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9월에 생각나는 주전부리] 토실토실 밤과자 율란
추석 즈음 토실토실 살이 오른 밤은 단맛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과실이다. 보슬보슬하게 찐 밤부터 겨울밤 정취를 돋우는 구수한 군밤에 이르기까지 맛좋은 주전부리가 된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자양식품이어서 회복기 환자나 유아에게 적합하고, 탄수화물도 풍부해 성장기 아이의 발육에도 도움이 된다. 밤은 생으로 또는 삶거나 구워서 먹는데 예로부터 숙실과 熟實果의 대표적인 재료였다.

숙실과란, 과일을 익혀서 만든 과자를 말하며 주로 밤, 대추, 잣, 생강 등이 쓰인다. 밤초, 대추초처럼 ‘초 炒’ 자가 붙는 것은 꿀을 넣어 조리듯 볶은 것이고, 율란, 조란, 생강란처럼 ‘란 卵’ 자가 붙는 것은 재료를 다져 꿀을 넣고 조린 다음 다시 원재료의 모양대로 빚은 것. 품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재료의 질이 좋아야 하는 음식이어서 지체 높은 대갓집 손님상에나 오르던 과자였다.

‘율란 栗卵’ 은 삶은 밤을 으깨 꿀로 반죽한 뒤 앙증맞은 밤 모양으로 빚어 잣가루를 묻힌 것으로, 가을 다과상에 녹차와 함께 내면 색과 맛이 잘 어우러진다. 직접 만들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맛은 훨씬 풍부해진다. 이번 추석, 율란을 빚어 가을 단맛을 만끽해보시길.

율란
재료 통밤 200g(속 120~130g 정도), 꿀 1 1/2큰술, 계핏가루 1/2작은술, 잣가루 약간
만들기
1 밤은 껍데기째 삶는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간 불로 줄여 20분 정도 더 삶은 뒤 반 갈라서 작은 숟가락으로 속을 파낸다.
2 ①의 밤을 뜨거울 때 곧바로 체에 내린 뒤 꿀과 계핏가루를 넣고 고루 섞는다.
3 ②를 밤톨 모양으로 엄지손톱만 하게 빚은 뒤 한쪽 끝에 잣가루를 묻힌다.
* 꿀의 양을 줄이고 유자청을 더하면 향이 더 좋아진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