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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취향 애인과 함께 가고 싶은 레스토랑
새롭게 시작하는 연인이든, 오래된 커플이든 그리고 이미 결혼에 골인한 부부든 로맨틱한 밸런타인데이를 꿈꾸긴 매한가지. 여기 자칭 ‘연애 고수’와 ‘미식가’라 자부하는 두 명의 남녀가 자신의 연인에게도 터놓고 말하지 못했던 밸런타인데이에 가고 싶은 레스토랑을 추천한다.

그 남자 이야기

분위기가 편안해야 자신의 유쾌한 매력의 진가가 발휘된다는 용이 감독은 ‘루이쌍끄’에서의 즐거운 밸런타인데이를 계획 중이다. 


남자도 이날은 낭만을 꿈꾼다. 소주와 와인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소주라 말하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 한잔을 계획한다. 와인 바 ‘뱅가(02-516-1761)’는 어두운 조명 아래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을 때 생각나는 곳이다. 라이브 재즈 연주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돋우는 이곳은 와인 리스트가 상당히 훌륭하다. 와인에 대해 문외한이라 해도 뱅가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소믈리에가 주문한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주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 앞에서 멋지게 와인을 주문하고 싶다면, 미리 전화로 와인을 추천받아 예약하는 부지런을 떨어볼 것. 소개팅을 할 때나, 아직 친해지지 않은 그녀와 함께 갈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트윈크릭스(02-514-0082)’를 추천한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인 이곳은 창가에 앉으면 도산공원이 내려다보인다. 식사를 하며 슬쩍 “밥 먹고 공원으로 산책하러 갈까요?”라고 한마디 건네면 거절할 여자가 어디 있을까. 어디선가 “고기를 함께 먹으면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후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트윈크릭스에 데려가는데 정말 맞는 말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조명도 어두워 분위기를 잡기에도 그만이다.

‘루이쌍끄(02-547-1259)’는 소문난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함께 가면 좋다. 사실 유명한 레스토랑은 격식을 차려야 하고 어려운, 한마디로 ‘남자 취향’이 아닌 경우가 많으나, 이곳은 파인 다이닝 못지않은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분위기가 무겁지 않고 편안하다. 캐주얼하게 맥주 한잔을 즐겨도 좋고, 꽤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므로 함께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을 때 찾으면 좋다. 메뉴가 자주 바뀌는 편이긴 하지만 요즘에는 치즈 밀푀유에 꽂혀 있다. 큼지막한 페이스트리에 치즈를 듬뿍 올려주는데, 술을 절로 부른다. 마땅한 데
이트 코스가 없을 땐 ‘나오스노바(02-754-2202)’에 간다. 저녁을 먹고 남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어 별다른 준비 없이도 로맨틱한 분위기가 절로 조성되는 고마운 동네에 있는 나오스노바는 천장이 커다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답답하지 않고, 프렌치 레스토랑인데도 분위기가 캐주얼한 곳이다. 샴페인 리스트가 훌륭하니 참고 할 것. 한겨울에 벚꽃을 보여주겠다며 여자 친구를 데려간 ‘문스시(02-544-6117)’ 는 이자카야지만 깔끔하고 분위기가 있어 데이트 할 때도 좋다. 실내 한가운데 있는 벚꽃 인테리어를 보고 피식 웃는 여자 친구에게 “봄에는 꼭 제대로 벚꽃놀이 보러 가자”며 ‘작업 멘트’를 날리면 효과 만점이다. 이곳은 늘 신선한 스시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글 용이(영화 감독)


그 여자 이야기

맛있는 식사의 마무리엔 반드시 달콤한 디저트가 뒤따라야 된다고 믿는 김혜준 씨는 ‘줄라이’에서의 로맨틱한 밸런타인데이를 꿈꾼다.

여자가 원하는 건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벤트가 아니다. 풍선을 매달고 꽃길을 만들어야 로맨틱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것보다는 공주처럼 대접받길 원한다. 옆 테이블 커플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다 들리는 답답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을라치면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레스토랑 하나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남자 친구가 답답할 따름이다. 호젓한 서래마을 끝자락에 자리 잡은 프렌치 레스토랑 ‘줄라이(02-534-9544)’는 테이블 간격도 넓고, 서비스가 매우 만족스러운 곳이다. 서버가 흰 장갑을 끼고 음식을 테이블에 가지런히 차려주니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하다. 와인 한잔과 오세득 셰프의 요리를 즐기다 보면 사랑은 절로 깊어진다. 여자는 분위기와 미각에 약한 동물이니 말이다. 특히 이곳은 매년 밸런타인데이마다 특별한 메뉴를 선보여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올해는 달콤한 디저트를 준비할 예정이라니 나도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달콤한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고 싶다. 이 세상에 우리 둘만 있는 듯 설레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풋풋한 커플에게는 서울 신라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컨티넨탈(02-2230-3369)’을 추천한다. 그가 컨티넨탈을 예약했다고 하면  그렇게 비싼 곳을 예약했냐며 괜히 한마디 건네고서 못 이기는 척 따라가는 내숭이 필수다. 창밖 야경을 즐기며 우아하게 음식을 즐기다보면 기분이 치즈 케이크마냥 말랑말랑해질 것만 같다. 프러포즈룸이라 불리는 컨티넨탈의 프라이빗룸도 탐이 나지만, 프러포즈 받는 그날을 위해 아껴두자.

그런데 사실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내밀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아니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고 집에서 오붓하게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밸런타인데이다. 효자동 골목에 자리 잡은 이탤리언 레스토랑 ‘두오모 (02-730-0902)’는 마치 집에서 단둘이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두오모는 2인용 작은 테이블에 앉아 무릎을 살짝 부딪쳐가며 다정히 머리를 맞대고 메뉴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 저녁 먹기 전 일찍 만나 근처 대림미술관에서 함께 전시를 보는 것도, 혹은 경복궁 근처를 손잡고 산책한다면 더욱 행복할 듯.

‘품 서울(02-777-9007)’ 에 함께 가도 좋겠다. 잘 차린 한정식을 먹는 것도 색다른 밸런타인데이를 보낼 수 있는 방법. 평소 데이트할 때 양식은 많이 먹지만, 연인이 데이트하며 한정식을 먹는 일은 흔하지 않으니 말이다.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품 서울에서 고운 도자기에 담겨 나오는 한 코스, 한 코스 받아 들 때마다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든다. 근사한 한정식 코스 메뉴를 즐기고 나오면 늘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먹고 나와도 속이 느끼하다며 투덜대던 남자 친구의 취향도 맞출 수 있어 좋고, 한식을 우아하게 즐긴 나에게도 훌륭한 저녁 식사가 될 듯하다. 내가 ‘뚜벅이족’일 때 자주 찾던 중식당 ‘드마리(02-512-0830)’는 차 없는 뚜벅이 데이트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이다. 지하철 압구정역과 가까워 좋고, 조명이 어두워 남자 친구에게 예쁘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다양한 크기의 룸이 많아 미리 예약하면 별실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도 제격이다. 양이 조금 적긴 하지만, 예쁘게 보이려 타이트한 옷을 입고 멋을 부린 날에 가면 힘들게 숨을 참지 않아도 되니 더욱 좋다.


장소 협조 줄라이(02-534-9544), 루이쌍끄(0-547-1259)

진행 박유주 기자 | 사진 김용일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