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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헬시 푸드 스타 쉽게! 맛있게! 건강하게!
‘오가닉 푸드’ ‘슬로 레시피’ ‘에코 라이프’ 같은 단어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건강한 음식을 즐겁게 먹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론칭하고, 카페를 오픈하고, 건강한 음식과 삶에 대한 철학을 수십만 SNS 팔로어와 나누며 활동 중인 영국의 ‘헬시 푸드 스타’ 네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집에서 만든 음식으로 균형 있는 삶 찾기
재스민 헴슬리・멜리사 헴슬리 자매



재스민Jasmin과 멜리사 헴슬리Melisa Hemsley 자매는 2010년 ‘웰니스wellness(well - being, happiness, fitness)’를 표방한 브랜드 ‘Hemsley+Hemsley’를 론칭했다. 열아홉 살 때부터 패션모델로 일한 재스민은 필연적으로 저지방 식품, 영양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스스로 레시피를 연구하면서 ‘건강한 음식을 잘 먹는 법’에 대해 빠져들게 됐다. 헴슬리 자매는 블로그를 운영한 지 2주째부터 <보그> 영국판에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했고, 여세를 몰아 글루텐과 정제 설탕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1백50가지 레시피를 담은 첫 책 을 출간했다.



2016년 4월엔 런던 셀프리지Selfridge에 카페 ‘Hemsley + Hemsley’를 오픈했는데, 모든 메뉴에 글루텐과 정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식재료와 갖가지 수소 첨가유(hydrogenated oil)를 사용하고 수프와 스튜, 누들 샐러드, 키노아 토스트, 연어 버거, 요구르트와 꿀을 첨가한 당근 케이크도 판매한다. 헴슬리 자매가 열광하는 ‘슈퍼 푸드’는 닭이나 소의 부위별 뼈를 8~24시간 동안 푹 끓여 수프처럼 마시는 골탕(bone broth). 소금과 레몬, 생강즙을 곁들여 수프나 스튜에 넣어 먹기도 한다.



최근 출간한 두 번째 책 에는 다양한 ‘원 포트One-Pot’ 요리 레시피를 실었다. 헴슬리 자매가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파티 디저트는 ‘귤을 넣은 초콜릿 오렌지 바’. 귤 1개, 코코넛 오일 100g, 코코아 파우더 50g, 메이플 시럽 3큰술, 바닐라 추출물 1작은술, 오렌지 추출물 1/2 작 은술, 천일염 약간으로 만들면 여섯 명이 먹을 수 있다.


먹는 즐거움이야말로 삶의 큰 기쁨
애나 존스



런던에서 셰프이자 푸드 칼럼니스트·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애나 존스Anna Jones는 채식이야말로 식탁에서 필수 요소라고 말한다. 장기적 측면에서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돕고 싶은 것이 그의 포부. 애나는 늘 시간에 쫓겨 일하다, 어느 날 아껴둔 주말 신문의 식품·음료 섹션 기사를 다 읽고 나서야 자신의 삶에서 균형이 심각하게 깨져 있음을 깨달았다. 며칠 후 회사를 그만둔 애나는 제이미 올리버 피프틴Jamie Oliver’s Fifteen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등록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7년 간 제이미 올리버와 함께 일한 애나가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은 라일스 앤드 스프링Lyles and Spring으로, 지금 런던에서 가장 ‘영국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곳이다. 또 스토크 뉴잉턴Stoke Newington에 위치한 라사Rasa는 멋진 베지테리언 커리를 선보이는 인도 레스토랑이다. 이곳의 ‘비트 커리’는 애나가 가장 즐겨 먹는 메뉴. 채식주의자인 애나는 요리할 때 레몬을 즐겨 사용하는데, 레몬즙을 살짝 얼려두었다가 셔벗을 만들 때 이용하기도 한다.


