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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떠나요, 경주]<행복>이엄선한 경주 맛 5 금강산만 식후경? 경주도 식후경!

황남빵
일흔 살이나 먹은 단팥빵이다. 1939년 최영화 옹이 집안 대대로 만들어 먹던 팥떡에서 착안해 만든 단팥빵으로, 경주시 황남동에서 만들기 시작해 ‘황남빵’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팥소를 싸고 있는 밀가루 피가 아주 얇은데 어떻게 하면 안 터지게 팥을 감쌌을까 궁금할 정도로 얇다. 그렇기 때문에 뜨거울 때 먹으면 바삭바삭한 과자 같은 느낌이 나고, 식으면 밀가루 반죽이 팥에 스며든 것처럼 부드럽다. 팥소 80%, 반죽20%의 비율을 지키는 것, 팥이 주재료인데도 달지 않은 맛이 ‘황남빵’만의 비법이라고. 제분소에 특별 주문한 황남빵용 밀가루, 100% 국내산 팥으로 30여 명의 직원이 수작업으로 만든다. 황남빵 점포에 들르면 직원들이빵을 빚고 굽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황남빵만의 맛을 지키기 위해 분점이나 체인점 없이 이 점포 한곳만 운영하는 고집에 박수 치고 싶은 곳이다. 20개들이 한 상자에 1만 2천 원. 온라인(www.hwangnam.co.kr)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따끈따끈하게 데워서 먹거나 냉동 보관했다가차게 먹어도 맛있다.
주소 경북 경주시 황오동 347-1 문의 054-749-7000

‘팔우정해장국’의 묵해장국 멸치, 다시마, 생명태 등으로 우려낸 맑은 육수에 채 썬 메밀묵과 통통한 콩나물을 넣고 모자반(톳처럼 생긴해조류인데, 경주 사투리를 가열차게 쓰는 이 집 사장님은 ‘마재기’라 부른다), 숭숭 썬 배추김치를 고명처럼 얹어 먹는 음식. 뻘건 선지 해장국이 따라올 수 없는 시원함과 감칠맛에 말 없는 경주 총각들도 “할매요, 국물 좀 남은 거 없소?”라고 앙코르를 청한다. 짭짤한 맛을 좋아하는 이라면 액젓에 풋고추를 썰어 넣은 양념장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이 집 바람벽에 붙은 ‘맛 찾아 삼천 리’라는 액자 글귀도 꼭 읽어보길. “이 집은 전국에 걸친 향토 미각 순례에서 찾은 이름난…”으로 시작하는 고어체 문구와 묵해장국의 맛이 기막히게 어울린다고 느낄 게 분명하다. 이 집이 위치한 팔우정로터리에는 해장국집이 몰려 있다. 해장국5천 원, 추어탕 5천 원.
주소 경북 경주시 황오동 372-122(팔우정로터리에서 경주시청 가는 길목) 문의054-742-6515

‘경주원조콩국’의 찹쌀 도넛 콩탕 뜨거운 콩국에 찹쌀 도넛을 넣어 먹는 경주만의 별미로, 고소한 맛과 달짝지근한 맛이 희한하게도 잘 어우러진다. 검은깨·들깨·달걀노른자를 곁들여 후후 불면서 마시면 겨울철에는 편안하게 속을 다독이고, 입맛이 없는 여름에는 이만한 별미가 없다. 콩탕은 농경지가 많아 채식이 발달한 경주에서 단백질 공급을 위해 해 먹던 콩 요리인데, 이 집은 60여 년 전 조부에서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검은깨·검은콩·꿀·찹쌀 도넛을 넣은 A코스, 참기름·들깨·달걀노른자·흑설탕을 넣은 B코스, 들깨·달걀노른자·흑설탕·찹쌀 도넛을 넣은 C코스 중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콩가루를 넣은 순두부찌개, 우뭇가사리를 넣어 먹는 콩국수도 별미다. 찹쌀 도넛 콩탕 4천 원, 순두부찌개 7천 원, 콩국수 5천 원.
주소 경북 경주시 황남동 142-2(대릉원 근처) 문의 054-743-9644


‘풍년가자미횟집’의 참가자미회 양식이 안 되고 자연산만 구할 수 있다는 동해안 참가자미에 깻잎, 채 썬 채소, 해조류 등을 얹고 초고추장과 콩가루를 듬뿍 뿌려 먹는다. 살이 두껍고 약간 까칠하게 뼈가 씹히는 참가자미와, 경상도답지 않게 심심한 초고추장 맛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진다. 초고추장은 너무 짜지 않을까 불안할 때쯤 한 숟가락 더 넣으면 간이 딱 맞는다. 회를 뜨고 남은 가자미 뼈를 푹곤 미역국도 함께 주는데 이것만으로도 밥 한 그릇 뚝딱이다. 6만 원짜리 큰 접시를 주문하면 어른 네 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주소 경북 경주시 동천동 780-3(경주시청 근처) 문의 054-774-4040





‘도솔마을’의 수리산 정식과 모둠전 경주 최부잣집의 전통 가정식으로 알려진 요석궁은 워낙 유명하니 제쳐둔다. 현지인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한정식집이 도솔마을이다. 맛도 맛이지만 1백40년 된 서민 가옥을 개조한곳이라 정취가 그만이다. 음식은 전형적인 경상도식으로 삶은 호박잎, 짜다 싶은 된장, 고추장떡 등을 내놓는다. 소쿠리에 담아 나오는 모둠전을 곁들여도 좋다. 수리산정식 8천 원, 모둠전1만 5천 원.
주소 경북 경주시 황남동 71-2(천마총 근처) 문의 054-748-9232








최혜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