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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맛보다]3대 진미를 찾아 떠난 후쿠오카 맛집 기행
부산항에서 페리로 3시간,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도달하는 후쿠오카(福岡)는 지리적으로도 가깝지만유후(由布), 벳푸(別府) 등 규슈(九州) 지방 유명 온천의 관문으로 우리나라 관광객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다. 이 도시에 간다면 꼭 맛봐야 할 음식은 무엇일까? 항구가 있어 예부터 외국 문물 교류가 활발했고, 해산물이 풍부해 다양한 식문화가 발달한 후쿠오카의 진정한 맛을 찾아 취재를 다녀왔다. 전통 스시를 변형시킨 ‘창작 스시’와 일본 라면의 대명사인 돈코츠 라멘의 본고장이며, 우리나라에서 전파된 명란젓과 곱창전골을 일본 전역에 알린 도시.


1 방어 위에 바다 포도를 얹은 스시 2 전복에 특제 소금과 과일 소스를 바른 스시 3 참치에 백다시마 조림을 얹은 스시 4 방어 뱃살에 보리된장 소스와 청홍고추를 얹은 스시 5 그릴에 살짝구운 송어 버섯을 얹은 스시 6 밥 위에 고등어를 올리고 백다시마로 말아 낸 스시 7 소금물에 꿀을 넣어 졸인 소스를 바른 새우 스시 8 조갯살에 매실특제 소스를 올린소스 9 싱싱한 고등어에 마늘장아찌를 올린 소스 10 고래 고기에 젓갈 고명을 올린스시 11 소금 소스를 바른 참치 뱃살스시 12 도미 위에 간 무와 안초비를 올린스시 13 상호를 새긴 달걀말이 14 살짝 구운 꽁치에 간무와 내장젓갈을 올린 스시 15 칼집낸 오징어에 내장 젓갈을 올린스시  16 생새우에 유자 소스를 바르고 소금을 바른스시

소스와 고명으로 맛을 낸 창작 스시의 원조 타츠미 스시
후쿠오카 맛집 순회 목록을 만들 때 1순위로 꼽은 것이 스시였다. 최근 서울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창작 스시’의 원조 집이 있다는 정보 때문이었다. 스시의 본고장답게 일본에는 다양한 스시가 발달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스시가 ‘에도마에 스시’라고 부르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방의 니기리스시(손으로 밥을 쥐어 모양을 만든 후 생선을 얹는 스타일)다. 그리고 전통 스시 스타일을 고수하되 밥 위에 얹는 재료에 특제 소스를 바르거나 고명을 올려내는 스시가 있는데, 이처럼 창의적 맛을 더한 스시를 ‘창작 스시’라 한다. 전통 스시가 생선 고유의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다면 창작 스시는 색다른 맛과 향을 선사한다. 그래서 창작 스시를 만드는 조리장은 전통 스시 기술은 물론 재료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맛을 찾아내고, 재료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소스, 또는 재료의 잡맛을 약하게 만드는 고명을 개발할 수 있는 창의적 사람이어야 한다. 일본 요리 전문 잡지에 매해 후쿠오카 최고의 스시집으로 소개되는 ‘타츠미 스시 たつみすし’의 오너 셰프인 마츠하타 타미노부(松民宣) 씨는 “창작 스시란 스시가 진화한것”이라는 말로 특징을 짚어주었다. 16세부터 요리를 배웠고 스시집를 연 지 30년이 넘었다는 그는 약 20여 년 전부터 창작 스시를 만들어왔다. “처음엔 전통 스시를 만들었어요. 텔레비전 방송에 자주 출연했는데, 한번은 방송국에서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스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더군요. 그때 생각해낸 것이 생선을 얇게 저며 소스를 바르거나 살짝 구워 밥 위에 얹어내는 방법이었는데, 그런 시도가 지금의 창작 스시로 발전했습니다.



1, 2 타츠미 스시 총본점은 총 3층 규모로 1층에는 다찌가 있는 주방이, 2층과 3층에는 VIP 룸이 있다.


3 타츠미 스시 오너셰프 마츠하타 타미노부 씨.
4 도미 대가리와 다시마, 무 그리고 소금만 넣어 끓인 맑은 탕.


