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마일케’, 피그먼트 프린트, 42x59.4cm, 2023
오뚜기 일러스트레이션 페스티벌
선입견을 깬 조화로움
어느 집에나 있는 상비 식재료로, 수많은 종류의 소스 중에서도 존재감이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는다. 바로 토마토케챂 이야기다. 들여다보면 오랜 역사를 지닌 조미료이건만, 감자튀김이나 오므라이스에 뿌려 먹는 소스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토마토케챂은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려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소스다.
제1회 오뚜기 일러스트레이션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신우석의 ‘군마일케’는 토마토케챂의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조화로움’을 강조한다. 케챂만큼 존재감이 뛰어난 골드마요네스와 토마토케챂은 전혀 다른 소스지만, 함께 어우러진 일러스트가 그러하듯 섞으면 맛있는 별미 소스로 미식의 즐거움을 준다. 선입견을 버리면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법. 최고의 조합을 찾는 재미를 토마토케챂으로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오뚜기 일러스트레이션 페스티벌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참신한 디자인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리다. 오뚜기 제품을 매개로 사람과 공간 및 시간을 하나로 연결해 식문화와 아트를 결합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목적으로, 올해 3월 첫 회를 개최했다. 브랜드와 창작자의 단순 협업이 아니라, 만 7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축제이자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올해 수상작은 브랜드 경험 공간 ‘롤리폴리 꼬또’에서 전시한 바 있으며, 매해 같은 공간에서 수상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늘날 토마토케챂은 전 세계인이 가장 애용하는 소스 중 하나다. 그만큼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식품의 아이콘으로, 패스트푸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이자 식문화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케챂을 온전한 미국 조미료라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살펴보면 케챂의 기원은 의외인 곳에 있다. 전형적인 슬로푸드에서 비롯된 식품으로 본고장은 아시아다.
케챂의 전신을 거슬러 올라가면 액젓에 이른다. 17~18세기에 동남아와 중국 남부에서는 생선 내장이나 육류 부산물을 간장이나 소금을 넣어 담근 소스를 ‘케치압Koe-Chiap’이라고 불렀다. 긴 항해에 적합한 조미료이던 덕분에 서양으로 전파되었고, 그 뒤에 여러 식재료를 활용하면서 변주되었다. 케챂은 토마토뿐 아니라 채소·과일·해산물 등을 졸여 만든 소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당시 요리책을 살펴보면 굴, 홍합, 버섯, 호두, 레몬, 셀러리, 복숭아 등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 토마토케챂인 것. 어떤 요리에나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재료의 맛을 확 살려주는 신통방통한 조미료였기에 예나 지금이나 마법의 소스로 손꼽힌다. 특유의 단맛·신맛과 함께 풍미를 더해주는 감칠맛이야말로 토마토케챂의 매력 요소다. 오늘날의 토마토케챂은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 과육을 농축한 페이스트에 소금, 식초, 향신료 등을 섞어 만든다.
국내에서는 1971년 8월 오뚜기에서 ‘도마도케챂’으로 최초로 선보였다. 당시 대한민국에 토마토케챂이 없던 것은 아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30년대의 일로, 몇십 년간 암암리에 유통된 외국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었다. 오뚜기의 토마토케챂은 국산 케챂의 품질을 높이는 계기이자 결과물로, 건강식품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신선한 토마토를 사용해 풍미와 진한 맛을 더하고, 화학조미료와 색소 및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한 것이다. 덕분에 출시한 이래 꾸준히 높은 시장점유율로 대한민국 대표 케챂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외의 맛
최고의 케미
토마토케챂은 그야말로 개성이 강하다. 조금만 사용해도 요리의 색만 붉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맛 자체를 케챂 맛으로 바꾼다. 하지만 향이 강한 향신료나 소스와 함께 사용하면 강한 맛을 중화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는 케챂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오뚜기에서 선보인 ‘케챂과 마요네스가 만난 케요네스’ 제품과 칠리 파우더와 케챂을 섞어 만든 멕시코 요리 칠리 콘 카르네의 경우가 그러하다. 카레와의 궁합도 의외다. 볶음밥을 만들 때는 물론, 소스를 만들 때 카레와 케챂을 섞으면 단맛이 더해져 한결 맛있어진다. 특히 오리지널 토마토케챂의 진한 맛이 카레와 잘 어울린다.
케챂카레소스 생선 커틀릿
재료(4인분) 대구(혹은 광어) 100g, 오뚜기 고소한 골드마요네스 4큰술, 밀가루 2컵, 달걀물 4개분, 빵가루 2컵, 소금·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백후추 약간씩, 오뚜기 프레스코 포도씨유 적당량
케챂카레소스_ 꽈리고추 12개, 애호박 100g, 오뚜기 오메가3버터 1큰술, 물 2컵, 오뚜기 백세카레 약간 매운 맛(고형) 2조각, 오뚜기 토마토케챂 4큰술, 소금·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 적당량
만들기
1 생선에 소금과 통백후추를 갈아서 뿌려 밑간한다.
