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아내의 남편이다. 그래서 더더욱 ‘아침밥을 챙겨줘라’ ‘무조건 칭찬해줘라’ ‘멋진 섹스 파트너가 돼라’ ‘남편만의 시간을 만들어줘라’같은 글을 쓰고 싶진 않다. 힘든 시절에 남편들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아내만의 비타민’ ‘아내만의 보약’ ‘아내만의 안마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먼저 남편의 속내를 들여다볼 마음의 돋보기를 준비할 것.
(왼쪽) 오순환 작, ‘연주’(2008)
남편이 좌절 모드일 때 엄마 모드로 변신하라 사람은 실패와 좌절에 빠졌을 때 어린아이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퇴행’이라고 하는데 이럴 때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위로하고 안아주는 엄마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때 아내로부터 거절당하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영원히 마음의 문을 닫고 겉으로만 맴돌게 된다. 종교개혁을 하던 루터가 실망에 빠져 있을 때 어느 날 아내가 상복을 입고 울고 있었다. 루터가 “누가 죽었소?”라고 묻자 아내는 “남편이 죽었어요. 지금 남편은 제 남편이 아니에요. 제 남편은 종교개혁을 이뤄낼 멋진 사람이었거든요”라고 답했다. 루터는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종교개혁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혜로운 아내는 남편이 실패와 낙심에 빠졌을 때 엄마 모드로 변신해 기다려주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용기를 줄 줄 안다. 다만 탁월한 합리성으로 마구 지적해대는 ‘너무 지적인 엄마’가 되지는 말 것.
집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하라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으로 칭찬과 격려만 한 게 없다. 그러나 반드시 상황에 맞는 칭찬을 해야 효과가 있다. 설거지 한 번 해준 것에 ‘역시 내 남편!’ ‘설거지의 달인이다’ 같은 뻔한 감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그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칭찬과 보상을 해주는 것이 낫다. 봉투에 1, 2만 원만 넣고 “청소해줘서 고마워. 당신의 그 마음에 감사해서 주는 상금이야!”라고 구체적인 보상을 해주는 방법이다. 물론 주기적으로 하면 기대심리가 생겨 역효과가 생길 수 있으니 이 방법은 가끔씩 써야 한다. 좀 더 큰 일을 해냈다면 액수를 조금씩 높이면 된다. 이런 작은 칭찬과 보상으로 남편은 자신감이 쌓이게 될 것이다. 집 안에서뿐만 아니라 바깥일에서도 성공 습관이 몸에 밴 남자가 되는 건 당연지사다.
‘가장의 날’을 만들어라 우리는 리추얼 ritual(의식, 예식) 부재의 시대에 산다. 어릴 적엔 그래도 국민의례나 아침 조회가 있었고, 극장에서도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길거리 응원이나 촛불 집회가 바로 리추얼을 찾으려는 현대인의 심리적 욕구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유대인은 안식일이라는 리추얼이 있었기에 나라 없이도 2천 년을 지탱할 수 있었다. 가정에도 기둥이 되는 리추얼이 필요하다.‘가장의 날’을 시행해보라. 격월이나 분기별이 적당할 것 같다.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되 이날만 쓰는 남편 전용 찌개 그릇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거기에 “누구든 내 남편 외에 이 그릇에 수저를 넣는 자는 이유 불문하고 발포함”이라는 경고문이라도 부착해놓는다면?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라. “여보! 당신이 한 달 동안 수고한 덕분에 가족 모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묵묵히 참고 견뎌줘서 고마워요.” 가족 상담 치료 센터에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눈물을 훔쳐낸다. 남편에게 가장 자격도, 능력도 안 된다고 말하지 말라. 자격을 부여하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이 남편이다. 가장이란 장 長 직임을 주었으니 하늘의 별도 따 올 것이다. 가장의 권위는 아내를 통해 세워진다.
남편의 말을 ‘그냥’ 들어주라 공감해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감까지 하며 듣는 건 상담사나 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냥 듣기와 반복하기를 연습하라. 남편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다가 가끔씩 그대로 반복해주면 된다. “그래? 그랬어?” 정도에서 끝나야 한다. 대꾸나 가당찮다는 표정 대신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효과는 탁월하다. 남자는 ‘들어줄’ 대상을 찾아 지구를 헤맨다. 물론 그 말이라는 게 대부분 ‘뻥’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편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아내의 현실 감각적인 시각으로 볼 땐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으라는 말이다. 남자는 ‘씨 뿌리는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그 씨를 뿌리기 위해 하루 종일 ‘씨부렁댄다’. 세상엔 남편들이 뿌린 씨가 사방에 널려 있지만 그 씨가 발아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곳은 그의 아내가 믿음, 긍정으로 흙을 덮어준 곳이다. 남편의 말이 아무리 가당찮아도 이렇게 말해주라. “당신은 무슨 말을 하면 꼭 그렇게 되더라!”
