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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방의 맛있는 이야기] 고추는 맛보다 통증으로 즐겨야 제맛!
고추의 매운맛은 구강 점막을 자극할 때 느끼는 감각으로, 미각이 아니라 통증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더운 날, 우울한 날, 식욕이 없는 날에는 혀의 통증을 가장 극대화해주는 60℃로 매운 고추 요리를 만들어 먹어보라. 레스토랑 컨설턴트 방찬우 씨가 전하는 아찔한 맛, 아니 아찔한 통증의 고추 이야기.


1 베트남 고추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던가. 일명 월남초라 불리는 이 고추의 매운 강도는 청양고추의 3~5배 정도다.
2 쥐똥고추 태국 요리의 매운맛을 내는 일등공신. 매운 감도가 청량고추보다 5배 정도이며 작지만 매운맛이 강해 소량만 사용하며 볶음밥, 소스, 귀리, 수프 등에 참가한다.
3 당조고추 우리나라와 완주군에서 처음 생산한 고추로 체내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좋은 기능성 고추. 샐러드에 넣어 먹기 좋다.
4 미니 파프리카 비타민과 수분이 많이 들어 있고 당도가 높아 생으로 먹기에 좋으며 피망보다 두꺼운 이유도 수분함량 때문이다.
5 멕시칸 핫페퍼 할리피뇨와 함께 멕시코 고추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추, 모양과 색상이 예뻐서 피클로 만들면 좋다.
6 페페로치노 이탈리아의 마른 고추, 집에서 파스타 소스에 매운맛을 낼 때 두루두루 사용하면 좋다. 작은 고추가 역시 매우니 소량만 사용할것!
7 꽈리고추 비타민이 풍부하며 얇고 부드러우며 매운맛이 덜해 볶음이나 조리에 좋다.
8 태양초 가루 태양빛으로 자연 건조한 태양초는 기계로 밀린 '화전'고추와 엄연히 다르다.
9 미국산 칠리페퍼 피자에 자주 뿌려먹는 칠리 고추 파우더. 매운맛은 한국 고춧가루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거나 조금 덜 맵다.
10 쓰촨 고추 중국쓰촨 지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추. 예쁜 모습과는 반대로 매운맛이 거의 악마수준이니 조심할것.
11 태양초 집에서 고추를 말릴 때는 고추를 반으로 가르거나 꼭지를 따지말고 통째로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12 홍고추 붉게 익은 고추. 김치 담글때는 물론 각종 찌개등에 두루 사용한다.
13 청양고추 한국에서 자라는 고추 중 가장 매운 고추로 스코빌 지수가 4천~1만 2천 정도다.

