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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고장 광주에서 명인과 함께 김장합시다
김치를 담그며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김장은 작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의 고유 풍습이다. 홀로 김장하기가 막막한 초보 주부는 물론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법이 궁금한 이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김치 종주 도시이자 음식 문화의 수도라 불리는 광주의 김치 명인에게 직접 손맛을 배우고 김장까지 할 수 있는 ‘광주 김장 문화 체험 투어’가 바로 그것. 잘 담근 김장 김치만 있으면 1년 밥상이 행복해지는 법이니 시끌벅적하면서 정이 넘치는 김장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놓치지 말자.


김치 종주 도시, 광주의 김치
음식에는 지리적 특성은 물론 민족성과 역사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음식만 봐도 한 민족이 지나온 시간과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유다. 이는 한 나라 안이라고 다르지 않다. 특히 김치가 그렇다. 품앗이로 정을 나누는 김장 문화는 우리의 민족성을 고스란히 드러내지만, 김치만큼 지역성이 강한 음식도 없기 때문이다. 김치는 기후와 지리적 조건, 지방의 특산물, 지역별 재료와 조리법 그리고 저장법에 따라 그 맛이 저마다 다른데, 우리의 자랑스러운 음식 문화인 김치 중에서도 맛의 고장인 광주를 중심으로 한 남도 김치는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맛난 먹을거리다. 광주는 예로 부터 부유함과 비옥함의 대명사인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풍부한 농산물을 바탕으로 일찍이 다채롭고 화려한 식문화가 발달한 맛의 본고장이 아닌가.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김치로, 특유의 감칠맛과 진하고 깊은 맛으로 말 그대로 밥도둑이나 다름없다. 김치 종류도 다양한데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파래김치, 깻잎김치, 나주동치미 등 1백20여 종에 이른다.


광주 김치의 진한 국물과 감칠맛의 비결은 비옥한 평야에서 생산한 신선한 무, 배추, 고추 등 기본 재료와 풍부한 양념은 물론 멸치젓을 비롯한 황석어젓, 새우젓, 갈치젓 등 여러 종류의 젓갈에 있다. 남해의 천일염으로 넉넉히 간을 하고 태양초로 만든 고춧가루와 젓갈 등 각종 양념을 듬뿍 넣은 뒤 손맛을 더한 김치는 매콤하면서도 짭짤하다. 또 찹쌀풀을 양념에 섞어 걸쭉하게 만들어 발효 숙성 기간이 길고 저장성이 빼어나다. 이것이 광주 김치의 특징으로, 매년 10월이면 광주에서는 음식 문화의 수도답게 세계인을 대상으로 김치를 알리는 김치 축제가 열린다.
1994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21년째를 맞은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는 김치를 세계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을 위한 ‘산업 축제’의 장이자, 김치를 주제로 하는 가장 큰 큐모의 ‘문화 축제’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전국 유일의 김치 종합 시설인 김치타운과 세계김치연구소도 광주에 있으며, 세계김치연구소와 전남대학교, 광주여자대학교 등이 참여해 광주 김치 공동 브랜드 ‘김치광’도 개발해 김치 명인들의 레시피를 표준화하고 해외 수출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 전통 식품인 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광주는 명실상부한 ‘김치의 종주 도시’로, 남도의 맛과 멋 그리고 인심이 집약된 맛의 고장이다.


맛의 고장 광주로 김장하러 갑니다
김치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완성하는 예술품이나 다름없다. 미생물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그 오묘한 맛은 솜씨 좋은 요리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이런 화학반응은 양념장을 버무려 배추 잎 사이사이에 넣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사 먹는 김치가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만 못한 이유다. 게다가 면역력을 높이는 데 김치만 한 보약이 없으니 밥상을 책임지는 주부에게 겨울 채비의 정점은 뭐니 뭐니 해도 김장이다. 그렇다고 김장이 고된 연중행사인 것만은 아니다. 예부터 손이 많이 필요한 김장철엔 품앗이를 하면서 이웃 간의 정을 나누었는데, 어느 집이고 김장하는 날은 시끌벅적한 잔칫날로 유쾌한 이벤트였다. 작년 12월,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도 김치가 담고 있는 어우러짐의 미덕과 김장 문화에 깃든 나눔의 정신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우리의 김장을 ‘김치를 만들고 나누는(Making and Sharing Kimchi)’ 문화로 높이 평가했는데, 음식 자체도 좋지만 공동체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성과물을 모두가 공유하는 전통이야말로 진정한 인류의 유산이라고 본 것이다.


지난 10월 4일부터 8일까지 맛의 고장 광주에서 열린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의 주제도 다름 아닌 ‘유네스코가 품은 김치’로, 오는 11월 24일부터 12월 4일까지 11일 동안 우리의 소중한 유산인 김장 문화를 체험하는 뜻깊은 행사도 열린다. 김치타운에서 김장철을 맞아 ‘광주 김장 문화 체험 투어’를 진행할 예정인 것.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에서 선정한 박기순・곽은주 김치 명인의 시연을 보며 직접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기회라 더욱 의미 있다. 김장 체험(1kg 김치 제공)뿐 아니라 미리 신청하면 이날 직접 김장도 해 갈 수 있어 특별하다. ‘김장 해 가기’ 행사가 그것으로, 기름진 호남평야에서 자란 배추와 감칠맛의 비결인 멸치젓, 남해의 염전에서 생산한 천일염 등 지역의 재료를 20~30% 정도 할인한 가격에 구입해 김치를 직접 담글 수 있으니 겨울 채비를 하는 데 이만큼 유익한 자리도 없다. 김장 비용이 배추 10k을 기준으로 3만 5천 원 정도로 저렴한 것도 매력적이지만, 일일이 재료를 준비하는 수고를 덜어줄 뿐 아니라 특급 재료로 만드는 광주 김치(새우젓+멸치젓+액젓)와 서울 김치(새우젓+액젓)를 입맛대로 선택해 내 손으로 직접 담글 수 있기 때문. 그뿐만이 아니다. 무등산 보리밥, 송정 떡갈비 등 유명한 남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광주국제식품전과 재래시장 방문, 의재미술관 관람 등 문화체험으로 광주의 맛과 멋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니 이만하면 알찬 내용은 물론 실속까지 두루 갖춘 문화 기행으로 손색이 없다.


자료 제공 광주시청 생명농업과(062-613-3992) 사진 출처 디자인하우스 DB

글 신민주 수석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