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가족 팀워크 단단하게 다지는 법 2009년 우리 패밀리가 뜬다
김 권사와 박 권사의 자식 사랑
한 교회에 권사님 두 분이 계셨습니다. 소싯적 친구로 평생을 형제처럼 살아오셨지요.
두 가족들도 절친합니다. 어느 날 두 분이 여행을 떠나시고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자리에 안 계신 어머니들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다가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 권사님네 아들딸들은 저마다 ‘엄마가 자기를 가장 사랑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나만 몰래 사탕을 쥐여주셨다.” “무슨 말씀, 그때 내가 엄마 등에 업혀 있었는데 두 손에 사탕을 들고 있었는걸.”
“아, 그 사탕! 엄마가 봉지째 주시기에 동생들도 나눠주라고 내가 드린 거야.”
이렇게 엄마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자랑이 끝도 없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김 권사님 가족들은 의아했습니다. 그들은 틈만 나면 “엄마는 늘 큰오빠만 챙겼어.” “아냐, 엄마가 가장 사랑한 자식은 둘째 언니야.”
“어쨌든 제일 불쌍한 건 나였어. 늘 뒷전이었잖아?” 모두가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동기간 사이에도 늘 묘한 질투심과 갈등이 잠복해 있었지요.
두 분의 자식 사랑은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식들 반응이 이렇게 판이한 이유는 뭘까 다들 궁금했습니다. 그날의 결론은 이랬습니다.
박 권사님은 군불을 지피며 연기에 눈물을 흘리다가도 막내가 칭얼거리면 꼬박꼬박 역성을 들어줬습니다. 밭 매는데 옆에서 치대는 셋째 딸도 곱다며 얼굴을 쓰다듬었습니다. 자식들 각자에게 눈을 맞추며 ‘이 세상에 너보다 귀한 아이는 없다’며 웃어주지요. 메라비언 법칙이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말의 비중은 7%, 음성 38%, 보디랭귀지 55%. 그중에서 어떤 기관이 가장 많이 쓰이냐면 단연 눈입니다. 사람은 눈으로 가장 많은 말을 합니다. 눈을 맞추는 것이 입을 맞추는 것보다 더 강합니다.
눈이 맞아야 사랑이 시작되지 않습니까? 클린턴이 르윈스키를 단박에 후린 비법도 1초의 ‘주목’이었다고요. 큰아이와 대화할 땐 큰아이만, 막내와 놀 땐 막내만 주목하세요.단 1초를 보더라도 사랑을 듬뿍 담아 ‘느끼하게’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왼쪽) 이상선 작, ‘아해 兒孩-날으는 들꽃’(2008)

부모부터 칭찬받기에 익숙해지라
1. 엄마가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외출하신다.
“엄마, 오늘 끝내주는데.” “이 녀석아,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깨갱. 괜히 야단맞았다.)
2. 엄마가 미장원 가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오셨다. 너무 짧아서 좀 촌스러워 보이지만.
“엄마, 머리 짧으니까 시원해 보인다.” “근데 네 표정은 왜 그래?” (앗, 역시 빈말하면 안 되겠군.)
3. 엄마를 찾는 전화가 계속 온다.
“엄마는 왜 그렇게 인기가 좋아? 정말 부럽다.”
“바빠 죽겠는데 약 올리냐? 다 돈 내라는 전화야.” (한 번 더 말 걸면 얻어맞겠다.)
4. 엄마, 아빠가 모처럼 담소를 나누신다.
“엄마, 아빠는 웃을 때가 제일 멋있어요.”
아빠: “너 그거 욕이지?” 엄마: “그럼 보통 땐?”
(식은땀 주룩.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엄마, 아빠가 설마 있겠습니까마는 농담이라도 이렇게 하시면 곤란합니다. 아이가 칭찬할 때는 제대로 받으십시오. 그러고 보니 ‘칭찬 제대로 받는 법’을 배운 적이 없군요. “과찬이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손을 내저으면 자기는 겸손한 사람이 될지 몰라도 애써 칭찬해준 사람은 무안해져 다신 그런 말 안 하게 됩니다.“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칭찬은 무조건 감사히 받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대답하십시오. 그래야 계속 칭찬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꼭 가르치십시오. 칭찬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야 계속 칭찬받는 법입니다. 복도 이렇게 받아야 넝쿨째 굴러들어오겠지요. 

*명함에 ‘코치’라고 찍어 가지고 다닌 지 5년째. 글을 쓴 이규창 씨는 수많은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들은 지혜를 얻고 용기를 회복했으며 많이 웃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가 한 일은 별로 없다지요.
그저 눈 맞추며 열심히 듣고, 질문 몇 가지 했을 뿐이랍니다. 재주가 무뎌 딱히 해줄 말이 없었던 게 천만다행이랍니다. 지금도 기업인, 학부모, 학생들에게 강의・코칭합니다. 서울대 영문학과에서 배우고 <조선일보> IT 기자로 일했습니다. 블로그(blog.naver.com/jace1123)를 운영하며 책 <신나는 아빠 신나는 편지>를 냈습니다.

나도연/이규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