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70세가 되자 사철 옷가지가 담긴 가방 두 개만 남기고 살림을 모두 치웠다”
“70세가 되면 가방 두 개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 어디든 떠나서 자리 잡으면 그곳이 집이다. 나는 평생을 아껴온 앤티크 가구며 수십 년 손때 묻은 살림살이를 모두 없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내가 떠난 후 남겨진 물건들은 자식에게 짐이다. 자식이 남겨달라 부탁하지 않는다면 미리 없애는 것이 좋다. 평생을 그렇게 물건과 장소에 얽매어 살았다면, 비교적 책임이 덜한 노년에는 두 손을 가볍게 하고 자유를 즐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_ 헤어 디자이너 그레이스 리
2 딸과 손자 손녀에게 물려줄 ‘나만의 요리책’을 만들라
“마늘은 까서 플라스틱 통에 넣어두고 써도 되는데 일주일분 정도씩은 다져서 작은 통에 넣고 쓰면 손쉽다. 칼자루로 이기지 말고 칼등으로 톡톡 친 후 칼로 몇 번 다지면 쉽고 까놓은 마늘이 있을 때에는 마늘 다지는 기계로 해도 되는데, 난 그 기계 씻는 것이 더 힘든 것 같더라. 귀찮아도 가늘게 채 친 후 다시 다지면 마늘 누린내가 안 나서 좋지.” _<며느리에게 주는 책>(장선용 지음) 중
가끔 콕 짚어서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 멸치볶음, 미역국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내 어머니가 이런 요리 편지를 남겨주신다면 그 어떤 유산보다 더 든든하고도 감사할 것이다.
3 나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는 나만의 시간을 의미한다
집 안 어딘가에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라. 아이들 방과 남편의 서재처럼 독립된 공간을 따로 마련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주방 한편이나 베란다 코너라도 좋다. 자기만의 공간이란 ‘자기만의 시간’을 의미한다. 엄마로 아내로 가족을 돌보는 일상에서 벗어나 책 읽고 차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나만을 위해 꾸미는 공간인 만큼 남들의 시선이나 가족을 위한 배려는 잠시 접어두자. 핑크색 헬로 키티로 가득 채워진 유치한 공간도 좋고 최고급 가구로 꾸민 호사스러운 공간도 좋다. 내가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4 정신과 의사와 안면 트고 지내라
폐경기가 다가오는 50대 여성은 극심한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기 쉽다. 또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유년기의 상처나 젊은 시절의 안 좋은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쉽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나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일로 고민하고 있다면 정신과 의사를 찾는 일을 두려워 말라. 비밀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상처가 치료될 수 있다. 행복한 인생의 출발은 언제나 마음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5 속옷에 투자하라
“큰 힘은 안에서부터 나오고 옷 맵시는 속옷에서 나온다. 낡고 닳은 속옷은 버려라. 잘 갖춰 입은 속옷이야말로 패션에 자신감을 주는 요소이다. 특히 체형은 자꾸 변하기 때문에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 사이즈를 재고, 사이즈가 달라지면 기존에 착용하던 것을 과감히 버리고 현재 사이즈에 맞는 속옷을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_<정현정의 뷰티 코드>(철학과 현실사) 중
6 이것만 봐도 반은 잘 왔다
영화 “당신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_<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바이올린 선율처럼 섬세하게 그린 노년의 사랑, 그 맑은 떨림 _<라벤더의 연인들> 6주간의 생애 마지막 여행 _<스트레이트 스토리>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쓰는 불협화음의 남자 둘 _<버킷 리스트>
책 96세 할머니가 들려주는 노년과 독신 생활 예찬론 _<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 ‘노년 에세이’ 대표 선수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 _<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와 <중년 이후> 그림동화 작가 존 버닝햄이 전하는 나이 듦의 유쾌함 _<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7 눈썹 그리는 기술을 연마하라
“수년간 화장을 해온 여자라 해도 눈썹 그리는 데 자신 있어 하는 여성은 의외로 많지 않아요. 특히 세월이 흘러 눈썹 숱까지 적어진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내 얼굴에 맞는 자연스러운 눈썹 그리는 법을 익히세요. 회색은 나이 들어 보일 수 있고, 검은색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니 흑갈색이나 회갈색의 다소 딱딱한 펜슬을 사용하세요. 눈썹산을 강조해 가늘게 그리는 것보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소 짧게 그리는 것이 좀 더 어려 보일 수 있는 노하우입니다.” _메이크업 아티스트 문준희
8 소비에 신중하라, 30년째 같은 의자 쓰는 IKEA 회장 잉그바르 캄프라드처럼
낡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라. 신중한 소비가 가치 있는 물건의 대물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유행에 따라 소비하기보다는 자신의 필요와 취향, 감성을 고려한 신중한 소비가 필요하다. 즉흥적인 소비는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만들지만 신중한 소비는 안목을 키워내고 대를 물리는 보물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꼭 비싼 물건일 필요는 없다. 매년 세계 갑부 1위를 두고 빌 게이츠와 겨루기를 하는 IKEA 회장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30년째 같은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 의자는 낡고 오래되었기에 더 가치있는 것인지 모른다.
