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톤의 보디 슈트와 망사 소재의 검은색 톱, 데님 팬츠는 모두 엠엠식스 메종 마르지엘라 by 아데쿠베, 와이어 장식의 흰색 장갑은 선우 by 보이플러스, 부티는 미예르 제품.
테레시타 페르난데즈Teresita Fernández, ‘어두운 땅(우주)’, 크롬 패널에 목탄, 혼합 매체, 203.2×487.7×5.1cm, 2019,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시스루 소재의 블라우스와 재킷, 팬츠는 모두 발렌티노 제품.
꼬임 장식의 니트 톱과 치마, 흰색 슬링백, 볼드한 원석 반지는 모두 펜디 제품.
왼쪽 작품 테레시타 페르난데즈Teresita Fernández, ‘은빛 하늘’, 나무 패널에 고체 흑연, 연필, 91.4×121.9×5.1cm, 2016,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리아 킴 뒤 작품 바이런 킴Byron Kim, ‘일요일 회화’(시리즈), 캔버스에 아크릴릭, 펜, 각각 35.5×35.5×3.2cm, Courtesy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체크 패턴의 시스루 소재 셔츠와 쇼츠, 벨벳 소재 슬링백은 모두 펜디 제품. 스킨 톤의 타이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이비드 내시David Nash, ‘줄무늬의 달리는 사람’, 나무, 193×132×110cm, 1989,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골드 벨벳 디테일의 흰색 드레스는 프라다, 유리 장식의 귀고리는 1064스튜디오 제품.
헤수스 라파엘 소토Jesús Rafael Soto, ‘파고들다’, Vinyle-wire, acrylic plate, light, 330×480×440cm, 1988,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플라워 패턴 재킷과 치마, 슬링백은 모두 펜디 제품.
박기원, ‘넓이’(시리즈), 장지에 유채, 각각 214×150cm, 2007,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트임이 있는 흰색 롱 드레스는 스포츠막스, 골드 소재의 샹들리에 귀고리와 레이스업 샌들은 발렌티노 가라바니 제품.
바이런 킴Byron Kim, ‘일요일 회화’(시리즈), 캔버스에 아크릴릭, 펜, 각각 35.5×35.5×3.2cm, Courtesy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제품 협조 미예르(02-499-8226), 발렌티노(02-543-5125), 보이플러스(02-548-5379), 스포츠막스(02-511-3935), 아데쿠베(02-2056-0900), 펜디(02-514-0652), 프라다(02-3442-1830), 1064스튜디오(070-7740-1064)
함께 춤출 때 인생은 아름답다
“나 춤 못 춰.” 춤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 춤이라는 건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흥만 가져도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리아 킴의 이야기를 읽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촬영을 기획했습니다. 어렵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는 게 예술이라여겨 리아 킴이 말하는 춤의 의미와 접점이 있다고 생각했죠.
춤이란 건 본질적으로 신나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잘 추고 못 추고 나눌 수 없어요.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노는 걸로 잘했다 못했다 평가하나요? 할아버지들이 막걸리 한잔하고 추는 춤, 관광버스 안에서 추는 춤, 그게 춤의 원형이고 진짜 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초급자 수업을 아주 중요하게 여겨요. 이들의 춤이 좀 더 본능적이고 야생적이거든요. 사실 예술가들은 궁극적으로 자연스러움을 추구해 자연에 가까운 색깔과 재료를 쓰는 것처럼 춤도 그렇습니다. 춤은 그저 추는 순간 행복하고 재밌고 신나면 돼요. 그래서 초급자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춤을 보면서 저 역시 영감을 얻고, 본능을 더 끌어내 춤춰야겠다고 다짐할 때가 많아요.
