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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의 맛 넝쿨째 들어온 늙은 호박과 단호박
호박은 못생기고 어리석은 것의 대명사이기도 하지만,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누런 호박만큼 넉넉히 보여주는 것도 없다. 곧 동장군이 밀어닥칠 것이다. ‘천연 보약’이라고도 불리는 늙은 호박과 정겨운 단호박의 포근한 기운을 느끼며 긴긴 겨울을 나는 것은 어떨는지. 입맛에 철이 들 것이다.


늙어서 좋은 것이 호박이다
청둥호박, 맷돌호박이라고도 불리는 늙은 호박은 여름에 따지 않고 밭에서 그대로 익혀 늦가을에 수확하는 이 계절의 산물로, 호박의 노란 속살은 대표적 옐로 푸드다. 노란색의 정체는 베타카로틴으로 노화를 억제하고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한방에서도 호박을 자주 먹으면 풍風이 예방된다 하고, 부기를 빼는 데도 효과가 있다. 대표적 요리는 호박죽과 호박범벅으로 달착지근한 맛이 입에 착 붙으니 이 겨울에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


호박범벅
재료(4인분
) 늙은 호박(껍질과 씨를 제거한 것) 500g, 물 4컵, 팥 1/4컵, 껍질 벗긴 밤 8개, 찹쌀가루 2큰술(물 1/4컵), 꿀 1큰술, 소금 1/3작은술
만들기 1 호박은 5mm 두께로 썰어 분량의 물에 삶은 뒤 핸드 블렌더로 간다.
2 팥은 넉넉한 물에 우르르 끓이다 물을 따라낸 다음 물 2컵을 부어 삶는다.
3 밤은 반 잘라서 넉넉한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0분 정도 삶는다.
4 찹쌀가루는 분량의 물에 담가서 불린다. ①에 불린 찹쌀가루와 삶은 밤, 팥을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꿀과 소금으로 간한다.

호박죽
재료(4인분)
늙은 호박(껍질과 씨를 제거한 것) 500g, 물 4컵, 찹쌀가루 2큰술(물 1/4컵), 소금・꿀 약간씩
만들기 1 호박은 5mm 두께로 썰어 분량의 물에 삶은 뒤 핸드 블렌더로 간다.
2 찹쌀가루는 분량의 물에 담가서 불린다.
3 ①에 ②의 불린 찹쌀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저으면서 10분 정도 끓이며 뜸을 들인 뒤 소금으로 간하고 기호에 따라 꿀을 곁들인다.

입맛 돋우는 허드레 김치
늙은호박김치는 황해도 연백에서 즐겨 먹는 토속 음식으로 새콤하면서도 사각거리는 식감이 입맛을 돋운다. 납작하게 썰어 소금에 절인 늙은 호박을 양념으로 버무려 익힌 늙은호박김치는 김장을 하고 남는 우거지와 무청을 넣어 담그기도 하는 허드레 김치로, 누렁호박김치라고도 한다. 담그자마자 먹어도 별미지만, 10일쯤 푹 익혀 반찬으로 먹거나 멸치나 돼지고기를 넣고 찌개로 끓여 먹으면 진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늙은호박김치
재료
배추 1포기(2kg), 늙은 호박(껍질 벗긴 것) 2kg, 쪽파 10뿌리, 굵은소금 2컵
김치 양념 고춧가루 2/3컵, 새우젓(혹은 액젓) 100g, 양파 50g, 마늘 30g, 생강 5g, 설탕 1/3컵(혹은 매실청 1/2컵)
만들기 1 배추는 밑동을 잘라내고 한 잎씩 떼어 씻은 후 3cm 길이로 썬다. 늙은 호박은 배추 크기로 썬다.
2 배추와 호박에 소금을 뿌리고 2시간 정도 절인다.
3 쪽파는 다듬어 씻어서 4cm 길이로 썬다.
4 새우젓, 양파, 마늘, 생강, 설탕을 한데 넣어 곱게 찧거나 핸드 블렌더로 간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넣고 개어 양념을 만든다.
5 ②의 절인 배추와 호박을 물에 한 번 헹궈 건져 물기를 뺀 다음, ③의 쪽파를 넣고 ④의 양념으로 버무려 통에 담아서 익힌다.

