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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한 잔
무엇이 평범한 칵테일을 한 잔의 예술로 만드는가. ‘술맛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믹솔로지스트들이 기본에 충실한 칵테일 레시피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과 모양을 지닌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2016 아시아 베스트 바 11위에 선정된 앨리스 바의 김용주 대표가 여름 칵테일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1 Ramos Gin Fizz 
라모스 진 피즈
뉴올리언스에서 시작한 크래프트 칵테일로, 달걀 흰자를 셰이킹해서 올린 텍스처가 부드럽고 실키한 맛을 선사한다.
진 30ml+생크림 20ml+레몬주스10ml+라임 주스 10ml+오렌지 플라워 워터 2dash +바닐라 엑스트랙트 2dash+설탕 시럽 20ml+ 달걀 흰자 1개분+소다 워터 30ml 

2 Sloe Gin Fizz 슬로 진 피즈
진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로 여름에 잘 어울린다. 씁쓸한 맛에 탄산수를 넣어 청량감을 살렸고, 베리의 달콤함도 묻어난다.
슬로 진 30ml+레몬주스15ml+ 파인 슈거1작은술+소다 워터 약간+ 레몬 슬라이스 약간+베리 열매 약간 

3 Whisky Highball 위스키 하이볼
클래식한 칵테일로, 쌉쌀한 위스키와 톡 쏘는 탄산수가 조화를 이룬다.
일본 위스키 30ml+소다 워터 약간 
+레몬 슬라이스 약간 



4 Pina Colada 피나 콜라다
트로피컬 칵테일 중 하나로, 코코넛럼과 퓌레를 넣어 부드러운 맛이 빼어나다. 

코코넛 럼 30ml+코코넛 퓌레 30ml+파인애플 주스 90ml +초콜릿 코팅 스틱 얼음 1개+레몬 제스트 약간 

5 Bloody Mary 블러디 메리
서양의 대표적 해장용 칵테일. 토마토 수프를 응용했으며 말린 김치 칩을 올려이색적인 식감을 더했다.
보드카 30ml+우스터 소스 5ml+타바스코 소스 3dash+레몬 주스 20ml+ 설탕시럽 20ml+ 케이퍼 1작은술+홀스 래디시 1작은술+소금 약간+후춧가루 약간+말린 김치 칩 1장+ 올리브 2개+페페론 치니 1장+레몬 슬라이스 약간 


최근 개성 넘치는 바가 등장하면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칵테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황홀한 칵테일을 만들어내는 이가 바로 믹솔로 지스트다. 믹솔로지스트란 ‘혼합하다(mix)’와 ‘학자(ologist)’의 합성어로, 새로운 칵테일을 만드는 예술가를 뜻한다. 과거 바텐더가 전통적 칵테일에 충실했다면, 믹솔로지스트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독특한 칵테일을 제안하는 것. “이미 해외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칵테일을 경험한 사람이 많기에 국내에서도 ‘파인 드링킹’ 문화가 점점 퍼져나가고 있어요. 특히 칵테일은 어떤 리큐어와 혼합하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 메뉴를 만들 수 있어요. 믹솔로지스트는 이를 응용해 다양한 맛과 풍미를 지닌 칵테일을 선보이며 눈과 입이 즐거운 칵테일 문화를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앨리스 바의 김용주 대표는 요즘 유행하는 칵테일로 트로피컬 칵테일과 크래프트 칵테일을 꼽았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 과일주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칵테일 역시 알코올 함량을 줄이고 과일 맛과 향을 더한 트로피컬 칵테일이 대세예요. 과거에는 취하기 위해 칵테일을 마셨다면 지금은 다양한 술과 식재료가 섞여 복합적인 맛을 내는 칵테일을 즐기려는 이가 많아요.”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진gin이 국내에 유통되어 트로피컬 칵테일을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는데, 슬로 진과 탄산수, 베리를 혼합해 만든 슬로 진 피즈가 대표적이다.

음식에도 이야기가 있듯이 칵테일도 그냥 탄생한 건 없다. 각 칵테일마다 뿌리가 있고, 그 당시의 시대 상황과 사람들의 기호 등이 녹아 있다. 김용주 대표는 19세기 중반에 유행했던 전통 칵테일 제조법을 충실히 따른 크래프트 칵테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한다. “크래프트 칵테일은 품질 좋은 술과 재료, 깨끗한 얼음을 사용해 장인 정신을 강조한 칵테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 다시 유행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지요. 한 잔을 마시더라도 제대로 된 술을 즐기고 싶은 이가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톰앤제리와 셰리 코블러, 블루 블레이저 등 다양한 크래프트 칵테일 중에서 김용주 대표가 소개한 칵테일은 라모스 진 피즈. “금주령 이전 시대의 칵테일로 1888년 헨리 라모스가 탄생시켰어요. 그가 죽고 루스벨트 호텔이 그 권리를 이어받아 명맥을 유지해오면서 지금까지 전해진 셈이죠. 달걀흰자를 셰이킹해 풍성한 거품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해졌어요.”

그는 얼음의 질을 따지는 이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음이 녹으면서 술에 숨어 있던 아로마를 끌어내 맛의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이볼의 경우 위스키와 소다 워터만 넣어서 만듭니다. 굉장히 단순한 칵테일이라 따라 하기 쉽지만, 그만큼 유리잔의 칠링(유리잔을 차게 해 냉장하는 것)과 얼음이 중요합니다. 좋은 얼음은 냄새도 없고 투명하며 잘 녹지 않아 칵테일을 오랫동안 차갑게 유지해주지요. 국내에서는 얼음 전문 기업인 아이스팜에서 다양한 형태와 고품질 얼음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 김용주(앨리스 바 대표) 일러스트레이션 전지원 기자

글 김혜민 기자 | 사진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