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문화가 있는 파티는 황홀하리만치 맛있었다. 젓가락질에 서툰 미국인들이지만 오방색으로 스타일링 한 한국 음식을 코스마다 깨끗이도 비워냈다. 파티가 열린 ‘나파밸리 리저브’는 흥에 겨운 젓가락질에 한국 음식을 향한 뜨거운 찬사와 더불어 후끈했다. 조셉 펠프스 Joseph Phelps 와이너리의 CEO 톰 셸튼Tom Shelton은 암 투병으로 인해 리셉션에만 참가한 후 곧 자리를 뜰 예정이었으나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파티는 ‘거성’들의 입장과 함께 막이 올랐다. 파 니엔테와 돌체, 니켈&니켈 와이너리의 대표인 래리 매과이어Larry Maguire, 각각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의 컨설턴트이자 와인 메이커인 필리페 Philippe와 체리 멜카Cherie Melka, 할란 에스테이트의 돈 위버Don Weaver 사장, <헤럴드 트리뷴>지의 홀리Holly 기자 등이 차례로 ‘한국의 성’에 입성했다. 초대받은 인사들은 각 와이너리 최고의 빈티지 와인 ‘매그넘 사이즈’를 들고 왔다. 한국에서부터 공수해 온 광주요 최고급 그릇과 동선까지 고려한 완벽한 세팅으로 테이블은 화려했다. 가장 처음 선을 보인 음식은 어회 샐러드. 둥그런 도기에 얼음을 깔고 그 위에 곱게 채 썬 야채와 함께 계절 회를 올렸다. 대파, 영양부추, 깻잎, 무순과 섞인 회는 담백하고도 향긋했다. 부러 순하고 달콤하게 만든 초고추장을 맛보며 사람들은 “독특하다” “많이 매울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며 호기로운 평을 쏟아냈다.
뒤를 이은 음식은 랍스터 떡볶음. 간장으로 양념, 달콤한 맛을 냈는데 가래떡과 피망, 표고버섯, 애느타리버섯, 양파, 브로콜리 등이 더해져 씹는 질감이 탁월했다. 떡볶이는 먹기 좋게 5cm 정도의 작은 크기로 잘랐고 간장 소스는 순하게 만들었다. 삼색전은 나파밸리의 미식가들이 가장 좋아한 음식 중 하나였다. 게살전과 김치전 생선전을 각각 하나씩 올렸는데 특히 게살전은 쪽파, 청고추, 홍고추의 삼색 배합으로 눈길을 끌었다. 세 가지 애피타이저 메뉴는 모두 화이트 와인과 함께 서빙되었다. 자신의 최고 빈티지 와인을 가져온 나파밸리 와이너리의 주인들은 미국 와인과 한국 음식의 조합을 탐구하듯 탐미했다. 그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온 영어 단어는 ‘뷰티풀 beautiful’이었다.
(위쪽) 광주요 파티에 참석한 나파밸리의 VIP들. 그렇게 많은 거물이 한데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1 색동 무늬와 곱게 접은 편지 형식으로 디자인한 광주요의 홍보물.
2 애피타이저로 제공한 삼색전. 나파밸리를 상징하는 포도를 그려 넣은 접시에 담아 서빙했다.
3 나파밸리의 고급 와인 온다 도로.
‘그날’의 파티를 있게 한 계기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세월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파밸리에 간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이희상 한국 동아제분 회장의 소개로 할란 에스테이트의 소유주인 빌 할란을 만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조태권 회장은 “2년 후에 한국 음식을 이곳 나파밸리에서 선보이겠다”는 제안을 한다. 맛을 ‘그리는’ 작업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주방팀은 메뉴 개발에 착수했고 음식을 담을 내열자기, 백자, 청자 등의 그릇도 차근차근 선택했다. 일부 그릇에는 나파밸리의 상징인 포도를 그려 넣었다. ‘맛 기사단’은 나파밸리와 한국을 오가며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자재, 재료 등을 체크했다. 조태권 회장이 강조한 것은 ‘현지 식재료를 이용, 한국 스타일의 음식을 만들 것’이었다. 풀 먹인 옷처럼 날 선 긴장은 축제 시작 전까지 계속되었다. ‘광주요 파티’ 열흘 전, 주방장 세 명과 서비스 매니저 두 명, 기획자 한 명은 나파밸리로 먼저 날아가 음식과 동선, 세팅을 최종 점검했다.
1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렛 잇 비 미Let it be me’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2 파티가 열린 나파밸리 리저브 2층의 리빙&다이닝 룸.
3 백김치를 곁들인 등심구이.
레드 와인과 함께 서빙된 메인 요리는 백김치를 곁들인 등심구이였다. 간장 양념하여 미리 재워둔 채끝 등심은 참숯으로 노릇노릇 구워 따듯하게 덥힌 도자기에 올렸다. 도톰하되 한입에 쏙 넣을 만큼 작게 자른 등심 아래에는 아스파라거스를 깔고 위로는 송송 썬 마늘을 얹었다. 등심구이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백김치. 배의 속을 모두 파내고 그 속에서 나온 과즙으로 담근 김치는 ‘김치=빨강’이란 외국인들의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림과 동시에 최고의 히트를 쳤다.
