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져라! 사뿐히 굴리듯이
채소를 얇게 저미거나 다지고 빻을 때는 옆면이 넓고 도마 위에 착 감기는 칼이 요긴하다. 셰프 나이프의 축소판인 키친 나이프는 셜롯이나 작은 허브류를 다질 때 유용하고, 중국 식도는 많은 양의 채소를 자를 때 필요하다.
1 즈윌링 프로 페어링 나이프는 새부리 과도 혹은 모양내기 칼이라고도 부른다. 곡선으로 처리한 칼날 덕분에 표면이 둥글게 구부러진 채소나 과일을 깎을 때 유용하다. 모양내기라는 이름처럼 채소를 손질해 장식용으로 다듬을 때 제격이다. 13만 원, 헹켈.
2 K3 나이프는 절삭력이 좋고 양송이나 작은 채소를 자를 때 적당하다. 산도쿠 식도(칼 끝이 ㄱ자로, 채소, 고기, 생선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복합형 칼)의 미니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9만 8천 원, 로버트허더.
3 스피첸클라제 중식도 16은 고탄소강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해 녹슬지 않고 절삭력이 뛰어나다. 양파나 무같이 단단한 채소를 정확하고 균일한 두께로 자를 때 편리한다. 21만 원대, WMF.
4 산도쿠 나이프는 칼날의 면적이 넓고 견고해 채소를 자를 때 절단면이 깔끔하다. 칼날을 세라믹으로 제작해 변색되는 것을 막아주며, 칼날에 홈이 파여 있어 채소가 달라붙지 않는다. 9천 원대, 네오플램.
잘라라! 단칼에 깔끔하게
육류를 손질할 때는 칼 솜씨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부위에 맞는 혹은 뼈를 절단할 수 있는 칼이 유용하다. 가장 적합한 육류용 칼은 탄소를 많이 함유하고 강철로 제작한 것이다. 칼 몸체를 지탱하는 손잡이도 튼튼해야 한다.
1 유틸리티 나이브 웨이브 블레이드는 양날의 톱니 칼로 제작해 표면이 물렁물렁한 햄을 자를 때 편리하다. 6만 3천 원, 트라이앵글.
2 즈윌링 프로 다용도 13은 하이카본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해 강도가 뛰어나다. 14만 원, 헹켈.
3 그랑구르메 중도는 주방에서 가장 흔히 쓰는 칼로 주로 고기를 얇게 저미거나 썰고 다지는 데 사용한다. 27만 원대, WMF.
4 스피첸클라제 산도쿠 18은 칼의 중심 몸체가 평평하기 때문에 육질이 매우 부드럽고 섬세한 고기를 납작하게 두드릴 때 유용하다. 19만 원, WMF.
5 보닝 나이프 1761은 칼날이 날카롭게 예리하지만 다루기가 편리하다. 소, 돼지갈비 등 육류나 가금류의 뼈와 살을 분리할 때 유용하다. 16만 원대, 컷코 코리아.
6 미트 나이프는 각종 고기를 손질하거나 썰 때 사용한다. 손잡이 부분을 체리나무로 만들어 튼튼하다. 14만 4천 원 로버트허더.
깎아라! 섬세하고 부드럽게
모양과 크기가 특이한 과일에 적합하도록 과일칼 역시 종류가 다양하다. 톱니 칼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서 속살은 다치지 않도록 도와주며, 작은 칼은 과일을 섬세하게 자르거나 다듬을 때 꼭 필요하다.
1 향균 컬러 코팅 칼은 논스틱 레진 코팅을 입혀 절단면이 깔끔하다. 칼 자체가 가벼워 사용하기 편하다. 6천 원, 네오플램.
2 수박 나이프는 일본산 카본스틸 톱니형 칼날로 만들어 단단하고 두꺼운 수박 껍질도 손쉽게 자를 수 있다. 외피가 단단한 참외나 멜론, 파인애플을 자를 때도 유용하다. 6만 8천 원, 쿤리콘.
3 안심 과일칼은 스테인리스 스틸 칼날에 코팅을 입혀 식재료가 달라붙지 않는다. 2만 6천 원, 옥소.
4 자몽 나이프는 손잡이 쪽으로 휜 톱니형 칼날이 날카롭고 절삭력이 좋다. 자몽 속에 나이프를 넣고 원을 그리듯 돌리면 과육만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 3만 4천 원, 트라이앵글.
5 올드 저먼은 독일에서 사용하던 브런치 나이프 형태로, 스프레더와 나이프를 겸할 수 있는 칼이다. 사과나 복숭아 등 껍질을 얇게 깎을 때 유용하다. 8만 4천 원, 로버트허더.
떠라! 날렵하고 섬세하게
생선 손질은 고급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사용하는 칼이 많다. 한 면만 사선으로 되어 있고 날이 굉장히 날카로운 사시미 칼을 주로 떠올릴 테지만, 사용자의 목적과 취향에 따라 산도쿠 식도나 생선 포 뜨기용인 필레 나이프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1 살몬 나이프는 유연성이 뛰어난 얇고 긴 칼날로 제작해 연어를 얇은 조각으로 쓸어내리며 자를 때 요긴하다. 기름기가 많은 생선에 적합하고 생선살을 포 뜰 때도 유용하며, 살이 날에 들러붙지 않는다. 18만 원대, 컷코 코리아.
2 굴 나이프는 딱딱한 굴 껍데기에 칼날을 집어 넣어 벌릴 때 사용한다. 3만 1천 원, 트라이앵글.
3 오로시데마 220은 생선의 배를 가르거나 비늘을 살살 긁어낼 때도 좋다. 손잡이가 묵직해 잡았을 때 편하며, 생선살을 포 뜰 때도 유용하다. 45만 원, 한칼.