그 후로 어떤 방향으로 먹어도 간이 되어 있는 스시, 그래서 간장을 찍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젓가락질이 서툰 사람도 손쉽게 또 맛있게 먹을수 있는 스시를 연구했습니다. 처음에는 소금과 과즙을 많이 사용했는데, 점점 따라 하는 사람이 많아져 특제 소스와 고명을 개발했지요.” 30년 전 항구 앞 어시장에 10평 남짓한 작은 점포로 시작한 타츠미 스시는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리바레인점, 이와타야 백화점점, 본점 등 총 4개 지점으로 늘어났고, 지난 5월에는 서울의 동부이촌동에도 분점을 냈다. 창작 스시라는점 외에 타츠미 스시의 특징은 자리에 앉으면 스시를 받쳐 먹을 수 있는 작은 접시를 내준다는 것이다. 본래 후쿠오카 지역의 스시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느껴지도록 밥을 살짝 쥐기 때문에 밥알이 쉽게 부스러진다. 스시의 맛을 내는 요소가 생선과 밥, 고추냉이, 간장이 전부가 아님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스시의 맛을 돋우는 소스와 고명의 오묘한 조화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꼭 한 번 방문해보자. 점심 메뉴 2천5백 엔부터, 저녁 메뉴 3천7백 엔부터, 타츠미 스시 총본점 81-092-263-1661, 타츠미스시 서울점 02-749-0712

5 칵테일 잔에 밥을 담고 연어와 성게알을 올린 스시. 작은 스푼으로 떠먹는다.


1 이푸도 니시도리점 전경.
2 오픈 주방에선 끊임없이 라면을 삶고 있었다.



3 매콤한 맛의 돈코츠 라멘.
4 가장 인기가 많은 이푸도식 돈코츠 라멘. 특제 소스를 얹어 맛이 한층 깊다.


라면 왕 결정전 3년 연속 우승에 빛나는 이푸도
후쿠오카의 토속 음식인 돈코츠 라멘(돼지 뼈를 우린 국물에 라멘을 말고 돼지고기 수육을 얹은 라면)은 본래 뱃사람의 음식이었다. 옛날부터 항구 주변에 라면집이 성했는데, 이곳에선 뱃사람들의 속을 든든하게 채우기 위해 돼지 뼈로 진하게 국물을 우렸으며, 빨리 익혀낼 수 있도록 아주 가는 면을 넣어 끓였다. 이 돈코츠 라멘으로 가장 유명한 ‘이푸도(一風堂)’는 후쿠오카에서 시작해 일본 전역에 체인점을 거느린 대형 업체다. 일본에서 가장맛있는 라면을 선발하는 ‘라면 왕 결정전’에서 2005년부터 3년 연속 우승한 이푸도는 일본 전역에 140여 개의 분점을 운영하는데 우리가 방문한 곳은 백화점과 상점, 맛집이 몰려 있는 후쿠오카 최대 번화가인 텐진 거리에 있는 니시도리점이었다. 주방이 오픈되었고 좌석은 낯선 손님과 마주 보고 앉게 되어 있으며 큰 소리로 인사하는 모습이 꽤 활기차 보였다. 종업원이 옆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점, 낯선 이와 마주 보고 앉는 테이블 가운데 반찬 통과 물, 냅킨, 마늘 빻는 도구(취향에 따라 라면에 넣어 먹는다)가 세팅된 점이 꽤 흥미로웠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전통 돈코츠 라멘에향신료를 태워 만든 양념을 얹어 더욱 깊은 맛이 나는 ‘아카마루 가사네아지’. 그 외에 전통 돈코츠 라멘과 매운 돈코츠 라멘이 있으며 토핑은 달걀이나 고기 혹은 둘 다 선택할 수 있다. 라면 한 그릇에 7백~8백 엔, 이푸도 니시도리점 81-092-781-0303, www.ippudo.com


1 전골냄비에 닭고기를 삶아 건저 먹는 미즈타키.


2 반찬으로 먹는 삶은 닭 내장.
3 식당 입구에 있는 소금 탑.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 잡귀를 물리치는 의미라고 한다.
4 미즈타키 나가노 전경.


