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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렇게만 하라! 추석 상차림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한 상 거하게 차려내는 명절 상차림도 좋지만, 요즘은 차례를 생략하는 집이 늘면서 상차림도 점점 간소화되고 있습니다. 적, 전, 나물 등 최소한의 가짓수로 추석 분위기도 내고 멋스러운 상차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노영희 요리 연구가가 제안합니다. 코스 요리처럼 즐길 수 있는 다섯 가지 원칙으로 맛있고 멋있게 한가위를 즐기세요.

상차림을 간소화해라

“과거에는 손님이 찾아오면 가짓수가 많은 음식을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재료와 조리법이 겹치고 막상 손이 가지 않는 요리도 있었지요. 메인 요리부터 정하고 차례대로 메뉴를 구성하면 재료가 중복될 일도 없고 코스 요리처럼 멋스럽게 즐길 수 있어요. 가을철에는 쇠고기가 맛이 없으며, 외려 봄에 태어난 병아리가 자라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를 때지요. 적을 하나쯤은 꼭 올려야 하는 추석 상차림에 쇠고기 대신 닭전복찜을 메인 요리로 내보세요.”


담음새에 변화를 주자

“삼색나물을 반찬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생선전을 메인 요리로 낼 때 접시에 함께 사이드 메뉴로 담아보세요. 그 자체로 익힌 채소 샐러드가 되면서 가나시로도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생선을 깻잎으로 싸서 전을 부치면 부드러운 속살과 깻잎 특유의 향이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에요.”

생선전(4인분)
1 생선(대구 200g)은 껍질을 벗겨 1cm 두께로 넓적하게 포를 떠서 네 쪽으로 만든 다음 앞뒤로 소금(약간)을 뿌린다.
2 볼에 육수(1큰술), 국간장(1작은술), 다진 파(1작은술). 다진 마늘(1/2작은술), 참기름(1/5작은술), 후춧가루(약간)를 넣고 섞어 양념을 만든 후 ①의 생선을 재워 밑간한다.
3 ②에 밀가루(2큰술)를 고루 묻히고 깻잎(1장)으로 싼 다음 달걀물(1개)에 담갔다 건진다.
4 식용유와 들기름을 섞어 팬에 두른 후 ③을 노릇하게 지진다. 나머지 세 쪽도 노릇하게 굽는다.


전채는 꼭 필요하다

“한 상 위에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놓고 먹는 전통 추석 상차림에는 색감을 돋우는 전채가 될 만한 가벼운 요리가 없어요. 풋콩은 지금부터 초가을까지가 제철로, 이를 활용해 차가운 풋콩국수란을 만들면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좋아요. 기름진 음식을 먹기 전 속도 편안하게 다스려주지요.”

풋콩국수란
1 냄비에 전복(1개), 대파잎(약간), 레몬(1쪽), 물을 넣고 삶은 후 식혀서 어슷하게 썬다. 내장을 제거한 대하(2마리)도 똑같은 방법으로 삶은 후 반으로 포를 뜬 다음 저며 썬다.
2 냄비에 물(적당량) 식초(1큰술), 달걀(4개)을 넣어 수란을 만든다.
3 냄비에 육수(1컵), 진간장(1작은술), 설탕(1/3작은술), 해삼(50g)을 넣고 조린 후 얇게 썬다.
4 동그랗게 썬 오이(3cm)는 소금물(약간)에 절여 식용유를 두른 팬에 볶는다. 배(60g)는 얇게 채 썰고, 대추(1개)는 돌려 깎은 후 얇게 썬다.
5 믹서에 데친 풋콩(1컵), 물(1 1/2컵), 잣(1/2컵)을 넣고 곱게 갈아 면주머니에 넣고 짠 후 유자청(2작은술), 식초(1큰술), 고운 소금(1/3작은술)을 넣고 간한다.
6 그릇에 차게 식힌 ①, ②, ③, ④를 차례로 넣고 ⑤의 콩물을 붓는다.


코스는 다섯가지가 적당하다

“코스 요리의 장점은 음식을 개별 접시에 담기 때문에 남기는 경우가 드물어요. 한식에서 전채, 생선, 고기, 후식으로만 코스를 구성하면 자칫 음식 가짓수가 단출해 보일 수 있어요. 전채 요리 한 가지를 더 추가해 다섯 가지 메뉴로 코스를 구성하면 적당합니다. 찜, 전골에 많이 사용하는 버섯으로 냉채를 만들어 전채 요리도 색다르게 즐겨보세요.”

목이버섯냉채
1 손질한 목이버섯(150g)은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린 후 밑동을 잘라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팬에 식용유와 참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2 손질한 숙주(80g)를 깨끗이 씻어서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 후 볼에 담아 소금(약간), 참기름(약간)을 넣고 무친다.
3 대파(3cm)와 고추(3cm)는 가늘게 채 썰어 물에 잠깐 담갔다 건진다.
4 볼에 식초(2큰술), 참기름(1큰술), 국간장(1큰술), 마늘즙(1작은술), 설탕(1 1/3작은술)을 넣고 섞어 소스를 만든다.
5 그릇에 ①의 목이버섯, ②의 숙주를 넣고 ④의 소스를 뿌린 후 ③의 대파채와 고추채를 얹는다.


후식으로 제철의 여운을 즐겨라

“전채와 메인 요리만큼 중요한 것이 후식입니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계절이니 대추로 조란을 만들어보세요. 식사가 끝날 무렵 송편, 배숙과 함께 내면 다과상을 따로 차릴 필요가 없어요. 그 자체로 가을이지요.”

송편(20개분)
1 녹두의 껍질을 깨끗하게 벗겨 6시간 정도 불린 후 젖은 면포를 깐 찜통에 넣고 30분 정도 찐다. 푹 무르면 체에 내려 고운 소금(약간), 꿀(2작은술)을 넣고 섞어 식힌 후 은행알만 하게 뭉친다.
2 체에 곱게 내린 멥쌀가루(2컵), 꿀(1큰술), 소금(약간)을 볼에 넣고 고루 섞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반죽해 면포로 덮는다.
3 ②의 반죽을 떼어 동그랗게 만들어 속을 판 후 ①의 녹두소를 넣고 럭비공 모양으로 빚는다.
4 찜통에 솔잎을 깔고 ③을 올리고 25~30분 정도 찐 후 뜨거울 때 꺼낸다. 물(1큰술)과 참기름(1/4작은술)을 섞어 송편 위에 바른 후 식힌다.

이달 ‘오늘은 뭐 먹지?’에서는 노영희 요리 연구가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모던하면서도 멋스럽게 즐기기 좋은 추석 상차림을 선보입니다. 버섯냉채를 전채로 시작해 메인 요리인 닭전복찜과 후식 송편까지 코스 요리로 즐겨보세요.


요리와 스타일링 노영희 

글 김혜민 기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