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주변을 살피며 ‘으쌰으쌰’ 기운을 북돋우고, 매듭을 한 번 지으면서 다시 일상을 이어갈 힘을 낸다. 따지고 보면 명절이 그러하다. 해(歲)와 때(時)의 합성어인 ‘세시’라는 단어만 살펴봐도 그렇다. 풀이해보면 1년 중 때때로, 바로 때의 마디를 뜻하는 ‘명절名節’을 가리킨다. 결국 일상의 매듭을 짓는 날이 명절인 것이다. 추수철이 있어 온 산과 들에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풍성한 가을에는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있다. 1년 중 가장 큰 매듭이자 이벤트로 음력 8월 보름에 자리하며, 올해는 10월 6일이다.
한가위는 이름도 많다. 추석·가배절·중추절·가위 등으로도 불리는데, 이 중에서 가위나 한가위는 순우리말로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진 것이다. 여기서 가위라는 말은 신라 시대 때 길쌈놀이(베 짜기)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8월 보름날 달 밝은 밤에 길쌈을 한 부녀자들이 밤새도록 강강술래와 회소곡을 부르며, 춤을 추고 흥겹게 놀이를 즐기던 놀이 문화를 가리킨다.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을 하는 무렵이었으니 마음껏 흥을 누리고 즐기던 명절이 한가위인 것이다.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먹을거리를 나누며, 밤에는 휘영청 밝은 커다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한가위가 명절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이유다.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만끽하기 위한 한가위 절식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송편이다. 솔잎과 함께 쪄내는 까닭에 송병松餠이라고도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송편으로 부르게 된 것. 추석 명절에 햅쌀로 만들어 오려송편이라고도 한다. 오려란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올벼’의 옛말로, 추수한 햅쌀 가루로 떡을 빚어서 붙은 이름이다. 송편은 차례상에 밥 대신 올리는 명절 떡이기도 하다. 취향에 따라 색과 모양을 달리해 개성을 더하기도 하는데, 최근 건강이 화두인 만큼 자연 재료를 활용해 색을 입히고, 맛과 영양을 더하는 것이 유행이다. 흰색 송편을 기본으로, 그 반죽에 강황 가루를 더해 노란 색감을 내고, 모싯잎 가루로는 녹색 송편을, 아로니아 생즙이나 비트 가루로 보라색 송편을 만드는 식으로 미감까지 갖출 수 있어 인기인 것. 소 또한 다양하게 넣을 수 있다. 대개 팥·콩·참깨 등을 넣지만, 그 외에 견과류로 앙금을 만들어 넣어도 맛이 좋다. 특히 호두, 잣, 땅콩, 아몬드 등 다양한 견과류를 잘게 갈아 넣어 만들면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아 특별한 송편이 된다.
명절을 간소하게 지내는 요즘이지만, 명절은 일상의 매듭을 짓는 더없이 좋은 이벤트이기도 하다. 특히 한가위는 수확철의 기쁨을 누리는 자리로 먹거리가 풍성한 때인 만큼 제철의 것을 다양한 조리법으로 마음껏 즐겨보는 것은 어떨는지.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메시지는 풍성한 먹거리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닌 온전히 누리는 데서 시작된다.
전채_ 현대적 시절식
찐 마를 꿀에 쟀다가 찹쌀가루를 입혀 지진 후 잣가루를 묻혀 먹는 서여향병은 우리 고유의 떡으로, ‘서여’는 마를 의미하고 ‘향병’은 향기로운 떡이라는 뜻이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아삭한 식감까지 일품이지만, 조리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그 옛날에는 귀한 손님이나 와야 차와 함께 내던 일종의 다식이었다. 전채 요리로도 제격인데, 찹쌀가루 대신 부침가루를 사용하면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마를 꿀에 재우지 않고 부침가루만 입혀 지져 잣가루를 묻혀낸다.
서여향병
재료(4인분) 마 1cm 두께로 썬 것 8쪽, 오뚜기 더 바삭 부침가루 2큰술, 오뚜기 콩기름 2큰술, 다진 잣 3큰술, 대추 2~3개, 꿀 적당량
만들기 1 마는 껍질을 벗기고 1cm 두께로 썰어서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3분 정도 찐다.
2 마 찐 것을 꿀에 담가서 30분 정도 잰다.
3 ②의 마에 부침가루를 살짝 묻혀서 5분 정도 두었다가 팬에 콩기름을 약간 두르고 지져 다진 잣을 묻힌다.
4 대추를 씻어서 돌려 깎아 씨를 뺀 후 모양 틀로 찍어 서여향병의 가운데에 올린다.