일본식 닭 한 마리를 맛보다 미즈타키 나기노
미즈타키는 닭고기로 만드는 후쿠오카 지방의 향토 요리다. 물에서 끓인다해서 ‘미즈타키 水炊き’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조리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닭 한 마리(전골냄비에 닭고기와 감자, 채소를 넣어 끓여 건져 먹은뒤 칼국수 등을 삶아 먹는다)’라고 부르는 음식과 비슷하다. 테이블에 앉으면 데친 닭 내장, 고기와 채소를 찍어 먹는 소스, 소금, 송송 썬 실파 등을 내온다. 그러곤 테이블 가운데에 육수를 담은 전골냄비를 놓고 육수가 팔팔끓으면 채소와 닭고기를 넣어 익힌 뒤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우동 면을 넣어 끓여 먹는다. 우리의 ‘닭 한 마리’와 다른 점은 육수를 물잔처럼 생긴 컵에 담고 송송 썬 실파를 넣어 마신다는 것, 육수의 농도가 매우 진하다는 것, 입맛에 따라 뼈가 있는 닭고기(미즈타키)와 다진 닭고기(수프타키)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즈타키 맛집으로 추천받고 찾아간 ‘미즈타키 나가노 水たき長野’는 아담한 2층 단독 건물로 1층엔 홀이, 2층엔 다다미방이 있으며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종업원의 서비스가 편안한 곳이다. 진한 육수에 끓인 양배추, 대파, 쑥갓, 당면, 닭고기를 유자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 재미가 쏠쏠한 곳. 후쿠오카를 여행하다 든든하고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찾아가면 좋을듯.1인분 3천 엔부터, 미즈타키 나가노 81-092-281-2200


1 안즈의 대표 메뉴인 흑돼지 돈가스.
2 번화가나 주택가가 아닌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있음에도 자가용을 타고 찾아온 손님이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한 후쿠오카의 돈가스 전문점, 안즈.



3 여성들이 좋아하는 모둠 채소 돈가스. 당근, 무, 호박을 튀긴 것으로 녹차 소금이나 유자 소금에 찍어 먹는다.
4 돼지고기 유자 생강 소스조림.


도톰한 고기 안에 육즙이 살아 있는 돈가스 안즈
일본의 음식 문화를 들여다보면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전통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 다른 하나는 외국의 식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완벽하게 현지화하는 재주를 지닌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즐기는 돈가스부터 햄버그스테이크, 카레라이스, 명란 파스타 등이 모두 서양과 인도등지에서 전래한 음식을 일본화해 해외로 역수출한 사례다. 그중 일본식 돈가스가 서양의 포크커틀릿 pork cutlet과 다른 점은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튀긴 돼지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담고, 밥과 된장국, 양배추 샐러드,유자 폰즈에 간 깨와 겨자 소스를 섞은 고기 소스가 함께 나오는 점이다. 후쿠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돈가스 전문점 ‘안즈 あんず’는 이 일본식 돈가스가 지닌 기본 특징 외에 직영 농장에서 재배한 채소와 직접 사육한 돼지고기 등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돈가스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돼지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은 풍부한 가고시마산 흑돼지를 사용한다. 밥은 오픈 주방에서 가마솥에 짓는 데, 흰밥과 흑미밥 두 종류 중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으며, 양배추 샐러드는 무지방 유자 폰즈 소스와 마요네즈에 시소를 넣어만든 소스 중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내온 안즈의 돈가스는 튀김옷을 제외한 고기 두께만 2cm일 정도로 매우 두꺼운 점이 인상적이다. 또 돼지고기중앙 부분에 선홍빛 육즙이 살아 있는데 지배인에게 “덜 튀긴 것이 아니냐”고 물으니 “다 익은 것이며 이 상태로 튀긴 것이 돼지고기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철저하게 관리하는 위생적인 시설에서 특수 사료를 먹여 사육한돼지고기이기 때문에 전혀 위험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돈가스가 살코기 위주인 데 반해 지방 부위를 함께 사용한 점도 의아했는데(고기의 4분의 1 정도가 소위 말하는 ‘비계’ 부분이었다), 이 역시 돼지고기의 품질이 뛰어나 지방이 몸에 해롭지 않으며 되레 지방의 쫄깃한 식감이 돈가스의 맛을 돋워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야기를 듣고는 쉽게 수긍이 되지 않았는데, 직접 맛을 보니 그의 말이 옳았다. 동행한 일본인과 유학생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라고 표현했다. 안즈는 후쿠오카에 총 4개의 분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곧 우리나라에도 분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돈가스 맛이 표준화되었다고 생각한(별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선입견을 완전히 깨준 안즈는 돈가스 외에도 다양한 맛의 카레라이스, 돼지고기 유자 생강 소스 조림, 다양한 구성의 도시락등을 선보인다. 돈가스 1인분 1천5백 엔부터,안즈 본점 81-092-626-3515


1 유메코우로 전경.


