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은선 씨가 입은 점프슈트는 스테파넬, 목걸이는 샤틀리트 제품. 이복영 씨가 입은 드레스와 목걸이는 제이미 앤 벨, 귀고리와 팔찌는 샤틀리트 제품. 김현숙 씨가 입은 원피스는 이영주 컬렉션, 귀고리와 머리 장식 모자는 제이미 앤 벨, 시계는 해리 메이슨 제품. 김경아 씨가 입은 러플 플리츠 장식 드레스는 막스 앤 스펜서 제품. 김향희 씨가 입은 롱 드레스는 이영주 컬렉션, 목걸이는 제이미 앤 벨, 시계는 해리 메이슨, 슈즈는 세라 제품. 김상미 씨가 입은 드레스는 마우리치오 페코라로 제품. 최미미 씨가 입은 롱 드레스는 이영주 컬렉션, 목걸이는 제이미 앤 벨, 펌프스는 세라 제품. 나머지 소품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은 스타일의 기본이다
시간, 장소, 상황을 뜻하는 T.P.O에 맞게 의상을 준비하는 것은 옷 입기의 기본자세다. 하지만 매번 옷을 잘 갖춰 입기란 쉽지 않은데,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블랙 의상은 고급스럽고 우아하면서 몸매를 늘씬하게 보여줘 쉽게 실패하지 않는다.
(왼쪽) 튜브 톱 점프슈트는 임선옥, 링 귀고리는 쥬시 꾸뛰르 제품.
(오른쪽) 블랙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본인 소장품. 메달 목걸이와 귀고리는 샤틀리트, 에메랄드 컬러의 뱀피 클러치백은 안드레아 바냐 제품.
방송인 김현숙 씨
개그 코너 ‘출산드라’,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 씨>로 인기가 높은 김현숙 씨는 마른 몸이 대세인 연예계에서 돋보이는 사이즈다. 살찐 것을 개그 소재로 삼는 시대에 풍만함을 여성의 출산과 연계해 풍요로움으로 해석했고,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는 육감적인 섹시미로 풀었다. “너무 마른 몸에 대한 열망을 가진 적은 없어요. 저는 나올 데 나오고, 굴곡 있는 지금이 좋아요.” 그는 <미녀는 괴로워>가 개봉했을 때 뚱뚱한 여주인공의 이야기에 수많은 ‘보통 여자’들이 공감하며 우는 것을 보고 마른 여자들조차 ‘마른 것’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획일화된 미의 기준이 생긴 것이 안타까워요. 55사이즈 이상을 ‘틀린 몸’이라고 지적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아요.” 김현숙 씨는 자신의 몸이 가진 장점이 최대한 드러나도록 옷을 입는다. 발목에서 종아리로 이어지는 선에 자신 있기 때문에 하의는 짧게 입어 시선을 모은다. 어깨가 넓고 가슴이 있어서 헐렁한 옷을 입으면 오히려 체격이 커 보이므로 가급적 타이트하게 입는 것이 그의 스타일링 노하우다. 그는 작년에 빅 사이즈 쇼핑몰 ‘싼드라’ 오픈에 참여해 직접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진정한 스타일은 자신을 사랑하는 애티튜드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스스로 움츠러들면 남들도 인정하지 않는 건 당연하지요.”
번역가 겸 방송인 타루 살미넨 씨
<미녀들의 수다>에서 솔직한 입담으로 사랑받고 있는 타루 살미넨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색다른 경험을 했다.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교습소를 찾은 그는, 처음 만난 강사에게 “저녁에 밥 먹지 말고 팔뚝에 붙은 살부터 빼라”라는 말을 들었다. 취미 삼아 춤을 추러 갔다가 충격을 받고 돌아온 것. 외모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지만, 유독 48kg이라는 정확한 몸무게까지 정해두고 모든 사람이 다이어트에 열중하는 한국의 현실이 놀라웠다고 한다. “핀란드에서 라지는 아주 일반적인 사이즈예요. 연예인도 보통 체형이 많아요.” 그는 가슴이 크고 허리가 들어간 체형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옷을 입는다. 브이넥을 입어 목 라인과 가슴 라인을 시원하게 살리고 벨트를 매 허리 라인을 드러낸다. 상대적으로 살이 붙은 엉덩이와 허벅지는 풍성한 치마를 이용해 커버하는 편이다. 대개의 유럽 여성들처럼 장식이 없는 실용적인 옷을 선호하지만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는 블랙 원피스를 입어 멋을 낸다. 이때 옷 아래로 드러나는 팔은 스카프로 감아 살짝 가리면서 포인트를 더한다. “저는 필라테스, 등산 등 운동을 엄청 좋아해요. 힘도 좋고 체력도 좋은 지금의 건강한 제 몸이 참 좋아요.”