미술관에서 리아 킴의 자유로운 몸짓은 뜻밖의 조화를 이뤘는데요, 카메라 앞에서 어떤 춤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항상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술에 관심이 많아져 회화, 건축, 조형에 관한 작품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런 와중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춤출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생겨 정말 기대했습니다. 공간과 사람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느낌보다 언밸런스한 느낌을 상상했어요. 잘 차려입고 엄숙하게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이 아닌, 미술관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의외의 행동을 하지만, 꽤나 잘 어울리는 느낌을 주어 미술관은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원밀리언이라는 이름은 1백만 명의 사람이 다 같이 춤추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죠. “함께 춤출 때 인생은 아름답다”라는 책 속 구절이 좋았습니다.
우린 왜 몸을 걷고, 자는 데만 쓰나요? 몸으로 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춤을 추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기쁨을 스스로 느꼈으면 해서 권하는 거예요. 혼자 사색하고, 책도 읽고, 요리하는 것처럼 춤도 혼자 추고 즐길 수 있어요. 춤은 일종의 자기 내면으로 빠지는 행위죠. 그게 엄청 큰 행복임을 제가 먼저 알게 돼 다 함께 하고 싶은 겁니다. 한번 춰보세요. 행복지수가 확 올라갈걸요? 아무도 안 볼 때 내가 하고 싶은 만큼만, 내가 재미있을 딱 그 정도만이라도요!
리아 킴은 소통을 중시하는 것 같아요. 책, 유튜브,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틱톡도 시작했다고요.
“내 춤 멋있지? 감상이나 해.” 이런 고압적 태도를 유지하는 건 오히려 대중의 관심과 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을 밀어냅니다. 진정한 아티스트는 이렇고, 진정한 댄스란 이런 거야, 같은 태도는 싫어요. 유튜브로 안무를 보여주는 것도 시대적 흐름이지, 더 예술적이고 덜 예술적이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유튜브, 틱톡 모두 더 빠르게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문화를 퍼지게 만든 플랫폼이기 때문에 적극 활용해요.
춤을 안 췄으면 뭘 했을 것 같아요?
개인 작품을 만들 때 의상부터 스토리라인 구성까지 모두 참여해요. 댄서가 아니었으면 아마 비주얼 디렉터나 영상 감독이 됐을걸요.
리아 킴에게 춤 외에 행복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에 양평의 전원주택으로 이사했어요. 2년 전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나 처음 쉬었을 때 느낀 감동을 잊지 못해 결정한 일이에요. 1등 하기 위해 매일 춤만 추다가 처음으로 사람이 없는 곳에 갔는데, 그 고요한 자연 속에 있는 내가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정적인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요즘 매일 강아지 두 마리와 산책하고, 집 앞 텃밭을 가꾸고, 시냇물을 쳐다보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죠. 항상 100% 온 힘을 다해 달리기만 하다가 이제야 쉬었다 가는 중요성을 깨달은 셈이에요.
앞으로 무엇을 더 하고 싶나요?
나이와 성별, 문화에 관계없이 모두가 출 수 있는 마력의 댄스를 만들고 싶은 게 안무가로서 궁극적으로 꿈꾸는 일입니다. 그리고 전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아직 만나지 못한 여러 분야의 전 세계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로운 작업을 기대합니다. 든든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동료들과 함께라면 못 할 이유가 없죠.
국립현대미술관 <수평의 축>전
자연을 동시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실험적 작품으로 구성한 <수평의 축>은 국내외 작가 17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지난 4월 16일 인스타그램 생중계를 통해 온라인 선공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재개관 시기는 코로나19로 변동될 수 있으니 국립현대미술관 공지를 참고하자. mmca.go.kr
- 스토리 패션 미술관에 간 안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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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리아 킴의 사진집 <리얼리티, 노 리얼리티>가 나왔다. 리아 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렬한 몸짓이 담긴 비주얼과 그동안 작업한 안무, 그리고 그의 에세이가 담긴 책은 ‘춤’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우리를 ‘한번 춤춰볼까’ 생각이 들게끔 자극한다. 각종 세계댄스대회 우승, 전 세계 2천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이끄는, 동시대 가장 핫한 안무가로 꼽히는 리아 킴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났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