9 나만의 ‘선물용’ 메뉴를 개발하라
“‘음식 끝에 정 난다’고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방법 중 하나는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누는 거예요. 그럴 때 만들기 좋은 것이 바로 계절 저장 음식이지요. 이를 테면 매실, 살구, 복숭아, 오이 같은 제철 재료를 이용해 장아찌나 잼, 술 등을 만드는 겁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이벤트 삼아 크게 한번 담가놓기만 하면 시간이 완성해주는 음식으로 두고두고 남들한테 퍼주기도 좋지요. 매실주를 선물하면 매실 나는 계절에 내가 생각날 테고, 복숭아잼을 선물하면 복숭아 나는 계절에 나를 생각하겠지요.” _ 푸드 스타일리스트 노영희
10 여자는 죽는 순간까지 매력적이어야 한다
국토 순례를 감행한 황안나 씨는 자신의 블로그(kr.blog.yahoo.com/ropa420kr)에서 이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화장실에서 칫솔질과 용변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데 아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남편은 겁이 났는지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황안나 씨는 이렇게 토로했다. “아~!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남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는 거다. 난 아직 여자니까. 그래도 남편에게 이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칫솔을 입에 물고 거품을 뿌옇게 입술 가득 바른 채 온통 찡그린 얼굴로 이 세상 고통을 혼자 짊어진 듯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었으니, 그 모습이 남편 눈에 어찌 비쳤을지….” 황안나 씨처럼 ‘여자’임을 자꾸 의식해야 한다. 여자는 죽을 때까지 매력적이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단정하고 곱게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11 남편이 더 멋지게 나이 들도록 하자
남편이 성공적으로 나이 먹어야 나의 중년 이후도 기름지다. 남편과 후반전을 즐겁게 보내려면 남편의 건강 지수부터 체크할 것.
12 색조 화장품을 아껴라
“나이 든 여자가 짙은 화장을 하는 거, 솔직히 아름답지 않아요. 소설가 박경리*박완서 씨를 떠올려보세요. 나이 든 여성이지만 참 아름답잖아요. 거기에 화장을, 덧칠을 했다고 생각해봐요. 세월이 그들에게 안겨준 아름다움이 사라진다고요.”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씨의 조언이다. 메이크업을 과도하게 하는 50대 여성을 보면 마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피부에 잡티가 생겼다면 파운데이션만, 눈매가 또렷하지 않다면 아이라인만, 혈색이 없다면 립스틱만 조금 사용해라. 얼굴에 너무 많은 색을 담으려 하지 마라.
13 여성의 몸을 위한 식습관 바로 알기
1 매 끼니마다 잡곡밥과 생야채를 먹어라
2 지방을 멀리하라
3 하루에 한 번 이상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음식을 먹자 두부, 된장 등 콩류 식품과 해바라기 씨, 과일, 녹황색 채소를 하루 한 번 이상 양껏 먹는다.
4 갱년기라면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을 매일 먹자 항산화제는 갱년기로 인해 생기는 안면홍조, 발한, 질 건조증, 피로를 감소시킨다. 특히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옥수수와 해바라기 씨를 직접 먹어도 되고 기름으로 먹어도 좋다. 그 외에 견과류와 시금치 등의 푸른 잎 야채를 생으로 먹어도 비타민 E를 섭취할 수 있다.
