많이 행복할 것 같다. 행복하지만 한편으론 불안하다. 늘 새 코너에 대한 강박이 있다. ‘서울메이트’도 녹화가 끝나자마자 다음 회 아이디어 회의에 들어간다. 그런데 새로운 코너도 구상해야 하니까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입력이 많아야 하는데 출력만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양상국 개그’의 매력은 무엇인가? ‘등장 개그’다. 말 그대로 코너 전체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등장’해 예측 불가한 웃음을 시원하게 터뜨리고 사라지는 개그. 전에 연기했던 ‘백원만’ ‘봉숭아 학당’ ‘닥터피쉬’ 모두 그런 역할이었다.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 개그맨 동기인 김원효 씨를 가장 재미있는 개그맨으로 꼽은 적이 있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동기지만 전부터 타고난 희극인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해서 더 안정감 있게 개그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결혼 생각은 없는가? 타지에서 10년 가까이 혼자 생활하다 보니 ‘집밥’이 그리울 때가 많다. 집에서는 거의 식사를 챙겨 먹지 않고, 대부분 외식으로 해결한다. 에너지 가득하던 무대를 뒤로하고 집에 도착해 혼자 라면을 끓여 먹은 적이 있었는데 참 쓸쓸하더라. 따뜻한 온기가 있는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 |
<개그콘서트> 서수민 PD
웃음이 밥 멕여줍니다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코미디 세상만사> 조연출로 시작해 연출가로서 출발한 작품도 <폭소클럽 1, 2>. ‘16년간 <개콘>만 준비해온 폭소 서수민’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그는 <개그콘서트> 연출을 기다렸다. 그런 열정 때문일까, 남성적 장르의 코미디를 여성 특유의 섬세한 ‘생활 밀착형’ 앵글로 잡아내 그야말로 <개그콘서트> 인기의 정점을 찍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월요일 아침마다 “어제 <개콘> 봤어?”라고 묻는 것이 자연스럽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개그콘서트>의 연출가로, 주말에는 두 딸의 엄마로 ‘맹활약’ 중인 서수민 PD. 웃음이 밥 멕여줍니까?
중학교 연극반에서 연세대학교 ‘극예술연구회’까지 계속 연극 공연을 해왔다. 공연 예술이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지만 엄연히 다른 장르다. 개그 프로그램을 연출해온 이유가 뭔가? 코미디가 재미있다. 코미디와 연극이 다른 영역이지만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공연이란 형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청소년 시절부터 오랫동안 연극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연극적인 포맷 아래 공연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개그 프로그램 PD로서 개그맨의 성장을 지켜보는 보람이 가장 크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막내이자 무명에 가까웠던 개그맨 김준호, 박성호, 김대희 씨가 바로 그런 경우. 어느새 성장해 후배들을 챙기는 것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셔츠와 니트가 하나로 연결된 톱은 봄빅스엠무어, 도트 패턴의 스커트는 탑걸, 진주 네크리스는 세렌 제품.
개그맨 김원효 씨는 서수민 PD를 ‘소속사 사장’이라고 말한다. 1백 명이 넘는 개그맨의 스케줄을 다 관리한다고 들었다. <개콘> 시스템이 특이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개그맨에게 들어오는 광고, 예능 프로그램, 행사 등을 내가 직접 관리 한다. 소속사가 있는 개그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가수나 배우와 달리 개그맨은 지금 하고 있는 코너를 대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원효’ ‘애정남의 최효종’으로 노출되고, 그것은 <개콘> 이미지와 직결된다.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개콘> 연출가로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근데 요즘에는 내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좀 피곤하다.
매일 출퇴근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코너 연습을 한다고 들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매일 모인다. 수요일 녹화가 끝나면 바로 다음 날인 목요일에 새 코너 검사를 한다. 그래서 녹화가 끝나도 개그맨들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코너가 확정되면 금요일은 아이템 회의와 연습의 날이다. 월요일 최종 리허설을 하는데 시쳇말로 ‘통으로 까이면’ 밤을 새워서라도 수정해 다시 보여줘야 한다. 일주일이 개그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단, 주말은 본인들의 시간이다.
남편 김성근 씨가 드라마 PD이고, 본인도 예능 프로그램 PD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을 것 같다. 두 집 살림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행히 아이들이 <개콘>을 좋아해서 양해를 많이 해주는 편이다. 개그 회의를 할 때 참여하기도 한다. 첫째 딸 아홉 살 소연이는 <개그 유머집>을 사서 개그맨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폭소클럽>을 진행할 때 소연이가 배 속에 있는데 태교를 개그와 함께해서 그런지 유머를 좋아한다.
