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소박한 이북 인절미
강남구 신사동 도수향
자식을 다 키우고 무료함을 느끼던 어느 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는 남편의 권유가 ‘도수향’의 시작이었다. 강정향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곰곰이 고민하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던 담백한 이북 인절미가 떠올랐다. 그길로 도수향을 오픈했고,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온 이북 인절미는 이곳 대표 떡으로 자리 잡았다. 떡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절미의 성지’ 라 불릴 정도. “최상의 재료와 최소의 간으로 최고의 맛을 내는 것이 도수향의 철칙입니다. 돌절구로 찧은 찹쌀떡을 숭덩숭덩 잘라 부드러운 거피팥 고물을 앞뒤로 듬뿍 묻혀 만들어요. 손으로 한 번 꾹 쥐어 모양을 잡은 뒤 손님에게 내놓지요.” 이북 인절미는 입안에서 떡특유의 텁텁한 맛이 남지 않으며, 먹은 후에도 다른 떡과 달리 신물이 전혀 올라오지 않고 속이 참 편안하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8길 33 문의 02-540-2939
그림 같은 꽃송편
종로구 부암동 미정당
우리 것을 아름답게 지켜나가기 위해 정성이 담긴 떡을 선보이는 ‘미정당’. 강효성 대표는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떡에 완전히 마음을 사로잡혀 이곳을 오픈했다. 유명 선생님의 수업을 듣기 위해 지방으로 다니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떡, 한과, 폐백, 이바지 음식 등을 공부했다. 탄탄하게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그가 선보이는 이곳의 대표 떡은 꽃송편과 대추단자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수제로 만듭니다. 송편은 예쁘게 빚어 깨와 설탕을 넣은 소로 단맛을 내고, 위를 꽃으로 장식하지요. 대추단자는 대추를 오랫동안 고아서 만든 대추고를 찹쌀 반죽에 넣고 만든 떡에 꿀을 발라 잣가루를 묻혀요.” 특히 대추단자는 대추가 신경을 안정시키므로 수험생에게 좋다. 모름지기 떡은 좋은 재료는 물론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강효정 대표. 그 덕분에 미정당의 떡은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소화가 잘된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46 문의 02-391-9036
떡 명장의 정성이 담긴 단호박소담
마포구 망원동 소담떡방
맏형 최대로, 셋째 최대한, 막내 최대웅 의좋은 삼 형제가 운영하는 ‘소담떡방’. 40여 년 동안 떡을 만들어온 아버지의 떡집을 이어받았다. 이곳의 효자 떡은 바로 단호박소담떡. “아버지 밑에서 열네 살때부터 떡을 배운 동생 대한이가 2011년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떡 명장 선발 대회’에서 단호박소담으로 대상을 받았어요. 수분을 넣지 않고 호박만으로 떡의 맛과 질감을 살리기 어려운데, 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냈죠.” 최대로 대표의 말처럼 단호박소담을 먹으면 떡의 차진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생단호박과 호두가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아 자꾸만 손이 가는 떡이다. 팥을 빻아서 만든 완두시루도 이곳의 대표 떡 중 하나다. 특히 최대한 명장밖에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손두텁떡은 직접 담근 유자와 밤, 호두가 듬뿍 들어 있어 단골손님에게 인기가 높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9길 24 문의 02-324-3638
고소한 향의 유혹, 흑임자인절미
서초구 방배동 설봄
