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동 병원장은 중・고등학생 시절 사춘기 우울증을 앓았다. 흔히들 말하는 사춘기의 회의와 방황을 심하게 겪다가 스스로 빠져나왔는데 그때 좋은 책과 정신 건강에 관련된 글, 서울대 은사 교수님들이 쓴 의학 칼럼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왜 살아야 되고, 왜 공부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방황하던 그는 결국 ‘이렇게 마음이 어두운 사람들에게 빛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마음에는 빛이 생기고 자기 자신의 진로가 확연히 보이병원장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삶의 의미를 찾고, 자기 뜻을 세워 진로를 찾게 되니 공부는 저절로 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청소년기 이후 품어온 30여 년의 소중한 뜻을 신경정신과 전문 한별병원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전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소 모호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예방을 하려면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과 조건을 정확하게 알아야겠지요. 우울증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거나. 또는 사랑 대신 학대를 받았거나, 너무 높은 기대수준을 요구받았던 것과 관계 있지요. 이런 아이들은 박탈과 불만과 허기를 느낍니다.
아주 어린 아이는 사랑, 인정, 공감, 칭찬, 격려 등을 먹고사는데 그러지 못하니 박탈감이나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학력이 높고, 수준이 높은 부모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상대적인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우울증이 발생하는 조건이 됩니다. 호되게 야단치거나 구박하면 아이가 활발하게 크지 못하고 위축되어서 감정 표현을 못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분노의 감정이 억압됩니다. 그리고 우울증은 그 억압된 분노의 감정에서 오게 되지요. 그러므로 우울증 예방은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죠. 특히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무조건 100% 도와줘야 합니다.”
대개 어떤 유형의 성격이 우울증에 잘 걸리는지요? “우울증에 걸리는 분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내성적이고 자신이 없고 침울하고 상대방의 눈치를 잘 본다는 것입니다. 자기주장과 자기표현이 약하고 상대방의 시선을 많이 의식합니다. 그래서 우울한 사람들은 잘 불안해하고, 강박적인 성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 형성된 성격이 평생을 가게 됩니다. 그뿐인가요?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대하고, (자식에게 영향을 끼치고 후손에게) 상속됩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과 가정 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새삼 절감합니다. 자녀를 양육할 때 부모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이 부족하나마 자기 의견을 충분히 표현하고 주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우울증 예방의 핵심입니다. 허용적이고 수용적이되 어떤 문제가 있을 때는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이것은 이렇다고 생각한다’ 또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청유형, 권유형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청유형, 권유형 대화에서 최종결정권자는 부모가 아니라 청유를 받은 사람, 즉 청소년이 주체가 됩니다. 그리고 만일 자녀가 부모의 청유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부모는 기다릴 줄 알아야 됩니다. 행동 변화는 금방 일어나지 않고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지요.”
정신과 진료에서는 가족 치료를 병행하는데, 그렇게 하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일차적으로 부모님의 요구와 간섭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자녀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되고, 자발적으로 되고, 자립적으로 되겠죠.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를 강하게 키운다고 혼찌검을 내는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아이는 눈치만 보고, 의존적으로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데, 선진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미국이나 유럽은 동양과는 달리 ‘표현형’ 문화가 있습니다. 서로 허물없이 자기주장을 합니다. 서구인들은 어려서부터 뭔가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리고 그 문제가 자기 스스로 노력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는 거리낌없이 부모와 상의하는 문화를 형성해왔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정신과 의사와 기탄없이 상의를 하게 되니 가족 문화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이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우리에게는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정신 건강 상담이나 치료에 대해서는 소홀하거나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진정한 건강에 대해 ‘신체적(생물학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 사회적인 건강, 영적인 건강’을 다 갖춘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의미를 잘 새겨봐야 됩니다. 오히려 정신과 진료를 마음공부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면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지요.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에 데리고 가듯 내 마음이 아플 때는 나를 정신과에 데려다 주는 것이죠. 부끄럽고 창피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 마음 밭은 보지 않고 외향으로만 치달리는 사람들이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느껴야지요. 마음이 만족스럽고 풍요로워진다면 상대방을 탓하거나, 배우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하늘을 탓하지 않습니다. 얼굴을 바꾸거나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도 않지요. 진정한 우울증 예방법과 해결책은 자기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나 우울한 감정을 자기 발전의 관점에서 수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격인가요? “좀 더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 어떤 점에서는 좀 낙천적인 유형의 사람들이겠지요. 한 번 실수하더라도, 시험 점수를 못 받아도 ‘까짓것, 다음에 잘하면 되지’ 하는 거죠. 프로 야구도 한 팀만 연전연승하면 재미없잖아요. 서로 이기고 지는 맛이 있어야 하듯, 자기 스스로가 부족한 점을 긍정하고 수용하고 격려해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이번에는 이러이러해서 좀 못했지만 다음에는 이것을 보완해서 잘 해보자’라고 자기 스스로에게도 격려하고 권유하고 청유합니다.”
