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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E∙S 통영 리조트 자연의 순리대로 곡선만 허락한 쉼터
맑고 온화한 기운이 흐르는 땅, 예향의 도시 통영에 한 폭의 그림 같은 리조트가 들어섰다. 환상적인 입지와 흠잡을 데 없는 객실 테라스에 서면 남해 바다 물빛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고요하고 편안한 휴식을 약속하는 곳, 마음이 시끄러울 땐 이곳에 머물러보자.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 아! 누구던가? /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청마 유치환의 ‘깃발’
누구나 시인이 되는 곳,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44개의 유인도와 2백6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미항이다. 유치환 시인의 ‘깃발’과 박경리 선생의 <김약국집 딸들>의 배경인 곳,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시인 김춘수, 화가 전혁림 등 많은 예술가가 태어나고 자란 예향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자연의 품에 안긴 조용한 휴양촌 온화한 기후로 연중 2백50일이 쾌청하다는 통영은 진정으로 평안한 땅이다. 평안 平安. 걱정이나 탈이 없다는 의미와 말랑말랑한 어감이 통영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다도해 푸른 바다 위에는 굴 양식 부표가 줄지어 떠 있고, 이 섬 저 섬을 오가는 연락선이 햇살 부서지는 수면 위를 소리 없이 가르는 곳.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동쪽 관문이기도 한 통영 미륵도 언덕 위에 담담하게 자리한 클럽 E・S 통영의 입지는 첫손에 꼽힐 만한 명당 중 명당이다.클럽 E・S 통영의 건립 목적은 ‘완벽한 쉼’이다. 통영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것, 신나고 재미있는 것, 요란한 액티비티 상품은 준비하지 않았다. 여흥을 위한 리조트가 아니기에 낮이고, 밤이고 새소리와 파도 소리, 풀벌레 소리만 속삭인다. 회원제 중심으로 운영하는 이유도 소란한 여행객을 배제하기 위해서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우리가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자연의 한가운데 둥지를 튼 이곳은 그저 조용히 쉬다, 걷다, 자다 가는 곳이다.

1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동쪽 관문, 다도해 쪽빛 바다가 일렁이는 미륵도 언덕 위에 클럽 E・S 통영이 그림처럼 놓여 있다. 탁월한 입지 덕에 객실은 물론 수영장과 카페, 오가는 길목에서도 이 압도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2 곡선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수십 번 마감을 다시 한 본관 2층의 레스토랑 창문.

중・장년층을 위한 품격 있는 조용한 휴양지 먹고, 마시고, 떠드는 휴양 문화를 추방하고 무조건 조용히 쉬었다 가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클럽 E・S 통영의 콘셉트는 이종용 대표의 의지다. 수년 전 충주 호반과 장쾌한 산악 경관이 멋들어진 충북 제천에 ‘클럽 E・S 제천’을 세워 성공리에 운영 중인 그는 제천에서 그랬듯 통영에서도 ‘중・장년층을 위한 품격 있는 조용한 휴양지’를 추구한다. “젊은 사람들은 갈 곳이 많잖아요. 저처럼 나이 든 사람들도 쉴 곳이 있어야지요. 살아온 세월만큼 되짚을 추억도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에게 이 리조트가 열심히 살아온 젊은 날을 보상받을 수 있는,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 되길 바랍니다.” 회사 ‘대표’가 아닌 ‘촌장 형님’으로 불러달라는 그는 스스로를 “불같은 열정과 고집을 재산 삼아 여기까지 왔다”고 소개했다. “제가 경상북도 왜관이 고향인 촌놈입니다. 고등학교 때 통영에 처음 여행 왔는데, 그때 ‘노년은 이런 곳에서 보내면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공사하는 내내 큰 애정을 쏟아 부었습니다.”총 부지 면적 199.264㎡, 드넓은 부지에 6동 76실 규모로 아담하게 지은 클럽 E・S 통영엔 건축가가 따로 없다. 모두 이종용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고 설계와 시공만 전문가에게 맡겼다. 부지를 결정한 뒤 기존의 획일화된 건축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나서기로 마음먹었고, 머릿속 그림을 현실화하기 위해 무작정 여행부터 떠났다.“태평양과 지중해의 아름다운 도시를 수없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섬에서 무릎을 ‘탁’ 쳤지요. 클럽 E・S 통영은 그 섬의 풍경을 모델 삼아 지었습니다. 그곳의 집과 리조트들은 새 옷인데도 오래 입은 옷처럼 세련되면서도 정감 어리고 편안한 모습이더군요.”클럽 E・S 통영은 국립공원 안에 짓는 것이기에 허가받는 데만 7년이 걸렸다. 허가가 떨어진 뒤 지극한 정성으로 지은 리조트는 지난해 7월에 완공됐다. 하지만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애초 예상대로 완성되지 않은 부분은 모두 재작업에 들어갔고 드디어 올해 6월,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건축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아야 합니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어요. 그래서 지붕이나 천장, 벽면과 난간 손잡이까지 직선으로 마무리된 부분은 모두 손을 봤습니다.”