5 붕소를 함유한 음식을 하루에 한 번 이상 먹어라 붕소를 하루에 3mg만 섭취해도 혈중 에스트로겐을 증가시킨다. 붕소가 많이 함유된 식품은 자두, 딸기, 양배추, 사과, 셀러리, 무화과 등이다.
6 하루 한 번, 청국장을 먹자 청국장은 콩의 배아에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골다공증, 갱년기 장애, 유방암 등의 여성 질환을 완화시킨다. 또한 청국장에는 제니스틴이라는 물질이 풍부한데 이는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단, 양념을 자극적으로 하거나 짜게 끓여서 먹는다면 청국장을 먹어서 얻는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_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
14 텃밭 가꾸기를 시작하라
“텃밭을 가꾸면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 밭일을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어요. 아로마테라피를 일부러 할 필요도 없어요. 허브나 야생화가 피어나는 것을 보고, 냄새 맡으며 자연스럽게 아로마테라피가 되는걸요. 사계절이 바뀜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것을 보며, 그 열매를 거둬 식탁에 올리는 일만큼 즐거운 일을 찾기란 힘들죠. 채소와 과일을 생산하거나 예쁜 텃밭을 가꾸며 창조하는 일에 투자하다 보면 나이 드는 걸 잊곤 합니다.”_허브 요리 연구가 박현신
15 ‘계로록戒老綠’을 쓰라
‘계로록’이란 성찰, 배움, 상상과 도전 등에 관한 자신의 시각으로 늙어감을 관조하고 경계하는 글을 이른다. ‘계로록’은 소노 아야코가 자신의 계로록으로 책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를 펴내면서 알려진 용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계로록을 쓴 여성들이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은 본지 158쪽에 소개한 황안나 씨의 어머니 홍영녀 씨. 일흔 넘어 독학으로 한글을 배운 뒤부터 매일 수첩에 일기를 썼다. “흘러 흘러 저 배는/어디로 가는 배냐/앞쪽으로 타는 사람은/먼 수평선을 보고/뒤쪽으로 타는 사람은/그 누구를 기다리네.” 산문으로, 때론 시조 형식으로 삶을 성찰한 글을 모아 책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냈다. 취향에 따라서 ‘사진 자서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30, 40, 50대 등 10년 단위로 사진을 모아 각각 한 권의 스크랩북에 묶어보자. 10년 주기로 취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년 뒤에 탄생할 사진 자서전에는 어디서 누구와 함께 어떤 표정으로 포착된 사진이 들어 있으면 좋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앞날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16 돈이 있어야 더 우아하다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 씨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3대 저축’을 강조했다. “건강, 실력, 그리고 돈을 저축하세요. 인생에서 경제적인 저축은 1순위나 2순위는 아니어도 반드시 필요한 3순위는 되지요. 30대부터 월급의 30%는 저축하세요.”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은퇴 후 현재와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자금이 얼마큼 필요할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투자회사 JP모건 인베스트가 발표한 ‘행복한 노후 자금 계산법’을 소개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노후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필요한 돈은 ‘현재 연봉×{55-(나이/3)-(은퇴 나이/7)}’로 산출된 금액이다. 물론 이 계산법이 우리나라 실정에 꼭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조사 결과 중 “사람들이 은퇴 후엔 씀씀이가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소비 성향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기억하는 게 좋겠다.
17 눈 감기 전에 꼭 파산하라
돈은 인생이라는 강물을 좀 편하게 건너기 위한 나룻배와 같은 것. 강물을 건넜으면 나룻배를 버려야 한다. 그러니 강을 다 건너 눈 감을 때가 될 무렵에는 나룻배(돈)가 없도록 하라. 방법은 몇 가지 있다. 생을 다하기 전, 살면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에 돈을 투자해보는 것이다. 세계일주도 좋고, 자비로 책을 출판해보는 방법도 있고, 온 가족과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 혹은 가진 재산을 기부하는 방법이다. 요즘 의식이 앞선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식에게 유산을 남겨주는 게 오히려 독이라며 최소한의 재산만 남기고 대부분을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운동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 행복한 파산일게다.
