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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맛 후추 다시 보기
역사를 움직인 원동력이자 주인공으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향신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후추다. 매혹적인 향과 맛, 오리지낼리티로 국내 후추 제품의 혁신을 주도해온 오뚜기 후추를 맛있고 다양하게 즐기는 법.

‘純’, silkscreen print, gold-leaf, 750×987.5mm, 2023
채병록 디자이너는 일본 다마 미술대학에서 그래픽 표현 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14년부터 디자인 스튜디오 CBR Graphic을 운영하며 ‘한국적’ 그래픽을 만들고 있다. 작품은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 국립한글박물관 등에 영구 소장· 전시됐다.
오뚜기×채병록 그래픽 디자이너
후추 미학
채병록 그래픽 디자이너는 고급 향신료이던 후추를 1974년 국내에 대중화하는 데 일조한 오뚜기 순후추 제품을 모티프로 오랜 역사를 가진 후추의 시간을 레이어로 표현했다. 패키지의 요소를 활용하되 고정관념을 둘러싼 모든 프레임을 해체해 켜켜이 쌓아 올린 것. 후추통의 비율을 그대로 살린 대지 위에 점점으로 깔린 패턴은 한 알 한 알 존재감과 개성이 뚜렷한 후추의 특징을 나타낸 것으로, 그 위에 자리한 오뚝이 형상은 패키지의 주요 미감 그대로 맵고 자극적인 향기와 맛으로 금에 버금가는 귀한 향신료였던 후추의 특성을 검정색과 금색, 빨강색으로 표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뚜기 순후추 패키지의 특징을 과감하면서도 디테일하게 묘사한 타이포그래피이다. 한자 ‘純’(순수할 순), 한글 ‘후추’, 영어 ‘OTTOGI BLACK PEPPER POWDER’ 등을 시각적으로 변주한 것으로, 특히 붓글씨로 형상화한 한글 레터링 ‘후추’는 한국적 그래픽을 ‘기록하고 찾아내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약방에 감초가 있다면 주방엔 후추가 있다. 특유의 향과 매콤한 맛으로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우리 식탁을 사로잡고 있는 것. 4~5mm의 작은 열매에 불과하지만, 세계사를 쥐락펴락한 주인공으로 일컫는 놀라운 향신료이기도 하다. 중세 유럽에서는 ‘금보다 비싼 향신료’로 각광받기도 했는데,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 인도 항로를 개척한 바스쿠 다가마, 최초로 세계를 일주한 마젤란을 비롯한 걸출한 탐험가들의 발걸음을 바다로 향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냉장 시설이 발달하지 않아 쉽게 음식이 변질되곤 했기에 육류의 맛과 향을 유지해주는 후추의 등장은 그야말로 일대 혁명이었던 것.

후추는 동양에서도 ‘귀하신 몸’이었다. 향신료보다는 약초에 가까웠는데, 여름에는 후추 한 알만 먹어도 식중독 등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믿어 상비약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사실 이것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위의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장의 가스를 제거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또 피페린, 채비신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식욕을 돋우고 고기의 잡냄새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향미를 더하는 기능뿐 아니라 기생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방부제 역할도 해 햄과 소시지 등 가공식품에도 쓰인다.

뛰어난 효과와 함께 다른 식재료나 향신료와의 조화가 우수한 후추의 향기와 맛은 여전히 우리 식탁을 사로잡고 있다. 지금은 집집마다 갖춰두는 상비 향신료의 하나로, 국내에서는 1974년 2월 오뚜기의 순후추 제품 출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오뚜기 순후추는 현재에도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출시 즈음에는 지금과 달리 비닐로 포장되어 있었다. 같은 해 4월에 패키지를 리뉴얼하며 국내 최초로 캔 용기를 선보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후추를 고급 향신료로 인식하던 때라 등급이 떨어지는 후추와 고추씨 등을 섞어 오뚜기 순후추 상표를 도용해 재판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 상표 도용이 어려운 캔 용기 제품을 내놓으며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오뚜기 순후추 제품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추억의 맛
맛의 한 끗 차이
후추는 한식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향신료다. 고기로 육수를 만들거나 삶을 때는 대개 통흑후추를 넣어서 잡내를 없애지만, 곰탕·설렁탕·떡국 등 국물 요리를 먹을 때는 어김없이 고운 후춧가루를 뿌렸다. 요즘은 대표 컴포트 푸드로 꼽히는 떡볶이에도 굵게 간 후춧가루가 주재료로 등장하는 추세다. 이처럼 음식에 향을 더할 때는 굵은 후춧가루가, 국물에 첨가할 때는 향이 진해 겉돌지 않도록 곱게 간 후춧가루가 잘 어울린다.

