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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손가족] 조손 가족이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여성가족부는 2010년 조손 가족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전 국민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1만 2750명의 조손 가족 구성원이 참여한 이 조사를 통해 이 시대의 조손 가족 문제를 짚어봅니다.

소리 없이 늘고 있는 조손 가족
최근 15년 사이 조손 가구 2배로 증가
조손 가구의 82.9%가 조모 또는 조부 혼자 손자녀 키워 손자녀 중 80.8%가 친손자녀, 17.7%가 외손자녀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조부모와 만 18세 이하의 손자녀로 구성된 전국의 조손 가족이 1995년 3만 5194가구에서 2010년 6만 9175가구로 거의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손 가구의 82.9%가 조모 또는 조부 혼자서 손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부모가 양육하는 손자녀 수는 가구당 1.4명이었고, 손자녀 1명과 함께 사는 가구가 전체 조손 가족의 66.2%로 가장 많았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조부모가 양육하고 있는 손자녀 중 친손자녀가 80.8%, 외손자녀는 17.7%라는 점이다. 이런 경향은 도시화 정도에 따라서 더욱 확연히 드러났는데, 농어촌의 경우 친손자녀가 86.8%, 중소 도시에서는 81.1%, 대도시의 경우 77.7%로 도시화가 더 심화될수록 전통적인 부계 가족 구조가 완화되고, 그에 따라 외손 양육 가족도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이유
‘이혼과 재혼’이 조손 가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
조손 가족 중 손자녀의 친부가 살아 있는 경우가 74%

우리나라 조손 가족의 절반 이상인 53.2%가 손자녀 친부모의 ‘이혼과 재혼’에 의해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다. ‘부모의 가출이나 실종’(14.7%), ‘부모의 실직과 파산’(7.6%) ‘부모의 취업’(6.7%) 등의 사유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조손 가족의 증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현재의 조손 가족은 손자녀의 양육권 일체를 조부모가 행사하는 구조지만, 이와 더불어 맞벌이 부부의 증가나 잦은 근무지 이동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자녀 양육 환경을 마련할 수 없는 가구가 증가할 경우, 이들 가구의 자녀 또한 조부모에가 양육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들 역시 현실적인 조손 가족을 형성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조손 가족의 증가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조손 가족 중 손자녀의 친부가 살아 있다고 알고 있는 경우는 74.0%였고, 친부모가 살아 있다고 알고 있는 경우는 61.9%였으며,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친부가 14.5%, 친모가 31.8%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손 가족의 월평균 소득과 손자녀 친부의 양육비 지원 실태
대부분의 조부모가 형편이 어려워도 손자녀 책임지겠다
손자녀의 친부가 살아 있어도 양육비 지원은 열악

이 조사에 응한 전체 가구의 조부모 평균 연령은 72.6세로 고령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46.7%는 정부나 공공 기관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처지이고,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단순 노무직(20.2%)을 통해 어렵게 생활비를 벌고 있었다. 조손 가족의 월평균 소득 수준은 40~80만 원이 44.1%, 40만 원 미만이 20.1%로 심각한 수준이다. 손자녀의 친부가 살아 있고 최소한의 경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양육비를 제공하지 않는 가구가 무려 66%였고, 정기적으로 양육비를 보내주는 가구는 고작 13%였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조부모는 손자녀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부모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하겠다는 의사가 46.4%, ‘부모가 찾으러올 때까지’가 43.1%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학력이 낮을수록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조부모가 고졸인 경우 53.7%, 중졸인 경우 56.2%, 초졸이나 무학의 경우 65.5%가 손자녀를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울 것이라 계획하고 있었다.

손자녀가 조부모와의 동거 시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지원

손자녀 응답자는 조부모와의 동거를 위해 ‘경제적 생활비 지원’(76.5%)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고, ‘오래 살 수 있는 주택 제공’(12.2%)이 그 뒤를 이었다. 중ㆍ고등 학령기의 손자녀는 자신이 생활하는 조손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의 사생활이 보장될 수 있는 보다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택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조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은 가정의 경우 ‘간병인이나 가사 도우미 파견’(4.1%)을 원했다. 특별히 문제가 없다고 답한 가구는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조부모의 건강 상태

조손 가족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조부모의 건강이 손자녀를 돌볼 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다. 6개월 이상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40.8%로 가장 많고, 크고 작은 잦은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33.1%로 질병으로 인해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73.9%에 달했으며,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라는 응답은 16.9%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런 경향은 응답자의 배우자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 없어, 질병으로 건강하지 못한 배우자가 응답 가구의 68.7%였다. 그중 ‘6개월 이상 만성질환자’가 37.9%, ‘잔병치레가 많은 배우자’가 30.8%였으며, ‘건강하다’는 응답은 23.2%에 불과하다.

조부모와 손자녀의 관계

조모와 함께 생활하는 3490명의 초등학생 중 조모가 자신을 ‘좋아하신다’라고 응답한 어린이는 70.6%, ‘싫어하신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반면, 조부와의 관계에서는 조부와 함께 거주하는 1412명 중 ‘좋아하신다’는 응답이 57.4%, ‘싫어하신다’는 응답이 1.3%였으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41.3%로 아직 조부와의 관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응답자가 상당했다.

조부모와의 생활을 위한 손자녀의 희망 사항

조손 가족의 손자녀가 조부모와의 생활을 위해 가장 희망하는 것은 ‘가족이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56.8%를 차지했으며,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33.7%, ‘조부모가 내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가 20.5%, ‘조부모가 돈을 많이 벌면 좋겠다’ 18.0%, ‘부모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15.7%, ‘차별받지 않으면 좋겠다’가 15.3%였다. 이는 조부모의 질환 상황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손자녀가 가장 많다는 뜻이며, 아울러 자신이 가지고 싶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지 못하는 점에 대한 불만도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초등학생 중 고학년은 스스로의 개성을 찾고자 하는 연령이고, 따라서 의류나 각종 문구류 등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가 큰 시기이지만, 조손 가족의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조부모의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불만 사항이다.

여성가족부 위탁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의 조손 가족 지원 사업 연계
여성가족부는 월평균 소득이 70만 원 이하인 조손 가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향후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부모의 건강을 돌봐줄 간병인과 가사 도우미 지원, 손자녀의 학습을 도와줄 학습 도우미 지원, 주거 환경 개선과 상담 지원이 그 주요 사업입니다. 이에 여성가족부 위탁 중앙건강 가정지원센터는 재능 나눔이나 경제적 지원을 도와줄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조손 가족 돕기에 뜻이 있는 <행복> 독자라면
www.familynet.or.kr를 방문하시거나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 사업기획팀 김명희 팀장, 정은지 사원을 통해 나눔의 방법을 모색해 보시길 바랍니다. 문의 02-3140-2211

자료 출처 여성가족부<2010조손 가족 실태 조사 보고서>

정세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