“70세가 되면 가방 두 개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 어디든 떠나서 자리 잡으면 그곳이 집이다. 나는 평생을 아껴온 앤티크 가구며 수십 년 손때 묻은 살림살이를 모두 없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내가 떠난 후 남겨진 물건들은 자식에게 짐이다. 자식이 남겨달라 부탁하지 않는다면 미리 없애는 것이 좋다. 평생을 그렇게 물건과 장소에 얽매어 살았다면, 비교적 책임이 덜한 노년에는 두 손을 가볍게 하고 자유를 즐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_ 헤어 디자이너 그레이스 리
2 딸과 손자 손녀에게 물려줄 ‘나만의 요리책’을 만들라
“마늘은 까서 플라스틱 통에 넣어두고 써도 되는데 일주일분 정도씩은 다져서 작은 통에 넣고 쓰면 손쉽다. 칼자루로 이기지 말고 칼등으로 톡톡 친 후 칼로 몇 번 다지면 쉽고 까놓은 마늘이 있을 때에는 마늘 다지는 기계로 해도 되는데, 난 그 기계 씻는 것이 더 힘든 것 같더라. 귀찮아도 가늘게 채 친 후 다시 다지면 마늘 누린내가 안 나서 좋지.” _<며느리에게 주는 책>(장선용 지음) 중
가끔 콕 짚어서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 멸치볶음, 미역국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내 어머니가 이런 요리 편지를 남겨주신다면 그 어떤 유산보다 더 든든하고도 감사할 것이다.
3 나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는 나만의 시간을 의미한다
집 안 어딘가에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라. 아이들 방과 남편의 서재처럼 독립된 공간을 따로 마련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주방 한편이나 베란다 코너라도 좋다. 자기만의 공간이란 ‘자기만의 시간’을 의미한다. 엄마로 아내로 가족을 돌보는 일상에서 벗어나 책 읽고 차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나만을 위해 꾸미는 공간인 만큼 남들의 시선이나 가족을 위한 배려는 잠시 접어두자. 핑크색 헬로 키티로 가득 채워진 유치한 공간도 좋고 최고급 가구로 꾸민 호사스러운 공간도 좋다. 내가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4 정신과 의사와 안면 트고 지내라
폐경기가 다가오는 50대 여성은 극심한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기 쉽다. 또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유년기의 상처나 젊은 시절의 안 좋은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쉽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나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일로 고민하고 있다면 정신과 의사를 찾는 일을 두려워 말라. 비밀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상처가 치료될 수 있다. 행복한 인생의 출발은 언제나 마음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5 속옷에 투자하라
“큰 힘은 안에서부터 나오고 옷 맵시는 속옷에서 나온다. 낡고 닳은 속옷은 버려라. 잘 갖춰 입은 속옷이야말로 패션에 자신감을 주는 요소이다. 특히 체형은 자꾸 변하기 때문에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 사이즈를 재고, 사이즈가 달라지면 기존에 착용하던 것을 과감히 버리고 현재 사이즈에 맞는 속옷을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_<정현정의 뷰티 코드>(철학과 현실사) 중
6 이것만 봐도 반은 잘 왔다
영화 “당신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_<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바이올린 선율처럼 섬세하게 그린 노년의 사랑, 그 맑은 떨림 _<라벤더의 연인들> 6주간의 생애 마지막 여행 _<스트레이트 스토리>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쓰는 불협화음의 남자 둘 _<버킷 리스트>
책 96세 할머니가 들려주는 노년과 독신 생활 예찬론 _<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 ‘노년 에세이’ 대표 선수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 _<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와 <중년 이후> 그림동화 작가 존 버닝햄이 전하는 나이 듦의 유쾌함 _<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
7 눈썹 그리는 기술을 연마하라
“수년간 화장을 해온 여자라 해도 눈썹 그리는 데 자신 있어 하는 여성은 의외로 많지 않아요. 특히 세월이 흘러 눈썹 숱까지 적어진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내 얼굴에 맞는 자연스러운 눈썹 그리는 법을 익히세요. 회색은 나이 들어 보일 수 있고, 검은색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니 흑갈색이나 회갈색의 다소 딱딱한 펜슬을 사용하세요. 눈썹산을 강조해 가늘게 그리는 것보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소 짧게 그리는 것이 좀 더 어려 보일 수 있는 노하우입니다.” _메이크업 아티스트 문준희
8 소비에 신중하라, 30년째 같은 의자 쓰는 IKEA 회장 잉그바르 캄프라드처럼
낡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라. 신중한 소비가 가치 있는 물건의 대물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유행에 따라 소비하기보다는 자신의 필요와 취향, 감성을 고려한 신중한 소비가 필요하다. 즉흥적인 소비는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만들지만 신중한 소비는 안목을 키워내고 대를 물리는 보물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꼭 비싼 물건일 필요는 없다. 매년 세계 갑부 1위를 두고 빌 게이츠와 겨루기를 하는 IKEA 회장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30년째 같은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 의자는 낡고 오래되었기에 더 가치있는 것인지 모른다.
