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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게 더 맵게~ [매운맛 요리 1] 여름에 더 끌리는 매운맛 6
정신이 아득해지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입천장이 다 벗겨질 듯 뜨겁지만 젓가락 속도를 늦출 수가 없다. 그렇게 당하고도 며칠 후 또 생각나는 것이 바로 매운 음식이다. 이처럼 중독성 강한 식재료 고추도 종류와 쓰임새에 따라 매운맛의 강약이 있다. 청양고추부터 멕시코 고추 할라피뇨까지 동원해서 매운 음식, 더 맵게 먹는 방법 6.


적재적소에서 더 매운맛을 발하는 고추의 종류
1 말린 월남고추
새끼손가락 크기의 말린 월남고추는 그야말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실감케 한다. 뜨거운 식용유에 볶아 매운 향을 낸 뒤 식재료를 넣으면 깔끔한 맛이 난다. 갈비나 닭을 찔 때 통째로 넣어도 된다. 이탈리아 고추인 페페로치니는 월남고추보다 좀 더 매운데 쓰임새가 비슷하다.

2, 4 절인 할라피뇨와 카스카벨 고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오이 피클과 함께 나오는 고추 피클. 녹색의 할라피뇨는 멕시코산으로 가장 흔한 절임용 고추다. 보통 식초와 소금, 설탕을 섞어 절인다. 노랗고 통통한 몸집의 카스카벨 고추 역시 할라피뇨처럼 주로 피클로 이용하는데 둘 다 육질이 두껍고 아삭아삭해서 절임용으로 그만이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피자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에 곁들이면 느끼하지 않게 해준다.

3 고춧가루 일반적으로 매운맛을 내는 데 가장 많이 쓰는 재료다. 찜은 물론 무침, 양념장 등에 다양하게 이용한다. 요즘에는 시중에 매운맛, 중간 맛, 순한맛 등 고춧가루도 매운 정도가 다양하게 나와 골라 쓸 수 있다. 고춧가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운 가루가 ‘캡시컴 분말’이다. 매운 요리 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재료로 캅사이신이 주성분이며 여기에 화학적인 물질을 더해 매운맛을 낸다. 남대문 수입 식재료상에서 구입할 수 있다.

5 절인 쥐똥고추 외국 고추 중에는 우리나라 청양고추보다 훨씬 매운 것들이 있다. 타이의 쥐똥고추가 대표적이다. 일명 ‘삐끼누’라는 이 고추는 우리나라의 타이 음식점에서도 많이 쓴다. 타이식 매운 찌개인 톰얌쿵의 매운맛도 쥐똥고추를 이용한 것. 다져서 매운 소스나 파스타, 닭찜 등을 만들 때 넣으면 귀밑까지 벌개질 정도로 자극적인 맛을 낸다.

6 핫소스 톡 쏘는 향과 매운맛 때문에 눈물이 찔끔 나는 소스. 멕시코 고추와 소금, 식초로 만드는데 대표적으로 타바스코소스가 있다. 멕시코 타바스코 지방에서 나는 작고 붉은 고추로 만든 이 소스는 발효 과정을 거친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케이준소스나 살사소스도 핫소스에 해당한다. 핫소스는 피자나 스파게티에는 물론 냉채나 라면, 찌개, 샐러드드레싱, 골뱅이무침 등의 요리에 매운맛을 더할 때 사용해도 된다. 고추기름이나 다진 마늘, 식초, 간장, 설탕 등을 섞어 육류를 이용한 냉채에 끼얹어 먹기도 한다.

7 청양고추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된장이나 국물을 끓일 때도 ‘겁 없이’ 청양고추를 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래 숙성시킨 된장에는 청양고추를 쓰지않는 것이 좋다. 된장 고유의 구수함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 얇게 저미거나 다져서 제육볶음이나 매운탕, 타이식 샐러드 소스 등에 쓸 수 있다. 한여름에 입맛 없을 때 청양고추와 죽방멸치를 다져 간장과 물, 설탕(아주 조금)을 넣고 한소끔 끓이면 멸치의 감칠맛이 청양고추의 매운맛과 잘 어울린다.

8 홍고추 신선한 홍고추는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 굵게 갈아서 열무김치를 담글 때 쓰면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재료의 맛과 잘 어우러진다. 채쳐서 고명으로 올리기도 한다. 홍고추를 말려서 볶음 요리 할 때 이용하면 부드럽고도 감칠맛 나는 매운맛을 낼 수 있다. 보통 빛깔이 붉고 광택이 나며, 껍질이 두껍고 흔들었을 때 달그락 소리가 나는 것이 상품이다.

매운맛 앞에서는 더위도 별수 없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했던가. 어딜 가나 쌩쌩 틀어주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속이 차가운 이가 많을 텐데, 이럴 때 매운 요리를 먹으면 몸이 한결 따뜻해진다. 이는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 성분 때문이다. 캅사 이신은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열심히 운동했을 때의 몸 상태와 비슷하게 만들어준다. 체내 온도가 올라가고 땀을 흘리게 되는 것. 목이 간질간질하고 코가 맹맹한 등 감기 조짐이 보일 때 콩나물국에 고춧가루 풀어서 먹으라는 옛말이 일리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또 캅사이신은 열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지방 분해를 일으킨다. 그래서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는 고춧가루를 이용한 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캅사이신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