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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먹지?] 슬로푸드를 이용한 패스트 쿠킹
입은 즐거워도 몸을 망치는 음식이 패스트푸드요,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려 내 손으로 천천히 만들기에 몸에 약이 되는 음식이 바로 슬로푸드입니다. 바쁜 일상을 살며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는 느리게 만들어 먹는 슬로푸드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식품이야말로 기다림으로 빚은 진정한 슬로푸드랍니다. 김치며 된장, 간장, 고추장, 젓갈 등 제대로 만든 슬로푸드만 있으면 빨리, 어렵지 않게 패스트 밥상을 차릴 수 있지요. 제철 식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슬로푸드를 즐기는 법을 소개합니다.


(왼쪽) 봄 채소를 곁들인 맥적
재료(4인분)
돼지고기 등심 400g, 달래·부추 20g씩 돼지고기 양념 조청 3큰술, 된장 2큰술, 국간장·청주·마늘 1큰술씩, 생강즙·참기름 1작은술씩, 후춧가루·통깨 약간씩
만들기 1 돼지고기는 고기용 방망이로 두들겨 편평하게 편 다음 한 입 크기로 썬다.
2 볼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 돼지고기 양념을 만든 뒤 ①의 고기에 발라 30분~1시간 정도 재어놓는다.
3 달군 팬에 ②의 고기를 올려 앞뒤로 굽는다. 달래와 부추는 씻어 물기를 뺀 뒤 3cm 길이로 썰어 곁들인다.

(오른쪽) 맨 위 매실 효소부터 막걸리 식초, 장류, 조청, 김치, 장아찌 등 발효식품과 천일염은 우리 음식의 깊은 맛을 내는 슬로푸드다.

시간이 빚어낸 맛, 발효 식품이 기본
김치나 젓갈, 된장, 간장, 고추장으로 대표되는 발효 식품은 금세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담그는 음식이지만 자연의 바람과 햇볕 그리고 시간이 힘을 보태서 느리게 완성된다. 이렇듯 세월을 거치면서 원래 식재료에 있던 독성이 모두 이로운 성분으로 바뀌는 ‘숙성’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원래 없던 깊은 맛과 함께 몸에 좋은 균이 생겨난다. ‘몸에 좋은 깊은 맛’을 지닌 발효 음식은 소화를 돕고, 면역력을 높이며, 식욕을 돋워 건강 밥상의 비결이 된다.

간장·된장·고추장 간장과 된장, 고추장은 콩으로 만든 우리 고유의 발효 식품으로 음식 맛을 내는 중요한 조미료다. 진간장은 재래식으로 발효한 것이 아니라 발효균과 효모를 사용해 양조한 간장을 말한다. 색은 진하지만 맛이 달고 염도가 약해 여러 가지 음식에 두루 쓰는데, 주로 고기를 재거나 조림, 구이할 때 사용한다. 보통 조선간장이라 하는 국간장은 진간장인 양조간장에 비해 짠맛이 강하나 깊은 향과 감칠맛이 있어 국과 찌개, 나물 등에 꼭 들어맞는다. 발효가 잘된 간장에는 천연 아미노산이 생기므로 TN(Total Nitrogen:총질소 함유량을 지칭하는 말로 간장의 맛과 영양을 결정하는 ‘아미노산’ 함량을 나타내는 척도) 값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고추장은 국내산 찹쌀과 고춧가루, 엿기름 등으로 만든 것으로 자연 발효 제품을 고른다.

김치 김치에는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한데, 소금에 절여서 저장하는 동안 생긴 유산균의 신맛이 고추의 매운맛과 잘 어우러져 식욕을 돋우고 소화도 잘되게 한다. 구입할 때는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만들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젓갈 젓갈은 어패류를 염장한 것으로, 숙성 중에 생기는 삭은 맛이 별미다. 젓갈류 가운데에서도 주로 찌개나 국의 간을 맞출 때는 새우젓을 주로 쓰고, 나물을 무칠 때는 멸치젓으로 만든 멸장(멸치젓국)을 넣는데 간장만으로 간한 것과는 달리 독특한 맛이 있다. 별미 젓갈로는 굴젓, 조개젓, 오징어젓이 대표적이다.

장아찌 장아찌는 제철에 많이 나는 채소류를 된장이나 간장, 막장, 고추장 속에 넣어 삭혀 먹는 저장 음식의 진수다. 대표적인 봄철 장아찌로는 두릅과 풋마늘대가 있다.

