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의 주인공 율리 브레이네고르. 책에 등장한 가족의 물건을 소개한 〈덴마크 가족의 선〉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북유럽 사람들은 왜 행복할까? 유엔 산하 자문 기구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가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고,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도 10위 안에 든 것을 보고 어김없이 떠오른 질문이다(한국은 59위다). 북유럽 국가는 복지 수준이 높고 교육 평등으로 잘 알려졌지만, 행복의 비결은 북유럽의 공통된 삶의 태도와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덴마크의 휘게hygge, 스웨덴의 라곰lagom이라는 단어로 대변하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태도. 그리고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커피 한잔과 달콤한 것을 먹으며 휴식 시간을 보내는 핀란드의 카흐비타우코kahvitauko, 스웨덴의 피카fika 문화까지. “휘게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느끼는 단란함이에요. 가족과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죠.” 덴마크에서 온 율리 브레이네고르를 박현신 요리 연구가의 집에 초대해 휘게와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레몬으로 만든 반달 모양 케이크여서 ‘레몬 문 케이크’라 부르는 시트론모네Citronmåne는 덴마크의 슈퍼마켓이나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중적 케이크다. 나무 손잡이가 달린 스테인리스 주전자는 덴마크 디자이너 에리크 마그누센Erik Magnussen의 제품으로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에 헬싱외르 동네 주말 마켓에서 아네트가 발견하고 하정 작가가 구입한 이야기가 나온다.
도자기 케이크 스탠드는 에리어플러스, 베이지 톤 앞접시는 소일베이커 제품.
율리는 그녀의 어머니 아네트, 아버지 옌스와 함께 하정 작가의 책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의 주인공이다. 유럽 여행 중이던 하정 작가가 우연히 만난 쥴리의 집까지 따라갔다가 한 달 동안 머물며 그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에는 여유와 인정 그리고 개성이 넘치는 덴마크 가족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갤러리 우물에서 1월 22일까지 열린 전시 <덴마크 가족의 선>을 위해 책에 소개한 가족의 물건을 챙겨 한국을 방문한 차였다. 포토 에디터에서 심리 상담가로 직업을 바꾼 율리가 소개하는 쉼을 위한 디저트 레시피는 무엇일까?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이나 평소 즐겨 먹는 쿠키가 있어요. 밀가루에 버터와 바닐라, 달걀노른자,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굽고 라즈베리, 레드 커런트, 딸기나 레드베리로 만든 레드 잼이나 젤리를 올려 먹는 쿠키예요. 쌀로 만든 뻥튀기에 잼을 발라 먹는 것도 좋아하고요.”
“자연의 재료로 간단히 만들어 먹는 게 좋아요. 다 함께 느긋한 휴식을 만끽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_율리 브레이네고르
도자기 잔은 구을공방 제품.
노르웨이 크리스피 브레드
크네케브뢰드 Knekkebrød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의 전통 빵으로, 통곡물과 씨앗이 들어 있는 바삭바삭한 납작 빵 또는 크래커다. 가볍고 오래 보관하기 쉽고, 치즈나 잼과도 잘 어울린다.
재료
통밀 175g, 귀리 100g, 아마씨 100g, 해바라기씨 100g, 참깨 70g, 호박씨 50g, 물 500ml, 소금 1작은술
만들기
1 오븐은 150℃로 예열한다.
2 볼에 분량의 모든 재료를 넣고 섞어 10분 정도 둔다.
3 오븐 팬에 베이킹 시트를 펴고 그 위에 큰 링을 올린 후 ②의 반죽을 얇게 펴고 작은 링으로 가운데를 찍은 다음 10분 정도 굽는다.
4 120℃로 낮춘 오븐에 넣어 1시간 정도 바삭하게 구운 후 꺼내 식힌다. 그냥 먹거나 치즈 또는 여러 가지 잼에 찍어 먹는다.
그레이 유약의 머그잔은 이재현 작가, 분청 수구는 윤세호 작가 작품. 와인 톤의 볼 접시는 화소반 제품.
스웨덴 오트밀 초콜릿 쿠키
하브레플라른 Havreflarn
1850년대 스웨덴에서 농업 생산, 특히 귀리가 호황을 누릴 때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 알려진 스웨덴 전통 디저트. 가볍고 바삭하며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재료
오트밀 150g, 밀가루 1큰술,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달걀 1개, 설탕 70g, 무염 버터 100g, 초콜릿 100g
만들기
1 오븐은 175℃로 예열한다.
2 푸드 프로세서에 오트밀을 넣어 굵직하게 갈아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섞는다.
3 달걀에 설탕을 넣어 병아리색이 나도록 저어 ②를 넣고 잘 섞고, 여기에 녹인 버터를 넣고 포크로 섞는다.
4 오븐 팬에 종이 포일을 깔고 ③을 한 스푼씩 떠서 5cm 간격으로 놓은 후 가장자리가 노릇해질 때까지 8분 정도 굽는다.
5 초콜릿을 중탕으로 녹인후 ④의 쿠키 한 면에 녹인 초콜릿을 한 스푼 올려 다른 쿠키와 샌드한다.
분청 저그는 윤세호 작가, 미니 종지는 백경원 작가, 원형 접시는 윤세호 작가 작품. 미니 찻잔은 마루도자기 제품.
노르웨이 견과류 브레드
스톤 에이지 브레드 Stoneage bread
북유럽식 석기시대 빵이라 일컫는 이 빵은 밀가루나 이스트를 넣지 않고 견과류와 곡물, 씨앗을 가득 담아 영양소가 풍부하며 포만감이 있다.
