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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Fermentation 지금의 발효를 읽는 일곱 가지 키워드


발효는 시간의 맛이다. 기다리고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에서 미생물이 지닌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을 거쳐 이른바 ‘삭힌 것’이라 부르는, 전혀 다른 맛과 향을 지닌 ‘식食’이 된다. 다른 나라 문화권에서도 발효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2010년 덴마크 파인다이닝 노마가 발효의 원리를 적극 활용하면서 전 세계가 새로운 음식의 탄생을 목격하며 환호했다. 갖은 음식에 김치와 된장·간장을 접목해 매일 한식을 먹어온 우리에게 발효식은 너무나도 당연하며, 발효를 적용한 음식은 세계 곳곳에서 이름과 형태를 달리하며 존재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해온 음식이기에 발효는 여전히 유효하다. 창의적 맛과 향이 변화를 이끄는 발효가 어떻게 우리의 미각을 놀랍게 해왔으며, 또 놀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 모던 발효 레시피 열네 가지를 소개한다.



Original
발효 문화를 대표하는 김치와 된장은 한국 요리, 더 나아가 한국인의 삶과 맞닿아 있다. 콩을 삶아 메주를 쑤어 된장을 만들고, 배추를 소금에 절여 갖은양념에 버무려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 김치의 제맛이 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한국만의 오리지널이다. 해외에서도 K-FOOD, 발효의 근간으로 김치와 된장을 활용한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삭하고 시원한 백김치를 짭조름한 프로슈토에 접목하거나, 산미를 더한 된장 레몬 소스는 구운 무와 잘 어우러진다.

백김치 프로슈토말이
재료 백김치잎 2장, 프로슈토 4장, 설탕 1작은술, 올리브유ㆍ미나리잎 약간씩

만들기
1 백김치는 물기를 꼭 짠 후 채 썰어 볼에 담고, 설탕을 넣어 버무린다.
2 도마 위에 프로슈토를 길게 펴고, ①을 올려 단단하게 만 뒤 반으로 썬다.
3 ② 위에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후 작은 미나리잎을 올린다.


된장 레몬 소스를 올린 무구이
재료 무 1개, 된장 4큰술, 레몬즙 1개분, 설탕 1큰술, 레몬 제스트 1개분

만들기
1 무는 껍질을 벗긴 후 3cm 두께로 잘라 윗부분에 십자로 칼집을 낸다.
2 볼에 레몬즙과 된장, 설탕을 담고 골고루 섞는다.
3 185℃로 예열한 오븐에 ①을 넣고 20분간 구운 후 ②의 된장 레몬 소스를 발라 10분간 더 굽는다.
4 ③을 그릇에 담고 레몬 제스트를 올려 완성한다.



Umami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 과정을 거칠 때 액체만 걸러내어 숙성한 간장과 쌀 혹은 과일을 발효해 만든 식초는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포도로 만든 발사믹 식초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과 농도, 풍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발효 정도에 따라 향취가 새롭게 변하는 간장과 식초는 음식의 밑간을 맞추는 데도 유용하지만, 재료 조합에 따라 풍미를 끌어올려주는 소스가 되니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것.

튀긴 만두피 위에 올린 피슈트와 그린빈스 디시
재료 만두피 4장, 피슈트(완두 순) 20g, 그린빈스 8대, 간장 2큰술,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가쓰오부시 4큰술, 튀김용 기름ㆍ올리브유ㆍ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만두피는 앞뒤로 노릇하게 튀긴다.
2 피슈트는 깨끗하게 씻고, 그린빈스는 올리브유에 볶아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 후 어슷하게 자른다.
3 볼에 간장, 식초, 설탕을 골고루 담고 섞는다.
4 ①의 만두피 위에 피슈트와 그린빈스를 올리고 가쓰오부시를 뿌린 후 먹기 직전에 ③의 드레싱을 뿌린다.


표고버섯튀김과 간장&발사믹 식초 드레싱
재료 표고버섯 8개, 찹쌀가루 ½컵, 물 ½컵, 발사믹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간장 1큰술, 여분의 찹쌀가루ㆍ후춧가루 약간씩, 튀김용 기름 적당량

만들기
1 표고버섯은 기둥을 제거하고 4등분해 가볍게 씻은 후, 찹쌀가루를 묻힌다.
2 볼에 여분의 찹쌀가루와 물을 담아 골고루 섞어 ①의 표고버섯에 입힌 후 바삭하게 튀긴다.
3 볼에 발사믹 식초, 설탕, 간장을 담아 골고루 섞은 후 후춧가루를 섞는다.
4 ②의 튀김을 꼬치에 꿴 후 ③의 드레싱을 뿌린다.