떡국
재료(2인분) 오뚜기 쫄깃한 쌀떡국떡 200g, 오뚜기 옛날 사골곰탕 2봉지, 물 2컵, 송송 썬 대파·오뚜기 순후추 약간씩

만들기
1 냄비에 사골곰탕 국물과 물을 붓고 끓인다. 끓어오르면 쌀떡국떡을 넣고 끓인다.
2 그릇에 ①의 떡국을 담은 뒤 송송 썬 대파를 올리고, 순후추를 뿌린다.


후추기름떡볶이
재료(2인분) 떡볶이 떡 2봉지, 오뚜기 프레스코 포도씨유 2큰술, 오뚜기 굵은순후추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떡볶이 떡을 넣어 중간 불에서 볶는다.
2 ①의 떡이 말랑말랑해지면 소금으로 간하고 굵은순후추를 듬뿍 뿌려 한 번 더 볶는다.



최고의 맛
유제품과의 하모니
후추의 가장 큰 특징은 자극적인 맛으로, 다른 재료와 어우러지면 시너지를 발휘한다. 그중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는 식재료는 뭐니 뭐니 해도 유제품이다. 치즈, 우유, 크림 등 유제품에 후추를 넣으면 느끼한 맛이 중화되고 감칠맛이 살아난다. 대표 요리로는 카르보나라를 꼽을 수 있다. 카르보나라의 정식 이름은 스파게티 알라 카르보나라spaghetti alla carbonara. 카르보나라라는 이름은 로마 방언으로 ‘광부’를 뜻하는 ‘carbonar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광부들이 이 음식을 먹다 몸에 붙어 있던 석탄 가루가 접시에 떨어진 것에 착안해 굵게 으깬 후춧가루를 뿌려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카르보나라
재료(1인분) 오뚜기 프레스코 스파게티 70g, 초리소 50g, 다진 마늘 1작은술, 생크림 1~1½컵, 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소금·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 적당량

만들기
1 냄비에 물과 소금을 넣고 끓어오르면 스파게티를 넣고 알덴테로 삶아 건져 물기를 뺀다. 초리소는 다진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초리소와 다진 마늘을 함께 볶다가 생크림을 넣고 끓인다.
3 ②에 ①의 스파게티 삶은 것을 넣고 볶다가 소금으로 간한 뒤 통후추를 듬뿍 갈아 넣어 맛을 더한다.



초대의 맛
톡 쏘는 흑후추, 부드러운 백후추
후추는 색상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열매가 익기 전에 따서 말린 흑후추는 특유의 톡 쏘는 향기가 진하고 풍부하다. 반면 잘 익은 열매의 외피를 제거하고 이를 건조한 백후추는 맛이 부드럽고 온화하다. 일반적으로 매운 성분인 피페린이 많이 함유되어 매운맛이 강한 흑후추는 육류에, 향기 좋은 백후추는 생선 요리에 사용하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단, 후추 종류와 상관없이 넣는 순서만큼은 동일하다. 소금으로 간한 다음, 후춧가루로 마무리할 것. 이것은 요리의 철칙이기도 하다.

광어 세비체
재료(4인분) 광어회 200g, 양파 60g, 방울토마토 10개
소스_ 레몬즙 4큰술, 소금 ½작은술, 멸치 액젓 1작은술, 생강즙 약간, 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백후추 적당량

만들기
1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찬물에 잠깐 담갔다 건져 물기를 뺀다. 방울토마토는 반 자른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3 ①의 양파와 방울토마토에 소스를 적당량 넣고 버무린다.
4 접시에 광어회를 담고 그 위에 소스를 약간 뿌린 다음 통백후추를 갈아 뿌린다. 여기에 ③의 양파와 방울토마토를 보기 좋게 옆에 올린다. 고수나 푸른 잎을 올리면 싱그러움을 더할 수 있다.