9 나만의 ‘선물용’ 메뉴를 개발하라
“‘음식 끝에 정 난다’고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방법 중 하나는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누는 거예요. 그럴 때 만들기 좋은 것이 바로 계절 저장 음식이지요. 이를 테면 매실, 살구, 복숭아, 오이 같은 제철 재료를 이용해 장아찌나 잼, 술 등을 만드는 겁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이벤트 삼아 크게 한번 담가놓기만 하면 시간이 완성해주는 음식으로 두고두고 남들한테 퍼주기도 좋지요. 매실주를 선물하면 매실 나는 계절에 내가 생각날 테고, 복숭아잼을 선물하면 복숭아 나는 계절에 나를 생각하겠지요.” _ 푸드 스타일리스트 노영희
10 여자는 죽는 순간까지 매력적이어야 한다
국토 순례를 감행한 황안나 씨는 자신의 블로그(kr.blog.yahoo.com/ropa420kr)에서 이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화장실에서 칫솔질과 용변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데 아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남편은 겁이 났는지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황안나 씨는 이렇게 토로했다. “아~!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남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는 거다. 난 아직 여자니까. 그래도 남편에게 이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칫솔을 입에 물고 거품을 뿌옇게 입술 가득 바른 채 온통 찡그린 얼굴로 이 세상 고통을 혼자 짊어진 듯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었으니, 그 모습이 남편 눈에 어찌 비쳤을지….” 황안나 씨처럼 ‘여자’임을 자꾸 의식해야 한다. 여자는 죽을 때까지 매력적이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단정하고 곱게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11 남편이 더 멋지게 나이 들도록 하자
남편이 성공적으로 나이 먹어야 나의 중년 이후도 기름지다. 남편과 후반전을 즐겁게 보내려면 남편의 건강 지수부터 체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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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색조 화장품을 아껴라
“나이 든 여자가 짙은 화장을 하는 거, 솔직히 아름답지 않아요. 소설가 박경리*박완서 씨를 떠올려보세요. 나이 든 여성이지만 참 아름답잖아요. 거기에 화장을, 덧칠을 했다고 생각해봐요. 세월이 그들에게 안겨준 아름다움이 사라진다고요.”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씨의 조언이다. 메이크업을 과도하게 하는 50대 여성을 보면 마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피부에 잡티가 생겼다면 파운데이션만, 눈매가 또렷하지 않다면 아이라인만, 혈색이 없다면 립스틱만 조금 사용해라. 얼굴에 너무 많은 색을 담으려 하지 마라.
13 여성의 몸을 위한 식습관 바로 알기
1 매 끼니마다 잡곡밥과 생야채를 먹어라
2 지방을 멀리하라
3 하루에 한 번 이상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음식을 먹자 두부, 된장 등 콩류 식품과 해바라기 씨, 과일, 녹황색 채소를 하루 한 번 이상 양껏 먹는다.
4 갱년기라면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을 매일 먹자 항산화제는 갱년기로 인해 생기는 안면홍조, 발한, 질 건조증, 피로를 감소시킨다. 특히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옥수수와 해바라기 씨를 직접 먹어도 되고 기름으로 먹어도 좋다. 그 외에 견과류와 시금치 등의 푸른 잎 야채를 생으로 먹어도 비타민 E를 섭취할 수 있다.