3 통영의 따스한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가 객실 테라스 앞으로 끝없이 펼쳐진다.


4 지붕을 얹은 모양이 통영 앞바다에 떠 있는 섬들의 실루엣과 꼭 닮았다. 자연의 품에 담담하게 안긴 클럽 E・S 통영은 모든 선을 자연에서 가져와 직선 없이, 곡선으로만 마무리했다.

클럽 E・S 통영에서 그가 가장 공들인 것은 객실 입구부터 테라스 난간 등 곳곳에 설치한 참나무 난간이다. 3년 전부터 참나무를 추려 갈고 닦은 다음 음지에서 말리면서 보물처럼 아꼈다. 그의 뜻과 달리 나무를 반듯하게 깎으려는 인부들에게 “제멋대로 생긴 대로 나둬라. 새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낡은 집을 짓는다고 생각하라!”며 호통쳤다. 1942년생, 칠순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선 광채가 가실 줄을 몰랐다.


1 이종용 대표는 주방 공간을 디자인하며 수십 년 인생 고락을 함께한 부부가 신혼의 기분으로 돌아가 오순도순 정답게 요리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2 침실과 거실의 모든 가구와 조명등은 전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것들로 배치했다.



3 끝없이 펼쳐진 다도해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저쿠지. 이곳에 몸을 담그고 누우면 마음이 한없이 나른해진다.
4 참나무 난간과 색색의 계단이 아담한 리조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5 1층 양쪽으로 난 창문이 윙크하고 있는 듯한 클럽 E・S 통영 본관.
6 물길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갈 것만 같은 수영장. 이곳에서 조망하는 풍광 역시 훌륭하다.


눈길 가는 곳마다 담긴 애틋한 사연 가장 공들인 것이 참나무 난간이라면,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작업한 곳은 객실 내 주방이다. 클럽 E・S 통영은 객실마다 간단한 취사를 할 수 있는 아담한 주방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건물 완공 후 객실 내부 인테리어를 할 무렵 다른 가구들은 모두 결정했는데, 주방 가구만은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네모반듯한 일반 주방 가구가 이곳에 어울릴 리 없었던 것. 고심 끝에 흙으로 다져 벽을 세우고, 나무 선반을 끼워 넣는 식으로 주방을 완성했다. 이종용 대표는 “이 주방은 뜨겁게 연애하고 결혼한 부부가 수십 년을 함께한 뒤, 다시 신혼살림을 하듯 오순도순 정답게 요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본관 2층에 자리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의 지붕은 하루아침에 헐어 테라스로 만들기도 했다. 지붕 완공을 점검하기 위해 올라간 이 대표의 눈에 남해 바다에서 보기 드문 아름다운 석양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또 본관에서 객실로, 객실에서 카페로 향하는 길목의 조명등에는 통나무를 씌우고, 조도를 최대한 낮췄다.“발아래 무언가 걸려 넘어지지 않을 정도만 비추면 된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달빛과 별빛을 봐야지, 그 빛을 해치는 인공 조명을 환하게 켜면 안 되지요.”난간 하나, 조명등 하나도 공들여 다듬고 만든 공간. 세상 복잡한 일에서 잠시 떠나 인간 본연의 행복을 경험하고 싶을 때 이곳에 머물러보자.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을 때도 좋고,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며 애꿎은 바다에 원망을 떠넘기고 싶을 때도 좋겠다. 어떤 사연이 있든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각박한 일상에 큰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문의 02-508-2323, www.clubes.co.kr

(위) 중・장년층을 위한 조용하고 품격 있는 휴양지를 만들고 싶다는 클럽 E・S 통영의 이종용 대표. 풀벌레 소리와 달빛을 좋아하는 낭만파인 그가 고집과 열정, 강한 집념으로 세운 이곳은 곳곳마다 그의 손길과 애정이 배어 있다.

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