아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편인가? 각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다를 것 같다. 다섯 살인 둘째 딸 지원이는 ‘애정남’ ‘생활의 발견’ ‘비대위’처럼 토크성 콩트가 재미없다고 한다. ‘이층의 악당’과 ‘감사합니다’를 가장 좋아한다. 첫째 딸 소연이와남편의 웃음 코드를 유심히 지켜보는 쪽이다. 모든 세대의 웃음 코드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가족 모두를 위한 개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일요일 저녁에 가족 모두가 봤을 때 민망하지 않고 각각의 구성원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개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부 시청자층이 필요했다. <개콘>이 방송될 때 다른 채널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만 다섯 편이었다. 드라마 시청자층은 한번 확립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에 주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코너를 고민했다. ‘애정남’초창기 아이템과 ‘생활의 발견’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코너들이다.
화제가 되는 ‘키워드’를 모아 매주 회의를 한다고 들었다. 요즘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무엇인가? 큰 범주로 본다면 ‘민생’이 아닐까? ‘비대위’ ‘애정남’ ‘사마귀유치원’은 매주 화제가 되는 주제를 담아야 하는 코너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정치적 색깔을 담지 않으려고 한다. 골고루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주제를 다루는 편이다. 특정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주제는 오해의 소지가 많다. 코미디가 깊은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경계한다. 그것은 우리 역할이 아니다. 코미디는 그저 말을 거는 것 뿐이다.
대사량이 많은 ‘비상대책위원회’를 포함해 <개콘>의 코너는 100% 짠 대본으로 이뤄져 있다. 애드리브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애드리브를 금지하고 있다. 모두 연기이고 철저하게 계산된 대사다. 혼자 연기하는 코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애드리브를 하는 경우 다시 호흡을 찾지 못해 코너가 붕괴되는 경우가 있다. 그다음 연기자가 본연의 연기에 충실할 수 있어야 전체 이야기가 흔들리지 않는다. 대사 외우는 일이 쉽지 않다 보니 보통 열 번이상 반복하며 리허설하는 데 공을 들인다.
공중파 개그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고 <개콘>만 남은 적이 있었다. 현재 <개콘>의 인기 상승 때문인지 SBS, MBC를 비롯해 케이블 채널과 종편까지 가세해 코미디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환영할 일이다. 개그맨끼리 힘이 되고 동료가 함께 방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미디는 예능의 밭이다.
<폭소클럽>으로 태교를 할 만큼 개그 프로그램에 열의를 다했지만, 아이를 낳고 다시 복귀하기까지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것 같다. 둘째 아이를 낳고 복귀할 때가 조금 힘들었다. ‘내 자리’에 구멍이 난 것 같고, 촬영이 워낙 강행군이다 보니 ‘아줌마’인 나와 일하기 불편해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오히려 문제가 없는데, 주위에서 부담스러워했다.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솔직히 1~2년은 힘들었다. 예능을 계속 연출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다. 그럴수록 맡은 바 일에 몰두했고 <개콘> 연출을 하고싶어 오래 졸랐다. 자리 잡기 어려웠지만, 그 이후에는 예능 PD로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개그콘서트> 11년 만의 첫 여성 PD다. 연출력에서 여성 PD가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코미디가 워낙 남성적 장르이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다. 코미디가 약해지면 “PD가 여자라서 그래”라는 말이 나올까 오히려 더 남성스럽게 연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개콘> 연출을 맡으면서 시각이 달라졌다. 여성스러운 시각이 오히려 개그 프로그램에 필요한 연출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 시각이 잘 드러나야 사회가 건강해진다.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고 웃음 코드화한 것도 많이 줄었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시트콤을 하고 싶다. <개콘>을 1년 정도 더 연출하고 시트콤을 해보는 것이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트 공개 시트콤이 없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도 관객을 앉혀놓고 진행하는 세트 공개 시트콤이다. 예능은 많은 사람이 봐야 의미가 있으므로 시트콤은 반드시 KBS에서 하고 싶다.
서수민 PD에게 가장 행복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스러운 딸들이다. 아버지께는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내 가정을 꾸린 다음부터는 우리 아이들의 자랑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나서서 “우리 엄마 <개콘> PD다!”라고 자랑하며 다닌다. 누군가의 자랑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개콘>의 2012년이 궁금하다. 드라마가 마음을 움직이는 장르라면, 코미디는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시의 한 구절처럼 무릎을 탁 치고 공감할 수 있는 웃음. 2012년의 <개콘>은 내용적으로도 더욱 탄탄해질 것이고, 뒤통수를 여러 번 칠 수 있는 코너도 등장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사진 장윤정(Atom Studio)헤어&메이크업 김환, 이현아, 이혜영(아베다) 패션 스타일링 강은수 스타일링 어시스턴트 김세미나, 이지영 소품 스타일링 최새롬(styling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