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디자인은 도시 마케팅이다”
2007년 가을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가 발표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회의장에는 감격과 놀라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세계 20여 곳의 쟁쟁한 후보 도시들을 물리치고 서울이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이제 우리 서울이 글로벌 도시 경쟁에서 ‘디자인’이라는 브랜드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시 디자인이라는 말에는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도시의 모습을 그저 예쁘게 꾸미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본질적인 변화를 지향합니다. 디자인은 더욱 편안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자 도시에 개성을 부여하고 질서를 갖게 하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도시의 부 富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일입니다.
21세기 도시는 이미 세계 시장을 무대로 유통되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도시가 잘 팔려야 나라가 부자가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시의 브랜드입니다. 브랜드가 있는 도시는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그렇지 않은 도시는 진열장에 나와보지도 못한 채 창고 속에 재고품처럼 박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21세기 치열한 글로벌 도시 경쟁 체제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서울의 브랜드는 런던과 파리, 뉴욕, 심지어는 신흥 두바이나 상하이와 견주어도 상당히 빈약합니다. 따라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승부할 브랜드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매력’이라는 키워드로 도시 정책의 프레임을 새롭게 짜 나아가겠다는 방향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중요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디자인입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전 세계인이 살고 싶고 찾아오고 싶은 도시의 기반이 마련되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 + 월드디자인마켓 _서울 SPRING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에든버러가 프린지 페스티벌을 통해 세계 문화 공연의 중심지이자 세계 최대의 문화 마켓으로 거듭났듯이, 이번 전시회가 세계 디자인 수도 서울의 위상을 높이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생활 속에서 디자인의 안목을 높이는 것이 곧 도시 디자인으로 연결되는 기본이라 믿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녹색 성장의 든든한 동반자”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 화두인 ‘그린 스타일’을 주제로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 제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ㆍ15 경축사에서 녹색 성장을 새로운 60년의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녹색 성장은 기후 및 환경, 에너지 문제에 대한 가장 미래 지향적인 패러다임입니다. 우리 후손에게 깨끗한 지구와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기 위해, 그리고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도해나가기 위해 녹색 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 행사가 녹색 성장을 향한 정부의 노력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공장과 사무실의 디자인을 개선함으로써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인 사례가 자주 보도됩니다. 환자에게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면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것은 물론 신체의 고통마저도 줄어든다는 연구, 학교 건물 디자인을 개선해 교내 폭력을 줄이고 학습 효과를 높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에서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디자인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하면 으레 전문가들(디자이너들)에게 맡겨야 할 뭔가 어려운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디자인이 그동안 일상의 생활과 문화가 아니라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 경제 성장을 위해 산업 디자인이 많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21세기 문화의 시대에는 디자인이 생활이 되고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디자인이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디자인 선진국에서도 문화 중심의 디자인 정책으로 이미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디자인 문화, 디자인 산업으로 디자인의 차원을 높일 때 디자인이 일상화되고 국민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디자인이 우러나오게 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 나라의 모든 제품에 경쟁력도 생기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선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만들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야말로 디자인의 처음이자 끝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또한 서울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월드디자인마켓_서울 SPRING’이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특별 전시와 기획 전시, 브랜드 전시, 세미나 등 다채롭고 알찬 행사들로 채워진다고 하니 하루빨리 달려가 보고 싶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