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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놓쳐서는 안 될 공연 귀뚜라미 소리 들으며 공연 보는 가을밤
일상의 문제를 잠시 접어두고 하늘만 바라보고 싶은 계절이다. 이런 가을날, 어느 늦은 저녁에 좋은 사람들과 공연 한 편 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각 분야의 전문가가 추천하는 공연 리스트를 참고하면 좀 더 풍성한 가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ClassicㆍBalletㆍMusical
월간 <객석> 이장직 객원전문기자가 추천하는 음악 공연 7편


1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음악의 나라 독일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다. 1984년 지휘자 카라얀과 함께 서울에 다녀간 뒤로 뜸하다가 2005년부터 3년마다 한 차례씩 서울 무대에 서고 있다. 이번 공연에도 영국 출신의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과 함께 온다. 이들은 11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의 교향곡 제9번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라벨의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9번을 들려준다. 말러와 브루크너는 베토벤과 마찬가지로 생전에 아홉 곡의 교향곡을 발표했다. 이들이 남긴 제9번 교향곡은 규모 면에서나 작품의 깊이 면에서 ‘종결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말러는 연주 시간만 80분 이상 걸리므로 서곡이나 협주곡 없이 교향곡 하나만 연주한다. 16일에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암스테르담 콘체르트헤보 오케스트라, 런던 바비칸 센터와 공동으로 위촉한 일본 작곡가 호소가와 도시오(1955~ )의 호른 협주곡 ‘꽃 피는 순간’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11월 15~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문의 02-6303-7700


2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러시아 작곡가 중에서도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국내 음악 팬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아왔다. 1882년에 창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은 러시아 음악의 해석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케스트라다. 차이콥스키가 마지막 교향곡 제6번 ‘비창’을 직접 지휘해 초연한 교향악단으로도 유명하다. 음악감독 유리 테미르카노프가 지휘봉 없이 맨손으로 지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1988년부터 24년째 이 악단의 사령탑을 맡고 있으니 지휘자의 눈빛만 봐도 그가 원하는 것을 읽어낼 수 있는 긴밀한 호흡은 당연하다. 그만큼 완성도 높은 앙상블을 기대해도 좋다.
11월 8~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문의 02-541-3183

3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아르헨티나에 탱고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플라멩코가 있다. 플라멩코는 아랍 문화와 집시의 영향이 짙게 드리워진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토속 춤이다. 스페인 정부는 국립 현대무용단과 별도로 1978년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을 창단해 전통을 보존해오고 있다.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이 내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단체의 공연은 마누엘 드 파야, 호아킨 로드리고의 음악, 파블로 피카소의 무대 미술로도 유명해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이번 공연에서 전반부에 공연할 작품은 <두알리아>. 삶의 원초적 에너지와 희로애락을 담아낸 춤사위가 펼쳐진다. 남녀 무용수들의 관능적인 듀오가 우아하면서도 격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2부의 작품 <라 레옌다 전설>은 20세기가 낳은 플라멩코의 전설 카르멘 아마야에게 바치는 작품으로,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바르셀로나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미국 백악관 초청 무대에 서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아마야의 예술과 인생을 다룬 스토리가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정통 발레는 서너 명의 주역이 무대를 이끌어가고 나머지는 군무가 배경으로 깔리는 데 반해, 플라멩코는 40명의 단원이 솔로 못지 않은 기량으로 역동적인 무대를 연출해낸다.
10월 6~9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문의 02-2005-0114


4 유니버셜 발레단 <오네긴>
<예프게니 오네긴> 하면 푸시킨의 원작 소설을 기초로 한 대본에 차이콥스키가 곡을 붙인 오페라가 유명하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오페라를 공연할 때처럼 독창과 합창 등 노래를 곁들여도 좋지만, 관현악으로만 들어도 충분히 감동받을 만하다. 하지만 발레 <오네긴>은 차이콥스키의 오페라와는 상관이 없다. 오페라 선율에 안무를 곁들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이콥스키 음악을 사용한 것은 맞지만 피아노 소품의 관현악 편곡이나 기존의 다른 관현악곡을 재구성해 자연스럽게 음악이 이어지도록 했다. 오네긴은 타티아나의 순진한 사랑을 외면하고 마음대로 살다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남자 주인공의 이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예술감독 존 크랑코가 안무한 발레 <오네긴>은 원작 소설보다 더 낭만적이다.
11월 12~19일 LG아트센터에서.
문의 070-7124-1737

5 뮤지컬 <캣츠>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캣츠>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30년간 뮤지컬계의 온갖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뮤지컬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캣츠>. 서른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무대에 대거 등장해 화려한 군무로 관객의 혼을 빼앗는 작품이다. 음악은 무엇보다도 그리자벨리가 부르는 주제가 ‘메모리’가 유명하다. 공연 도중 고양이가 객석 곳곳에서 출몰하면서 객석과 무대의 거리는 더욱 좁혀지고 배우와 관객의 일체감은 더욱 높아진다. 가수 인순이를 비롯해 뮤지컬 전문 배우 홍지민 등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12월 3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문의 1644-0078


6 이언 보스트리지와 에우로파 갈란테
LG아트센터(11월 4일)와 성남아트센터(11월 6일)의 공동 기획 공연이다. 수도권 공연을 전후로 11월 3일에는 울산현대예술관, 11월 8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영국 출신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는 2004년 첫 내한 무대와 2008년에 차례로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를 연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음악 팬들이 좋아할 만한 바로크 음악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는 바로크 음악을 열정과 에너지로 연주한다.
문의 02-2005-0114

7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희곡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이다. 구노와 벨리니의 오페라, 차이콥스키의 서곡,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20세기 초 러시아의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 음악 감독 정명훈 씨가 국내 발레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아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미오 역에는 김용걸 씨와 이동훈 씨, 줄리엣역에는 김지영 씨와 김주원 씨가 더블 캐스팅됐다. 김주원 씨는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렛 부인 역까지 맡아 1인 2역을 소화해낸다.
10월 27~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문의 02-587-6181

구성 정세영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