최 병원장님께서는 어떻게 정신 건강을 관리하시는지요. 좋은 정신 건강 관리법을 소개해주세요. “자기를 수시로 점검하고 성찰하는 마음 공부를 해야겠지요. 마음은 자기를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올바르게 잘 가꿔집니다. 항상 마음을 수시로 점검하고 바라봐주면,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10분의 1로 뚝 떨어집니다.”
최 병원장님께서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지금 이 순간 내가 온전히 깨어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만족하지 않지만 부족함이 없는 상태, (구하는 모든 것이) 이미 내 안에 온전히 갖춰져 있음을 알아버린 상태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이라는 보물도 자기 내면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앓게 되는 우울증의 뿌리를 세 가지 단어로 압축하면 ‘상실감, 갈증, 불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마음의 상실감이나 갈증,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방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많은 성현들은 마음 밖에서는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노래하셨던가 보다. 인터뷰 끝 무렵, 최 병원장은 선시 한 편을 들려주었다.
“종일토록 봄을 찾아 다녔건만 봄을 보지 못했네/ 산으로 들로 짚신이 다 닳도록 헤맸네/ 돌아와 매화 향기를 웃으며 맡으니/ 봄은 가지 끝에 벌써 무르익었네.”
문의 031-986-9900, 02-2062-1119, www.ihanbyul.com
최근 몇 년 사이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전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소 모호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예방을 하려면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과 조건을 정확하게 알아야겠지요. 우울증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거나. 또는 사랑 대신 학대를 받았거나, 너무 높은 기대수준을 요구받았던 것과 관계 있지요. 이런 아이들은 박탈과 불만과 허기를 느낍니다.
아주 어린 아이는 사랑, 인정, 공감, 칭찬, 격려 등을 먹고사는데 그러지 못하니 박탈감이나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학력이 높고, 수준이 높은 부모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상대적인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우울증이 발생하는 조건이 됩니다. 호되게 야단치거나 구박하면 아이가 활발하게 크지 못하고 위축되어서 감정 표현을 못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분노의 감정이 억압됩니다. 그리고 우울증은 그 억압된 분노의 감정에서 오게 되지요. 그러므로 우울증 예방은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죠. 특히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무조건 100% 도와줘야 합니다.”
대개 어떤 유형의 성격이 우울증에 잘 걸리는지요? “우울증에 걸리는 분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내성적이고 자신이 없고 침울하고 상대방의 눈치를 잘 본다는 것입니다. 자기주장과 자기표현이 약하고 상대방의 시선을 많이 의식합니다. 그래서 우울한 사람들은 잘 불안해하고, 강박적인 성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 형성된 성격이 평생을 가게 됩니다. 그뿐인가요?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대하고, (자식에게 영향을 끼치고 후손에게) 상속됩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과 가정 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새삼 절감합니다. 자녀를 양육할 때 부모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이 부족하나마 자기 의견을 충분히 표현하고 주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우울증 예방의 핵심입니다. 허용적이고 수용적이되 어떤 문제가 있을 때는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이것은 이렇다고 생각한다’ 또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청유형, 권유형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청유형, 권유형 대화에서 최종결정권자는 부모가 아니라 청유를 받은 사람, 즉 청소년이 주체가 됩니다. 그리고 만일 자녀가 부모의 청유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부모는 기다릴 줄 알아야 됩니다. 행동 변화는 금방 일어나지 않고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지요.”