최미미 대표(왼쪽)가 입은 인디언핑크 원피스는 마우리치오 페코라로, 목걸이는 샤틀리트, 시계는 해리 메이슨 제품.
김경아 대표(오른쪽)가 입은 베이지 슬리브리스 블라우스는 도호, 화이트 플라워 머리 장식은 제이미 앤 벨, 스트랩 슈즈는 헬렌 앤 크리스티 제품, 나머지는 본인 소장품.
쇼핑몰 ‘블랙항아리’ 최미미・김경아 대표
오랜 친구이자 쇼핑몰 ‘블랙항아리’의 공동 대표인 최미미・김경아 씨는 서로 상반된 체형을 가지고 있다. 키가 크고 골격이 있는 최미미 대표와 달리 김경아 대표는 아담한 체형인 것. “둘 다 블랙 의상을 사랑하는데, 어쩌다 같은 디자인의 블랙 의상을 입으면 재미난 거예요. 체형 탓에 너무나 다른 스타일로 표현되니까요.” 그들은 ‘통통한 체형도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자’라는 취지로 블랙항아리라는 쇼핑몰을 시작했고, 서로 다른 체형 덕분에 좀 더 다양하고 실제적인 스타일링을 제안할 수 있었다. “현실적인 패션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른 모델이 입은 옷을 보여주는 것은 결국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일 뿐이죠. 블랙항아리에 등장하는 모델뿐만 아니라 마네킹도 체구가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었어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성의 몸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그들. “이제 자신의 체형을 돋보이게 해주는 스타일링 비법을 파악할 차례입니다. 보디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내는 저지 소재보다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선택하고, H라인 원피스를 선택해 몸이 좀 더 길어 보이도록 연출하세요.” 그들의 제안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이유는 그 둘이 바로 ‘현실적인 패션’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
김상미 씨(왼쪽)가 입은 화이트 재킷은 르베이지, 슬리브리스 티셔츠는 마인, 스커트는 구호, 목걸이는 샤틀리트, 스트로 목걸이는 에고 by 임선옥, 블루 브로치는 제이미 앤 밸 제품.
최은선 씨(가운데)가 입은 셔츠는 타임, 팬츠는 미샤, 목걸이는 샤틀리트, 시계는 아가타 제품.
김향희 씨(오른쪽)가 입은 드레스는 막스 앤 스펜서, 목걸이와 귀고리는 샤틀리트, 슈즈는 세라 제품.
라메종0809 헤어 디자이너 김상미 씨
김상미 씨는 스스로를 “주변 사람들과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남들은 통통하다고 하는 체형이 자신의 눈에는 탄탄하고 건강해 보이더라는 것. “물론 여자라면 다들 날씬한 몸에 대한 동경이 있죠. 저도 다이어트를 하지만 그건 44사이즈의 마른 몸매를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제 기준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군살을 빼려는 것뿐이에요.”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가진 만큼, 지신의 몸에 대한 장단점도 잘 파악하고 있다. “팔과 허벅지에 군살이 있어 바지보다는 스커트나 원피스가 잘 어울려요.상의가 타이트하면 하의를 루스하게 연출해 균형을 맞춥니다.”
모델 센터 아카데미 최은선 팀장
모델에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최은선 씨는 나이가 들수록 진정 아름다운 몸은 건강함에서 출발한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는 몸매에만 신경 썼다면, 지금은 스트레스 안 받고, 잘 웃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래야 자연스러운 저만의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거든요.” 그는 이전에 비해 체격이 달라지긴 했지만, A라인 스커트나 플레어스커트, 배와 엉덩이를 커버해주는 박시한 티셔츠로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한다. 물론 가장 날씬해 보이는 블랙 컬러 의상은 그의 베스트 패션 아이템.