Flavor
우리나라에 장아찌가 있다면 서양에는 여러 가지 채소를 각종 향신료와 소금, 식초에 절여 일정 기간 삭혀 만든 피클이 존재한다. 주재료가 되는 채소와 향신료 조합 및 발효를 통해 새롭게 덧입혀지고 창조되는 풍미는 맛의 신세계를 선사한다. 양배추를 발효해 만든 독일식 절임 샤워크라우트도 마찬가지다. 산뜻하고 아삭한 식감의 피클은 입맛을 끌어올려주기도 하고, 심심한 국수와 밥에도 잘 어울린다.

버섯 피클
재료 양송이 버섯 10개, 새송이버섯 5개, 코리앤더씨 1작은술, 
피클물_ 물 500ml, 식초 1¾컵, 소금 2큰술, 설탕 ¼컵

만들기
1 양송이버섯과 새송이버섯은 깨끗한 젖은 면포로 닦는다.
2 양송이버섯은 4등분하고, 새송이버섯은 양송이버섯 크기로 손질한다.
3 냄비에 피클물 재료를 넣고 끓여 한 김 식힌 후 유리병에 담아 ①과 코리앤더씨를 넣고 골고루 섞은 후 3일 이상 숙성시킨다.
4 ③의 버섯 피클을 먹기 직전에 꺼내어 올리브유와 허브를 넣고 골고루 버무려 30분간 재운 후 먹는다.


쪽파 피클
재료 쪽파 20뿌리, 물 ½컵, 식초 ¼컵, 설탕 2큰술, 간장 ¼컵

만들기
1 쪽파는 깨끗이 손질해 토치로 겉면을 살짝 익힌 뒤 병에 담는다.
2 냄비에 물, 식초, 설탕, 간장을 넣어 끓인 후 한 김 식혀 ①에 붓고 3일 이상 숙성시킨다.


구운 가지 피클
재료 가지 5개, 물 500ml, 식초 1¾컵, 소금 2큰술, 설탕 ⅓컵, 핑크페퍼 1작은술

만들기
1 가지는 팬에 올려 토치로 겉껍질을 태운 후 뚜껑을 덮고 한 김 식으면 껍질을 벗기고 씻는다.
2 냄비에 분량의 물, 식초, 소금, 설탕을 넣고 끓인 후 한 김 식힌다.
3 유리병에 ①을 담고 핑크페퍼를 넣은 후 ②를 부어 3일 이상 숙성시킨다.



Texture
인류가 발효 식품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음식을 보관하고 익혀 먹으면서부터라고 추측할 수 있다. 태곳적부터 다양한 발효 음식을 먹어왔는데, 우유나 말의 젖으로 만든 요구르트와 치즈가 대표적이다. 액체인 우유는 젖산 발효를 거쳐 꾸덕한 질감을 지닌 요구르트로 변한다. 산뜻하면서도 새콤한 맛으로 즐겨도 좋지만, 발효를 통해 달라진 질감으로 딥 소스를 만들어봐도 좋다.

구운 가지와 요구르트, 브라운 버터, 피클을 올린 디시
재료 가지 2개, 그리크 요구르트 4큰술, 래디시 피클(래디시 4개, 식초 1큰술, 설탕 1작은술, 소금 약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브라운 버터 2큰술, 소금ㆍ굵은 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가지는 껍질째 토치로 태워 한 김 식으면 껍질을 벗겨낸 후 손가락 굵기로 손질해 올리브유,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2 래디시는 얇게 저민 후 분량의 식초, 설탕, 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어 재운다.
3 그릇에 ①의 가지를 담고 그리크 요구르트와 래디시 피클, 브라운 버터를 올린 후 굵은 후춧가루를 뿌린다.


구운 레몬과 무짠지, 리코타 치즈, 요구르트를 섞은 딥 소스
재료 무짠지 200g, 레몬 1개, 리코타 치즈 ½컵, 그리크 요구르트 ½컵

만들기
1 무짠지는 굵게 다진 후 물기를 꼭 짠다.
2 레몬은 즙을 낸 후 껍질 부분을 얇게 포 뜬 후 굵게 다져 토치로 굽는다. 
3 볼에 레몬즙 ½개분과 리코타 치즈, 그리크 요구르트, 무짠지, ②의 레몬 껍질을 담고 골고루 섞어 완성한다.



