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완전 채식 vs 소육다채 도시락으로 즐기는 채식
채식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넓다. 채식하는 이유는 각자 선택하면 되고, 그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찾으면 된다. 무엇이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시작해야 체하지 않는 법. 이에 요리 연구가 3인이 자신의 방식대로 채식 도시락을 준비했다. 일명 ‘점진적 채식 도시락’으로, 완전 채식 도시락과 소육다채小肉多菜 도시락이다. 이 정도는 돼야 채식할 만하지 않겠는가.


나무 도마 7천 원으로 오디너리테이블, 나무 샐러드 볼 3만 6천5백 원, 흰색 뚜껑의 유리 용기 8천2백 원, 향나무로 만든 도시락 원형 1만 3천 원과 타원형 1만 4천 원으로 모두 로즈베리, 에코 도그볼 7만 5천 원으로 디자인파일럿 제품.


무리 없이 천천히, 채식을 권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몸과 마음을 가볍게 유지하라며 채식으로 유혹하더니, 최근엔 20년간 완전 채식만 고수하던 리어 키스Lierre Keith가 <채식의 배신>을 통해 외려 채식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분통 터지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도덕적ㆍ정치적 이유도 있지만 영양적 이유가 크다. 채식을 잘못하면 자칫 단백질이나 지방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으니 영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환경이나 동물 등을 생각해 채식하는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로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하는 이가 많으니 시쳇말로 뒤통수 제대로 맞은 꼴이다. 하지만 채식은 철저하게 육식에 등 돌리는 경우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땅에 떨어진 열매 위주로 먹는 극단적 채식주의자 프루테리언fruitarian부터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은 일절 거부하는 완전 채식주의자 비건vegan, 우유 같은 유제품과 꿀은 먹는 락토lacto, 달걀은 먹지만 유제품은 먹지 않는 오보ovo, 유제품과 달걀을 먹는 락토 오보lacto-ovo, 생선 등 해산물은 먹는 페스코pesco, 유제품ㆍ달걀ㆍ생선ㆍ닭고기는 먹는 폴로pollo는 물론, 붉은 고기만 먹지 않는 세미 베지테리언semi-vegetarian과 아주 가끔 육식도 하는 준채식주의자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까지, 채식이라고 다 같지 않으니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 모임인 베지닥터의 유영재 대표는 “채식은 일반 요리에서 동물성만 제외하면 된다. 식단은 나물류, 구근류, 버섯류, 해조류, 견과류 등을 위주로 하고, 주식으로는 현미밥이나 현미잡곡밥을 먹으면 좋다”며 채식인이 되라고 권유한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인의 반대말이 아니다. 세미 베지테리언이나 페스코부터 시작해 서서히 완전한 채식으로 바꿔나간다면 몸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육류는 적게 먹고 채소는 많이 섭취하는 소육다채 식단과 완전 채식이라도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추었다면 여럿이 함께 즐기는 도시락 사이에서도 다르기는커녕 빛이 날 것이다.

채식의 기본 현미 영양밥으로 싼 완전 채식 도시락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채식은 의외로 평범하다. 현미 등 통곡물 밥과 과일, 신선한 나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채식이다. 그러니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에게 채식은 현미밥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미는 되도록 유기농 제품으로 구입하고 5분 도미나 7분 도미가 아닌 그냥 왕겨만 벗겨낸 것이 좋다. 여기에 은행을 속껍질째 넣으면 씹는 맛은 물론 영양도 더해진다. 단백질과 지방질, 비타민 등이 풍부해 채식에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것. 요즘 제철인 쑥까지 더한다면 음식을 넘어 약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현미를 먹다 보면 고기 맛과 잘 어울리지 않아 점차 고기 반찬을 먹는 횟수가 줄어들어 식습관을 자연스럽게 고칠 수도 있다.


