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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먹지? 홈메이드 치즈의 정석
풍미가 좋아서, 레시피 난이도가 적당해서 모든 수제 치즈가 완벽했다! 치즈 전문가 조장현 셰프의 비법만 참고하면 집에서도 맛있는 치즈를 만들 수 있다.

홈메이드 치즈에 대한 궁금증 여섯 가지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치즈 종류는?
숙성 과정 없이 만들어 질감이 부드럽고 흰색을 띠며 껍질이 없는 생치즈다. 리코타와 모차렐라, 마스카르포네, 프로마주 블랑, 할루미가 여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치즈를 만들 때 숙성 과정은 맛과 향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반 가정집에서 치즈 공방처럼 온습도를 조절하고 일정 기간마다 치즈를 뒤집고 표면을 닦아주며 숙성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생치즈는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제조법도 간단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치즈를 만드는 데 어떤 재료가 필요하나?
좋은 품질의 우유와 스타터(유산균주), 레닛rennet, 소금이 필요하다. 스타터는 치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미생물을 통틀어 말하며, 우유 속 유당을 젖산으로 바꿔 우유의 pH 농도를 낮춘다. 결과적으로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분해하고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치즈 특유의 풍미를 만들어준다. 집에서 치즈를 만들 때는 스타터 대신 플레인 요구르트로 대체하면 된다. 응유효소라 불리는 레닛은 액체 상태의 우유를 응고시켜 고체 상태의 커드로 만든다. 소금은 거의 모든 치즈에 들어가는데, 치즈 껍질을 형성하며 미생물로부터 치즈를 보호한다.

집에서 만들 때는 어떤 우유를 선택해야 하나?
목장의 고품질 원유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시중에서 개인이 구하기란 쉽지 않다. 대신 시판하는 저온 살균 우유를 사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유가공업체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착유 후 생산 과정에서 77℃ 이상 초고온 살균과 균질화(우유 속 지방을 초고압 필터를 통해 작은 입자로 쪼개는 과정)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우유 속 단백질에 변형이 생기고 커드가 형성되지 않아 치즈 만들기가 어려운 것. 시판 우유로 질 좋은 치즈를 만들려면 균질화를 거쳤지만 저온으로 살균한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우유를 추천한다.

치즈를 만드는 과정은?
액체 상태인 우유를 스타터나 레닛으로 응고시켜 고체 상태인 커드를 만든다. 이 커드를 잘라 유청을 제거하거나(여기까지가 생치즈 만드는 과정) 자른 커드를 한데 모아 틀에 넣고 압착해 성형한다. 이때 커드를 어떤 크기로 자르느냐에 따라 치즈 종류가 결정되는데, 커드를 크게 자르면 유청이 잘 빠지지 않아 수분 함량이 높은 생치즈가 된다. 반대로 커드를 잘게 자르면 유청이 많이 빠져나가 단단한 치즈가 되는 것이다. 치즈 속 수분을 배출시키고 맛을 내기 위해 소금을 넣거나 소금물에 담그는 과정을 거친 후 숙성한다. 이때 치즈 종류에 따라 숙성 기간이 다르다.

생치즈를 활용하는 방법은?
생치즈는 신선하며 산도가 적당해 그대로 먹거나 샐러드로 활용해도 좋다. 특히 견과류, 건과일과 궁합이 좋은데, 프로마주 블랑이나 리코타 치즈 등과 섞어 스프레드로 만들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마스카르포네 치즈의 경우 식감이 부드럽고 단맛이 좋아 케이크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치즈 하면 술이 빠질 수 없다. 생치즈는 숙성 기간이 짧은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아로마 향이 진하게 나는 IPA 맥주와 잘 어울린다.

남은 생치즈는 어떻게 보관하나?
생치즈는 수분 함량이 높은 편이라 변질 속도가 빠르다. 먹을 만큼만 만들거나, 만든 후 일주일 내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생치즈를 보관할 때는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해주는 치즈용 특수 종이에 싸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보관 장소는 냉장고 채소 칸! 진공포장해서 냉장 보관하면 보관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유해 균에 오염되지 않는 한, 진공포장해 냉장고에 두면 유산균이 숙성시키므로 풍미가 향상된다.


생치즈를 믹스해서 맛보라!
리코타 치즈처럼 식감이 부드러운 프로마주 블랑은 신맛이 강하다.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강낭콩과 삶은 팥, 건과일 또는 절인 과일 등을 더하면 단맛이 진해져 스프레드처럼 활용하기 좋다. 질감 자체가 가볍고 부드러워 체더치즈나 그뤼에르, 몬테레이잭 등 단단한 치즈를 섞으면 색다른 풍미를 지닌 믹스 치즈가 완성된다. 빵 사이에 넣고 오븐에 구워 녹진한 핫 토스트로 즐겨볼 것.

