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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간식 떡볶이 도감] 그 밖에 놓치지 말아야 할 맛집

떡볶이 히스토리
떡볶이는 나름대로 족보 있는 음식이다. 떡과 고기, 채소 등을 간장과 들기름 등을 넣고 찌던 궁중 음식이 시조라 할 수 있다. 궁중 음식이던 떡볶이가 서민의 대표 간식이 된 것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 명절 때 남은 음식의 잔반 처리 용도로 쓰이면서부터다. 쓰고 남은 떡이 딱딱하게 굳어졌다고 버리는 게 아까워 고추장에 물엿을 더해 끓이거나 기름과 간장 등으로 볶았던 것. 전쟁 직후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별다른 재료 없이 기름 두른 솥뚜껑에 떡을 얹고 간장으로 간해가며 지진 것만으로도 최고의 별미요, 간식이었다.
떡볶이는 추억의 맛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문방구에서 개당 10원씩 세어가며 이쑤시개로 콕콕 찍어 먹던 대표 간식이요, 여고 시절 즉석떡볶이를 앞에 두고 수다 삼매경에 빠지던 먹을거리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떡볶이는 ‘안티’ 없는 길거리 스타로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것. 데이트하며 알콩달콩 나눠 먹기도 하고, 야근하다 지칠 때 다같이 둘러앉아 힘을 북돋아주기도 하는 떡볶이야말로 국민 솔푸드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분식점에 고급화 바람이 불어 생긴 ‘죠스떡볶이’ ‘국대떡볶이’ ‘아딸’ ‘버무리’등 체인점이 우후죽순 늘어나 레스토랑식으로 선보이는데, 맛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신경 쓴 곳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상도동, 오시오떡볶이 숟가락으로 뚝뚝 잘라 먹는 맛
맛집이 있을까 싶은 조용한 거리에 외관도 평범해 동네 분식집처럼 보이지만 동명의 공중파 TV 단막극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유명한 45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시오떡볶이’. 떡볶이를 숟가락으로 뚝 끊어 국물과 함께 입안에 넣으면 들큼한 감칠맛이 입에 착 감긴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에서 사 먹던 그 옛날 떡볶이의 바로 그 맛이다. 1인분을 주문하면 떡과 함께 야키만두 1.5개가 섞여 나오는데, 튀김옷이 두꺼우면서도 바삭바삭해 별미다. 1인분의 양이 많지 않아 둘이서 1인분만 시켰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머릿수대로 주문할 것. 밀가루와 쌀을 적절히 섞은 황금 비율의 떡은 매일 아침 떡집에서 받는다. 그 때문에 떡이 다 떨어지면 문을 닫으니 무조건 일찍 가는 게 좋다. 떡볶이 2천 원, 야키만두 3개 1천2백 원. 오전 10시 30분부터 (떡이 안 떨어지면) 오후 7시까지. 문의 02-825-7798 주소 서울 동작구 상도동 633-44


아차산역, 신토불이 만두와 달걀을 더한 매운 떡볶이
화끈하게 맵고 달달한 맛이 일품인 ‘신토불이’ 떡볶이는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떡볶이계의 원로다. 지금의 집주인이 책가방을 메고 다닐 때부터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더니 지금은 마니아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맛집으로 한 입만 맛봐도 그 내공이 느껴진다. 선불로 3천 원을 내면 매콤한 떡볶이에 바삭한 야키만두 2개, 삶은 달걀 1개, 어묵 1개가 세트로 구성되어 나오는데, 이것이 이 집 메뉴의 전부다. 못난이만두도 넣어주다가 금세 지저분해져 모두 야키만두로 바꾼 정도가 그간의 변화였다면 변화. 쌀과 밀가루를 적절히 배합
한 떡은 방앗간에서 주문하고, 주인장 할머니의 가족이 전라도와 경기도 포천에서 직접 재배한 태양초 고추를 가져다 고춧가루로 만들어 맛을 내기 때문에 칼칼한 맛이 일품이라고. 늦은 시간에도 찾아오는 이가 많아 지금도 새벽 장사를 마다 않는 곳이니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간다면 잊지 말고 꼭 들를 것. 오전 11시부터 새벽 1~2시까지. 문의 전화 없음 주소 서울 광진구 구의2동 52-17


구의동, 신춘후라이 어른을 위한 분식집
문을 연 지 이제 갓 1년을 넘겼지만 맛에 있어서는 그 내공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곳이 ‘신춘후라이’다. 떡볶이 맛집에 족보가 있다면 대를 잇는 장손격일 듯. 맛있기도 하거니와 떡볶이 맛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주인 서준호 씨의 모습이 마치 종가집 장손 같아서다. 이 집 떡볶이는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에 후춧가루를 더해 맛을 냈는데, 칼칼하면서도 맵고 살짝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쌀떡이 짤막하면서 굵고, 곤약도 더해 부산 떡볶이를 서울에서 맛보는 기분도 낼 수 있다. 떡볶이를 먹을 때 튀김 가루를 더해 먹는 것도 별미니 기억해두자. 튀김옷이 바삭한 수제튀김을 신안 천일염으로 카레와 허브 등 향신료를 더해 직접 만든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놓치지 말 것. 떡볶이 1인분 3천 원, 오징어몸통튀김 1천 원, 올리브새우마늘튀김 2개 4천 원.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목요일은 자정까지). 문의 02-455-4762 주소 서울 광진구 자양2동 681-38

인터넷에 떠도는 서울 지역의 수많은 떡볶이 맛집 중 알토랑 같은 곳만 선정하는 데 도움말을 주신 서용준 씨는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운영자다. 그가 선정한 떡볶이 맛집의 기준은 첫째 2만여 명에 가까운 떡볶이 동호회 회원의 후기와 모임을 통해 맛집으로 손색없는 곳, 둘째 청결한 곳. 요즘은 청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맛있는 집도 맛집으로 등극할 수 없다. 셋째 친절한 곳. 단골이 많은 곳은 맛도 맛이거니와 주인장의 매너가 좋은 곳이 대다수란다.


도움말 서용준(<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운영자)

진행 신민주 기자, 강윤희 사진 김재윤 어시스턴트 박찬웅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