후추 스테이크
재료(2인분) 쇠고기(채끝등심) 200g 2쪽, 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 2큰술, 오뚜기 오메가3 버터 2큰술,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4줄기, 소금·오뚜기 굵은순후추 적당량
소스_ 진간장 ½컵, 설탕 50g, 오뚜기 미향 1큰술, 청주 1큰술, 물 1큰술

만들기
1 작은 냄비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넣고 졸인다.
2 팬에 올리브유와 버터를 섞어서 두르고 쇠고기를 올려 앞뒤로 굽는다. 다 구워지면 앞뒤로 소금과 굵은순후추를 뿌린다.
3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도 ①의 고기 굽는 팬에 함께 굽는다. 이때 소금과 후춧가루도 뿌려 간한다.
4 구운 고기와 아스파라거스를 먹기 좋게 썰어 접시에 담고 소스를 곁들인다.



일상의 맛
기름과 함께
후추는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주요 양념이자 향신료이지만, 기름과 유독 잘 어울린다. 좋은 예로 일상에서 가장 자주 해 먹는 조리법인 볶음 요리를 들 수 있는데, 마지막에 후추를 더하면 느끼한 맛이 담백해지고 후추의 자극적 맛이 중화되면서 풍미가 살아난다. 요즘은 올리브유에 후추만 곁들여 드레싱으로, 소스로 다양하게 즐기기도 한다. 이는 저염식을 선호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요즘 푸드 트렌드와도 일맥상통해 인기다.

쇠고기파프리카후추볶음
재료(1접시분) 쇠고기(채끝등심) 120g, 파프리카 1개, 오뚜기 프레스코 포도씨유 1큰술, 소금 약간, 오뚜기 굵은순후추 적당량
고기 양념_ 오뚜기 미향 ½큰술, 이금기 프리미엄 굴소스 1작은술, 녹말 1작은술,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½작은술

만들기
1 쇠고기는 굵게 채 썰어 분량의 재료로 양념한다.
2 파프리카는 꼭지와 밑부분을 조금씩 잘라내고 길이로 반 잘라서 씨 부분을 저며낸 다음 굵게 채 썬다.
3 달군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②의 파프리카를 볶다가 ①의 쇠고기를 넣어 함께 볶는다. 소금으로 간한 뒤 굵은순후추를 듬뿍 뿌린다.


오이연어 오픈 샌드위치
재료(4인분) 오이 1개, 훈제 연어 1팩, 식빵 4장, 오뚜기 골드마요네스 4큰술, 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 적당량, 송송 썬 쪽파 약간

만들기
1 오이는 필러로 얇게 깎아서 종이 타월로 물기를 걷고, 연어의 기름기도 걷는다.
2 식빵 한 면에 마요네스를 1큰술씩 펴 바른다. 그 위에 연어와 오이를 순서대로 얹고 올리브유를 약간 붓고 통후추를 갈아 뿌린 다음 송송 썬 쪽파를 올린다.



오뚜기 후추

다양화하고 전문화하다
식문화가 점차 서구형으로 변화하는 데다 ‘집밥’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향신료 시장이 폭넓어지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향신료인 후추도 예외는 아니다. 오뚜기 순후추처럼 곱게 빻은 가루형 제품과 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처럼 도구를 사용해 손수 후추 열매를 갈아 쓰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양분되고 있으며, 취향껏 선택할 수 있도록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가정간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과정과 위생 관리는 기본이다. 업계 1위인 오뚜기 후추만 해도 열매를 선별·가공하는 1차 정선 과정에 이어 스팀을 활용해 이중으로 가공하는 처리 공법을 사용해 위생적이면서도 매운맛과 특유의 향을 극대화하고 있다.

1 오뚜기 통흑후추
덜 익은 후추 열매를 따서 말려 매운 향이 강하다. 고기를 삶거나 육수를 만들 때 유용하다.

2 오뚜기 굵은순후추
순도 100% 후추를 굵게 갈아 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 스테이크 등 육류 요리에 제격이다.

3 오뚜기 순후추
세계적 주산지에서 공수한 통후추를 직접 분쇄해 순도가 100%이며, 매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인 대한민국 대표 후춧가루다.

4 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백후추
은은한 향이 매력 만점이다. 잘 익은 후추 열매를 말린 후 껍질을 벗겨 색이 밝고 향이 부드럽다.

5 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
직접 갈아 사용해 편리하며, 신선함이 살아 있어 요리의 맛과 향을 끌어올려준다. 샐러드, 육류 요리에 주로 쓴다.


요리 노영희 | 촬영 협조 ㈜오뚜기(080-024-2311)

글 신민주 | 사진 권순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