4 K4 나이프 일반 식도보다 길이가 다소 짧은 12~15cm로 생선 손질할 때 자주 쓴다. 사시미 칼 대신 손에 익은 칼을 사용해도 충분하다. 32만 4천 원, 로버트허더.
5 산도쿠 나이프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절삭력이 뛰어나고 녹이나 오염에 강하다. 손질하기 어려운 생선을 다룰 때 아주 좋으며, 정확한 조절과 커팅이 가능하다. 8만 1천 원, 옥소.
주방 칼에 대한 궁금증
식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제품군도 워낙 많다 보니 “과연 내가 칼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걸까?” “칼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칼에 대한 궁금증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Q 좋은 칼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칼을 구성하는 각 부분이 이음매 없이 조립되어야 한다. 먼저 손잡이와 칼 전체를 이어주는 볼스터 부분에 돌기가 없이 매끈해야 한다. 그래야 칼을 잡았을 때 손이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다. 두 번째는 칼날의 표면이 곱게 연마되어 평평해야 하며, 칼날 표면이 잘 연마될수록 부식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 마지막 조건은 날의 지속성이다. 칼날이 오랫동안 예리함을 지속해야 절삭력 또한 뛰어나다.
Q 칼의 소재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칼은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과 세라믹, 티타늄 등 다양한 합금으로 만든다. 세라믹과 티타늄 칼은 튼튼하면서 가볍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채소나 과일을 자를 때 좋고, 특히 사과를 자르면 강철 칼로 자르는 것보다 갈변 현상이 적다. 하지만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진다. 세라믹 칼은 부서지기 쉽고 이가 빠질 수 있다. 반면 스테인리스 스틸 칼은 묵직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손에 익으면 날을 관리하기도 편리하다.
Q 칼날 종류가 다양한 까닭은?
식재료와 커팅 동작에 따라 적합한 칼날이 존재한다. 칼날이 곧 칼의 가장 중요한 쓰임새를 결정짓는다. 직선 날은 칼날이 깨끗하며 식재료를 정확하게 자를 수 있다. 톱니 날은 커팅 면이 몸체를 따라 톱니 모양을 이룬다. 자를 때 식재료와 접촉하는 면이 적어 껍질이 질긴 빵이나 외피가 단단한 식재료를 자를 때 좋다. 옆면이 오목하거나 홈이 파인 칼날은 흔히 산도쿠 나이프에서 볼 수 있다. 끈적끈적한 식재료의 조각이 몸체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준다.
Q 식재료마다 다른 칼을 써야 하는 이유는?
위생을 고려해서 식재료마다 다른 칼을 사용해야 한다. 식재료 본연의 향이 다른 식재료에 배면 요리 맛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미세한 차이일지라도 요리를 망칠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손잡이의 색깔을 달리해 칼을 철저하게 구분해서 사용한다. 육류는 빨간색, 채소류는 녹색, 치즈는 화이트로 구분짓는다. 또한 무르거나 딱딱하거나 등 식재료의 질감에 맞게 칼을 달리 사용하면 요리할 때 효율적이다.
Q 칼질할 때 중요한 기술은?
칼을 잡는 방법과 써는 방법에 따라 다양하다. 가장 기본 자세는 칼을 잡고 섰을 때 칼과 몸이 직각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피로도 덜하고 칼질도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재료를 썰 때 칼을 눕히지 않는다. 도마와 수직으로 둔 상태에서 칼질을 해야 칼날이 덜 손상된다. 또 썰어낸 재료를 옆으로 밀어낼 때는 칼날로 도마를 긁어서 밀지 말자. 반드시 칼등을 밑으로 해서 옆면으로 밀어야 한다.
Q 칼은 얼마나 자주 갈아야 하는가?
가능하다면 자주 갈수록 좋다. 칼날이 무뎌진 상태로 계속 사용하다 보면 칼날 끝부분까지 마모가 되어 칼날을 원상 복구하기가 어렵다. 결국 요리할 때 효율성이 떨어진다. 최고의 칼 솜씨를 지닌 셰프들 역시 칼을 가는 데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 날이 선 칼로는 힘들이지 않고 식재료를 썰 수 있고, 전문가 못지않게 깔끔한 커팅이 가능하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칼을 사용할 때마다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Q 칼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은?
칼은 항상 눈에 잘 띄는 곳에 손잡이가 사람을 향하도록 둔다. 조리대 모서리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두어 마룻바닥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식재료를 손질할 때는 도마 밑에 행주를 깔아 흔들리지 않도록 하며, 떨어지는 칼은 절대 잡지 않아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칼날에 심하게 베일 수도 있다. 칼날이 예리할수록 씻을 때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칼질에 능숙해도 항상 경계하고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것.
Q 칼은 어떻게 관리하고 보관해야 하는가?
좋은 칼은 잘만 관리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칼을 정기적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고, 청결하게 보관해야 한다. 기름기가 묻은 칼을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해야 식재료를 자를 때 미끄러지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식기세척기에 넣지 않는다. 뜨거운 열이 칼의 경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신 세제와 따뜻한 물로 칼을 손 세척하고 잘 헹군 뒤 타월로 물기를 반드시 제거한다. 칼 모양과 크기에 따라 수납하는 받침대를 갖추는 것도 좋다.
도움말 김세준(스튜디오준 대표) 제품 협조 네오플램(080-512-7000),로버트허더・트라이앵글(스튜디오준, 070-8811-1241), 옥소(031-722-1708), 컷코 코리아(02-595-822), 쿤리콘(02-3485-0826), 한칼(02-823-1253), 헹켈(02-2192-9643), WMF(031-793-1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