채식 요리 연구가 최지영 씨가 제안한 완전 채식 도시락으로 은행쑥현미밥과 함께 칼슘과 무기질이 풍부한 돌나물 샐러드, 비타민 가득한 풋고추청국장무침, 해독 효과가 있는 더덕잡채, 고소하고 달달한 알밤 파스로 구성했다. 매트처럼 사용한 파란 톤 삼각 패턴 냅킨1만 2천 원으로 짐블랑, 컵 보온병 3만 원으로 로즈베리 제품.


영양 가득한 식재료로 든든한 소육다채 도시락
채식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는 땅콩, 호두 등 견과류다. 이와 함께 감자, 고구마, 마, 당근 등 근채류는 밥에도 섞어 먹고 반찬으로도 즐긴다. 단골 메뉴로 채소 장아찌도 빼놓을 수 없다. 장아찌를 만들 때는 피클물에 정제 설탕 대신 유기농 설탕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마스코바도Mascobado 제품은 단맛은 덜하지만 천연 사탕수수에서 추출하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비정제 설탕으로 미네랄이 그대로 살아 있다.


채식 요리 연구가 최지영 씨가 제안한 ‘락토 오보’ 소육다채 도시락으로 커리 볶음밥, 단백질 흡수를 돕는 마로 만든 로스티, 모둠채소장아찌, 통마늘견과류조림, 딸기 그리고 당근배 주스. 연두 실리콘 유리 텀블러 5만 5천 원, 흰색 2단 원형 도시락 6만 5천 원으로 모두 파고인터내셔날, 타원형 2단 나무 도시락 2만 7천 원으로 디쉬앤볼, 흰색과 핑크색의 3단 원형 도시락 3만 5천 원, 흰색 보온 보냉병 4만 7천 원으로 모두 마리컨츄리, 도트 포인트 연두색 도시락 주머니 1만 5천 원으로 에봇토리, 뚜껑 있는 하늘색 컵 9만 3천 원으로 무겐인터내셔널 제품.


봄맛 쌈밥과 반찬으로 즐기는 완전 채식 도시락
한식은 채식에 유리하다. 특히 봄부터 여름까지 제철 채소로 즐길 수 있는 쌈밥은 된장이나 고추장만 살짝 얹어 먹어도 맛있는 생채식으로 도시락 메뉴로도 훌륭하다. 채식인에게 한식은 축복인 것. 하지만 완전 채식은 물론 페스코 아래 단계가 아니라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맛국물과 양념에 멸치, 새우 등 해산물을 많이 쓰기 때문. 예로부터 한식 기본양념으로 많이 쓰는 표고버섯, 다시마, 들깨, 참깨 등의 분말과 함께 채수菜水를 쓴다면 문제없다. 요즘 채식 조미료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 식품관에만 가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채수는 다시마ㆍ무ㆍ버섯ㆍ파뿌리ㆍ다진 마늘 등을 입맛에 맞게 넣어서 끓이기만 하면 된다. 채식은 가벼운 양념만으로 재료의 풍미를 살릴 수 있으니 채식한다고 맛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채소 소믈리에 김은경 씨가 제안한 완전 채식 도시락으로 흑미현미쌈밥과 함께 표고버섯쌈장, 서리태호두조림, 두부두릅조림, 단호박찜이 균형을 이룬 식단이 돋보인다. 뚜껑에 펜으로 그림을 그린 듯한 찬합은 모두 가격 미정으로 정소영의 식기장, 그림이 병 안쪽에 그려진 흰색 물병 9만 6천 원으로 덴스크 제품.


퀴노아 키시로 단백질 풍부한 소육다채 도시락
채소와 과일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지만 채식도 무턱대고 시도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칼슘, 단백질, 지방 등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 물론 대체 식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양의 채식주의자가 단백질 식품으로 애용하는 퀴노아다. 나트륨 없는 완전식품으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다. 밥과 섞어 주먹밥으로 만들거나 키시에 올려 구우면 도시락 메뉴로 좋다. 이마트몰(www.emart.com)과 이마트 역삼점, 양재점 등에서 구입 가능하다.


