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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떠나요] 여행 작가 4인의 세계 기차 여행
때론 외로워지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 지구상에 오로지 나 홀로 존재하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 낯선 땅으로 떠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차는 가장 매력적인 수단이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모든 풍경이, 그렇게 지나가는 모든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내 인생의 한 부분임을 깨닫기. 이미 그 경험을 한 4명의 작가가 기차 여행의 단상을 말해준다.


눈으로 뒤덮인 마을, 그림 같다.

(왼쪽) 러시아에는 횡단 열차 말고도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로컬 기차들이 있다. 러시아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오른쪽) 바이칼에 사는 러시아의 몽골계 소수민족인 부랴트족. 보드카의 안주는 눈에 묻어 둔 생선이 전부다.


태초의 땅을 가로지르는 꿈의 로드무비
기차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다. 그렇게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9000km가 넘는 철길.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차창의 프레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계속해 대륙에 펼쳐진다. 그 길 위에서 시베리아를 부르고 또 불렀던 열차의 노래를 들어보았다.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하늘길, 러시아 항공의 딱딱한 기내 의자에서 루쉰의 단편 ‘고향’을 떠올렸다. 그는 희망과 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사실 지상에는 길이 원래 없었는데,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자 길이 된 것이다.” 비록 하늘길로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땅을 밟고 갈 수 있기를. 투박한 의자 때문일까, 그의 글은 가슴뿐만 아니라 등에도 고스란히 새겨졌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불편했음을, 그래서 자국이 남았음을, 하늘에 앉아 잡다한 여행 안내서를 뒤지지 않았음을. 혹여 그랬다면 시베리아의 한가운데 서서 땅을 딛고 있던 그날에도 내 등에 새겨진 잡다한 정보가 시베리아 평원을 더럽혔을지 모를 일이다.

기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시베리아의 프레임은 플래시백 현상을 일으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단서와 쉼을 준다. 그런 묘미를 느끼지 않는다면 굳이 느린 기차를 탈 필요는 없다.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바이칼, 모스크바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도시다. 여유가 있다면 바이칼 일정을 늘리고, 짧은 일정이라면 바이칼과 모스크바 구간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시베리아와 유럽을 10년 동안 횡단하면서 내게 남은 건 풍경만이 아니다. 1만km에 가까운 거리를 달려온 열차는 잠시 숨을 고르고 유럽으로 다시 향한다. 그것이 바로 철의 실크로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를 횡단하는 일은 세상을 알게 하는 통로를 걷는 것이나 다름없다.

(왼쪽) 러시아 전통 인형 ‘마트료슈카’. 큰 인형 안에 다시 작은 인형들이 들어가 있다.
(오른쪽) 바이칼의 거점 마을인 라스트비앙카의 바이칼 호텔에선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Tip 러시아의 열차는 보통 4인용 침실칸인 쿠페를 이용하며 표에 적힌 출발 도착 시간은 모스크바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외국인 전용 창구에 스케줄을 적어내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 러시아의 도시에 도착하면 반드시 거주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다음 행선지 기차표가 그것을 대신하기도 한다. 책보다는 음악이, 장거리 기차일 경우 슬리퍼가 유용하게 쓰이고, 정차 역에는 현지 주민들이 음식을 들고 나와 간이 장터가 열린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www.transsib.ru www.waytorussia.net/transsiberian을 참조할 것.
글과 사진 최항영(다큐 사진가)

여행자의 로망 블루트레인
호사스러운 빅토리아풍 객실에 앉아 블루마운틴 커피 향기에 취해 바라본 풍광은 목젖을 넘어온 감탄사마저 멈추게 한다. 수천 마리씩 무리를 지어 휴식을 취하는 플라멩코, 긴 목을 빼고 열매를 따먹다 말고 달리는 열차를 응시하는 기린, 브라운 색상의 단풍 옷으로 단장한 포도 농장. 이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블루트레인 Blue Train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와 함께 여행자라면 한 번은 탑승하길 꿈꾸는 기차 여행의 로망이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시작해 프리토리아까지 가는 블루트레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세련된 매너를 갖춘 스태프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와 맛깔스러운 음식 그리고 와인까지.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이 있다. 바로 안락한 객실과 휴식 공간에서 즐기는 태초의 풍광이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국립공원처럼 다양한 동물과 조우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장장 1600km 여정에서 마주하는 풍광은 한편의 장대한 다큐멘터리 그 자체다. 태초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자연,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원주민과 야생동물. 블루트레인의 차창 너머로 만나는 풍광이야말로 블루트레인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자랑거리다.

(왼쪽) 블루트레인은 중간 기착지에 있는 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왼쪽) 호텔 레스토랑을 연상케 하는 블루트레인 내 레스토랑.
(오른쪽) 일본 열차의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는 쓰가루 열차. 종사자가 난로에 오징어를 굽고 있다.

(왼쪽) 이토록 따스한 햇빛을 바라보며 커피를 홀짝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
(오른쪽) 기차 안에서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블루트레인이라면 가능하다!


