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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보다 향기로운 봄나물의 변신 [봄나물 요리 3] 포근한 봄기운이 감도는 냉이 포타주
양지바른 들판마다 봄나물 잔치다. 서양에서는 작고 여린 허브가 나른함을 깨운다면, 우리네 식탁에서는 부드럽고 향긋한 봄나물이 오감을 자극한다. 우리 봄나물을 이용해 서양 요리를 만들어보았다. 소박한 듯해도 제 맛을 또렷하게 내는 것이 허브 부럽지 않다. 봄나물이 변신하니 식탁이 더욱 향긋하다.
포근한 봄기운이 감도는 냉이 포타주
된장국이나 무침 등으로 즐기는 봄의 전령사, 냉이. 어린 냉이를 캐서 쌀뜨물에 된장 풀어 넣고 국을 끓이거나, 된장찌개에 냉이 몇 뿌리만 집어넣으면, 그 진한 된장조차 냉이 향기에 묻히고 만다. 이렇게 상쾌하고 부드럽게 오감을 일깨우는 허브가 또 있을까? 구수한 냉이 향은 서양식 수프 재료로도 그만이다. 입 안에 머무는 은은한 향기와 부드러운 질감의 냉이 포타주에 빵과 과일을 곁들이면 아침식사나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냉이는 비타민 A·B₁·B₂·C 등과 단백질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칼슘, 철분, 인 등도 고루 들어 있어 피를 건강하게 해주는 우수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꼽힌다.

* 포타주potage
맑은 고기 국물 수프인 콩소메consomme와 달리 농도 짙고 걸쭉하며 불투명한 수프.

Recipes 4인분 기준
재료 감자 200g, 냉이·다진 양파 100g씩, 올리브 오일·버터 1큰술씩, 치킨 브로스(닭육수) 4컵,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달래 오일 2작은술, 채 썬 비트 약간

만드는 법
1 감자는 0.5cm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물에 헹군 뒤 물기를 뺀다.
2 냉이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얼음물에 식힌다. 장식용 냉이 4뿌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송송 썬다.
3 중불에 냄비를 올려 올리브오일과 버터를 녹인 후 약불로 줄인다. 다진 양파를 넣어 말갛고 부드럽게 될 때까지 볶는다.
4 ③에 ①을 넣어 볶다가 불을 올리고 치킨 브로스를 부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인다.
5 감자가 익으면 ④에 송송 썬 냉이를 넣고 한소끔 끓여 소금으로 간한 뒤 흰 후춧가루를 넣고 블렌더로 곱게 간다. 치킨 브로스에 이미 간이 되어 있으므로 소금은 약간만 넣는다.
6 볼에 담고 달래 오일을 ½작은술씩 뿌린 후 데친 냉이와 비트로 장식한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