조한주 대표는 봄을 맞으며 설레는 마음처럼 어여쁜 떡을 통해 설렘을 선사하고 싶어 떡집 이름을 ‘설봄’이라 지었다. 최소 2~3일 전에 주문 예약을 해야만 구매 할 수 있는 흑임자인절미는 설봄의 대표 떡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맴돈다. “설봄에서만 할 수 있는 색다른 떡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실패도 여러 번 했지요. 떡의 질감이 지나치게 물컹할 때도 있었고, 먹기 힘들 정도로 딱딱해진 적도 있었어요. 여러 번 시도 한 끝에 흑임자인절미를 만들었어요.” 찹쌀로 만들어 쫀득쫀득한 인절미 위에 갓 볶은 흑임자 가루와 설탕을 뿌려 완성한 흑임자인절미는 한 입 크기로 만들어 먹기 편리해 아이 간식으로 찾는 손님이 많다. 흑임자인절미를 응용해 토스트로 만들어 먹거나 크래커에 곁들여 먹는 사람도 꽤 많단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동광로3길 38 문의 02-536-3310
엄선한 재료로 만든 두텁떡
서대문구 연희동 떡의 미학
연희동 주민이라면 ‘떡의 미학’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김명순 대표는 반가 음식의 대가 강인희 선생님에게서 전통 음식과 궁중 떡을 배웠고,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토종 찹쌀을 주재료로 떡을 만든다. 건강한 식재료와 빼어난 솜씨를 바탕으로 연희동에서 30년이나 꿋꿋하게 이어온 떡집이다. TV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에서 착한 떡집으로 선정될 정도로 건강한 떡을 선보이는 이곳의 대표 주자는 두텁떡. 임금의 탄신일에 올리던 귀한 궁중 떡으로, 쫄깃하고 부드러운 찹쌀 안에 밤과 잘게 다진 대추, 호두, 팥소가 듬뿍 들어 있다. “팥소에는 곱게 다진 유자를 넣어 상큼한 맛을 더했고, 꿀만 사용해서 단맛을 냅니다. 쑥갠떡도 인기가 좋아요.” 좋은 식재료를 찾는 일이라면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 김명순 대표는 매년 4월부터 5월 초까지 산에 올라가 직접 쑥을 캔다. 곱게 간 쑥을 찹쌀에 넣어 반죽해서 1백50년 된 도자기 떡살로 찍어 모양을 내 쑥갠떡을 만든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5길 문의 02-324-3638
남녀노소 사랑받는 인절미말이
종로구 신영동 예은병과
‘예은병과’에 가면 색감이 고운 인절미말이가 눈을 사로잡는다. 전경애 대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이자 궁중병과연 구원 정길자 원장 밑에서 떡의 기본을 충실하게 배운 후 이곳을 오픈했다. 식재료도 철저하게 신경 쓰는데, 강화도 화산에서 찹쌀을, 춘천에서 서리태콩과 수수, 붉은팥 등을 공수해온다. “손으로 치댄 찹쌀가루를 얇게 밀어 편 다음 팥과 완두소를 넣고 롤 케이크처럼 돌돌 말아요. 백련초를 섞어 분홍빛이 고운 거피팥소를 넣기도 하지요. 여기에 체에 곱게 내린 카스텔라 가루를 묻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더했어요.” 버터와 달걀노른자를 넣지 않고 만든 카스텔라 고물과 쫀득한 인절미, 달콤한 팥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진흥로 473 문의 02-720-2411
맛과 멋을 담은 증편과 주악
강남구 청담동 합
신용일 셰프가 만드는 증편은 참 맛있다. 청담동에 자리한 ‘합’은 증편을 익힐 때 일반 떡 집과 달리 찜기가 아닌 스팀 오븐에서 구워내고, 현대적 디자인을 더해 눈과 입이 호강하는 한식 디저트를 만든다. “증편의 경우 멥쌀에 막걸리를 넣어 전통 방법으로 발효시켜 만듭니다. 오디, 검은콩, 무화과 등을 넣어 스팀 오븐에서 부드럽게 구워내지요.” 식감이 촉촉한 증편을 먹으면 오디와 무화과 등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입맛을 한층 더 돋워준다. 막걸리를 넣고 발효시킨 찹쌀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모양낸 뒤 기름에 튀겨 조청에 담근 개성주악도 이곳의 별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말랑한 주악을 한 입 베어 물면 달큰한 생강조청이 배어 나온다. 이곳에서 인기 높은 메뉴를 한 가지 더 꼽자면 약과를 빼놓을 수 없다. 흔히 약과는 기름에 튀겨서 만드는데, 신용일 셰프는 오븐에 구워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약과를 생강조청에 담가 고루 잘 스며들게 한다. 오븐을 사용한 덕분에 기름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먹으면 속이 부담스럽지 않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61길 10 라임빌딩 문의 070-4209-0819