5 붕소를 함유한 음식을 하루에 한 번 이상 먹어라 붕소를 하루에 3mg만 섭취해도 혈중 에스트로겐을 증가시킨다. 붕소가 많이 함유된 식품은 자두, 딸기, 양배추, 사과, 셀러리, 무화과 등이다.
6 하루 한 번, 청국장을 먹자 청국장은 콩의 배아에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골다공증, 갱년기 장애, 유방암 등의 여성 질환을 완화시킨다. 또한 청국장에는 제니스틴이라는 물질이 풍부한데 이는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단, 양념을 자극적으로 하거나 짜게 끓여서 먹는다면 청국장을 먹어서 얻는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_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
14 텃밭 가꾸기를 시작하라
“텃밭을 가꾸면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 밭일을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어요. 아로마테라피를 일부러 할 필요도 없어요. 허브나 야생화가 피어나는 것을 보고, 냄새 맡으며 자연스럽게 아로마테라피가 되는걸요. 사계절이 바뀜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것을 보며, 그 열매를 거둬 식탁에 올리는 일만큼 즐거운 일을 찾기란 힘들죠. 채소와 과일을 생산하거나 예쁜 텃밭을 가꾸며 창조하는 일에 투자하다 보면 나이 드는 걸 잊곤 합니다.”_허브 요리 연구가 박현신
15 ‘계로록戒老綠’을 쓰라
‘계로록’이란 성찰, 배움, 상상과 도전 등에 관한 자신의 시각으로 늙어감을 관조하고 경계하는 글을 이른다. ‘계로록’은 소노 아야코가 자신의 계로록으로 책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를 펴내면서 알려진 용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계로록을 쓴 여성들이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은 본지 158쪽에 소개한 황안나 씨의 어머니 홍영녀 씨. 일흔 넘어 독학으로 한글을 배운 뒤부터 매일 수첩에 일기를 썼다. “흘러 흘러 저 배는/어디로 가는 배냐/앞쪽으로 타는 사람은/먼 수평선을 보고/뒤쪽으로 타는 사람은/그 누구를 기다리네.” 산문으로, 때론 시조 형식으로 삶을 성찰한 글을 모아 책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냈다. 취향에 따라서 ‘사진 자서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30, 40, 50대 등 10년 단위로 사진을 모아 각각 한 권의 스크랩북에 묶어보자. 10년 주기로 취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년 뒤에 탄생할 사진 자서전에는 어디서 누구와 함께 어떤 표정으로 포착된 사진이 들어 있으면 좋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앞날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16 돈이 있어야 더 우아하다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 씨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 ‘3대 저축’을 강조했다. “건강, 실력, 그리고 돈을 저축하세요. 인생에서 경제적인 저축은 1순위나 2순위는 아니어도 반드시 필요한 3순위는 되지요. 30대부터 월급의 30%는 저축하세요.”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은퇴 후 현재와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자금이 얼마큼 필요할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투자회사 JP모건 인베스트가 발표한 ‘행복한 노후 자금 계산법’을 소개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노후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필요한 돈은 ‘현재 연봉×{55-(나이/3)-(은퇴 나이/7)}’로 산출된 금액이다. 물론 이 계산법이 우리나라 실정에 꼭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조사 결과 중 “사람들이 은퇴 후엔 씀씀이가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소비 성향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기억하는 게 좋겠다.
17 눈 감기 전에 꼭 파산하라
돈은 인생이라는 강물을 좀 편하게 건너기 위한 나룻배와 같은 것. 강물을 건넜으면 나룻배를 버려야 한다. 그러니 강을 다 건너 눈 감을 때가 될 무렵에는 나룻배(돈)가 없도록 하라. 방법은 몇 가지 있다. 생을 다하기 전, 살면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에 돈을 투자해보는 것이다. 세계일주도 좋고, 자비로 책을 출판해보는 방법도 있고, 온 가족과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 혹은 가진 재산을 기부하는 방법이다. 요즘 의식이 앞선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식에게 유산을 남겨주는 게 오히려 독이라며 최소한의 재산만 남기고 대부분을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운동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 행복한 파산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