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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줄 서는 빵집] 대신동 라 본느 타르트 단맛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닌, 사연이 녹아든 타르트를 만듭니다
단맛이 삶에 큰 위안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엄마에게 단맛이란 가족 건강을 위협하는 적일지도 모른다. 내 아이에게 줄 디저트를 만드는 마음으로 타르트를 굽는 김희연 파티시에는 단맛이 덜해도 맛있는 타르트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다.



매장 한쪽 벽을 단골손님이 그려준 주인장 캐리커처로 꾸몄다.

1 취향대로 골라 담을 수 있는 선물용 타르트. 
2 호두 반죽에 직접 만든 앙금을 넣은 단팥빵. 
3 라 본느 타르트에서 빵을 책임지는 유승범 셰프. 
4 간식용으로 인기 높은 미니 타르트.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들다 보니 숙성 시간이 길어 점심시간 즈음에서야 빵이 진열대에 등장한다.


이화여대 후문 근처, 푸른색 차양을 친 가게가 한눈에 들어 온다. 바로 ‘라 본느 타르트’다. 프랑스어로 ‘좋은 타르트’라는 뜻으로 이름 그대로 몸에 좋은 타르트를 선보이는 곳이다.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이에게 건강한 빵을 만들어주려고 제과・제빵을 공부하기 시작한 ‘엄마 김희연’ 씨는 뜻을 같이 하는 엄마들과 의기투합해 2004년 ‘타르트 드 마망’이라는 타르트 가게를 열었다.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은 매 한가지여서 골목길에 숨어 있던 타르트 드 마망은 금세 입소문이 났다. 함께하던 이들이 하나 둘 ‘엄마의 자리’로 되돌아간 뒤, 2007년 지금의 자리로 이사하며 김희연 파티시에는 홀로 ‘좋은 타르트(La bonne tarte)’를 굽는다.

“매장을 오픈하며 100% 유기농 재료만 사용해 타르트를 만들자고 결심했어요. 캐나다산 유기농 밀가루와 유기농 앵커 버터, 유기농 우유를 구해 만들었습니다. 유기농 설탕을 사용할까 하다가 조청을 넣어 만들어 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이 좋았습니다. 응고제나 광택제를 따로 쓰지 않다 보니 타르트를 굳히는 데 조청이 더 효과적이기도 했고요.”
한살림을 통해 구입한 단호박, 사과, 고구마 그리고 국내산만으로는 충분한 양을 공급받기 어려워 캘리포니아산 호두를 넣은 총 네 종류의 타르트로 시작한 메뉴가 지금은 총 18~20종에 달한다. 특별 주문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처음보다 메뉴가 다섯 배나 많아진 것. “어느 날 여자분이 마카다미아 한 통을 들고 와 타르트를 만들어줄 수 없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마카다미아를 좋아하는 남자 친구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이 예뻐서 한번 해보겠다고 했지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초콜릿 마카다미아 타르트를 만들었는데, 제가 먹어도 정말 맛있더라고요.”
남자 친구에게 줄 선물인 초콜릿 마카다미아 타르트, 아픈 아내를 위해 매일 단호박 타르트를 사가던 남자 손님 등 김희연 파티시에가 만드는 타르트에는 하나하나 사연이 담겨 있다. 바로 이런 사연들이 라 본느 타르트를 운영하며 얻은 가장 값진 재산이란다.
최근에는 타르트뿐 아니라 빵 메뉴를 시작했다. 대학교 근처에 위치한 만큼 출출한 시간에 학생들의 허기를 달래줄 메뉴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유명 베이커리 총괄 셰프 출신의 유승범 셰프가 빵을 담당하는데, 식빵과 바게트 등 여덟 가지 메뉴가 전부. 개량제나 유화제 등 인공 첨가 물을 넣지 않고 오랜 시간 숙성시킨 건강한 빵만 선보인다. 단맛이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타르트를 선보이려는 김희연 파티시에의 ‘슴슴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타르트’와 하루를 꼬박 숙성시켜 만드는 ‘건강해지는 빵’이 어우러진 곳, 라 본느 타르트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대신동 90-1 문의 02-393-1117



라 본느 타르트 김희연 파티시에에게 배운다

자몽 타르트

재료(1개분)
박력분 100g, 버터 80g, 물 50g, 소금 2g, 자몽 2개, 피스타치오 약간
아몬드 크림 버터·설탕 60g씩, 달걀 55g, 아몬드 파우더 35g, 피스타치오 파우더 20g, 박력분 10g

만들기
1
(생지 만들기)체 친 박력분과 버터를 섞어 소금물에 조금씩 넣어가며 고루 섞어 한 덩어리로 뭉쳐 냉장고에 넣는다. 1시간 이상 휴지시킨 뒤 꺼내 3mm 두께로 밀고 포크로 겉면을 고루 찍는다.
2 타르트 틀에 ①을 넣고 판판하게 편 다음, 20분간 다시 휴지시킨다.
3 반죽 윗면에 유산지를 깔고 누름돌을 올려 150℃로 예열한 오븐에서 8분 정도 굽는다.
4 (아몬드 크림 만들기) 실온에 두어 부드러운 버터에 설탕을 조금씩 넣으며 저어 크림을 만든 뒤 달걀을 넣어 잘 섞고, 체 친 아몬드 파우더와 피스타치오 파우더, 박력분을 넣어 고루 섞는다.
5 ③의 타르트 틀에 ④의 아몬드 크림을 고루 펴 바른다.
6 자몽 과육을 올려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간 굽는다.
7 잘게 다진 피스타치오를 겉면에 뿌려 장식한다.

올리브 식빵

재료(5개분)
강력분 1kg, 물 700g, 올리브 100g, 버터 20g, 소금 18g, 설탕 10g, 이스트 4g

만들기
(기본 반죽)박력분과 소금, 설탕, 이스트, 물을 넣어 반죽한 뒤 버터를 넣어 치대 반죽하고 올리브를 넣어 고루 섞는다. 1시간 30분간 발효시킨 뒤 다시 한 번 치대 1시간 발효시킨다.
1 기본 반죽을 350g씩 분할한다.
2 1시간 동안 발효시킨 뒤 둥글린다.
3 반죽을 돌돌 말아 식빵 틀에 넣는다.
4 반죽이 충분히 부풀도록 다시 1시간 발효시킨다.
5 230℃로 예열한 오븐에서 15~20분간 굽는다.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민희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