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좋아하는 나물, 곰취
곰의 발바닥처럼 둥글게 생긴 곰취는 한자로는 웅소熊蔬, 즉 ‘곰이 잘 먹는 나물’이라는 뜻이다. 또는 ‘곰이 살 정도로 깊은 산속에서만 자라는 나물’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곰취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해 항산화 및 항암 효과 외에도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주고, 기침과 천식 치료에도 좋으며, 요통이나 관절통 완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웅녀도 몰래 곰취를 먹었을까?
어간장참깨 양념
어간장 1½큰술, 참깨 간 것 ½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설탕 약간씩
생명을 잉태한 새싹, 원추리
중국 이름인 훤초萱草에서 변형된 원추리는 예부터 몸에 지니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득남초’란 별명이 붙었다. 겨우내 꽁꽁 언 땅 틈새로 싹이 나는 모습이 사람 ‘인人’ 자를 거꾸로 한 것과 닮았기 때문이다. 나물로 먹는 줄기와 잎 부분은 비타민 C를 풍부하게 함유해 우울증, 불면증, 신경쇠약 개선에 효과가 있다. 여기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근심을 잊게 한다 하여 ‘망우초忘憂草’라고도 부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양념을 담은 흰색 종지는 에리어플러스 제품.
들깨 양념
들깻가루 1큰술, 들기름 2큰술, 국간장 1큰술, 맛가루(멸치, 표고버섯 등을 갈아 만든 천연 조미료) 1작은술, 설탕 약간
목동의 주머니, 냉이
어원학적으로 나이那耳의 이두식 표현이 변화한 것이라는 학설이 유력한 냉이는 유독 별명이 많다. 그중에서도 삼각형 모양의 꽃잎을 빗대어 낭낭지갑娘娘指甲 또는 낭낭주머니라 부른 것이 흥미롭다. 옛날 목동이 허리춤에 차고 다닌 주머니와 비슷하다 하여 영문명 역시 ‘Shepherd’s Purse(양치기 주머니)’라고 하니 시대와 지역은 달라도 떠올리는 것은 비슷한 모양이다. 냉이에는 단백질과 칼슘, 철분이 풍부하고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어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는 등 특히 간 기능 향상에 효과가 탁월하다. 고춧가루를 담은 황토색 종지는 에리어플러스 제품.
된장 양념
된장 1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통깨·고춧가루·설탕 약간씩
기름 농사가 풍년이오, 유채
제주도를 대표하는 노란 꽃 유채油菜는 이름 그대로 ‘기름나물’이라는 뜻이다. 바닷바람이 심하게 부는 제주도에서는 참깨 농사를 짓기 어려워 기름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이때 참깨의 대체재로 찾은 것이 바로 유채였고, 태풍이 몰아치기 전에 기름을 짜기 위해 유채를 많이 심었다. 열매로 기름을 얻고 잎으로 나물을 해 먹으니 기특할 수밖에. 제주도에 유채꽃이 많은 것은 마땅한 결과다. 유채잎은 칼슘과 비타민 C가 풍부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고추장 양념
고추장 1큰술, 식초 ½큰술, 간장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설탕 ½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고춧가루 약간씩
사납기로 소문난 달래
톡 쏘는 매운맛이 일품인 달래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으나, 지방에 따라 달롱, 달랑개, 들마농 등으로 부르다가 ‘달래’로 정착했다. ‘들에서 나는 작은 마늘’이라 부르던 것에서 변화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한자로는 ‘작은 마늘, 들마늘’이란 의미의 소산小蒜, 야산野蒜이라 일컫는다. “미친년 달래 캐듯 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알싸한 맛만큼이나 사나운 성질을 이르기도 한다. 달래의 알리신 성분은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고, 특히 철분을 많이 함유해 식욕부진이나 춘곤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간장 양념
간장 1큰술, 맛국물 1큰술, 고춧가루 ½큰술, 깨소금 ½큰술, 참기름 1작은술, 설탕 약간씩
땅에 납작 붙은 푸성귀, 봄동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봄동은 잎이 땅바닥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일부 지방에서는 납작배추, 남딱배추, 딱갈배추 등으로도 부른다. 봄동은 특이하게 단어의 유래가 발음으로 남아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봄똥’이라 발음한다고 수록되었는데, 땅에 납작 붙어 있는 모양이 마치 봄 들녘에 흩어진 소똥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봄동은 비타민 A와 칼륨, 칼슘, 인 등이 풍부해 빈혈을 없애고 간장 기능을 도와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발음과 달리 약초와 다름없는 귀한 채소다.
겉절이 양념
멸치 액젓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생강즙·다진 파·다진 마늘·깨소금·설탕 약간씩
쑥쑥 자라라, 쑥
‘쑥’이라는 이름은 순우리말로 그 유래는 조선시대 15세기경에 작성한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에 실린 것과 민담처럼 내려오는 것으로 나뉜다. 전자는 한자 애엽艾葉을 ‘쑥잎’으로 번역했다는 설이며, 후자는 밖으로 불룩하게 내미는 모양에서 전해졌다는 이야기다. 아무 데서나 머리를 쑥 내밀고 자라는 모습에서 따왔다는 입말대로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쑥의 독특한 향기인 치네올이라는 성분은 소화를 돕고 신체 면역 기능을 높인다. 쑥으로 ‘쑥쑥’ 클 수 있으리라.흰색 접시와 종지, 푸른색 도자기 화병은 모두 에리어플러스 제품.
두부참기름 양념
다진 두부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다진 마늘·소금 약간씩
숲에서 뛰노는 사슴, 두릅
나무에서 나는 두릅은 ‘나뭇가지 끝(목두)’에 잎을 오므리고 매달려 있어 목두채木頭菜, 목말채木末菜라고도 부른다. 바로 이 목두채에서 둘훕→두릅으로 발음이 변화했다는 설이 내려오며, 나뭇가지처럼 생긴 모습이 마치 사슴뿔 같아서 ‘목두채사록두용木頭菜似鹿頭茸’이란 말도 있다. 두릅에 들어 있는 사포닌 성분이 혈당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도와 당뇨병·신장병·위장병 개선에 좋을 뿐 아니라, 단백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니 녹용이 부럽지 않다.식초를 담은 흰색 종지는 에리어플러스, 유기 수저는 서울번드 제품.
초고추장 양념
고추장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작은술, 레몬즙 약간
- 아는 만큼 맛있다 봄나물 이야기
-
나물 이름은 아름다운 우리말의 보고이기도 하다. 봄나물 이름에 얽힌 사연을 그린 여덟 편의 전래 동화를 펼쳐본다. 나물의 맛과 영양을 살리는 양념 레시피도 더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