Tip 이 열차는 27시간 30분에 걸쳐 프리토리아와 케이프타운 사이를 달린다. 수시로 제공되는 간식부터 최고급 와인 그리고 중간 기착지에서 제공하는 투어와 깜짝 이벤트까지 모두 무료다. 이 황홀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약 170만 원 정도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해야 한다. bluetrain.co.za, www.southafrica.net 등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왼쪽) 20칸으로 구성된 블루트레인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산지를 달린다.
(오른쪽) 객실 내부를 다다미방으로 꾸민 일본 열차.


일본 문화의 정수, 온천 열차와 쓰가루 철도
이색적인 열차가 참 많은 일본이지만 훈훈한 정감과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기차를 꼽으라면 홋카이도와 아오모리에서 운행되는 온천 열차 溫泉列車, 일명 다다미 열차와 쓰가루 철도(津輕鐵道)를 빼놓을 수 없다. 홋카이도 최고 온천 지역인 노보리베쓰(登別)에서 낭만적인 항구 하코다테(函館)를 운행하는 온천 열차는 속삭이듯 대화하는 일본 여인을 닮았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다다미와 앉은뱅이 탁자로 꾸민 객실, 창과 창 사이를 잇는 장식은 료칸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늑하고 편안한 실내 분위기와는 다르게 차창 너머로 펼쳐진 풍광은 꽤 드라마틱하다. 험준한 계곡과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이 교차하는 모습은 마치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한편 아오모리 현 쓰가루 반도에서 운행하는 스토브(난로) 열차는 바쁜 일상으로 잊고 지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로컬 열차의 낭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쓰가루 철도는 80년 전 모습으로 달리고 있다. 딱딱한 의자며 객실 중앙에 설치해놓은 난방용 화로, 당시 복장으로 근무하는 종사까지 영락없이 옛날 그대로다.

Tip 얼마 전까지 정규 편이 편성되었던 온천 열차는 지금은 예약에 의한 전세 편만 운행한다. 쓰가루 철도는 매일 10여 편씩 운행하고 있으나 스토브 열차에 탑승하려면 11월 중순부터 3월 사이를 공략해야 한다. 자세한 정보와 예약은 www.westjr.co.jp를 참고하라.
글과 사진 이형준(여행 사진가)


바라나시를 향해 달리던 기차, 그 밖으로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한 그루의 나무가 작은 위안이 된다.

(왼쪽) 무작정 걷다 보니 철교가 나왔고, 그 위를 걸어가는 아저씨가 약간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다리 너머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물론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른쪽 위) 인도의 기차역에선 이렇게 생의 끝이 보인다.
(오른쪽 아래) 정거장에 멈춰 서면 어김없이 생수와 간식거리를 파는 아이들이 있다.

잠시 정차했다가 다시 떠나는 기차에서 내려다본 풍경.


‘살아서 못 가면 죽어서라도 간다’,
바라나시행 야간열차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나를 보고 싶으면 찾아와야 할 곳이 있다. 그곳에서 나의 가르침을 떠올릴 수 있다면 너희는 나를 만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처가 생의 끝에서 남긴 이 한마디는 삶이 어지럽던 청춘을 인도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여행과 사진이 업인 내게도 인도 여행은 고개를 가로저을 만큼 어려운 코스였다. 특히 바라나시행 야간열차를 타는 것은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다. 하지만 그 벼랑 끝에서 눈물겹도록 명징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와 릭샤의 클랙슨 소리, 악취와 향신료로 뒤덮인 기차역에서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인가. 저토록 추한 모습으로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또 누구인가. 그들과 함께 바라나시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싣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인도의 야간열차가 제시간에 나타나길 바라는 건 허황된 꿈이다. 밤 11시 30분에 오기로 한 기차는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그건 기차를 기다리던 모든 승객에게 이미 당연한 일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식하면 용감할 수밖에 없다. 나는 겁도 없이 여행자들 은 감히 엄두도 내지 않는 바라나시행 야간열차의 3등칸을 선택했다.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표가 없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벼랑 끝에 서고 싶었다. 3등칸 기차의 장점이라곤 ‘누울 수 있다’는 것뿐이다. 좌석 등받이를 들어 올려 공중에서 내려온 쇠사슬과 연결하면 기차 좌석은 6명이 잘 수 있는 침대로 변신한다. 또 한쪽 벽에 붙어 있는 매트를 공중에 매달면 2층 침대도 만들 수 있다. 삶의 벼랑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우리처럼 침대는 위태롭게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아, 이 열차의 장점이 또 하나 있다. 기차 안의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이 창밖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는 것. ‘살아서 못 가면 죽어서라도 반드시 간다’는 인도 사람들의 정신적 고향 바라나시. 그곳으로 가는 야간열차에선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그저 3루피짜리 차이 chai 한 잔 있다면 행복할 뿐이다.

(왼쪽) 보따리에서 무언가를 찾는 할머니.