빅 사이즈 쇼핑몰 ‘싼드라’ 모델 김향희 씨
큰 키에 체격이 적당한 김향희 씨는 모델 기준에서 보면 골격이 있는 타입이다.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이 제일 아름다운 것 같아요. 유행에 맞춰 옷에 몸을 맞추다 보면 자기만의 개성이 없어지죠.” 지금의 몸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스키니 진에 긴 기장의 피트되는 티셔츠를 매치해 자연스럽게 몸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것이 평소 스타일링이다. “쇼핑몰에 문의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옷이 맞기만 하면 입는다’고 하세요. 하지만 자신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풍성한 상의를 입을 경우에는 레깅스나 스키니 진을 선택해 하체는 타이트하게 입어보세요. 과감하게 몸매를 드러내줘야 훨씬 예뻐 보이거든요.”
패션쇼 연출자 겸 워킹 강사 이복영 씨
1990년대 톱모델로 활동하던 이복영 씨는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몸매가 변화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경험했다. “본래 살이 잘 찌는 체질이에요. 게다가 허리부터 군살이 붙는 스타일인데, 출산을 하고 나니 역시 그 허릿살이 문제가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마른 몸매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다. 그건 모델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모델이 지나치게 마르면 옷이 겉도는 느낌이 있거든요. 모델이라면 10대의 옷부터 마담의 옷까지 모든 옷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마른 체형은 옷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약간의 살집과 체구가 있어야 모델로서 옷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지금은 평소 패션 스타일로 몸의 장점을 드러낸다. “제 몸에서 가장 가늘게 보이는 부위가 바로 다리와 팔목 부분이에요. 가슴선 아래부터 드레이프되는 스타일을 선택하고, 소매 역시 팔목부터 팔꿈치만 노출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성공하더라고요.” 몇 년째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의 워킹과 자세를 가다듬어 국제 대회에 내보내는 중요한 교육을 맡아온 그. 자신의 몸이 지닌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그대로의 몸을 사랑해야 언제나 당당할 수 있음을 후배에게 전한다. 그 스스로도 그렇게 믿고 있는 것처럼….
(왼쪽) 네이비 원피스는 바슈, 네이비 재킷은 구호, 실버 컬러 클러치백은 안드레아 바냐, 블랙 화이트 목걸이는 르베이지 제품.
(왼쪽부터) 최미미 씨의 청바지와 화이트 상의는 본인 소장품. 검정 시계는 몬데인 by 갤러리 어클락 제품. 김현숙 씨의 청바지는 본인 소장품. 스트라이프 니트는 막스 앤 스펜서, 화이트 시계는 포체, 골드 링 귀고리는 쥬시 꾸뛰르. 김상미 씨의 티셔츠는 스테파넬, 청바지는 막스 앤 스펜서 제품. 김향미 씨의 폴로 셔츠는 빈폴, 청바지는 싼드라, 화이트 귀고리는 폴리폴리, 골드 시계는 로즈몽 by 갤러리 어클락 제품. 최은선 씨의 청바지는 본인 소장품. 비대칭 슬리브리스 블라우스는 미니멈, 실버 링 귀고리는 월트 디즈니 주얼리 제품. 이복영 씨의 화이트 그레이 슬리브리스 티셔츠는 구호, 베이지 베스트는 르베이지, 실버 펜던트 목걸이는 샤틀리트 제품, 청바지는 본인 소장품. 타루 살미넨 씨의 청바지는 본인 소장품. 화이트 재킷은 기비, 귀고리는 쥬시 꾸뛰르, 호피 무늬 시계는 해리 메이슨 제품.
베이식한 것이 아름답다
멋스러운 옷차림은 사실 기본에 충실할 때 가장 쉽게 완성된다. 청바지와 화이트 상의는 단순하고 간결한 조합이지만, 청바지 디자인만으로도 체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화이트 컬러의 상의는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면서도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해준다. 만약 스타일링에 힘을 더하고 싶다면, 청바지와 화이트 의상에 트렌디한 신발과 주얼리를 매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