2 케챂카레소스를 만든다. 이때 꽈리고추는 송송 썰고, 애호박은 가로세로 2cm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냄비에 버터를 두르고 애호박을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애호박이 익으면 고형 카레를 넣어 잘 푼 다음 꽈리고추와 토마토케챂을 넣고 한소끔 끓여서 농도를 걸쭉하게 한 후 간은 소금과 후춧가루로 맞춘다.
3 ①의 생선은 앞뒤로 마요네스를 고루 바른 뒤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혀 달군 포도씨유에 노릇하게 튀겨서 건진다.
4 접시에 ③의 생선튀김을 담고 ②의 케챂카레소스를 끼얹는다.
전통의 맛
양식의 국물 맛 내기
토마토케챂은 원료인 토마토를 가장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에 함유된 리코펜은 천연 항산화 물질로, 열에 강할 뿐 아니라 조리하면 외려 체내 흡수율도 2.5배나 높아지기 때문. 다양한 요리에 케챂을 더하면 간편하게 미식을 즐기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이유다. 특히 토마토소스 베이스의 스튜 등 국물 요리에 훌륭한 양념이 된다. 차가운 여름 수프인 가스파초gazpacho가 대표적으로, 깔끔한 맛이 특징인 ½하프케챂을 활용하면 프레시한 국물 맛을 맛깔나게 살릴 수 있다.
가스파초
재료(4인분) 완숙 토마토 600g, 마늘 2쪽, 오뚜기 ½하프케챂 120g, 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 90ml, 굵은소금 2g, 바질잎 6~7장, 호밀빵 50g, 아몬드(혹은 잣 볶은 것) 60g, 소금·오뚜기 순후추 약간씩
곁들이_ 삶은 새우 4마리, 송송 썬 쪽파·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 약간씩
만들기
1 완숙 토마토는 6등분하고, 마늘은 다진다.
2 ①의 토마토와 다진 마늘, ½하프케챂, 올리브유, 굵은소금, 바질잎을 고루 섞어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12시간 숙성시킨다.
3 믹서에 ②와 호밀빵, 아몬드를 넣고 곱게 갈아서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다음 체에 내린다.
4 그릇에 ③의 가스파초를 담고 그 위에 삶은 새우를 모양대로 반 갈라 얹은 뒤, 송송 썬 쪽파와 올리브유를 뿌린다.
초대의 맛
별미 소스로 근사하게
토마토케챂의 상큼한 맛과 향은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우러져 음식의 풍미를 살려준다. 이는 케챂의 장점이자 매력으로, 다양한 재료와 섞어 별미 소스로 활용할 때도 유용하다. 해산물이나 고기와도 잘 어울려 간단한 초대 메뉴로도 안성맞춤인데, 이때 특유의 매콤한 향이 일품인 할라피뇨케챂은 고기와 즐기기에 좋고, 산뜻한 ½하프케챂은 해산물을 활용한 가벼운 메뉴에 제격이다.
카르파초풍 쇠고기
재료(4인분) 쇠고기 안심(혹은 채끝등심) 500g, 소금·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 약간씩, 송송 썬 쪽파·오뚜기 할라피뇨케챂 적당량
만들기
1 달군 팬에 쇠고기를 덩어리째 올리고 굴려가면서 겉면만 익힌다. 랩에 단단하게 싸서 냉동실에서 살짝 얼린 후 얇게 썬다.
2 ①의 쇠고기에 소금, 후춧가루, 올리브유를 뿌리고 송송 썬 쪽파를 듬뿍 얹은 다음 할라피뇨케챂을 소스로 뿌려 곁들인다.
새우 칵테일
재료(4인분) 칵테일 새우 20마리(레몬즙 2큰술, 설탕 1작은술), 셀러리 1줄기, 레몬 슬라이스 4쪽
소스_ 오뚜기 ½하프케챂 100g, 다진 양파 30g, 레몬즙 2큰술, 타바스코 핫소스 1작은술
만들기
1 칵테일 새우는 해동한 후 냄비에 담고 물을 잠길 정도로 부어 불에 올린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식힌다.
2 ①의 새우를 건져 레몬즙과 설탕으로 버무린다.
3 셀러리는 섬유질을 벗기고 찬물에 씻어 건져 4cm 길이로 썬다.
4 ½하프케챂, 다진 양파, 레몬즙, 타바스코 핫소스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5 컵이나 볼에 ④의 소스를 담고 셀러리를 곁들인 뒤, ②의 새우와 레몬 슬라이스를 둘러 담듯 그릇 가장자리에 건다.
일상의 맛
한식의 풍미 더하기
토마토케챂은 그 자체가 훌륭한 조미료로,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새콤달콤하면서 맛이 진한 케챂을 1~2큰술만 넣으면 색감과 감칠맛이 살아나며 영양도 더할 수 있는 것. 특히 닭볶음탕이나 제육볶음과 같이 고추장 베이스의 매콤한 한식은 물론, 깍두기나 김치 양념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짜고 매운맛을 덜어낼 수 있으니 아이용 김치에도 더할 나위 없다.