사이드_ 가을 풍미 잡채
어느 집이고 명절이면 반드시 챙겨 먹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잡채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표 메뉴로,
잔칫상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시쳇말로 한국인의 ‘최애’ 메뉴다. 원래 ‘여러 채소를 섞은 음식’이란 뜻이지만, 오늘날에는 채소는 물론 고기와 해산물 등 여러 재료를 볶아 보들보들한 당면을 더해 무쳐내는 음식을 가리킨다.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 것은 쓰임새도 다양한 당면으로, 최근 인기인 납작당면을 활용하면 씹는 맛을 배가할 수 있다. 또한 제철인 버섯을 주재료로 사용해 시판 불고기양념으로 양념하고, 시금치 대신 오이를 넣으면 아삭한 식감은 물론 깔끔한 풍미까지 더할 수 있다.
버섯잡채
재료(4인분) 오뚜기 옛날 납작당면 100g, 오이 100g, 양파 100g, 버섯(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참송이버섯, 목이버섯 등) 250g, 오뚜기 불고기양념 ½큰술, 소금·오뚜기 콩기름·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적당량
무침 양념_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오뚜기 불고기양념 2큰술, 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오뚜기 옛날 볶음참깨 약간씩
만들기 1 오이는 씻어서 4cm 길이로 토막 내 돌려 깎은 후 채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마른 면 보자기에 싸서 물기를 걷는다. 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볶은 후 식힌다.
2 양파도 가늘게 채 썰어서 팬에서 볶아 소금으로 간해 식힌다.
3 표고버섯(50g 정도)은 채 썰어서 불고기양념을 넣고 볶는다.
4 느타리버섯은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길이로 찢어서 물기를 살짝 짜고 소금과 참기름으로 무친다. 새송이버섯과 참송이버섯, 목이버섯은 채 썰어서 각각 볶은 후 소금으로 간한다.
5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납작당면을 넣어 삶는다. 면이 완전히 투명해지면 소쿠리에 쏟아 물기를 뺀 뒤 두세 번 자른다. 무침 양념의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후 불고기양념을 넣고 섞으면서 면을 식힌다. 여기에 ①의 오이와 ②의 양파, ③과 ④의 버섯을 모두 넣고 섞은 다음 후춧가루와 참깨를 넣고 버무린다.
사이드_ 재미와 개성을 더한 전
육류, 해산물, 채소 등 제철에 나는 다양한 식재료를 자유롭게 선택해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혀 기름에 지진 전은 잔칫상이나 명절상에 꼭 오르는 음식이다. 아삭하면서 탱글한 식감을 강조한 음식을 즐기는 현대인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아하는데, 제철인 대하를 소로 사용해 연근으로 샌드한 부침전은 맛과 식감 및 영양을 모두 갖춘 메뉴로 사이드는 물론 코스의 메인 요리로도 손색없다. 음식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갓 지져낸 전에 딥소스를 곁들여보자. K-소스 열풍의 대표 주자인 고추장 핫소스에 마요네스를 취향껏 더하면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 소스로도 안성맞춤이며, 먹는 재미도 더할 수 있다.
연근 샌드 대하전
재료(4인분) 연근 1개, 대하 120g(오뚜기 미향 1작은술, 소금·오뚜기 고소한 참기름·오뚜기 순후추 약간씩), 영양부추 40g, 오뚜기 더 바삭 부침가루·오뚜기 콩기름 적당량
딥소스_ 타바스코Ⓡ 고추장 핫소스·오뚜기 고소한 마요네스 적당량
만들기 1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2mm 두께로 얇게 슬라이스해서 물에 헹궈 건진다.
2 대하는 굵게 다져서 미향과 소금, 참기름, 후춧가루로 양념한다. 여기에 영양부추를 잘게 썰어 넣고 고루 섞는다.
3 ①의 연근 슬라이스 1쪽에 부침가루를 묻히고 ②를 1큰술 정도 얹어 평평하게 편 뒤 부침가루를 묻힌 다른 연근 슬라이스로 덮는다. 이런 식으로 샌드를 총 8개 만든다.
4 부침가루 3큰술에 물 5큰술을 붓고 섞는다.
5 ③의 샌드에 ④의 부침옷을 입힌 뒤 콩기름 두른 팬에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6 고추장 핫소스에 마요네스를 입맛에 맞게 섞어서 ⑤에 곁들인다.
메인_ 자연을 담은 추석 원디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한 상 거하게 차려내는 것이 명절상의 미덕처럼 여겨지지만, 상차림이 점점 간소화되고 있는 요즘은 제철 재료를 부각한 음식을 한 가지만 준비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때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고기구이나 찜이다. 시판 갈비양념을 활용하면 맛 내기도 간편한데, 밤·대추·땅콩·은행·잣 등 제사상과 잔칫상에도 빠지지 않는 가을의 나무 열매를 푸짐하게 넣은 연잎밥을 함께 내면 이 계절의 미식으로 더할 나위 없다.
