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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보다 향기로운 봄나물의 변신 [봄나물 요리 5] 렌틸 샐러드를 곁들인 원추리와 닭가슴살 구이
양지바른 들판마다 봄나물 잔치다. 서양에서는 작고 여린 허브가 나른함을 깨운다면, 우리네 식탁에서는 부드럽고 향긋한 봄나물이 오감을 자극한다. 우리 봄나물을 이용해 서양 요리를 만들어보았다. 소박한 듯해도 제 맛을 또렷하게 내는 것이 허브 부럽지 않다. 봄나물이 변신하니 식탁이 더욱 향긋하다.
렌틸 샐러드를 곁들인 원추리와 닭가슴살 구이
끓는 물에 데쳐 무치거나 국거리로 주로 쓰이는 원추리. 이른 봄, 뾰족이 얼굴을 내민 어린 싹이 10cm쯤 자라면 잎이 흩어지지 않도록 밑동에서부터 포기째 잘라낸 원추리는 산채 중에서 가장 맛이 좋다고 여길 정도로 ‘향’보다는 ‘맛’이 뛰어난 나물이다. 근심을 잊게 하는 풀, ‘망우초忘憂草’라 불린 이유 또한 탁월한 맛에 있지 않았을까? 원추리 본래의 아름다운 모양과 달큰한 맛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생긴 그대로 강한 양념 없이 구워 닭가슴살과 함께 냈다. 이때 닭가슴살은 촉촉하게 구워내는 것이 포인트. 참나물 페스토를 듬뿍 바른 닭가슴살 한 조각에 구운 원추리를 올리고 참나물 소금을 약간 뿌려 한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 부드럽고 향긋한 봄의 향연이 펼쳐진다. 커리 향 은은한 렌틸 샐러드와도 잘 어울린다.

Recipes 4인분 기준
재료 닭가슴살 4쪽, 원추리 120g, 올리브오일·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참나물 페스토 2큰술, 참나물 소금 약간 샐러드 마른 표고버섯 10장, 통조림 렌틸 100g, 올리브오일 2큰술, 커리 가루 2작은술, 다진 참나물 50g,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닭가슴살은 올리브오일, 소금, 흰 후춧가루를 뿌려 재워둔다.
2 원추리도 손질하여 올리브오일, 소금, 흰 후춧가루를 뿌린다.
3 마른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물기를 제거한 뒤 작은 정사각형으로 썬다. 여기에 물기 뺀 렌틸과 올리브오일, 커리 가루, 다진 참나물, 소금을 넣고 잘 섞는다.
4 프라이팬을 달궈 재워놓은 닭가슴살와 원추리를 앞뒤로 구워낸다. 이때 그릴 팬이나 파니니 기계를 이용하여 닭고기와 원추리 표면에 그릴 마크를 내면 훨씬 더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닭의 표면이 익고 이쑤시개로 찔러 맑은 즙이 나오면 바로 불에서 내려야 퍽퍽하지 않다.
5 데운 접시에 구운 원추리를 깔고 렌틸 샐러드를 담는다. 닭가슴살을 올린 다음 참나물 페스토를 바르고 참나물 소금과 함께 낸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