재료
구운 아몬드·헤이즐넛이나 캐슈너트·호박씨 ·참깨·해바라기씨· 아마씨 각각 100g씩, 드라이 프루츠(대추 야자, 건포도, 살구 등) 150g, 올리브유 50g, 달걀 5개, 소금 2작은술, 시나몬 파우더 1작은술, 펜넬(캐러웨이)씨 ½작은술
만들기
1 오븐은 165℃로 예열한다.
2 큰 볼에 분량의 모든 재료를 넣어 섞은 후 식빵 틀에 부어 1시간 정도 굽는다.
3 원하는 두께로 슬라이스해서 바로 먹거나 냉동 보관 후 토스터에 구워 먹어도 좋다.
손잡이 형태의 블랙 접시는 재나포터리 제품. 흑유 잔은 윤세호 작가, 그레이 잔받침은 나채현 작가 작품. 모카 포트는 알레시 제품.
스웨덴 시나몬 카르다멈 번
카넬불레 Kanelbulle
스웨덴은 매년 10월 4일을 시나몬 빵의 날이라는 뜻의 ‘카넬불레의 날(Kanelbullens Dag)’로 기념할 정도로 시나몬 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재료
반죽용 밀가루 300g, 버터 50g, 우유 200ml, 설탕 2큰술, 곱게 빻은 카르다멈 씨앗 1작은술, 이스트 1작은술, 소금 ¼작은술
필링용 버터 50g, 설탕 50g, 시나몬 파우더 2작은술, 카르다멈 빻은 것 2작은술
토핑용 달걀 푼 것 ½개분, 펄 슈거 약간
만들기
1 녹인 버터에 우유를 붓고 젓는다.
2 밀가루, 설탕, 카르다멈, 이스트, 소금을 넣고 섞은 것에 ①을 부어 매끈해질 때까지 반죽한 후 랩을 씌워 두 배가 될 때까지 그대로 둔다.
3 필링용 재료를 잘 섞어 크림 상태로 만든다.
4 ②의 반죽을 밀대로 직사각형으로 밀어 긴 면이 앞으로 오게 해 ③의 크림을 골고루 펴 바른 다음 세 번 접어 밀대로 다시 한번 민다.
5 ④의 반죽을 1cm 간격으로 잘라 머리 땋듯이 꼬아 컵에 동글게 올린다.
6 달걀을 바르고 펄 슈거를 뿌린다.
7 200℃로 예열한 오븐에 15분가량 굽는다.
그린 톤 접시는 윤세호 작가, 브라운 잔은 김남희 작가 작품. 머그잔은 공방은, 그레이 앞접시는 마루도자기 제품.
핀란드 블루베리 파이
무스티카피라카 Mustikkapiirakka
사워크림 약간과 블루베리로 속을 가든 채운 블루베리 파이는 핀란드 스타일 파이로 꼽힌다.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핀란드 사람들이 사랑하는 메뉴다.
재료
반죽용 호밀가루 150g, 카르다멈 ¼작은술, 달걀 1개, 버터 100g, 설탕 80g, 베이킹파우더 ½작은술, 소금 ¼작은술
필링용 사워크림 100g, 생크림 100g, 달걀 1개, 설탕 4큰술, 바닐라 에센스 1작은술, 블루베리 적당량
만들기
1 오븐은 180℃로 예열하고 모든 재료는 실온에 둔다.
2 버터와 설탕을 거품기로 잘 섞고 달걀을 넣어 섞은 후 호밀가루, 카르다멈,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섞어 반죽한 다음 비닐봉지에 넣어 30분간 냉장고에 둔다.
3 타르트 팬에 버터를 잘 바르고 ②의 반죽을 올려 손으로 눌러 펴서 포크로 구멍을 낸 후 오븐에 10분 정도 굽는다.
4 블루베리를 제외한 필링 재료를 거품기로 잘 섞어 ③의 타르트에 붓고 블루베리를 올려 20~25분간 구워 식힌다.
브라운 저그는 김남희 작가 작품. 우드 케이크 트레이는 드리즐리, 소중함 Fixed Handle(셰이커 박스)은 방연당 제품.
스웨덴 초콜릿 케이크
클라드카카 Kladdkaka
스웨덴어로 ‘끈적끈적한 케이크’라는 뜻을 지닌 초콜릿 케이크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 취향에 따라 초콜릿 종류나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
재료 박력분 150g, 버터 100g, 화이트 초콜릿 150g, 달걀 2개, 설탕 ½컵, 소금 ¼작은술, 바닐라 익스트렉트 1작은술, 레몬 제스트 ½작은술, 레드 커런트 적당량
만들기
1 오븐은 180℃로 예열한다.
2 버터를 녹인 후 잘게 자른 화이트 초콜릿을 넣어 녹인다.
3 달걀에 설탕을 넣고 핸드 믹서로 섞어 병아리색이 나면 밀가루, 소금, 바닐라와 ②의 초콜릿, 레몬 제스트를 넣고 섞어 오븐 팬에 붓는다.
4 ③을 오븐에 넣고 가운데가 끈적하고 측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15분 정도 굽는다.
5 케이크 위에 레드 커런트를 올린다.
“최근 다녀온 유럽 여행에서 북유럽의 슬로 라이프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들의 여유로운 속도에 맞춰 맛본 디저트와 커피는 어쩜 그리 맛있던지! 잠깐 멈추고 음미하는 시간을 위해 쉽게 만드는 북유럽 대표 디저트를 준비했습니다.” _박현신
기획 및 요리 박현신 | 사진 박찬우 | 스타일링 문지윤·황남주·손유진(BUREAU DE CLAU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