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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치즈의 세계
우리가 김치를 먹듯 프랑스인은 치즈를 즐긴다. 김치도 지역별 특색과 유래가 있는 것처럼 치즈도 생겨난 지역과 만드는 법이 제각각이다. 치즈는 제조 방식에 따라 신선 치즈와 흰곰팡이 연성 치즈, 껍질을 닦은 연성 치즈, 비가열 압착 치즈, 가열 압착 치즈, 블루치즈, 염소 치즈 등으로 분류한다. 4백여 종이 넘는 치즈가 잘 보존되어 전해 내려오는데, 원산지 보호법(AOC)으로 치즈의 이름을 보호한다. 지역과 사료, 치즈의 제조법, 모양, 크기 등의 기준을 정해 이를 통과한 치즈에만 포장에 AOC 마크를 사용할 수 있다. 남은 치즈는 반드시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고 야채 칸에 보관하며, 여러 종류의 치즈가 있다면 사용한 곰팡이의 종류가 다르므로 각각 다른 용기에 넣어야 한다. 냉장고에 보관한 치즈는 20분~1시간 전에 꺼내두었다가 먹으면 본연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


1 마루왈
Maroilles
1천3백여 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마루왈은 중세 시대 마루왈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처음 만들기 시작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숙성 시간이 긴 치즈로 유명한데, 4개월간 수차례 솔질해 곰팡이를 제거하고 소금물로 세척하는 과정을 반복해 완성한다. 껍질이 오렌지빛을 띠며 풍미가 강하다.

2 에멘탈Emmental 스위스의 에멘탈 지역에서 만들기 시작한 치즈이지만, 프랑스 국민 1인당 에멘탈 치즈 소비량은 스위스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프랑스에서도 대중적인 치즈다. 노란 껍질에 구멍이 송송난 에멘탈은 우유를 가열 압착해 만드는데, 녹이면 쭉쭉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퐁뒤에 주로 활용한다.

3 퐁레베크Pont l’Eveque 노르망디 지역에서 생산하는 치즈로, 원산지 노르망디 주와 페이드라루아르 주에서 만드는 퐁레베크 치즈는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는다. 껍질을 소금물로 닦아 연한 주황빛을 띠는데, 독한 냄새에 비해 맛은 강하지 않으며,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와 잘 어울린다.

4 카망베르Camembert 노르망디 남부 카망베르 마을에서 유래한 치즈로, 이곳에서 만든 치즈를 ‘카망베르 드 노르망디’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작 노르망디에서 생산한 카망베르는 살균하지 않은 우유로 만들어 국내 수입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맛보는 카망베르는 일반 프랑스산 카망베르다.

5 에푸아스Epoisses 나폴레옹이 즐겨 먹었다는 에푸아스는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암모니아 향이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입안에 넣으면 단맛과 짠맛이 퍼지며 사르르 녹는다. 요리에 사용하기보다는 치즈 자체로 즐기는데, 화이트 와인과 담백한 맛의 빵에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6 브리Brie ‘치즈의 왕’이라는 애칭이 붙은 브리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일드프랑스 주에서 처음 만들었다. 국내에는 살균한 우유로 만든 15종의 브리 치즈를 찾아 볼 수 있는데, 브랜드에 따라 껍질 두께나 짠맛, 숙성 정도가 조금씩 차이 나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골라 먹을 수 있다.

7 콩테Comte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로, 옅은 갈색빛의 두꺼운 껍질 속에 촉촉하고 쫄깃한 노란 속살이 있는 치즈. 짠맛과 단맛, 고소한 맛의 어우러짐이 좋으며, 은은한 호두 향과 꽃향기가 특징이다. 샐러드나 샌드위치, 과일과 곁들이기 좋다.

8 로크포르Roquefort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 치즈와 함께 가장 유명한 블루치즈 중 하나로, 프랑스 최초로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은 치즈이기도 하다. 로크포르 마을의 석회 동굴에서 숙성시키는데, 이곳에 존재하는 푸른곰팡이가 치즈를 완성하는 것. 그대로 즐기거나 샐러드에 섞어 먹으면 잘 어울린다.

9 랑그르Langres 윗면이 푹 꺼진 독특한 모양의 이 치즈는 오래 숙성될수록 윗부분이 더 많이 내려앉는다.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위의 푹 꺼진 부분에 샴페인을 부어 치즈의 속살에 와인이 스며들게 해 즐긴다.

10 블루 도베르뉴Bleu d’Auvergne 아이보리색과 푸른곰팡이가 고르게 퍼져 있는 치즈로, 결 따라 잘 부스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맵고 아린 맛으로 치즈 초보자가 먹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블루치즈는 과일이나 꿀과 함께 먹으면 강한 향과 맛을 거부감 없이 즐기기 좋다.

11 미몰레트Mimolette 우리에게는 반달 모양의 호박색 치즈로 익숙한 미몰레트는 원래 공처럼 동그랗게 만든다. 국내에는 반달 모양으로 커팅한 미몰레트 치즈만 수입하는데, 진한 오렌지빛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색이 짙어진다. 주로 디저트나 안주로 즐기며 씹을수록 견과류와 과일 향을 느낄 수 있다.


사진 및 도움말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 소펙사, 프랑스 국립 낙농협의회(CNIEL) 참고 도서 <치즈>(감영사),<내 미각을 사로잡는 104가지 치즈 수첩>(우듬지)

글 박유주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