Tip 아그라에서 바라나시로 가려면 아그라 칸트 Agra Cantt 철도역(railway station)으로 가야 한다. 아그라 칸트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델리, 뭄바이, 바라나시 등 인도의 주요 도시를 경유한다. 인도에서 기차를 타려면 <타임 테이블>이란 소책자를 사는 것이 좋다. 기차에 관한 모든 정보를 망라한 책이다. 바라나시행 야간열차는 15시간 동안 달리므로 생수나 과일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인도에선 그 어떤 약속도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모진 경험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글과 사진 김태환(사진가)


대부분 황량한 벌판이 보이지만 역이 가까워지면 이렇게 익숙하지 않고 상상도 못한 시베리아의 작은 마을과 거기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192시간의 동행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알려진 대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192시간을 달린다. 날짜로 따지면 8일. 이 말은 8일 동안 기차 안에서 먹고 자고 싸고 놀면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기차에 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견뎌낸다. 하루 종일 자는 사람, 술에 취해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 책을 읽으며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 등 그 모습은 다양하다. 내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실었을 때 난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그래서 조금 고독했다. 말이 통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날 투명인간 취급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방대한 시간이 있었고, 결국 그들과 나는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겐 ‘몸의 언어’가 있으니까.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단순히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가 아니다. 그 안에는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로 자존심이 무너진 러시아인의 새로운 꿈이 있고, 진짜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폭의 풍경화가 있다. 그리고 세상과의 고립이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끝없이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시간. 선로 위에 일렬로 나타나는 역사처럼 지나간 추억을 하나하나 정리해나갈 수 있는 시간. 열차의 종착역인 모스크바에 내릴 때쯤엔 열차를 타기 전과는 다른, 조금 깊어지고 넓어진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8일 동안 씻지 못해 기차에 탄 사람들과 같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알아챌 수 있다.

Tip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세 가지 노선이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노선과 베이징에서 출발해서 몽골을 거쳐 모스크바로 가는 트랜스 몽골리안 라인 그리고 베이징에서 출발해서 만주를 거쳐 모스크바로 가는 트랜스 만주 라인이 있다(모두 8일이 소요된다). 모든 좌석은 침대칸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대부분 6인용 침대칸을 이용하는데, 짝수는 2층 침대고 홀수는 1층 침대다. 그러니 표를 살 땐 무조건 홀수 좌석을 달라고 해야 한다. 안전하게 한국에서 모든 걸 예약한 후 떠나고 싶다면 www.baikaltour.co.kr을 방문하라.


(왼쪽)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눈물 나는 중국 대륙행 열차 안 풍경.
(오른쪽) 동생들과 함께 여행 중인 나르샤.

(왼쪽) 열차가 역에 도착하기 30분 전과 역을 출발한 지 30분 동안은 화장실 문을 잠근다.
(오른쪽) 티켓 번호의 짝수는 위칸, 홀수 아래칸이다.

(왼쪽) 4인용 침대칸 풍경.
(오른쪽) 객차마다 뜨거운 물탱크가 있는데, 이 물로 차를 마시고 인스턴트 음식을 익혀 먹는다. 이 수도꼭지는 열차 안의 성수나 다름없다.


중국 대륙행 열차라는 희극 안에서
중국 대륙행 열차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던 중국의 모습 그 이상을 보여준다. 열차의 시설은 열악하며, 무엇보다 장거리 열차임에도 입석 티켓을 팔아 기차가 터져 나갈 것처럼 붐빈다. 하이난으로 가는 3일 동안 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로 끌려가는 포로가 된 기분이었다. 화장실을 한번 가려면 열차 안에 있는 사람 모두가 움직여야 하는 상황. 입석 승객은 낮에는 어디든 기대어 서 있고, 밤이면 객차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처량하게 잠든다. 가끔 누군가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것은 누군가 지나가다 실수로 누워 있는 사람을 밟았다는 증거다.

그렇지만 대륙행 열차는 사랑스럽다. 열차 안에 있는 제멋대로인 중국인도 사랑스럽고, 그들이 짊어지고 탄 커다란 보자기와 대나무 광주리 안의 닭과 오리도 사랑스럽다.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어로 싸우듯 이야기하고, 여기저기 남의 일에 참견하고, 당연한 듯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우고, 해바라기씨 껍질을 바닥에 퉤하고 뱉는 사람들. 거기선 확실히 사람 냄새가 났다. 만약 한 편의 희극을 보고 싶다면 중국 대륙행 열차에 몸을 실어라. 그 안에서는 누구나 희극의 주인공이고, 관객이기 때문이다. 그 희극을 바라보며 얼굴에 미소를 짓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난 뭐 저들과 다를까”.

Tip 중국 대륙행 열차는 베이징(두 개의 역이 있다)에서 시작해서 방대한 중국 대륙 어디든지 간다. 자리는 침대, 좌석, 입석으로 나뉘는데, 장거리를 간다면 꼭 침대칸을 이용하길 바란다. 침대칸은 매진이 빨리 되므로 서둘러야 한다. 영어를 잘 못하는 중국인들을 상대로 표를 사는 일은 꽤 어렵다. 가고 싶은 도시, 출발 날짜 등을 중국어로 적어서 보여주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한국에서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는 www.chinatrain.co.kr을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글과 사진 김동영(여행 작가)

구성 정세영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