정신과 진료에서는 가족 치료를 병행하는데, 그렇게 하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일차적으로 부모님의 요구와 간섭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자녀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되고, 자발적으로 되고, 자립적으로 되겠죠.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를 강하게 키운다고 혼찌검을 내는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아이는 눈치만 보고, 의존적으로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데, 선진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미국이나 유럽은 동양과는 달리 ‘표현형’ 문화가 있습니다. 서로 허물없이 자기주장을 합니다. 서구인들은 어려서부터 뭔가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리고 그 문제가 자기 스스로 노력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는 거리낌없이 부모와 상의하는 문화를 형성해왔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정신과 의사와 기탄없이 상의를 하게 되니 가족 문화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이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우리에게는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정신 건강 상담이나 치료에 대해서는 소홀하거나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진정한 건강에 대해 ‘신체적(생물학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 사회적인 건강, 영적인 건강’을 다 갖춘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의미를 잘 새겨봐야 됩니다. 오히려 정신과 진료를 마음공부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면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지요.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에 데리고 가듯 내 마음이 아플 때는 나를 정신과에 데려다 주는 것이죠. 부끄럽고 창피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 마음 밭은 보지 않고 외향으로만 치달리는 사람들이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느껴야지요. 마음이 만족스럽고 풍요로워진다면 상대방을 탓하거나, 배우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하늘을 탓하지 않습니다. 얼굴을 바꾸거나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도 않지요. 진정한 우울증 예방법과 해결책은 자기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나 우울한 감정을 자기 발전의 관점에서 수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격인가요? “좀 더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 어떤 점에서는 좀 낙천적인 유형의 사람들이겠지요. 한 번 실수하더라도, 시험 점수를 못 받아도 ‘까짓것, 다음에 잘하면 되지’ 하는 거죠. 프로 야구도 한 팀만 연전연승하면 재미없잖아요. 서로 이기고 지는 맛이 있어야 하듯, 자기 스스로가 부족한 점을 긍정하고 수용하고 격려해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이번에는 이러이러해서 좀 못했지만 다음에는 이것을 보완해서 잘 해보자’라고 자기 스스로에게도 격려하고 권유하고 청유합니다.”
최 병원장님께서는 어떻게 정신 건강을 관리하시는지요. 좋은 정신 건강 관리법을 소개해주세요. “자기를 수시로 점검하고 성찰하는 마음 공부를 해야겠지요. 마음은 자기를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올바르게 잘 가꿔집니다. 항상 마음을 수시로 점검하고 바라봐주면,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10분의 1로 뚝 떨어집니다.”
최 병원장님께서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지금 이 순간 내가 온전히 깨어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만족하지 않지만 부족함이 없는 상태, (구하는 모든 것이) 이미 내 안에 온전히 갖춰져 있음을 알아버린 상태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이라는 보물도 자기 내면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앓게 되는 우울증의 뿌리를 세 가지 단어로 압축하면 ‘상실감, 갈증, 불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마음의 상실감이나 갈증,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방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많은 성현들은 마음 밖에서는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노래하셨던가 보다. 인터뷰 끝 무렵, 최 병원장은 선시 한 편을 들려주었다.
“종일토록 봄을 찾아 다녔건만 봄을 보지 못했네/ 산으로 들로 짚신이 다 닳도록 헤맸네/ 돌아와 매화 향기를 웃으며 맡으니/ 봄은 가지 끝에 벌써 무르익었네.”
문의 031-986-9900, 02-2062-1119, www.ihanby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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