고추는 크게 두종류로 나뉜다. 크기가 크고 매운맛이 덜 나며 단맛이 강한 파프리카류 고추와 주로 열대지방에서 재배하는 작고 매운맛이 강한 칠리류 고추. 그런데 우리나라 매운맛의 대표 주자인 청양고추는 칠리류 고추 가운데 매운 단계가 중간쯤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칠리류 고추 중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인도의 졸로키아이며, 그다음으로 멕시코의 하바네로와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재배하는 롬복과 프릭키뉴(쥐똥고추)가 있다. 매운맛을 표기하는 단위는 스코빌 지수(SHU)인데, 매운맛의 원료인 캡사이신이 1천만 스코빌인데 이 고추들은 1백만~10만 스코빌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청양고추는 1만~2만 3천 스코빌이다). 따라서 아주 극소량만 넣어서 살사 소스 등의 소스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태국 요리의 소스로 많이 사용하는 룸복과 프릭키뉴는 처음에는 매운맛이 강하지만 입안에서 그리 오래가지 않고 뒷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그에 반해 우리의 청양고추는 시간이 한참 지나도 매운맛이 남는 한마디로 ‘뒤끝 있는 고추’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요리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추는 쓰촨고추인데, 매운맛만큼이나 단맛도 있어 사천요리에 두루 쓰인다. 고추를 이용해 만든 소스는 무궁무진하다. 칠리소스·타바스코·살사 소스·파프리카 소스는 서양 음식에, 두반장·삼발은 동양 음식에 사용한다.
이제 고추의 영양가에 대해 알아보자. 한때 매운맛의 원료인 캡사이신이 최루가스를 만드는 원료로 알려지면서 매운 고추가 몸에 해롭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캡사이신은 지방 분해에 도움이 되고, 젖산균의 발육을 도와 김치를 잘 발효시킨다. 뿐만 아니라 장내에서 살균 작용을 하며 식욕을 돋워준다. 또 고추는 비타민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타민 A·C·P 등을 고루 함유했다. 비타민 A는 야맹증 예방에 좋고 면역력을 키워주며, 특히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 냉방병 예방에 많은 도움을 준다. 고추는 귤의 2배, 사과의 30배 이상의 비타민 C를 함유해 피로 해소에 좋고,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비타민 P는 안티에이징 효과를 나타내며 체내에서 비타민 C가 파괴되는 걸 막아준다. 고추만 잘 먹어도 각종 질병과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우울증 해소에도 도움을 주는데, 이 때문에 경기가 불황일수록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찾게 돼매운 음식을 파는 점포가 늘어난다. 고추는 신선한 상태는 물론 말려서 먹기도 한다. 그런데 말리는 방법에 따라서 고추의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많다. 그렇다면 맛있게 잘 말린 고추는 어떤 것일까?
마른 고추는 진빨간색을 고르는 것이 좋다. 햇빛에 비춰봤을 때 투명하게 보이는 것보다 색이 진해 보이는 것이 좋고, 표면에 광택이 있고 흔들어봤을 때 고추씨 소리가 경쾌하게 나는 것이 잘 마른 것이다. 태양초는 고추의 뾰족한 부분이 십자 모양으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고추를 이
용한 맛깔난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한번 찾아보자. 삼성동에 위치한 시추안하우스(구 레드페퍼리퍼블릭, 02-518-3042)에서는 쓰촨 고추를 이용한 매콤한 음식을 내놓는다.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차이니스풍 인테리어도 훌륭하다. 매운맛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마라탕’ 요리에 도전해볼 것.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길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타코 트럭을 발견했다. LA나 뉴욕의 길거리에서나 볼법한 타코 트럭의 정체는 다름 아닌 작은 음식점. 그곳에서는 서른 살이 넘은 고물 트럭을 미국에서 직접 들여온 주인이 할라피뇨 대신 우리네 청양고추와 고추장을 이용해 타코 음식을 선보인다. 매일 장소를 옮겨 다니므로 트위터(검색에 grill 5 taco를 칠 것!)에서 미리 정보를 입수한 후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 더위에 지친 여름의 끝자락에는 태국 고추 대신 청양고추를 이용해 손쉽게 동남아 음식을 만들어 즐겨보자. 코코넛 밀크를 이용한 태국 커리는 만든 후 상온에서 하루 정도 보관했다가 먹을 때 가장 맛이 좋다. 커리는 밥은 물론 난이나 카라타와 같이 먹으면 더욱 좋은데 난이나 카라타는 대형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냉동 상품을 꺼내 달군 프라이팬에 한번 구우면 그만이다.

시추안하우스에서 맛볼수 있는요리

1 시추안 라즈지
재료 및 분량
닭고기 300g, 청양고춧가루 20g, 각종 매운 고추(랜턴 고추, 쓰촨 고추, 베트남 고추 등) 200g, 파가라(산초) 10g, 고추기름ㆍ후춧가루ㆍ다진 생강ㆍ녹말가루ㆍ청주ㆍ고수ㆍ소금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손질한 닭에 청양고춧가루를 묻힌 다음 녹말가루를 입혀 180~200℃로 달군 뜨거운 기름에 살짝 튀겨 기름기를 뺀다.
2 달군 프라이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각종 고추를 통째로 넣는다. 파가라, 소금, 생강, 청주, 후춧가루도 함께 넣고 뜨거운 불에서 재빨리 볶는다.
3 ①을 ②의 프라이팬에 넣고 함께 볶는다.
4 ③을 접시에 담고 깨끗하게 씻은 고수를 올려 장식한다.

