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 1층 전경. 석촌호수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열린 전망 창과 회오리 모양으로 휘감아 오르는 계단이 인상적이다.

2 1층에는 호숫가에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던 사람들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베이커리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3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을 디자인한 로담에이아이(02-3446-5732) 김영옥 소장.
알고 보면 서울은 꽤 많은 공원과 녹지가 있는 도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서울’하면 떠오르는 큰 공원은 없지만, 곳곳에 수백 년 동안 가꾸어온 정원에 다름 아닌 고궁도 있고 도심에 숨겨놓은 숲처럼 녹음이 무성한 능도 있다. 올림픽공원처럼 정책적으로 개발해 수십 년 이상 녹지를 키워낸 공원도 여럿이고, 시원한 강바람을 벗 삼은 한강시민공원도 있다. 관심을 갖고 둘러보면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자연 풍광은 꽤 다양하다. 그러나 도심의 빌딩 숲에서 생활하며 진짜 숲을 산책하고 공원에 앉아 해바라기하는 호사를 누리면서도 늘 아쉬움이 남는다. 도시민이 쉬어 가기에 부족할 것 없는 자연을 품고 있지만, 세련된 도시 문화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간이 파라솔과 플라스틱 의자, 자판기 커피와 캔 음료가 전부인 컨테이너 박스 휴게소나 매점은 분명 부족하기 그지없는 공원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잠실 석촌호수공원에 문을 연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의 등장은 참으로 반갑다.

4 대로변에 접해 있어 특별한 전망이 없는 2층의 북쪽 방. 창을 높이 내 가로수의 사계만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5 호숫가에서 바라보면 건물은 사각 박스를 얼기설기 얹어놓은 모습이다. 내부로 다양한 전망을 끌어들이기 위해 창의 방향을 모두 다르게 하다 보니 나온 결과다.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은 호숫가 산책로에서 바라보면 하얀색 박스를 엇갈리게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저는 건축가이기도 하지만 실내 디자인을 하는 사람인지라 내부를 먼저 고려합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무얼 할지를 생각하는 거죠. 그에 따라 건축 형태가 결정되는 것이고요. 이 건물은 주변 풍광을 기준으로 형태를 결정했습니다. 같은 자리지만 높이에 따라, 방향에 따라 전혀 전망이 전혀 다르니, 창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낼 수 있도록 층마다 건물 방향을 달리했지요.” 그의 말대로 어느 방은 호수 너머 고층 빌딩이 그려내는 원경을, 또 다른 방은 호수를 둘러싼 작은 숲을 향해 창이 열려 있다. “2층의 방 하나는 창문 프레임 안으로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그림처럼 들어옵니다. 오색 네온사인과 불빛이 반짝이는 저녁 시간이 되면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되지요.”
더 다이닝 호수 레스토랑은 호숫가 산책로에서 진입할 수 있는 지하 층은 커피와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카페로, 대로변으로 출입구를 둔 1층과 2층은 레스토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영옥 소장은 레스토랑을 축제의 공간,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시도했다면 카페는 일상의 공간으로 의도했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카페는 운동복 차림으로 들러 갓 구운 빵으로 가벼운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산책길에 들러 향 좋은 커피 한잔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도시민을 위한 공원이 갖추어야 할 편의 시설의 모범 답안 같은 곳이다. 한편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미니멀한 인테리어의 레스토랑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석촌호숫가의 다채로운 풍광을 실내로 끌어들여 도심 속에서 즐기는 자연의 낭만을 선사한다. 문의 02-2042-7544.
6 카페에서 발견한 무궁화가 조각된 빈티지 의자. 레노베이션하는 자유센터에서 구해온 것으로 자유센터가 설립될 당시에 제작한 것이다.