LA갈비구이
재료(4인분) LA갈비 1.2kg, 물 2컵, 오뚜기 갈비양념 300g
만들기 1 갈비는 흐르는 물에 20분 정도 담가서 핏물을 뺀 다음 용기에 넣고 물과 갈비양념을 섞어서 부어 5시간 정도 간이 배도록 잰다.
2 달군 그릴 팬에 양념한 갈비를 구워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연잎밥
재료(4인분) 연잎 4장, 씻어나온 오뚜기쌀 명품 2컵, 찹쌀 3컵, 연근 300g, 밤 15개, 대추 20개, 땅콩 1컵, 은행 1컵, 잣 1컵, 물 4컵, 소금 1큰술
그 밖에_ 연근 슬라이스 4쪽, 단호박 슬라이스 8쪽
만들기 1 찹쌀은 깨끗이 씻어 씻어나온 오뚜기쌀과 섞은 다음 4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소쿠리에 쏟아 물기를 뺀다.
2 연근은 가로세로 1cm 크기로 썰고, 밤은 속껍질까지 벗긴 다음 4등분해서 물에 헹궈 건진다. 대추는 돌려 깎기 한 후 6등분한다.
3 땅콩은 냄비에 담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서 5분 정도 삶아 속껍질의 떫은맛을 뺀다. 은행은 소금물에 삶아서 껍질을 벗긴다.
4 냄비에 ①의 쌀과 ②의 연근, 밤, 대추를 섞어 담은 뒤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 섞어서 센 불에서 끓인다. 우르르 끓으면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바닥까지 긁어서 저은 다음 ③의 땅콩과 은행, 잣을 모두 넣어 섞고 불을 줄여서 30분 정도 뜸을 들인다.
5 ④의 밥을 4등분해 연잎 위에 각각 올린다. 그 위에 연근 슬라이스 1쪽과 단호박 슬라이스 2쪽을 얹어 연잎으로 잘 감싼 후 김 오른 찜통에 10분 정도 찐다. 밥이 남으면 냉동해두었다가 쪄서 먹는다.
후식_ 새로운 배숙과 떡
배숙은 환절기에 신통한 민간요법이기도 하지만 디저트로도 훌륭하다. 여기에 분말 차를 더하면 맛과 향을 더한 별미 디저트로도 제격인데, 저당이 건강 필수 키워드로 자리 잡은 요즘이니만큼 단맛을 줄인 분말 스틱 차가 안성맞춤이다. 배숙은 절식에서 빠지지 않는 떡과도 잘 어울린다. 송편과 비슷한 반달 모양으로 말랑말랑하면서 쫄깃한 식감에 팥 소의 은은한 단맛이 일품인 개피떡(바람떡)과 함께 내면 마무리 상차림으로 더욱 돋보일 것이다.
배유자차조림
재료(4인분) 배 1개, 물 6컵, 오뚜기 LIGHT&JOY 스틱 유자차 4개
만들기 1 배는 껍질을 벗기고 길이로 8등분해서 씨 부분을 잘라내고 모서리를 깎는다.
2 냄비에 배를 담고 물을 붓는다. 여기에 스틱 유자차를 풀어 배가 투명해지고 국물이 1컵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조린다.
3 배와 국물을 차게 식힌 뒤 그릇에 배를 담고 국물을 부어낸다.149
개피떡
재료(4인분) 생강 맛_ 멥쌀가루 1컵, 오뚜기 LIGHT&JOY 스틱 생강차 3개, 물 1큰술, 오미자 맛_ 멥쌀가루 1컵, 오뚜기 힐링타임 오미자 3개, 물 1큰술
녹두 소_ 녹두 고물 200g, 꿀 2½큰술, 소금 ¼작은술
그 밖에_ 오뚜기 콩기름·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적당량
만들기 1 멥쌀가루에 각각 스틱 생강차와 오미자차 분말을 넣고 물을 넣어 고루 섞는다. 김 오른 찜통에 젖은 면 보자기를 깔고 20분 정도 찐다.
2 절구나 스테인리스 볼에 콩기름(분량 외)을 바르고 ①의 반죽을 넣어 각각 방망이로 쳐서 매끈하게 만든다.
3 녹두 고물에 꿀과 소금을 넣고 섞어서 10g씩 뭉쳐놓는다.
4 ②의 반죽을 밀대로 얇게 밀어서 ③의 녹두 소를 얹고 반 접어서 원형 틀로 찍는다. 남은 반죽은 계속 다시 뭉쳐서 같은 방식으로 만들기를 반복한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바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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