2 피시 마라탕
재료 및 분량 각종 고추(랜턴 고추, 쓰촨 고추, 베트남 고추) 200g, 쫄면 200g, 도미 살 300g, 닭 육수 500ml, 숙주 100g, 파가라(산초) 10g, 어향 소스 30ml, 고춧가루ㆍ고추기름ㆍ소금·생강ㆍ마늘ㆍ후춧가루ㆍ고수ㆍ녹말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도미 살은 얇게 포를 뜬 다음 녹말가루를 묻혀 탈탈 턴 후 180~200℃로 달군 뜨거운 기름에 재빨리 튀긴다.
2 달군 프라이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각종 고추와 어향 소스, 고춧가루, 파가라, 소금, 생강, 마늘, 후춧가루를 넣고 뜨거운 불에서 볶는다.
3 뚝배기(냄비)에 닭 육수를 붓고, 쫄면, 숙주, ①의 도미를 넣은 후 ②의 볶은 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③을 그릇에 보기 좋게 담고 깨끗하게 씻은 고수를 올려 장식한다.
* 파가라(산초)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로, 추어탕에 넣는 초피로 대신할 수 있다.

방찬우씨의 고추를 이용한 태국 요리

3 베트남식 칠리 라임 드레싱 해산물 샐러드
재료 및 분량 새우 4마리, 오징어 1마리, 생강 1톨(2.5cm 정도 크기), 피시소스 1큰술 또는 소금 1/4작은술, 홍고추ㆍ당근ㆍ양파 1개씩, 대파 2대, 닭 육수 1/2컵, 숙주 100g, 민트 잎 약간, 다진 땅콩 2큰술, 마늘 1쪽
칠리 라임 드레싱 라임 주스 75ml, 피시소스 1큰술, 황설탕 2큰술, 청양고추(다진 것) 1개, 레드칠리페퍼 1작은술, 다진 마늘ㆍ다진 생강 1작은술씩

만들기
1 홍고추, 당근, 양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얇게 썰고, 대파는 곱게 채 썬다.
2 소스 팬에 닭 육수와 생강, 마늘, 피시소스, 홍고추, 양파, 당근을 한데 넣고 끓기 시작하면 오징어, 새우를 넣고 데치듯이 익힌 후 식힌다.
3 ②의 재료에 나머지 재료를 고루 섞은 후 접시에 담고 그 위에 ①의 대파채를 올린다.
4 볼에 분량의 칠리 라임 드레싱 재료를 한데 담고 고루 섞는다.
5 ③의 접시에 칠리 라임 드레싱을 고루 끼얹은 후 다진 땅콩을 뿌린다.

4 베지터블 태국 그린 커리
재료 및 분량 코코넛 밀크 2 1/2컵, 그린 커리 페이스트 3작은술, 가지ㆍ호박 1/2개씩, 양송이버섯 4개, 꽈리고추 5~6개, 베이비콘(통조림) 3~4개, 죽순(통조림) 5~6개, 피시소스 1 1/2작은술, 황설탕 1 1/2작은술, 포도씨유 1작은술, 카프르 라임 잎 2장, 태국 홍고추 2~3개, 마른 고추 1개, 감자 1개

만들기
1 소스 팬에 코코넛 밀크 1 1/2컵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그린 커리 페이스트를 넣고 약한 불로 줄여 초록빛 커리 기름이 떠오를 때까지 뭉근하게 끓인다.
2 가지·호박·감자는 한 입 크기로, 양송이버섯과 죽순 그리고 태국 홍고추는 먹기 좋은 크키로 얇게 썬다. 베이비콘은 자르지 않고 통째로 사용해도 좋다.
3 ①에 카프르 라임 잎과 감자를 넣고 감자가 익으면 나머지 1컵의 코코넛 밀크와 피시소스, 황설탕을 넣고 다시 끓인다.
4 ③의 커리가 끓기 시작하면 나머지 재료를 넣고 익힌다. 5 마른 고추로 장식해 마무리한다.
* 입맛에 따라 사프란과 생강을 넣은 밥을 지어서 커리에 곁들여 먹으면 더욱 좋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