애나의 책 는 ‘잘 먹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요리 실전 안내서다. 각각 15분, 20분, 30분 그리고 40분 내에 조리 가능한 레시피로 분류해 소개한다. 애나는 매일매일 질 좋은 제철 과일과 채소를 사고, 손수 조리해 꾸준히 섭취하다 보면 한동안 잊고 지냈던 ‘먹는 즐거움’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한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단순한 레시피
알렉스 헬리허친슨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카페 ‘26 Grains’를 운영하는 알렉스 헬리허친슨Alex Hely-Hutchinson. 알렉스가 본격적으로 스스로 요리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 진학을 위해 다른 도시로 이주해 독립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식품 회사에서 일했는데, 그 경험이 26 Grains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카페의 모토는 ‘제철 재료로 만드는 단순하고 질 좋은 음식’. 수십 가지 곡물과 제철 과일, 채소를 함께 페어링해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든든한 한끼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바쁜 직장인을 위한 아침 식사 대용으로 죽만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로 시작해 지금은 아침과 점심, 그리고 갖가지 스낵 메뉴를 판매한다. 카페 메뉴에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사용하는데, 특히 아스파라거스와 비트, 버섯, 각종 베리류를 즐겨 사용한다. 단맛을 내는 가공 조미료나 설탕은 일절 쓰지 않고, 사과즙이나 배즙을 이용해 달콤한 맛을 낸다. 지난 2년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모아둔 레시피와 노하우를 묶어 를 펴내기도 했다. 알렉스가 추천하는 슬로 레시피는 귀리에 약간의 버터와 부드러운 흑설탕, 소금을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볶아 먹는 것. 최근에는 스카이 진젤Skye Gyngell의 오가닉 레시피를 찾아 공부하고 있다.


그는 버려진 원예 농장에서 가든 카페로 탈바꿈한 런던 ‘피터샴 화원(Petersham Nurseries)’의 카페테리아에서 유기농 메뉴를 선보이는 호주 출신 셰프. 이번 주말에는 친구들과 함께 고추냉이, 사과, 커런트를 넣고 푹 삶은 적양배추 요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쉽게 만드는 맛있는 자연식
엘라 우드워드



10대 시절 패션모델로 활동한 엘라 우드워드Ella Woodward는 현재 요리 연구가, 쿠킹 클래스 강사, 영국 일간지 텔래그라프 음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엘라는 ‘딜리셔스 엘라Delicious Ella’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한데, 2015년 영국 출판계는 ‘클린 이팅Clean Eating’ 트렌드를 이끌어낸 대표 주자로 엘라를 지목하기도 했다. ‘슈거 몬스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설탕 중독자였던 엘라는 19세이던 2011년 기립성빈맥증후군(POTS)이라는 희귀병으로 모델 활동을 접어야만 했다.



꾸준히 치료받았지만 의학적 효과를 보지 못하자 엘라는 본격적으로 식습관을 바꾸기 시작했고, 설탕, 유제품, 글루텐, 육류를 완전히 배제한 채대체 식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엘라 스타일 자연식 레시피’에 수백만 명이 열광했다. <엘라처럼(Delicious Ella)>에 이어 2016년 1월에는 <딜리셔스 엘라 에브리데이Delicious Ella Every Day>를 펴내기도 했다. 엘라가 즐겨 찾는 식재료에는 소화 효과가 탁월한 애플 사이다 식초, 우유나 크림 대신 사용하는 코코넛 밀크, 현미, 키노아, 귀리, 메밀, 달콤한 맛을 내는 대추야자, 견과류 버터, 껍질을 벗긴 참깨를 곱게 갈아 만드는 페이스트인 타히니tahini 등이 있다.


엘라의 모든 레시피는 ‘쉽고, 빠르게 만드는 맛있는 자연식’을 테마로 한다. 육체와 정신의 밸런스를 되찾고 싶다면 ‘칼로리 계산’이 아닌 ‘영양분 계산’에 집중하라는 게 엘라의 조언. 매일 아침 공복에 제철 채소나 과일로 만든 스무디 한 잔을 마시는 것부터 ‘엘라 스타일 자연식’을 따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유주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