알찬 홍국마경단과 예쁜 꽃송편
강남구 신사동 동방미인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라는 말처럼 ‘동방미인’은 예단과 이바지 떡을 준비할 때 이름이 오르내리는 떡집. 문화센터에서 떡을 배운 김양숙 대표는 시간 날 때마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정리했고, 직접 만든 떡을 주변 지인에게 선물했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선물용으로 떡 주문이 들어왔고, 떡을 만들면서 살아가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오픈 하자마자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떡이 바로 꽃송편이다. 교방 문화가 발달한 경상남도 진주 출신인 그는 중앙 관리에게 대접했던 꽃떡을 변형해 빛깔 고운 꽃송편을 만들었는데, 이내 동방미인의 얼굴로 자리 잡았다. 홍국마경단 역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충남대학교에서 개발한 홍국쌀로 만들어 분홍빛이 감도는 경단 속에 거피팥과 붉은팥, 견과류를 가득 채워 넣었습니다. 생마를 곱게 갈아 고물처럼 묻혔는데, 쌉싸름한 마 가루와 팥소의 조화가 아주 좋아요.”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30길 72 문의 02-514-7955
빛깔 고운 오색 떡국 떡
송파구 문정동 자이소
박호성·박경민 형제가 운영하는 이곳은 젊은 엄마들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009년 TV 프로그램 <불만제로>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위생에 신경 쓰는 착한 떡집으로 선정되면서 문정동의 명물로 떠올랐다. ‘자이소’는 전통을 고수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맛있고 멋있는 떡을 선보일까에 집중한다. 그 결과 색감이 곱고 디자인도 훌륭한 떡을 개발하며 아이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드러운 백설기 속에 블루베리나 라즈베리 잼 등을 넣고, 별과 하트 등으로 모양을 낸다. 맛도 좋고 디자인까지 예쁘다 보니 백일 상차림 주문도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백설기 외에도 인기 좋은 떡이 오색 떡국 떡이에요. 흰 가래떡을 포함해서 쑥과 호박, 백련초, 흑미 등을 곱게 빻은 천연 가루로 색을 내서 형형색색의 가래떡을 만들지요.”
주소 서울시 송파구 송이로 194 2층 문의 1599-6632
옛 비법 그대로 내려오는 쌍개피떡
종로구 수송동 비원떡집
‘비원떡집’의 시작을 얘기하자면 지금으로부터 6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49년 홍간난 할머니는 조선 왕조 마지막 궁중 음식 기능 보유자인 한희순 상궁에게서 전통 궁중떡의 비법을 전수받아 수제자인 안인철 씨에게 전수했다. 그 후 아들인 안상민 대표가 물려받아 비원떡집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내산 쌀로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팥소, 고물, 고명, 참기름 등 모든 부재료까지 직접 만들어 씁니다.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떡 중 하나가 쌍개피떡이에요. 옛 방식 그대로 갓 쪄낸 메떡을 밀방망이로 얇게 밀어 거피팥소를 넣어 반달 모양의 개피떡으로 만들어요. 쑥색과 흰색의 개피떡을 서로 꼬아서 만들면 쌍개피떡이 완성되지요.” 겉보기에도 윤기가 반지르르하게 흐르는 쌍개피떡은 담백한 소와 쫄깃한 떡이 맛깔스럽게 어우러진다. 대추와 석이버섯, 밤 등을 올려 쪄낸 갖은 편과 오색단자, 웃기떡도 찾는 이가 많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20 문의 02-765-4928
그릇 협조 광주요(02-3440-8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