2 두부 요리.
3 신선한 생선 살로 만든 어묵 튀김.


다양한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는 이자카야메코우로
후쿠오카의 맛집을 두루 경험하면 가장 좋겠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한자리에서 다양하게 즐기고 싶다면 이자카야를 선택하면 된다. ‘술과 음식을 즐기는 곳’이라는 넓은 의미를 지닌 이자카야에 가면 생선회부터 초밥, 두부 요리, 샐러드, 튀김, 생선조림 등 일본의 거의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반가운 것은 여러 종류의 일본 소주와 청주를 우리나라의 3분의 1 가격에 마실 수 있다는 점. 그중 후쿠오카 하카타 역(규슈 지방에서 가장큰 역이다) 뒤편의 비즈니스호텔 1층에 있는 ‘유메코우로(夢ㆍ鴻)’는 정통 일본 요리 학교 ‘나카무라 아카데미’(후쿠오카에 본원이 있다)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거의 모든 좌석을 룸으로 꾸며 일행과 오붓하게 술 한잔하기 좋은 유메코우로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산 오징어회. 테이블 위에서도 다리가 꿈틀대는 산 오징어회는 몸통 부위만 간장에 찍어 먹고 접시를 주방으로 돌려보내면 오징어 다리와 지느러미를 튀겨준다. 저녁 시간 외에도 아침 7시~10시엔 일본식 아침 식사를, 오전 11시~오후 2시는 코스로 구성된 점심식사를 즐길수 있다. 산 오징어회와 사시미 2천 엔부터, 기타 두부 요리와 튀김 등의 안주 4백 엔부터, 유메코우로 81-092-461-2455

4 유메코우로의 인기 메뉴인 산오징어 회. 주문을 하면 주방 안쪽 수조에서 살아있는 오징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로 떠준다.


1 카네만 히라오점 전경. 3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네만은 일본 전역에 분점을 운영하고 있다.
2 후쿠오카 3대 진미 중 하나인 모츠나베.


3 곱창 사시미.
4 쇠고기 소를 넣은 교자.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일본식 곱창전골집 카네만
후쿠오카의 3대 진미는 돈코츠 라멘, 멘타이코(명란젓), 모츠나베 もつ鍋(곱창전골)인데, 이 음식의 공통점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건너갔다는 점이다. 그만큼 후쿠오카는 우리나라와 가깝고, 우리 입맛에 맞는 요리가 많다. 본래 일본 사람은 동물의 내장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후쿠오카 지역에서 먼저 먹기 시작해 곱창이 미용과 스태미나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일본식 곱창전골은 주로 소의 소창과 양배추, 대파, 표고버섯, 두부 등을 넣고 맑게 끓인다. 37년 전통의 곱창전골 전문점으로 유명한 ‘카네만 かね萬’ 히라오점을 방문하기 전 ‘곱창 사시미’라는 메뉴가 있다고 해 깜짝 놀랐는데(우리나라에선 먹지 않기 때문에) 주문하고 보니 곱창이 아닌 간, 처녑 그리고 사전에는 없는 용어지만 식당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인 ‘육사시미(쇠고기의 부드러운 부분을 생선회처럼 저며서 날로 먹는 음식)’ 몇 점이 함께 나왔다. 곱창전골의 국물은 곱창과 채소가 어우러져 진하고 단맛이 나며, 곱창에는 지방이 두둑하게 붙어 있다. “한국에선 콜레스테롤 때문에 쇠고기 지방 섭취를 꺼린다”고 말하자 카네만의 주방장은 건강하게 기른 소의 지방은 콜라겐이 풍부해 오히려 몸에 이롭다고 설명했다. 일본식 곱창전골은 밥과 함께 먹기보다 건더기를 다 먹은 뒤 우동 면을 넣어 끓여 먹는다. 곱창전골 1인분 1천7백 엔, 카네만 히라오점 092-526-2929