효소·조청 효소는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이 있어 요리에 조금씩 쓰면 풍미를 더하고 소화 흡수를 도와준다. 물과 설탕을 넣어 발효한 것으로 주재료는 직접 채취하거나 무농약으로 재배한 유기농 제품을 구입해서 유기농 설탕으로 담그는 것이 좋다. 구입할 때도 우리 농산물로 만든 것인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조청의 단맛은 설탕과 달리 곡물과 엿기름이 발효되면서 만들어진다. 우리 농산물로 만든 것인지 확인하고, 곡물 이외에 향을 내기 위해 첨가한 재료도 원산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식초 구입할 때 천연 발효 식초인지를 확인한다. 곡물 식초의 경우, 알코올이 만들어진 후 발효가 진행되면서 식초가 되므로 생막걸리를 이용하면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생막걸리를 한 달 이상 상온에서 숙성한 뒤 위에 뜬 맑은 물만 따라내면 막걸리 식초가 된다.

소금 가장 이상적인 소금은 바닷물을 여름 햇볕에 말린 천일염으로, 미네랄이 풍부해 짠맛뿐 아니라 구수한 맛과 감칠맛까지 있어 음식에 깊은 맛을 내준다. 나트륨의 수치가 낮은 천일염으로 빛깔이 좋으며 간수가 묻어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한다.


우리의 전통 슬로 패스트푸드, 전 煎
빈대떡을 포함한 전 煎류는 전통적인 슬로 패스트푸드로 은근한 불에서 노릇하게 부쳐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제철 식재료에 밀가루 옷을 입혀 간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으면 원재료의 맛은 물론 발효 식품의 영양까지 섭취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녹두전, 배추전 등은 예부터 일상식은 물론 의례 음식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전은 서양의 핫케이크처럼 채소를 곁들여 원 플레이트 식사로 즐겨도 좋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고추장이나 된장에 제철 채소를 무쳐 곁들이면 콩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고, 젓갈을 더하면 특유의 감칠맛을 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작은 생선의 뼈나 새우, 갑각류의 껍데기등은 숙성 기간 중에 연해져 칼슘의 좋은 급원 식품이 되므로 곁들이면 영양적으로도 손색없는 한 끼 식사가 된다.

제철 식재료를 기본으로 한 슬로 패스트푸드의 원칙 전을 부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슬로 패스트푸드의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좋은 기름을 쓰고, 설탕은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소금은 되도록 줄이는 것. 모두 원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다. 여기에 신 김치 등 몸에 좋은 발효 식품을 첨가해 만들되 조리법을 단순화해 쉽고 간단하게 즐기기도 한다.

무쇠 소재의 친환경 조리 도구가 건강한 요리의 시작 슬로 패스트푸드는 어떤 도구로 조리하느냐도 중요하다. 열을 쉽게 전달하고 오래 간직하면 그만큼 영양소의 파괴가 줄어들기 때문에 무쇠 소재가 이상적이다. 특히 무쇠 냄비는 무거운 뚜껑 때문에 맛과 향이 달아나지 않아 풍부한 맛을 내는 데 도움이 된다.

녹두전
재료(4인분)
불린 녹두 2컵, 불린 쌀 2큰술, 간 돼지고기·숙주·신 김치 100g씩, 다진 대파 2큰술, 소금 1작은술, 밀가루 2~3큰술, 포도씨유 적당량, 물 1컵 고기 밑간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녹두는 하룻밤 동안 물에 불린 뒤 두 손으로 비벼가며 껍질을 벗긴다.
2 ①의 녹두는 물에 여러 번 씻어 껍질을 흘려버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숙주는 살짝 데쳐 물기를 짠 다음 썰고, 신 김치는 송송 썰어 물기를 짠다.
4 볼에 간 돼지고기,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밑간한다.
5 믹서에 ②의 녹두와 불린 쌀, 물 1컵을 넣고 곱게 간다.
6 ⑤의 반죽에 ③의 숙주와 신 김치, ④의 돼지고기와 다진 대파를 넣고 고루 섞은 뒤 소금으로 간한다. 여기에 밀가루를 넣어 농도를 맞춘다.
7 달군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⑥의 반죽을 한 국자씩 떠서 동그랗게 모양을 낸 다음 약한 불에서 노릇하게 앞뒤로 부친다.

곁들이 굴젓
재료
굴 500g, 소금 1큰술, 소금물 적당량 양념 무·양파·배 20g씩, 고춧가루 4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매실청·소금 1작은술씩, 생강즙 1/2작은술
만들기 굴은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다음 소금 1큰술을 뿌려 절인다. 믹서에 무, 양파, 배를 넣고 곱게 갈아 나머지 양념 재료와 함께 고루 섞는다. 여기에 소금에 절인 굴을 넣고 버무려 소독한 용기에 담는다.

결들이 돌미나리무침
재료
돌미나리 80g 양념장 간장·고춧가루 1큰술씩, 매실청·식초 1/2큰술씩, 다진 마늘·참기름·통깨 1작은술씩 만들기 돌미나리는 깨끗이 다듬어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4cm 길이로 썬다. 볼에 분량의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 뒤 미나리를 넣고 골고루 버무린다.


요리 최주영(AIOLI 135 02-501-6702) 그릇 협조 리유(02-747-3990), 이도(02-722-0756) 

진행 신민주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