뒤이어 서빙된 ‘홍계탕 죽’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었다. 72시간 동안 달인 홍삼 육수와 닭 육수를 기본으로 오골계와 전복, 찹쌀, 대추 등을 넣어 끓인 죽은 ‘한국 고급 건강 음식’으로 소개되어 테이블에 올랐다. 서비스 매니저들은 테이블을 오가며 오골계와 전복, 홍삼의 효능에 관해 설명했다. 마지막 후식은 밤초(삶은 밤에 시럽을 입히고 잣가루를 버무린 음식)와 약차로 꾸몄다. 특히 약차는 조태권 회장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건강 차라는 설명이 더해지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약재를 60시간 달인 후 꿀을 넣어 달콤하게 만든 차를 사람들은 ‘진정한 정성이 깃든 음식’이라며 환호했다.
1 둥그런 도기에 담아 서빙된 어회 샐러드.
2 나파 컬트 와인의 오너이자 와인 메이커인 델리아 비어데어 Delia Viader(오른쪽)
3 조셉 펠프스 와이너리의 CEO 톰 셸튼 Tom Shelton의 부인.
4 말끔한 차림으로 서빙을 돕는 직원들.
5 할란 에스테이트의 빌 할란 회장과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대표이사.
6 간장으로 양념한 떡을 랍스터와 매치해 큰 호응을 얻었던 랍스터 떡볶음.
최고의 음식과 와인이 함께한 밤은 맛있게 무르익었다. 한국에서 건너간 이들과 미국에서 함께한 이들은 음식과 와인에 취해 건배하고 노래했다. 광주요에서 만드는 전통 소주 ‘화요’는 대미를 장식하는 멋진 ‘건배주’가 되었다. 화요를 얼리면 그라파처럼 농도가 짙어지는데 ‘방울잔’에 담긴 화요를 들며 빌 할란이 얘기했다. “2년 전, 조태권 회장에게서 한국 음식 축제를 제안 받았을 때 이 정도로 훌륭한 파티가 될지는 정말이지 예상하지 못했다. 광주요의 음식이 나파밸리에 소개되기를 기원한다. 황홀한 밤이었다.” 그날의 파티는 그들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황홀한 것이었지만 이는 파티 주최 측에게도 마찬가지였으리라.
1 조태권 회장의 부인과 딸.
2 유명 와이너리 건축가인 하워드 배킨 Howard Backen 부부,
3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각 메뉴의 특징과 한정식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4 와인 메이커 카메론 바우터 Cameron Vawter 부부.
5 오퍼스 원 와이너리의 CEO 데이비스 피어슨 부부.
6 솔라지 리조트의 오너인 조지 고겔 George Goeggel(왼쪽에서 두 번 째)과 제인 고겔(아래) 부부와 미국 사교계 VIP들.
파티는 ‘거성’들의 입장과 함께 막이 올랐다. 파 니엔테와 돌체, 니켈&니켈 와이너리의 대표인 래리 매과이어Larry Maguire, 각각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의 컨설턴트이자 와인 메이커인 필리페 Philippe와 체리 멜카Cherie Melka, 할란 에스테이트의 돈 위버Don Weaver 사장, <헤럴드 트리뷴>지의 홀리Holly 기자 등이 차례로 ‘한국의 성’에 입성했다. 초대받은 인사들은 각 와이너리 최고의 빈티지 와인 ‘매그넘 사이즈’를 들고 왔다. 한국에서부터 공수해 온 광주요 최고급 그릇과 동선까지 고려한 완벽한 세팅으로 테이블은 화려했다. 가장 처음 선을 보인 음식은 어회 샐러드. 둥그런 도기에 얼음을 깔고 그 위에 곱게 채 썬 야채와 함께 계절 회를 올렸다. 대파, 영양부추, 깻잎, 무순과 섞인 회는 담백하고도 향긋했다. 부러 순하고 달콤하게 만든 초고추장을 맛보며 사람들은 “독특하다” “많이 매울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며 호기로운 평을 쏟아냈다.
뒤를 이은 음식은 랍스터 떡볶음. 간장으로 양념, 달콤한 맛을 냈는데 가래떡과 피망, 표고버섯, 애느타리버섯, 양파, 브로콜리 등이 더해져 씹는 질감이 탁월했다. 떡볶이는 먹기 좋게 5cm 정도의 작은 크기로 잘랐고 간장 소스는 순하게 만들었다. 삼색전은 나파밸리의 미식가들이 가장 좋아한 음식 중 하나였다. 게살전과 김치전 생선전을 각각 하나씩 올렸는데 특히 게살전은 쪽파, 청고추, 홍고추의 삼색 배합으로 눈길을 끌었다. 세 가지 애피타이저 메뉴는 모두 화이트 와인과 함께 서빙되었다. 자신의 최고 빈티지 와인을 가져온 나파밸리 와이너리의 주인들은 미국 와인과 한국 음식의 조합을 탐구하듯 탐미했다. 그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온 영어 단어는 ‘뷰티풀 beautiful’이었다.
