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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줄 서는 빵집] 청담동 메종 드 조에 눈은 황홀하게, 입은 달콤하게! 이것이 디저트의 미덕
유행가 ‘강남 스타일’에서 싸이는 낮과 밤이 다른 ‘반전 있는 여자’가 아름다우며 사랑스럽다고 했다. 수수한 듯 화려하고, 작지만 강한 메종 드 조에도 바로 이러한 반전 매력을 지녔다.



색색의 마카롱과 파이류로 가득한 메종 드 조에의 쇼케이스. 선물용 상자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핫 핑크 컬러를 사용한다.

1 이른 아침부터 문 닫는 시간까지 메종 드 조에의 주방은 쉴새 없이 작업이 이루어진다.
2 쫀득한 필링과 바삭한 머랭의 식감 조화가 마카롱 맛을 좌우한다. 
3 점차 빵 메뉴를 줄일 예정이지만, 스콘과 치아바타만큼은 찾는 이가 많아 계속 고수할 예정이다. 버터를 듬뿍 넣어 고소한 풍미가 식욕을 돋우는 메종 드 조에의 스콘.
쇼케이스 한쪽에 자리한 에클레어와 밀푀유.
5 소박한 외관의 메종 드 조에.


메종 드 조에Maison de Zoe를 처음 찾아간다면, ‘청담동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지도 모른다. 근사하고 번쩍거리는 건물만 있을 것 같은 청담동이라는 동네에서 고급 과자인 마카롱을 대표 메뉴로 하는 곳이기에 작고 수수한 외관이 어색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오픈한 지 4년째인 이곳은 지난해 현대백화점 본점에 2호점을 냈고, 곧 3호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니 그야말로 잘나가는 동네 제과점이다.

메종 드 조에의 주메뉴는 20종의 마카롱과 30여 종의 쿠키와 파이류. 여기에 치아바타, 스콘, 식빵 등 간단한 식사빵 메뉴 몇 가지가 있다. 오픈 초기만 해도 메뉴를 두루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에 제빵 전문 셰프를 따로 두었으나, 오히려 조에만의 개성이 살지 않아 빵 메뉴를 대폭 줄이고 제과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 박혜원 파티시에는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립한 ‘조에 스타일’이 메종 드 조에가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는 제과점이 된 첫 번째 비결이라고 꼽는다. ‘기본에 충실한 정통 프랑스식 제과점’을 쉽게 설명해달라고 하니 “눈과 입이 즐거운 메뉴를 만들어요”라며 명쾌하게 정리해주었다. 색감이 과감할 정도로 화려한 메뉴를 선보이고, 건강을 위해 단맛을 줄이는 요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단맛이 제맛’이라는 디저트 본연의 맛을 살린다.

“몸에 좋은 음식을 하는 곳도 많고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춘 메뉴를 선보이는 곳도 많으니 저는 지금 이대로 꿋꿋하게 ‘달콤해서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어요. 대신 재료와 타협하지 않고, 좋은 재료를 골라 아낌없이 사용해요.”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박혜원 파티시에는 프랑스어를 잘하고 싶은 욕심에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달달한 디저트에 탐닉하다 보니, 외롭기만하던 유학 생활이 한결 즐거워졌다는 그는 프랑스의 유명 요리학교 ‘에콜르 노트르’에 입학했고, 달콤함을 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매일 만드는 마카롱만도 5백 개가 넘는다니 5백여 개의 행복을 전하는 셈이다. 2호점은 백화점이라는 공간 특성상 주방을 따로 둘 수 없어 본점의 작업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그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주방에서 보낸다. 특히 빵과 달리 쿠키와 마카롱 등의 제과류는 발효 시간이 짧거나 없는 경우가 많아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숨 돌릴 새 없이 바쁘다.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싶을 만큼 여리여리한 체구라 이 같은 일상이 고될 법도하건만, 그는 늘 활기차고 유쾌하다. 우울함을 달래주고, 지칠 때 에너지를 주는 ‘달다구리’에 파묻혀 살기 때문이라는 그는 메종 드 조에도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우울할 때, 지칠 때 생각나는 곳이 되면 좋겠다고 한다. “메종 드 조에의 마카롱을 먹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 라고 말하는 이가 많아지는 것, 그것이 박혜원 파티시에의 바람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50-7 문의 02-540-1858

메종 드 조에 박혜원 파티시에에게 배운다
민트 초코 마카롱


재료
(50개분) 아몬드 파우더 60g, 슈거 파우더 80g, 달걀흰자 50g, 설탕 25g, 녹색 식용색소·그뤼에르 카카오 적당량
민트 초코 버터크림 달걀노른자 2개분, 우유 50g, 설탕 40g, 무염 버터 100g, 민트 에센스·그뤼에르 카카오 적당량

만들기

1
아몬드 파우더와 슈거 파우더를 섞어 두 번 정도 체에 내린다.
2 볼에 달걀흰자를 넣고 믹싱해 거품이 오르면 색소를 넣는다.
3 계속 믹싱하며 설탕을 두세 번에 나눠 넣어 섞는다.
4 거품이 밀도 있고 끝이 약간 뾰족할 정도로 믹싱해 머랭을 완성한다.
5 ④의 머랭에 ①의 가루를 두 번에 나눠 넣고 섞는다.
6 볼 측면에서 중앙을 향해 반죽을 접어 넣듯 섞는데, 반죽 표면에 윤기가 날 때까지 반복한다.
7 깍지 낀 짤주머니에 ⑥의 반죽을 넣는다.
8 오븐 팬에 유산지를 깔고 지름 4~5cm의 공 모양으로 짠다.
9 그뤼에르 카카오를 고르게 뿌린다.
10 상온에 서 20분간 건조한 뒤, 150℃로 예열한 오븐에서 5분간 굽다가 130℃로 온도를 낮춰 10분간 굽는다. 오븐에서 꺼내면 재빨리 유산지 뒷면에 물을 뿌린다.
11 ⑩의 마카롱이 식으면 한 개씩 떼어내 뒤집는다.
12 냄비에 달걀노른자와 설탕을 넣고 믹싱한 뒤, 따뜻한 우유를 섞어 중간 불에서 끓인다. 핸드 믹서로 중속으로 저어 식힌 뒤 버터를 두세 번에 나눠 넣고 섞는다.
13 매끈한 크림 상태가 되면 민트 에센스와 그뤼에르 카카오를 섞는다.
14 ⑬의 크림을 짤주머니에 넣고 ⑩의 마카롱 한 면에 넉넉히 짠 뒤 다른 마카롱을 얹어 붙인다.
*버터크림 대신 기호에 맞는 잼을 샌드해도 좋다.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민희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