Sparkle
발효 역사에서 술은 빠질 수 없다. 모든 발효는 효모와 균이 필요한데, 맥아에서 추출한 효모가 당분을 분리하며 알코올을 만들어낸다. 각 나라별·지역별 효모에 따라 탄산의 정도와 풍미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소규모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일 효모로 발효해 홉의 가볍고 산뜻한 풍미의 플루토 블론드 에일과 구운 몰트를 레시피에 첨가해 단맛이 나는 라거, 밀의 부드러움을 살린 바이젠과 같은 맥주가 선사하는 발효의 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절임류나 튀김류를 페어링한다.

고수파올리브유에 재운 올리브 
재료 고수 2뿌리, 파 ½대, 올리브 1½컵 , 화이트 와인 식초 2작은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4큰술

만들기
1 고수는 뿌리는 제거하고 송송 썰고, 파는 4등분해서 송송 썬다.
2 올리브는 체에 밭쳐 물기를 뺀 후 화이트 와인 식초, ①과 함께 골고루 섞은 후 올리브유를 뿌려 골고루 버무려 1시간 이상 재운다. 


유린기 스타일의 슈니첼
재료 돼지고기 등심 4장, 밀가루 2큰술, 달걀물 1개분, 빵가루 1컵, 양파 ¼개, 청ㆍ홍고추 1개씩, 간장 4큰술, 식초 4큰술, 설탕 2큰술, 생강즙 1작은술, 튀김용 기름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등심은 칼등으로 두드려 소금·후춧가루로 밑간한 후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옷을 입힌 다음 180℃로 달군 기름에 바삭하게 두 번 튀겨 체에 밭친다. 
2 양파와 청ㆍ홍고추는 굵게 다진 후 분량의 간장, 식초, 설탕, 생강즙과 함께 골고루 버무려 양념장을 만든다.
3 ①의 슈니첼을 썰어 그릇에 담고 ②의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다.



Sour
발효를 통해 탄생한 오묘한 신맛은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콤부차도 그중 하나로, 녹차와 홍차에 효모 같은 유익균을 넣어 발효시킨 음료다. 베이스가 되는 차와 발효 정도에 따라 독특한 신맛이 난다. 탄산감도 뛰어나 하이볼과 마르가리타 같은 칵테일로 즐겨도 좋고, 콤부차가 지닌 발효 성질을 활용해 산미가 은은하게 나는 밀가루에 넣어 빵으로 굽기를 제안한다.

콤부차 하이볼 
재료 콤부차 2컵, 탄산수 2컵, 얼음 2컵, 레몬 웨지 8개

만들기
잔에 얼음과 레몬 웨지를 채우고, 탄산수와 콤부차를 부은 뒤 섞는다.


콤부차 마르가리타
재료 콤부차 1컵, 테킬라 1컵, 라임즙 2개분, 라임 조각 4개, 굵은소금ㆍ얼음 적당량

만들기
1 잔 테두리에 라임즙을 묻힌 후 굵은소금을 올린다.
2 볼에 얼음과 콤부차, 데킬라, 트리플섹, 라임즙을 넣고 골고루 섞어 ①에 붓고 라임 조각으로 장식한다.


콤부차 오트밀 빵 
재료 중력분 350g, 오트밀 100g, 콤부차 1½컵 , 소금 1작은술, 베이킹 소다 1작은술, 식물성 오일 2큰술, 꿀 2큰술, 달걀물ㆍ토핑용 오트밀 약간씩

만들기
1 볼에 중력분, 오트밀, 소금, 베이킹 소다를 담고 고루 섞은 후 콤부차를 부어서 반죽을 만든다.
2 작은 볼에 오일과 꿀을 담아 섞은 후 ①의 반죽에 넣는다.
3 반죽이 매끈한 한 덩어리가 되도록 5분 이상 치댄다.
4 반죽을 4등분한 후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윗면에 달걀물을 바르고 토핑용 오트밀을 뿌린다.
5 ④의 반죽을 200℃로 예열한 오븐에서 25분간 굽고, 190℃로 온도를 낮춰서 약 15분 더 굽는다.


요리와 스타일링 101레시피 | 맥주 협조 브루어리304

글 김혜민│사진 이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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