(위에서부터) 프로마주 블랑 강낭콩 스프레드 파프리카 스프레드 치즈 샌드위치 믹스 치즈 

강낭콩 스프레드
1 물에 삶은 강낭콩(20~30알)을 냄비에 담고 물(1/2큰술), 설탕(1큰술)을 넣고 30분 정도 조린다.
2 볼에 프로마주 블랑(300g)과 ①을 넣고 고루 섞는다.


파프리카 스프레드
1 빨강 파프리카(1/2개)는 1~2mm 크기로 채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파슬리(4줄기)는 잘게 다진다.
2 볼에 프로마주 블랑(300g)과 ①, 파프리카 파우더(약간)를 넣고 고루 섞는다.


치즈 샌드위치
1 믹서에 프로마주 블랑(115g), 체더치즈(115g), 그뤼에르 치즈(115g)를 넣고 곱게 갈아 치즈 패티를 만든다.
2 팬에 식빵(2장)을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뒤 빵 한 장에 ①의 치즈 패티를 올리고 나머지 빵을 덮어 한 번 더 굽는다.


노릇하게 구워서 즐겨라!
할루미 치즈는 단단하고 탄력이 적당해 일명 ‘그릴 치즈’라고도 부른다.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구워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 뜨겁게 달군 팬에 넣고 기름 없이 구워야 겉은 바삭하고 단맛이 확 살아난다. 채소나 육류와 함께 구워 먹거나 샐러드 위에 토핑처럼 올려 먹어도 맛있다.

(왼쪽부터) 서머 주키니 샐러드 채소와 치즈 구이 할루미 치즈 
서머 주키니 샐러드
1 프렌치빈(4줄기)과 아스파라거스(4줄기)는 끓는 물에 데친다. 애호박(1개)은 식용유를 두른 팬에서 볶는다. 오렌지(1/2개)는 껍질을 벗긴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할루미 치즈(1개)는 팬에 올려 노릇하게 구워 자른다.
3 볼에 올리브유(3/4컵), 레드 와인 비니거(1/4컵), 꿀(2작은술), 다진 민트(2큰술),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4 ③ 에 ①을 넣어 버무린 후 접시에 담고 ②를 올린다.


채소와 치즈 구이
1 가지(1/4개)와 애호박(1/4개), 빨강 파프리카(1/4개)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굽는다. 아스파라거스(4줄기)는 끓는 물에 데쳐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볼에 레드 와인 비니거(1/4컵), 블랙 올리브 페스토(1작은술), 오레가노(1작은술), 파프리카 파우더(1작은술), 올리브유(3/4컵), 셀러리 씨앗(1작은술)을 넣고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3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애호박, 가지, 파프리카,아스파라거스 순으로 넣어 볶다가 ②를 뿌리고 접시에 담는다.
4 팬에 할루미 치즈(1개)를 올려 노릇하게 구워 ③ 위에 올린다.


마지막 한 입까지 달콤하게 음미하라!
혀끝을 감싸는 궁극의 부드러움! 마스카르포네의 매력은 진한 생크림처럼 풍성한 질감이다. 단맛과 신맛이 적당히 어우러져 디저트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하며, 티라미수의 맛을 결정하는 주재료이기도 하다. 또 스크램블드에그, 리소토, 파스타 등에 넣으면 질감이 부드러워지고 맛이 한층 풍성해진다. 얇게 썬 사과나 설탕, 레몬에 곁들여도 좋다.

(왼쪽부터) 티라미수 마스카르포네 치즈
티라미수
1 볼에 물(90ml), 설탕(40g), 커피 파우더(6g), 다크 럼(5g)을 넣고 섞어 커피 시럽을 만든다.
2 네모난 그릇(20x15 cm 크기)에 레이디 핑거 쿠키(10개)를 차곡차곡 담고 ①의 시럽을 붓는다.
3 볼에 달걀노른자(30g)와 설탕(30g), 물(15ml)을 넣고 저으며 중탕으로 가열한다.
4 팬에 아마레토 럼(3g)을 넣고 끓으면 물에 불린 젤라틴(2g)을 넣어 녹인다.
5 ③의 볼에 ④, 마스카르포네 치즈(130g)와 생크림(100g)을 넣어 고루 섞는다.
6 ②에 ⑤를 붓고 판판하게 정리한 뒤 냉장고에 넣어 3시간 동안 둔 다음 꺼내 접시에 놓고 코코아 가루를 뿌린다.


이달 ‘오늘은 뭐 먹지?’에서는 치즈 전문 레스토랑 치즈 플로의 조장현 셰프가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수제 치즈를 제안합니다. 프로마주 블랑과 마스카르포네, 할루미 치즈로 맛있게 요리해보세요.


요리와 도움말 조장현(치즈 플로・쉐플로 오너 셰프, 02-794-7010) 스타일링 문인영(101레시피) 참고 도서 <치즈 수첩>(우듬지), <잘먹고 잘사는 법 치즈>(김영사) 우유 협조 매일유업(1588-1539) 

글 김혜민 기자 사진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