*아내와 남편의 알 듯 모를 듯한 심리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점을 hkchoi@design.co.kr로 보내주세요.전문가의 친절한 해결법을 지상 중계해드립니다.
(왼쪽) 오순환 작, ‘연주’(2008)
남편이 좌절 모드일 때 엄마 모드로 변신하라 사람은 실패와 좌절에 빠졌을 때 어린아이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퇴행’이라고 하는데 이럴 때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위로하고 안아주는 엄마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때 아내로부터 거절당하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영원히 마음의 문을 닫고 겉으로만 맴돌게 된다. 종교개혁을 하던 루터가 실망에 빠져 있을 때 어느 날 아내가 상복을 입고 울고 있었다. 루터가 “누가 죽었소?”라고 묻자 아내는 “남편이 죽었어요. 지금 남편은 제 남편이 아니에요. 제 남편은 종교개혁을 이뤄낼 멋진 사람이었거든요”라고 답했다. 루터는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종교개혁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혜로운 아내는 남편이 실패와 낙심에 빠졌을 때 엄마 모드로 변신해 기다려주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용기를 줄 줄 안다. 다만 탁월한 합리성으로 마구 지적해대는 ‘너무 지적인 엄마’가 되지는 말 것.
집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하라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으로 칭찬과 격려만 한 게 없다. 그러나 반드시 상황에 맞는 칭찬을 해야 효과가 있다. 설거지 한 번 해준 것에 ‘역시 내 남편!’ ‘설거지의 달인이다’ 같은 뻔한 감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그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칭찬과 보상을 해주는 것이 낫다. 봉투에 1, 2만 원만 넣고 “청소해줘서 고마워. 당신의 그 마음에 감사해서 주는 상금이야!”라고 구체적인 보상을 해주는 방법이다. 물론 주기적으로 하면 기대심리가 생겨 역효과가 생길 수 있으니 이 방법은 가끔씩 써야 한다. 좀 더 큰 일을 해냈다면 액수를 조금씩 높이면 된다. 이런 작은 칭찬과 보상으로 남편은 자신감이 쌓이게 될 것이다. 집 안에서뿐만 아니라 바깥일에서도 성공 습관이 몸에 밴 남자가 되는 건 당연지사다.
‘가장의 날’을 만들어라 우리는 리추얼 ritual(의식, 예식) 부재의 시대에 산다. 어릴 적엔 그래도 국민의례나 아침 조회가 있었고, 극장에서도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길거리 응원이나 촛불 집회가 바로 리추얼을 찾으려는 현대인의 심리적 욕구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유대인은 안식일이라는 리추얼이 있었기에 나라 없이도 2천 년을 지탱할 수 있었다. 가정에도 기둥이 되는 리추얼이 필요하다.‘가장의 날’을 시행해보라. 격월이나 분기별이 적당할 것 같다.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되 이날만 쓰는 남편 전용 찌개 그릇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거기에 “누구든 내 남편 외에 이 그릇에 수저를 넣는 자는 이유 불문하고 발포함”이라는 경고문이라도 부착해놓는다면?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라. “여보! 당신이 한 달 동안 수고한 덕분에 가족 모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묵묵히 참고 견뎌줘서 고마워요.” 가족 상담 치료 센터에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눈물을 훔쳐낸다. 남편에게 가장 자격도, 능력도 안 된다고 말하지 말라. 자격을 부여하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이 남편이다. 가장이란 장 長 직임을 주었으니 하늘의 별도 따 올 것이다. 가장의 권위는 아내를 통해 세워진다.
남편의 말을 ‘그냥’ 들어주라 공감해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감까지 하며 듣는 건 상담사나 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냥 듣기와 반복하기를 연습하라. 남편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다가 가끔씩 그대로 반복해주면 된다. “그래? 그랬어?” 정도에서 끝나야 한다. 대꾸나 가당찮다는 표정 대신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효과는 탁월하다. 남자는 ‘들어줄’ 대상을 찾아 지구를 헤맨다. 물론 그 말이라는 게 대부분 ‘뻥’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편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아내의 현실 감각적인 시각으로 볼 땐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으라는 말이다. 남자는 ‘씨 뿌리는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그 씨를 뿌리기 위해 하루 종일 ‘씨부렁댄다’. 세상엔 남편들이 뿌린 씨가 사방에 널려 있지만 그 씨가 발아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곳은 그의 아내가 믿음, 긍정으로 흙을 덮어준 곳이다. 남편의 말이 아무리 가당찮아도 이렇게 말해주라. “당신은 무슨 말을 하면 꼭 그렇게 되더라!”
*아내와 남편의 알 듯 모를 듯한 심리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점을 hkchoi@design.co.kr로 보내주세요.전문가의 친절한 해결법을 지상 중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