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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특집]여행 작가 이형준 씨가 안내하는 동화 마을 여행 해리포터와 라푼첼을 찾아서
아이들 가슴에도, 어른들 가슴에도 마법처럼 숨 쉬는 명작 동화의 무대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유럽 동화 마을 여행>이라는 책을 펴낸 작가 이형준 씨가 <라푼첼>의 무대인 독일 트렌델부르크, <해리포터>의 무대인 영국 런던으로 떠나는 가족 여행을 안내한다. 이 기사는 꼭 아이들과 함께 읽으시길!


마법학교 기숙사로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글로스터 대성당.

해리포터가 호그와트행 기차를 탄 킹스크로스 역.


<해리포터>의 무대 영국 런던
<해리포터>의 배경이 된 런던, 옥스퍼드, 글로스터 대성당, 더럼, 안위크, 에든버러 등은 꽤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다. 다 둘러보려면 족히 일주일은 필요한데, 먼저 달려갈 곳은 런던 킹스크로스 Kings Cross 역이다. 이 역은 과거 에든버러행 특급열차인 플라잉 스코트맨이 출발하던 곳으로, 특히 영화 <해리포터> 속 무대가 된 곳은 4번ㆍ5번 플랫폼, 10번 플랫폼 출입구다. 해리와 친구들이 마법학교행 기차에 오르는 장면은 4번과 5번 플랫폼에서 촬영했는데, 기차가 출발하던 9와 3/4플랫폼은 현실에 없는 장소다. 대신 10번 플랫폼 입구에 영화속 무대였음을 알리는 푯말이 방문객을 반긴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메인 홀, 도서관, 식당은 옥스퍼드에서 촬영했다. 패딩턴 역과 빅토리아 버스 정류장에서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옥스퍼드에 도착했다면 크라이스트처치 대학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무대이기도 한 크라이스트처치 대학 식당과 신학교 등이 <해리포터>의 배경지다. 영화 속에서 도서관의 배경이 된 장소는 인근 보들레이안 Bodleian 도서관이다.

뭐니 뭐니 해도 <해리포터>의 주요 무대는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서 특급열차로 2시간 45분 거리에 자리한 더럼 Durham이다. 유서 깊은 종교 도시 더럼에서 <해리포터>의 가장 큰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대성당이다.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나오는 대성당은 영국에 세워진 유일한 아랍 양식의 로마네스크 건축물이다. 맥고나걸 교수의 변장술 수업과 해리가 헤드윅을 날려 보낸 장면, 수시로 등장하던 교실, 복도, 기숙사, 정원 등의 많은 장면을 대성당에서 촬영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더럼 시가지는 물론 또 다른 <해리포터>의 무대인 안위크 Alnwick 성까지 조망할 수 있다. ‘북부의 윈저’라는 애칭을 간직한 안위크 성으로 가려면 더럼에서 기차를 이용해 앨른머스로 이동한 후 성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타야 한다. <해리포터>에서 비행 수업과 퀴디치 경기를 펼친 안위크 성에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흘러나온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학생들이 비행 수업을 받던 넓은 잔디밭과 웅장한 성, 공작 가족이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을 만날 수 있는데, 그 풍광이 영화 속 내용 그대로다.

<라푼첼>의 무대 트렌델부르크
마녀의 시선을 피해 라푼첼과 왕자가 스릴 넘치는 사랑을 펼친 트렌델부르크 Trendelburg는 독일의 여느 지방과는 사뭇 다르다. 그 흔한 아우토반(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은 고사하고 간이역조차 없는 곳으로, 이 곳에 가려면 카셀 중앙역에서 102번 버스를 타고 1시간쯤 이동해야 한다. 카셀에서 트렌델부르크로 이어지는 풍광은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 같다. 정겨운 마을과 예쁜 농가 그리고 마을과 농가를 에워싼 라인하르트 숲을 지나면 나지막한 산 위에 적갈색 돌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트렌델베르크 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마녀가 라푼첼을 감금했던 트렌델부르크 성의 탑.

동화 <라푼첼>의 주 무대는 바로 이 트렌델부르크 성의 동쪽 경 비탑이다. 커다란 나무 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왕자와 라푼첼이 사랑을 꽃피운 경비탑에 이른다. 나무와 벽돌로 둘러싸인 경비탑은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푸근한 느낌을 준다. 이 성의 여러 자랑 거리 중 으뜸은 누구나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 숙박 요금만 지불하면 라푼첼과 왕자가 사랑을 나눈 곳에서 투숙이 가능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옛 영주 부부가 사용하던 방에서 온 가족이 함께 머물 수도 있다. 동화의 무대가 된 세계적 명소 가운데 모든 공간을 자유롭게 관람하고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은 트렌델부르크 성을 포함해 서너 곳뿐이다.

성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유물도 제법 많다. 군주와 가족이 사용한 호화로운 생활용품과 갑옷, 무기류 등등. 흥미로운 유물과 전시품으로 가득한 여러 곳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지하실이다. 과거에 감옥과 창고로 사용한 지하실은 현재 레스토랑으로 운영중이다. 작은 돌을 이용해 완성한 옛 감옥은 아늑한 것이 마치 연회장에 가깝다. 분위기 좋은 지하 레스토랑에서 가족이 맛깔스러운 저녁 식사를 함께한 뒤 마시는 한잔의 커피는 여행을 마친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오른쪽) 작고 아름다운 트렌델부르크 마을 전경.

트렌델부르크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소박한 야외극이 펼쳐진다. 출연진이 주민으로 구성된 야외극은 규모 면에서는 하멜른(<피리 부는 사나이>의 무대)이나 브레멘(<브레멘의 음악대>의 무대) 야외극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딴 나라 가족들과 별빛 아래서 감상하는 야외극은 어떤 공연보다 낭만적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가는 주민의 삶은 아이에게 소중한 문화가 어떤 것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알아두면 좋아요!
<해리포터>의 무대를 돌아볼 때 숙박은?
런던과 에든버러는 물론이고 옥스퍼드와 더럼, 글러스터, 안위크 마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이 마련돼 있다. www.hotelnet.co.uk에서 직접 예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

트렌델부르크 가는 방법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카셀까지는 ICE를 이용하면 1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다음 카셀 중앙역에서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 트렌델부르크로 이동할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중앙역 앞에서 102번 버스를 타면 1 시간 정도 소요되고, 기차를 이용할 경우 카셀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로컬 기차인 RE를 타고 호프가이스머까지 이동한 다음 102번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트렌델부르크에서의 숙박 트렌델부르크 성 호텔에서 묵는 방법을 추천한다. 24개의 방이 있고, <라푼첼>의 무대인 망루는 허니문 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트렌델부르크 마을에 있는 10여 곳의 숙박 시설을 이용해도 된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성 아래쪽의 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다. 트렌델 부르크 성 호텔 www.burg-hotel-trendelburg.com



글과 사진 이형준(여행 작가) 

담당 최혜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