열무물김치
재료 열무 1단(1.5kg 정도), 쪽파 20뿌리, 굵은소금 1컵, 물 10컵
밀가루풀_ 물 2컵, 통밀가루 2큰술
국물_ 청양고추 8개, 마늘 6쪽, 생강 1톨, 양파 1개, 물 10컵, 오뚜기 델리토마토케챂 240g, 소금 4~5큰술, 설탕 3큰술
만들기
1 열무와 쪽파는 다듬어 씻어서 6cm 길이로 썬 다음, 굵은소금을 푼 물에 담가 1시간 정도 절인다. 중간에 위아래를 한 번 뒤집는다.
2 냄비에 물과 밀가루를 넣고 저으면서 풀을 쑨다. 끓으면 불을 끄고 냄비째 찬물에 담가 식힌다.
3 청양고추는 반 갈라서 씨를 털어내 썰고, 마늘과 생강은 반 자르고, 양파는 8등분한다. 핸드 블렌더에 모두 넣고 갈아서 고운체에 국물만 밭거나 착즙기로 짠다.
4 물에 ②와 ③, 델리토마토케챂을 넣고 섞어서 체에 내린 다음 소금과 설탕으로 간한다.
5 ①의 열무는 물에 한 번 씻어서 건져 물기를 뺀다. 뒤적거리면 풋내가 나므로 주의한다.
6 김치 통에 ⑤를 담고 ④의 국물을 붓는다. 하루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고 먹을 때 썰어서 그릇에 담고 국물을 붓는다.
닭볶음탕
재료(4인분) 닭 1마리(1kg 정도), 감자 400g, 당근 150g, 양파 1개, 대파 1대, 깻잎 20장
닭고기 밑양념_ 청주 2큰술, 생강편 6쪽,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½작은술, 오뚜기 순후추 약간, 소금 ⅓작은술
양념장_ 오뚜기 과일과야채케챂 200g, 고추장 4큰술, 진간장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다진 쪽파 4큰술, 다진 생강 1큰술,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오뚜기 순후추 약간
만들기
1 닭은 큼직하게 토막 내서 물에 깨끗하게 씻는다. 끓는 물에 데쳐서 다시 찬물에 씻은 후 밑양념을 해서 20분 정도 잰다.
2 감자와 당근은 큼직하게 썰어 모서리를 다듬고 물에 씻어 건진다. 양파는 4등분한 후 꼬치를 꽂아 고정하고, 대파와 깻잎은 양파 길이로 썬다.
3 볼에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4 냄비에 ①의 닭고기, ②의 감자와 당근을 넣고 물을 잠길 정도로 부어서 20분 정도 끓인다. 감자가 익으면 양파, 대파, 양념장을 넣고 끓이다가 채소가 익으면 깻잎을 넣고 끓여 그릇에 담는다.
오뚜기 케챂
한국인 입맛과 트렌드를 담다
오뚜기 케챂은 한국인 입맛에 맞도록 발효 식초를 넣어 새콤한 맛을 더하면서도 부패균을 없애는 방부 효과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토마토 이외의 합성 첨가물은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빨갛게 잘 익은 신선한 토마토 과육만 사용해 맛이 깊고 진할 뿐 아니라 붉은색도 선명하다. 대표 제품인 ‘토마토케챂’ 500g에는 토마토 14.5개 정도가 농축되어 들어 있는데, 케챂 2큰술에 토마토 반 개 분량의 영양이 듬뿍 들어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요구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으며, ‘델리토마토케챂’ ‘과일과야채케챂’ ‘½하프케챂’ ‘할라피뇨케챂' 등이 있다.
(왼쪽부터)
오뚜기 할라피뇨케챂
할라피뇨를 더해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 감자튀김·나초 칩 등 각종 튀김이나 느끼한 맛의 요리에 잘 어울린다.
오뚜기 과일과야채케챂
과일과야채케챂(475g)에는 완숙 토마토·사과·포도·파인애플·양파 등 과일 115g과 채소 909g(생물 환산 기준)이 들어 있으며, 씹는 식감도 즐길 수 있다. 요리에 채소 대용으로도 제격이다.
오뚜기 ½하프케챂
높은 토마토 함량은 그대로, 당과 염분 함량은 반으로 줄인 산뜻한 맛의 케챂이다. 칼로리도 낮춰 맛이 더욱 부드러우며 샐러드 등 가벼운 메뉴에 안성맞춤이다.
오뚜기 토마토케챂
빨갛게 잘 익은 신선한 토마토만 사용해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익숙한 맛과 향으로 어떤 식재료와 조리법에도 두루 잘 어울린다.
오뚜기 델리토마토케챂
다른 케챂에 비해 맛이 진하고 감미로워 조리했을 때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아이 간식 등에 단맛을 더할 때에도 활용 가능하다.
요리 노영희 | 촬영 협조 ㈜오뚜기(080-024-2311)
- 오뚜기의 맛 케챂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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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케챂만큼 위력적인 소스도 없다. 맛이 강한 요리에 넣으면 풍미가 깊어지고, 간 맞추기 실패한 요리에 넣으면 맛이 되살아난다. 토마토 과육의 깊고 진한 맛을 고스란히 담은 오리지낼리티로 미식을 건강하게 즐기는 방편이기도 한 오뚜기 토마토케챂의 다양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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