늙은호박김치찌개
재료(4인분)
익은 늙은호박김치 600g(혹은 김치 500g과 손질한 늙은 호박 300g), 멸치 30g, 물 10컵, 액젓(혹은 된장) 약간
만들기 1 늙은호박김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손질한 멸치와 분량의 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푹 끓인다. 늙은호박김치가 없다면 김치와 늙은 호박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냄비에 넣고 기름을 둘러 달달 볶다가 손질한 멸치와 물을 부어 끓인다.
2 맛을 보아 싱거우면 액젓이나 된장을 약간 풀어서 간을 맞춘다.

겨울을 나는 건강 별미의 비밀, 호박고지
늙은 호박의 꼭지를 떼고 씨를 뺀 다음 칼로 둥글게 오려서 줄에 널어 꾸덕꾸덕 말린 호박고지는 예부터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 A의 공급원으로 이용했다. 생선조림이나 떡, 빵 등을 만들 때 넣으면 달착지근한 맛이 더해져 그 맛이 일품이다. 호박의 노란색을 내는 베타카로틴은 열에 강해 기름을 약간 두르고 호박을 조리하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호박고지를 물에 불려 기름에 볶다가 양념을 넣고 무쳐 나물로 즐겨도 좋다.

호박고지생선조림
재료(4인분)
고등어 2마리, 호박고지 100g, 양파・풋고추・홍고추 1개씩, 대파 1대
생선 밑간 청주 2큰술, 생강즙・고운 소금 1작은술씩, 참기름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조림 양념 진간장 8큰술, 설탕 4큰술, 청주・맛술 3큰술씩, 다진 마늘 21/2큰술, 다진 파 5큰술, 고춧가루 2큰술, 다진 생강・참기름 1큰술씩, 후춧가루 1/3작은술, 다시마 국물 4컵(물 4컵, 다시마 15×15cm)
만들기 1 볼에 분량의 밑간 재료를 모두 넣고 섞는다.
2 고등어는 손질하고 토막 내서 ①을 고루 부어 밑간한 뒤 10분 정도 그대로 둔다.
3 호박고지는 물에 씻어 건져 물기를 꼭 짠 다음 3cm 길이로 썬다. 양파는 1cm 두께로 썰고, 고추와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4 볼에 분량의 조림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섞는다.
5 냄비 바닥에 호박고지를 깔고, 그 위에 ②의 생선과 ③의 양파, 고추, 대파를 얹고 ④의 조림장을 부어서 센 불에서 조리다가 불을 줄여 조린다.

늙은 호박 못지않은 단호박
호박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늙은 호박은 제철이 있고, 1년 내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단호박이다. 속이 노랗고 겉은 초록빛이 나는 단호박은 밤보다 달고 고구마보다 속이 알차다. 다른 호박에 비해 단맛이 많고 수분이 적어 구이, 찜, 수프, 샐러드 등 서양 요리에 주로 쓴다. 구입할 때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짙은 녹색을 띠면서 밑동 쪽만 노르스름한 것을 고른다. 또 하얀 가루가 많이 묻어 있을수록 잘 익어 맛이 좋다.

단호박 치즈구이
재료(4인분)
단호박(손질한 것) 500g, 슈거 파우더 120g, 크림치즈 100g, 생크림 80cc, 달걀 2개, 달걀노른자 1개분, 바닐라 에센스・버터 약간씩
만들기 1 단호박은 찜통에 찐 후 뜨거울 때 으깨 슈거 파우더와 섞는다.
2 볼에 치즈와 생크림을 넣고 섞는다. 다른 볼에 달걀과 달걀노른자를 섞는다.
3 ①의 으깬 단호박에 ②를 넣고 섞다가 바닐라 에센스를 약간 섞는다.
4 오븐용 미니 볼에 버터를 바른 다음 ③의 반죽을 나눠 부은 뒤 오븐 팬에 얹고 끓는 물을 2cm 정도 차도록 붓는다. 170℃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50분 정도 굽는다.