채소 소믈리에 김은경 씨가 제안한 ‘락토 오보’ 소육다채 도시락으로 퀴노아 키시, 토마토 아보카도 매리네이드, 제철 딸기로 구성했다.

맥북 에어11형 1백29만 원으로 애플 코리아, 흰색과 연두색 반찬통 각각 1만 6천 원으로 쉬즈리빙, 나무 포크 5천 원으로 오디너리테이블, 민트 머그 2만 8천 원으로 짐블랑, 다이어리 6만 7천 원, 만년필 6만 8천 원으로 모두 북바인더스디자인 제품.


두부와 채소로도 완벽한 완전 채식 도시락
채식 열풍은 특급 호텔에도 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웨스틴조선 호텔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베키아 에 누보다. 웰빙에 이은 힐링 트렌드 덕분에 채식을 하지 않는 이에게도 건강식으로 인기 있는 이곳의 채식 메뉴는 두부 스테이크와 채소구이다. 콩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데다 단백질 식품인데, 두부 등 가공식품으로 먹는 것이 더 좋아 채식에서는 주식이나 다름없다. 찹쌀가루를 입혀 구운 두부 스테이크와 채소구이에 자칫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B12가 풍부한 김으로 만든 드레싱을 곁들이면 흠잡을 데 없는 채식 도시락이 된다.


베키아 에 누보 주방장 이귀태 씨가 제안한 완전 채식 도시락으로 두부 스테이크와 채소구이를 도시락 용기에 각각 담아 먹을 때 접시에 차곡차곡 올리고 김 드레싱을 뿌린다. 미소 된장국이나 렌틸콩 수프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수프&죽 용기 9만 9천 원으로 파고인터내셔날, 그림 포인트 흰색 접시 6만 5천 원으로 덴스크,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도시락 4만 5천 원(3단 세트), 레드 스트라이프 내추럴 냅킨 6천 원, 레몬 스퀴저 5천4백 원으로 모두 오디너리테이블, 모던한 디자인에 나무 소재가 더해진 티 포트와 컵 세트 38만 원으로 루밍 제품.


샐러드와 샌드위치로 풍성한 소육다채 도시락
채소와 과일이 중심이 되는 샐러드와 샌드위치는 채식 도시락 메뉴로 첫손에 꼽힌다. 이때 빵은 반드시 밥과 마찬가지로 통곡식으로 만든 통밀빵이나 통호밀빵이라야 한다. 그냥 유기농 잼만 발라 먹어도 되지만, 다양한 채소를 살짝 구워 식감이 부드러운 생모차렐라 치즈를 넣으면 단백질과 지방도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감자 샐러드에 채식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딸기와 멜론 등 과일을 한두 종류 곁들이면 완벽하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시금치와 버섯, 올리브유, 호두 등 슈퍼푸드 위주로 만든 샐러드도 흠잡을 데 없다.


베키아 에 누보 주방장 이귀태 씨가 제안한 ‘락토’ 소육다채 도시락으로 베지테리언 샌드위치, 감자 샐러드와 과일 그리고 각종 버섯을 넣은 시금치 샐러드. 녹색 테이블 램프 19만 8천 원으로 마리컨츄리, 하늘색 접시 5만 8천 원, 모자이크식 블랙 2단 사각 도시락 19만 5천 원으로 모두 무겐인터내셔널 제품.

요리 김은경(쿠킹 노아), 이귀태(베키아 에 누보 주방장, 02-317-0033), 최지영 스타일링 강혜림, 김지나 강아지 모델 뽀리, 꼬망이 도움말 베지닥터(vegedoctor.com) 참고 도서 <채식의 유혹>(퍼플카우), <육식의 종말>(시공사)

진행 신민주 기자 어시스턴트 박하영 | 인턴기자 사진 김정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