(위쪽) 광주요 파티에 참석한 나파밸리의 VIP들. 그렇게 많은 거물이 한데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1 색동 무늬와 곱게 접은 편지 형식으로 디자인한 광주요의 홍보물.
2 애피타이저로 제공한 삼색전. 나파밸리를 상징하는 포도를 그려 넣은 접시에 담아 서빙했다.
3 나파밸리의 고급 와인 온다 도로.
‘그날’의 파티를 있게 한 계기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세월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파밸리에 간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이희상 한국 동아제분 회장의 소개로 할란 에스테이트의 소유주인 빌 할란을 만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조태권 회장은 “2년 후에 한국 음식을 이곳 나파밸리에서 선보이겠다”는 제안을 한다. 맛을 ‘그리는’ 작업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주방팀은 메뉴 개발에 착수했고 음식을 담을 내열자기, 백자, 청자 등의 그릇도 차근차근 선택했다. 일부 그릇에는 나파밸리의 상징인 포도를 그려 넣었다. ‘맛 기사단’은 나파밸리와 한국을 오가며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자재, 재료 등을 체크했다. 조태권 회장이 강조한 것은 ‘현지 식재료를 이용, 한국 스타일의 음식을 만들 것’이었다. 풀 먹인 옷처럼 날 선 긴장은 축제 시작 전까지 계속되었다. ‘광주요 파티’ 열흘 전, 주방장 세 명과 서비스 매니저 두 명, 기획자 한 명은 나파밸리로 먼저 날아가 음식과 동선, 세팅을 최종 점검했다.
1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렛 잇 비 미Let it be me’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2 파티가 열린 나파밸리 리저브 2층의 리빙&다이닝 룸.
3 백김치를 곁들인 등심구이.
레드 와인과 함께 서빙된 메인 요리는 백김치를 곁들인 등심구이였다. 간장 양념하여 미리 재워둔 채끝 등심은 참숯으로 노릇노릇 구워 따듯하게 덥힌 도자기에 올렸다. 도톰하되 한입에 쏙 넣을 만큼 작게 자른 등심 아래에는 아스파라거스를 깔고 위로는 송송 썬 마늘을 얹었다. 등심구이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백김치. 배의 속을 모두 파내고 그 속에서 나온 과즙으로 담근 김치는 ‘김치=빨강’이란 외국인들의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림과 동시에 최고의 히트를 쳤다.
뒤이어 서빙된 ‘홍계탕 죽’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었다. 72시간 동안 달인 홍삼 육수와 닭 육수를 기본으로 오골계와 전복, 찹쌀, 대추 등을 넣어 끓인 죽은 ‘한국 고급 건강 음식’으로 소개되어 테이블에 올랐다. 서비스 매니저들은 테이블을 오가며 오골계와 전복, 홍삼의 효능에 관해 설명했다. 마지막 후식은 밤초(삶은 밤에 시럽을 입히고 잣가루를 버무린 음식)와 약차로 꾸몄다. 특히 약차는 조태권 회장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건강 차라는 설명이 더해지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약재를 60시간 달인 후 꿀을 넣어 달콤하게 만든 차를 사람들은 ‘진정한 정성이 깃든 음식’이라며 환호했다.
1 둥그런 도기에 담아 서빙된 어회 샐러드.
2 나파 컬트 와인의 오너이자 와인 메이커인 델리아 비어데어 Delia Viader(오른쪽)
3 조셉 펠프스 와이너리의 CEO 톰 셸튼 Tom Shelton의 부인.
4 말끔한 차림으로 서빙을 돕는 직원들.
5 할란 에스테이트의 빌 할란 회장과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대표이사.
6 간장으로 양념한 떡을 랍스터와 매치해 큰 호응을 얻었던 랍스터 떡볶음.
최고의 음식과 와인이 함께한 밤은 맛있게 무르익었다. 한국에서 건너간 이들과 미국에서 함께한 이들은 음식과 와인에 취해 건배하고 노래했다. 광주요에서 만드는 전통 소주 ‘화요’는 대미를 장식하는 멋진 ‘건배주’가 되었다. 화요를 얼리면 그라파처럼 농도가 짙어지는데 ‘방울잔’에 담긴 화요를 들며 빌 할란이 얘기했다. “2년 전, 조태권 회장에게서 한국 음식 축제를 제안 받았을 때 이 정도로 훌륭한 파티가 될지는 정말이지 예상하지 못했다. 광주요의 음식이 나파밸리에 소개되기를 기원한다. 황홀한 밤이었다.” 그날의 파티는 그들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황홀한 것이었지만 이는 파티 주최 측에게도 마찬가지였으리라.
1 조태권 회장의 부인과 딸.
2 유명 와이너리 건축가인 하워드 배킨 Howard Backen 부부,
3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각 메뉴의 특징과 한정식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4 와인 메이커 카메론 바우터 Cameron Vawter 부부.
5 오퍼스 원 와이너리의 CEO 데이비스 피어슨 부부.
6 솔라지 리조트의 오너인 조지 고겔 George Goeggel(왼쪽에서 두 번 째)과 제인 고겔(아래) 부부와 미국 사교계 VIP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