후쿠오카 여행, 이곳만은 꼭 들르자

재래시장 구경
여행지에서 재래시장을 방문하면 그 나라의 음식 문화나 생활 습관을 폭넓게 경험할 수있다. 후쿠오카에는 니시진, 하카타 등 다양한 재래시장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지역 자치 단체나 재래시장 상인회에서 견학을 갈 정도로 바람직하게 운영하고 있다. 후쿠오카의 재래시장에 가면 우선 골목의 폭이 넓고, 물건이 깔끔하게 정리된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 채소 가게나 생선 가게의 경우 다양한 물건을 조금씩 진열해놓고 소량씩 판매하는데 커다란 고추냉이나 라임처럼 우리 재래시장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아이템도 흔히 볼 수있다. 생선과 채소 가게를 지나 건어물 가게, 고래 고기 가게, 명란젓 가게, 재래시장 탐방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간식(주로 어묵튀김이나 채소튀김 등을 판다) 가게를 둘러보다 보면 어린 학생들이 상점 주인의 일을 돕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아르바이트로 보기엔 너무 어려 보이는 그 학생들은 후쿠오카의 중학생들로 교육 과정에 포함된 ‘재래시장 일손 돕기’ 라는 체험 학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시장, 다양한 상품 구성은 물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후쿠오카 재래시장, 한 번쯤 꼭 가볼 만하다.


명란젓 공장 견학
후쿠오카의 3대 진미가 돈코츠 라멘, 명란젓, 모츠나베이며, 그 세 가지가 모두 우리나라에서 전해진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은근히 심기가 불편했다. 그들이 우리의 고기 국수, 명란젓, 곱창전골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즐기며 외국에도 널리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멘타이코라고 발음하며 明太子라고 쓰는 명란젓은 일본 사람이 매우 좋아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젓갈로 후쿠오카의 특산물이다. 염장한 명란젓을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수십 종류의 명란젓이 생산되는데,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염색이나 탈색을 하지 않고 다시마와 유자 농축액에 담가 감칠맛과 향만 덧입힌 제품이다. 후쿠오카 여행 시 미리 공장에 문의하면 명란젓 공장을 견학할 수 있다. 기념품으로 만화책(한국에서 전해진 명란젓을 일본에서 발전시켜 생산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명란젓 가공 방법, 요리법 등을 수록했다)을 제공하며, 연계된 상점에서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명란젓을 구입할 수 있다. 명란젓 가공 공장 야마야 81-092-611-5040, www.yamaya.com


신사 둘러보고 매화떡 맛보기
후쿠오카에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꼭 들른다는 신사인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滿宮)가 있다. 학문의 신을모시는 곳으로 1년 내내 일본 전역에서 학생들이 몰려와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 시험에 붙게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기원을 한다. 그래서인지 신사 한쪽에는 합격 기원 문구를 적어 매달아놓는 공간이 있는데, 한국 관광객도 많이 다녀갔는지 한국어로 적힌 기원 문구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에 남아 있는 건물은 1590년에 지은 것이며, 6천 그루가 넘는 매화나무가 있어 매년 1~3월경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매화 문양을 새긴 떡인 ‘우메가 모찌’로 유명하다. 신사 입구로 들어서는 길에 꽤 많은 매화떡 가게가 있는데 1개에 1백10엔이며 주문하면 즉석에서 구운 따뜻한 매화떡을 내준다. 겉은 바삭하고 속에는 찹쌀떡과 팥소가 들어 있는 모찌떡은 매화차에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후쿠오카, 이것만은 알고 떠나자
1 본지에 소개한 내용 외에 더 풍부한 경험을 원한다면 후쿠오카 중심을 흐르는 나카스 강 주변에 발달한 포장마차(야타이) 거리를 둘러보자. 다양한 안주와 맥주를 판매하는데 가격은 저렴하지 않고 일반 식당과 비슷하다. 관광객에게는 더 비싸게 부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할 것.
2 취재 시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생각보다 신용카드 거래가 안 되는 곳이 많은 점이었다. 호텔과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당(본지에 소개한 식당 대부분도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과 상점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현금을 충분히 준비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후쿠오카 맛집 선정과 섭외는 나카무라 아카데미(www.nakamurakorea.co.kr)의 나카무라 테츠(中村哲) 이사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나카무라 아카데미는 후쿠오카에 본원을 둔 일본의 유명 요리 학교로 서울에도 분교가 있지요. 취재 지원은 본지에 소개된 후쿠오카 맛집 중 타츠미 스시를 국내에 선보인 매일유업 외식사업본부에서 해주셨습니다. 일본의 맛집을 국내에 두루 소개하고 있는 매일유업 외식사업본부는 후쿠오카와 똑같은 맛을 서울에서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돈가스 전문점인 ‘안즈’ 서울점도 오픈할 계획이랍니다.

진행 이화선 기자 사진 양재준 기자 취재 협조 매일유업 외식사업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