단호박 수프
재료(4인분)
단호박 400g, 양파 50g, 버터 1큰술, 물 11/2컵, 우유 11/2컵, 생크림 1/4컵, 고운 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단호박은 길이로 반 잘라서 씨를 긁어낸 다음 5cm 폭으로 썰어 도마 에 뉘어놓고 칼날을 눕혀서 저미듯이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썬다. 양파는 채 썬다.
2 냄비에 버터를 두르고 양파와 단호박을 볶다가 양파가 말갛게 되면 물을 붓고 끓인다. 단호박이 푹 무르면 체에 내려서 으깨거나 한 김 식힌 뒤 믹서에 갈아 다시 냄비에 담아 우유를 붓고 끓인다. 부드럽게 수프가 완성되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생크림을 넣어 섞는다.

단호박구이 샐러드
재료(4인분)
단호박 320g, 샐러드 채소 200g, 식용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드레싱 올리브유와 조린 발사믹 비니거 3:1 비율로 섞은 것
만들기 1 단호박은 껍질을 대충 벗기고 5mm 정도 두께로 썰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워 소금과 후춧가루으로 간한다.
2 샐러드 채소는 씻어서 물기를 턴다.
3 접시에 구운 단호박과 채소를 담고 드레싱을 뿌리고, 빵을 곁들인다.

늙은 것과 달착지근한 것으로 만든 건강 떡
우리나라의 농가에서는 누렇게 잘 익은 늙은 호박을 툇마루에 쌓아두고 겨우내 즐긴다. 그중에서도 호박편은 건강 떡으로, 칼로리가 낮고 노폐물 배출과 이뇨 작용을 도우며 지방의 축적을 막아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다. 그러니 생김새가 못난 여성을 ‘호박’에 비유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인 셈. 단호박만 사용하기보다 늙은 호박과 함께 조리하면 맛은 물론 영양도 풍부하니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다면 더없이 좋은 음식이다.

호박편
재료
(지름 20cm 크기 틀 1개분) 늙은 호박 100g, 단호박(손질한 것) 80g, 멥쌀가루 31/2컵, 찹쌀가루 1/2컵, 꿀 1/4컵, 고운 소금 약간
호박 양념 설탕 1큰술, 쌀가루 2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단호박은 씨를 긁어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얇게 썰어서 찜통에 찐 뒤 체에 내려 으깬다.
2 늙은 호박은 3cm 길이로 얇게 썰어 설탕과 소금을 뿌려서 슬쩍 절여 물기를 걷은 다음 쌀가루를 고루 묻힌다.
3 멥쌀가루와 찹쌀가루를 고루 섞는다. 여기에 ①의 으깬 단호박과 꿀을 넣고 양손으로 비벼서 고루 섞은 다음 체에 내린다.
4 찜통에 젖은 면포를 깔고 ③의 쌀가루의 반을 얹어서 평평하게 편다. 그 위에 ②의 늙은 호박을 고르게 얹고 남은 쌀가루를 얹어서 평평하게 한 뒤 김이 오른 찜통에 30분 정도 찐다. 꼬치로 찔러봐서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므로 위에 접시를 덮고 뒤집어서 쏟아 면포를 떼어낸다. 뜨거울 때 떼어내야 잘 떨어진다.

요리&스타일링 노영희(스튜디오 푸디) 참고 도서 내 몸을 살리는 곡물 과일 채소식탁 위의 보약 건강 음식 200가지


진행 신민주 기자 | 사진 김정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